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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임동현은 늙은이의 말이 황당하게 들렸지만, 그렇다고 반박할 수 있는 이유도 찾을 수 없었다.만약 임동현이 시스템을 획득하지 못했다면 지구에서 계우진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어쩌면 늙은이의 말처럼 참담한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지구의 인류들이 노예의 인장에 찍혔다면 죽을 때까지 노역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임동현은 늙은이의 말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느껴졌다.그는 어려서부터 행운이 따르는 사람은 아니었다.그런데 왜 시스템이 갑자기 그에게 주어졌을까?지금 와서 보니 다른 시공간의 자신이 목숨을 걸고 그렇게 만들어낸 것이었다.단지 시스템은 10급 문명의 산물이라 미스터리에 감싸져 있었다.1급 문명도 채 되지 않는 지구가 그 미스터리를 알아내기엔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고맙습니다!”임동현이 진심을 담아 늙은이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그는 지구의 인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지금의 임동현도 그 상황에 있었더라면 똑같이 했을 것이다.“임동현 씨, 나에게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당신을 도와주는 건 나 자신을 도와주는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그 시공간에서 노예의 인장을 찍힌 지구인들은 어딜 가나 차별을 당했어요.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 노예의 인장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했어요. 참, 계우진이 지구에 노예의 인장을 찍지 못했다면서요? 그럼 지금은 어떻게 되었어요? 설마 도망간 건 아니겠죠?”늙은이가 물었다.“아니에요. 제가 기절시키고 감옥에 가뒀어요.”임동현이 대답했다.“그럼 다행이네요. 절대로 도망가게 해선 안 돼요. 팔각신함에는 지구 인류에게 필요한 물건이 있기 때문이에요. 사실 지구 인류의 잠재 능력은 어마어마하거든요, 단지 이를 자극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던 거예요. 계우진이 잡혔으니 지금 팔각신함에 가면 DNA 약을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DNA 약은 부작용 없이 지구 인류의 잠재 능력을 자극할 수 있거든요. 당신들은 노예의 인장에 찍히지 않았으니 이제 마음껏 날개를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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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임동현은 워낙 정신력이 대단했기에 한 번 보거나 들은 내용은 절대 까먹지 않는다.그는 늙은이가 얘기한 이름과 그들이 사는 곳을 기억해두고는 지구의 문제가 해결되면 반드시 그들을 찾아가 구하리라 다짐했다.“나머지는 임동현 씨에게 부탁할게요. 우리는 할 수 있는 데까진 다 했어요. 임동현 씨도 자신을 가져요. 당신의 잠재 능력은 전 우주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대단해요. 게다가 시스템의 도움까지 있으니 꼭 기적을 만들어내리라 믿어요.”늙은이의 모습은 점점 흐려져 갔다.임동현은 늙은이가 곧 사라질 것 깨닫고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물었다.“어르신이 계신 시공간에서 계우지는 어떻게 되었습니까?”“계우진은 지구에 노예의 인장을 찍고 승승장구했어요. 계씨 가문의 가주로 거듭났을 뿐만 아니라 기세를 이어가 수많은 인재를 제치고 은하계 주인의 자리까지 앉게 되었어요. 내가 죽기 바로 직전에는 실력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하죠. 사실 계우진의 잠재 능력은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에요. 다만 지구 인류의 잠재 능력을 모두 흡수했기에 그만큼 할 수 있는 거죠.”늙은이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계우진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거예요.”임동현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럼 임동현 씨... 나는 이만 갈게요.”말을 마친 늙은이는 그렇게 임동현 앞에서 사라졌다.임동현은 순식간에 잠에서 깼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방금 그가 겪은 일이 사실인지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해 머리를 툭툭 쳤다.사실이 아니라고 하기엔 모든 것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있었다.“동현 씨, 왜 그래? 괜찮아?”운서가 물었다.임동현이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난 바람에 옆에서 자고 있던 운서까지 잠에서 깨버렸다.“괜찮아. 운서야, 얼른 자.”임동현이 그녀를 다독였다.“동현 씨, 혹시 악몽 꾼 거 아니야?”“응. 조금 이상한 꿈을 꾸긴 했어.”“괜찮아, 내가 항상 옆에 있어줄게.”운서가 임동현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그녀의 따뜻한 품을 느끼며 임동현은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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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운서가 잠든 후, 임동현은 다시 시스템을 작동시켰다.아니나 다를까 시스템은 이미 업데이트 완료되었다.「시스템 업데이트 완료.」「이용자님, 시스템이 2단계로 접속되었습니다.」「모든 데이터가 업데이트 완료되었으니 새로운 규칙대로 사용해 주시길 바랍니다.」이어서 알림창 하나가 떴다.「이용자: 임동현」「잔액: 2000000000000000000 은하 화폐」「체력: 항성급 10단계 (100 리치 포인트 업데이트 가능)」「정신력: 항성급 10단계 (100 리치 포인트 업데이트 가능)」「전력: 반보영주」「기술: 허공신권(입문), 쇄공장(입문), 파사검법(입문)」「기능: 고대 의술(정통)」「리치 포인트: 0 포인트」시스템 2단계로 접속되니 많은 정보가 업데이트되었다.200경의 잔액이 충전되었고 단위도 은하 화폐로 바뀌었다.전력란과 기술란이 증가되었고 기능란에는 고대 의술을 뺀 나머지가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그 말인즉 시스템 2단계에서는 농구나 운전 기술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뜻이다.물론 3급 문명 은하계에서는 이런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았다.임동현이 새로 증가된 기술을 보고 있던 중, 갑자기 머릿속에서 어떤 소리가 울려 퍼졌다.「이용자님은 시스템이 1단계 테스트를 통과해 시스템 2단계로 접속되었기에 허공신권, 쇄공장, 파사검법, 총 세 가지 기술을 증여받았습니다.」이어서 임동현의 머릿속에는 이 세 가지 기술에 대한 정보가 주입되었다.정보를 주입받은 임동현은 한껏 흥분했다.‘기술이 다 어마어마한데? 다만 위력이 훨씬 강력할 뿐, 지구에 존재하는 무술이랑 비슷한 거잖아?’허공신권은 행성 하나를 파멸할 수 있을 만큼 위력이 대단했다.쇄공장으로는 수천 미터 떨어져 있는 상대도 가뿐히 죽일 수 있고 파사검법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마를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이다.새로 생긴 세 가지 기술은 임동현의 감탄을 자아냈다.‘역시 신급 문명의 산물은 다르긴 다르네. 1급 문명도 채 되지 않은 지구가 감히 넘볼 수 있는 기술은 아니야.’임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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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결과론적으로 행성급 장성의 실력만 선보이려고 했던 그의 선택은 옳았다.계우진이 가문에 임동현의 전력은 반보영주급이 아닌 행성급 장성이라고 전할 테니 계씨 가문에서 행성급 장성 이상의 실력을 가진 사람을 지구로 보낼 것이고 임동현은 그들을 모두 상대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지금 유일한 문제는 바로 잔액 화폐 단위였다.은하 화폐로 바뀌었다는 건 지구에서 돈을 써도 리치 포인트를 얻을 수 없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은하계 중심지역에서 돈을 써야 리치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건 아닌지 임동현은 고민되었다.만약 정말 그렇다면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지구가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임동현은 절대 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지구를 떠나지 않으면 리치 포인트를 얻을 수 없고 나아가 실력도 키울 수 없다.계씨 가문에서는 점점 더 실력이 막강한 사람을 보낼 텐데 실력을 키우지 않으면 어떻게 그들을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 반보영주의 실력만으로 그들을 모두 제압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어떻게 하지?’임동현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계씨 가문 사람들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이대로 지구를 떠날 순 없어. 그럼 DNA 약으로 자극할 수밖에.’다른 시공간의 임동현은 자신이 뛰어난 잠재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잠재 능력을 활성화하면 수련 속도가 빨라지고 그만큼 실력도 더 빨리 키울 수 있다.지금의 임동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이 뛰어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이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DNA 약을 도전해 보기로 했다.이때, 시스템에서 또 하나의 알림창이 떴다.「시스템은 지금 3급 문명 은하계 네트워크에 접속되었습니다. 지구 네트워크로 접속하시겠습니까?」그 밑에는 ‘예’ 와 ‘아니오’ 두 가지 버튼이 있었다.‘이게 무슨 말이지? 그럼 시스템은 지구에서도 은하계 네트워크를 접속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게 사실이라면 지구에서 은하계 네트워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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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이때.세계 각지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던 네티즌들의 화면에는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갑자기 알아볼 수도 없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속보입니다! 천모성 성주 염천호가 영주급 장성의 경지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그는 거금을 들여 직접 유진희를 천모성에 초대하여 축하 연회를 연다고 합니다. 현재 유진희는 초대에 응하고 천모성으로 가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속보입니다! 백씨 가문에서는 은하 제국의 8대 가문에 들어설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위험에 놓인 계씨 가문, 8대 가문의 타이틀을 잃으면 계씨 가문의 지위가 폭락할 것으로 보입니다.”“속보입니다! 백 년 만에 은하전역 구역 회전이 열립니다. 역대급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번 구역 회전은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습니다. 제1구역 수장인 구오결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혼자 기타 여덟 구역과 결투를 벌일 것을 포고했습니다.”이와 같은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뉴스가 신기하게 느껴져 더 많이 찾아보기도 했다.일순간 인터넷은 신기한 뉴스들로 떠들썩해졌다.임동현은 무수히 많은 은하계 뉴스를 보면서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정말 지구에서 은하계 네트워크를 접속할 수 있다니!그는 휴대폰으로 은하계에 관한 정보를 검색했다.수천억 개의 행성들로 이루어진 은하계에서는 매일매일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임동현은 온 밤 동안 계씨 가문에 관한 정보를 머릿속에 입력하고는 잠시나마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계씨 가문은 은하 제국 8대 가문 중의 하나였지만 실력은 그중에서 가장 빈약했기에 자칫하면 8대 가문의 타이틀을 잃을 수도 있었다.계씨 가문의 최강자는 겨우 영주급 장성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들은 절대 가문의 최강자를 지구로 보내진 않을 것이다.영주급 장성만 아니라면 반보영주의 실력을 가진 임동현은 그 누구든 두렵지 않았다.게다가 네트워크로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었기에 실력을 더 키우면 계씨 가문은 결국 그를 감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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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황보희월은 자신의 착장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도 했다. 한 평생 임동현 외의 다른 남자를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말이다. 이 정도 노출은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 임동현이 갑자기 덮쳐온다고 해도 그녀는 전혀 반항할 생각이 없었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면 몰라도...임동현이 자신의 가슴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을 보고 황보희월은 일부러 허리를 더 곧게 폈다. 그녀의 움직임에 정신 차린 임동현은 어색한 표정으로 시선을 거뒀다.“국수 한 그릇 끓여서 갖고 왔어. 식기 전에 얼른 먹어!”“고마워.”황보희월이 그릇을 받아 들며 인사했다.“그럼 난 이만 갈게. 안녕!”“그래.”황보희월은 부랴부랴 나가는 임동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도 임동현이 종종 국수를 끓여주기는 했지만 번마다 주방으로 내려가서 먹었지 방까지 배달해 준 것은 처음이었다. 방까지 배달해 주는 것은 운서만 누릴 수 있는 대우였다.심지어 말투와 눈빛까지 약간 변한 것이 전보다 태도가 훨씬 좋아졌다. 그의 눈빛에는 약간의 측은함도 있었다.‘혹시 드디어 나를 받아들인 건가?’황보희월은 두 눈을 반짝이며 행복한 생각에 잠겼다. 임동현이 다른 시공간에서 두 사람의 결말을 봤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오전.임동현, 운서, 그리고 황보희월까지 전부 거실에 앉아있었다. 이곳은 운서의 집이 아닌 서울 다른 곳에 위치한 별장이었다. 운서의 부모님이 돌아오고 나서부터는 함께 지내기 불편해 임동현이 다른 별장을 알아봤고 두 사람도 함께 이사하게 되었다.“나 두 사람한테 할 말이 있어.”임동현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말해, 듣고 있어.”운서가 답했다. 황보희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동현이 둘을 함께 불러준 것에 묵묵히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이는 임동현이 그녀에 대한 인정을 뜻하기도 했다.“지구의 네트워크가 3급 문명 은하계의 네트워크와 연결됐어. 두 사람도 종종 은하계의 소식을 보는 게 좋을 거야.”“은하계? 그게 지구를 침공하려는 외계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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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운서와 황보희월이 떠난 후, 임동현은 바로 송사민에게 연락해 지구와 은하계의 네트워크가 연결된 소식을 전했다. 동시에 휴대전화로 라이브를 준비했다.지구에서는 임동현의 말이 가장 설득력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호기심이 전례 없이 높아진 관계로 네트워크가 동기화된 사실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안 그러면 계우진의 일도 있고 해서 패닉을 일으킬지도 몰랐다. 인터넷에 갑자기 외계인 소식이 물밀듯 들어오는데 안 놀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얼마 후, 수많은 사람들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임동현의 얼굴이 나타났다. 임동현은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비추며 먼저 인사를 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임동현이에요.”임동현은 서둘러 본론을 시작했다.“여러분 모두 어젯밤부터 인터넷에 올라온 이상한 뉴스를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아주 의아할 겁니다. 저는 이 모든 뉴스가 진짜임을 정중하게 알리기 위해 이번 라이브를 시작했습니다. 지구의 네트워크는 어젯밤부터 정식으로 은하계 네트워크와 동기화되었습니다. 그 말인즉슨 앞으로는 집 안에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은하계의 소식을 알 수 있습니다.”“우리 지구는 은하계의 작디작은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 세상은 크고 지구는 변경에 위치한 보잘것없는 존재일 뿐이니까요. 여러분은 은하계를 수백 배 확대한 지구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외계인 중에도 좋은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이 있으며 철저한 제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모든 외계인이 지구에 악의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번에 일어난 일은 사고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러분이 직접 외계인과 대화하며 알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앞으로 은하계의 소식이 눈에 보여도 놀랄 것 없습니다. 지구는 곧 더 큰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이고 여러분 모두가 증인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도가가 우주 범위에서도 자유롭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무도가는 맨몸으로 시공간을 찢고, 달과 별에 갈 수도 있습니다. 악의를 품은 외계인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무도가가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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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그들에게 무기란 걸리적거리는 존재로 여겨지기만 했다. 그들은 개인 전력을 가장 중요시했고 과학적인 수련을 통해 천부적인 재능을 100% 끌어냈다. 그들 중에서 가장 약한 사람이 지구로 온다고 해도 원탑이 될 수 있었다. 물론 사기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임동현은 제외하고 말이다.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은하계는 무기 판매에 대해 크게 제재를 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무기는 당연히 쉽게 구매할 수 없다. 팔각신함도 군사 전력이 돋보이는 무기로 개인 전력이 높거나, 강한 세력이 뒷받침해야만 살 수 있었다.임동현은 팔각신함의 가격을 봤다. 그 커다란 무기가 은하 화폐로 400억 밖에 안 했다. 시스템의 계산 방식으로 200억 은하 화폐를 써야만 1 리치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그러니 팔각신함 하나가 2리치 포인트 밖에 안 하는 셈이다.무기가 아닌 교통 도구로 사용되는 평범한 우주선은 심지어 몇 십억 밖에 안 했다. 지나치게 저렴한 물가에 임동현은 10년 전의 지구로 돌아온 것만 같았다. 그는 2조 은하 화폐를 써야만 우주 영주급의 실력을 돌파할 수 있었다.‘이 많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임동현은 우주선 하나를 클릭했다. 가격은 32억 은하 화폐였다.임동현은 우주선 소개는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바로 구매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로그인을 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는 경고가 지출을 막아버리고 말았다.“제기랄!”임동현은 홧김에 욕설을 내뱉었다. 지구는 아직 불법 체류자 신세였기에 사이트에 로그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건 즉 물건을 살 수도 없다는 뜻이다.임동현은 심각한 표정으로 여러 사이트를 구경했다. 하지만 전부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구매를 할 수 없었다. 그는 또 지구에서 사용하는 개인 정보로 회원 가입을 해봤지만 역시 실패로 끝을 맺었다.물건을 살 수 없으면 리치 포인트를 모을 수 없고, 리치 포인트를 모을 수 없으면 돌파를 할 수 없다. 이는 악순환인 셈이었다.‘이젠 어떡하지?’임동현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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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임동현은 잠깐 우울해 있다가 다시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은하 제국에 관한 자료를 위주로 서치했다.은하 제국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자 상담 기능이 눈에 들어왔다. 임동현은 상담 버튼을 클릭하고는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임동현은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렸고 상담원은 금방 답장을 해왔다.「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임동현이 타자를 했다.「혹시 은하 제국의 직원분이신가요?」「네, 이곳은 3급 문명 은하계, 은하 제국 온라인 상담 서비스 센터에요.」임동현은 애써 흥분을 감췄다. 그는 드디어 은하 제국과 연락을 취할 방법을 찾았다.「제가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말씀하세요.」「은하계의 변경에 있고 아직 제국에 등록되지 않은 원주민 행성은 어떻게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하죠?」「원주민 행성이요?」임동현은 이런 호칭이 싫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네, 원주민 행성이요. 어떻게 제국에 등록해야 하죠?」「새로운 행성을 발견하신 건가요? 혹은 원주민 행성의 거주자인 건가요?」「원주민 행성의 거주자입니다.」「원주민 행성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을까요? 제국의 검사를 거친 후, 만약 진실로 확인된다면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귀속. 행성을 제국에 귀속하는 데는 아무런 비용도 청구되지 않습니다. 귀속 행성은 하등 공민 행성으로 하등 권리를 행사하고 제국의 보호를 받습니다. 하지만 제국에서 상주 인원을 보내 행성에 대해 관리를 책임질 것입니다. 둘째, 구매. 제국에서 행성을 구매하면 고등 공민 행성이 될 수 있습니다. 거주자는 행성의 주인으로 제국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년 일정한 비용이 청구되고 고등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설명을 듣고 난 임동현은 눈앞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돈을 쓸 기회가 생겼다는 것은 신이 그를 돕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돈을 쓸지 연구하고 있었는데 지구의 값이라면 적어도 몇십 조는 할 것 같았다. 이를 리치 포인트로 환산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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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머나먼 우주, 은하계의 중심에 있는 커다란 행성.한 여자가 멍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바라봤다. 그녀의 이름은 소가영으로 은하 제국 홈페이지의 상담원이었다.소가영은 원주민 행성의 거주자라는 사람과 대화하면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전력을 물어봤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녀조차 놀라게 했다.‘항성급 장성?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원주민 행성에 어떻게 항성급 장성이 있지? 이건 말도 안 돼.’소가영은 은하 제국에서 일한 오랜 시간 동안 이와 비슷한 경우를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다.이토록 넓은 은하계에 등록되지 않은 원주민 행성은 아주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행성의 최고 전력이 위성급에만 머물러 있었다. 위성급도 어쩌면 강한 축이었다. 그러니 원주민 행성에 항성급 장성이 있다는 것은 쉽게 믿을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항성급 장성은 은하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강한 축에 속했다. 이런 사람이 지키고 있는 행성을 누가 감히 침략한다는 말인가? 뒤늦게 정신을 차린 소가영은 임동현에게 답장을 남기고는 상사에게 연락하기 시작했다.상담원이 한참 답이 없자 임동현은 또다시 걱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괜한 걱정을 한 것이었다. 항성급 장성이 있는 원주민 행성이라니, 이게 가짜 소식이라고 해도 제국에서는 고도로 중시할 것이다.소가영에게서 소식을 전해 들은 상사는 바로 은하 제국 상부에 알렸다. 그리고 임동현도 드디어 답장을 받았다.「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저희도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비록 임동현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소가영의 말투는 방금 전보다 훨씬 공손해졌다. 그녀의 기준으로 봤을 때 항성급 장성은 이미 충분히 대단한 사람이었다.은하 제국에는 고수가 아주 많다. 하지만 소가영은 그저 평범한 직원일 뿐이었고, 그녀의 상사도 얼마 전에 금방 행성급에 도달했다. 그래서 그녀는 저도 모르게 말투를 바꿨다.고수는 역시 어딜 가도 존경을 받는다.그렇게 또 한참 기다리고, 대화창에 새로운 소식이 떴다.「안녕하세요, 질문자님. 원주민 행성을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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