“뭐라고?”짧은 순간 동안 한현진은 귀를 의심했다. 강한서는 아무런 감정의 동여 없이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파혼하자고요. 예전의 일은 기억이 안 나요. 전 지금 한현진 씨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어요.”한현진은 숨이 턱 막혔다. 강한서가 기억상실인 척하고 있을 거라 굳게 믿고 있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송가람이 너에게 약이라도 먹인 거야? 아니면 뭐로 약점 잡혔어? 지X 맞은 기억상실이라니. 강한서, 이건 드라마가 아니야. 장난하지 마.”한현진이 무슨 말을 하든 강한서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만약 제가 한현진 씨를 기억한다면 생사를 함께 한 사람을 제가 왜 모른 척하겠어요? 전 정말 한현진 씨가 누군지 기억이 안 나요.”강한서가 냉정할수록 한현진은 불안해졌다. “한성우 씨도 기억하고, 우리 오빠도 기억하고 다른 사람은 전부 기억하면서 왜 유독 나만 잊은 거야? 내가 믿을 것 같아? 혹시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 때문에 화내는 거야? 그래서 일부러 기억 못 하는 척 나 놀라게 하는 거야?”한현진은 당장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 말도 두서없이 내뱉었다. “다들 네가 죽었다고 했지만 난 믿지 않았어. 네가 분명 살아있을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살아있으면서 왜 나타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 내가 주강운 씨와 만나면, 아니, 우리 안 만났어... 아니다, 일부러 언론사에 함께 있는 모습을 찍혀서 네가 그걸 보고 질투하게 하고 싶었어. 넌 내가 강운 씨와 가깝게 지내는 걸 제일 싫어했었잖아. 네가 기사를 보면 무조건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어. 이것 봐, 정말 돌아왔잖아...”강한서는 냉담한 표정으로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잔인하기에 그지 없었다. “전 기사를 보고 돌아온 게 아니에요. 가람 씨가 제 장례식이 진행된다고 알려줘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현진 씨가 강운이와... 아니, 그 누구와 만나든 지금 저에겐 전부 똑같아요. 전엔 아무리 뜨거운 감정이었다고 해도 지금의 저에겐 한현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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