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도착했을 때, 해는 이미 뉘엿뉘엿 지었다.운서네 세 가족은 임동현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동현아, 왔어? 얼른 들어와서 밥 먹어. 우리 모두 널 기다리고 있었어.”임동현이 집에 들어서자 관미령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네, 저 왔어요.”사실 임동현은 송사민과 온 오후 술을 마셨던지라 전혀 배고프지 않았다. 하지만 관미령의 성의를 거절할 수도 없어 그는 자리에 앉았다.“동현아, 지금 동래 자본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네 최종 목표는 뭐야? 동래 자본을 어떤 유형의 회사로 만들고 싶어?”관미령이 물었다.그녀의 물음에 임동현은 흠칫 놀랐다. 이는 그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문제였기 때문이다.그가 동래 자본을 설립한 이유는 돈을 써가며 리치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였다. 다른 목표라곤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아주머니, 동래 자본은 여러 방면으로 발전하면서 종합 실력이 막강한 복합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입니다.”임동현이 잠깐 고민하다가 대답했다.“그래, 무슨 구체적인 계획은 있어?”“저는 틀만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구체적인 계획은 아래 사람들이 완성하는 거지요.”“아래 사람이라? 동래 자본의 총지배인인 조현영 씨를 말하는 거야?”“그렇다고 할 수 있죠.”“동현아, 그런데 그 큰 회사를 나이 젊은 여자한테 맡겨 되겠어?”“괜찮아요, 현영 씨는 처음부터 저를 따르던 고참이에요. 그리고 명문대를 졸업했을 뿐만 아니라 회사 생활을 몇 년 동안 해와서 능력이 대단해요. 동래 자본을 지금의 규모로 발전시키는 데에 한몫했죠.”관미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현영을 아낌없이 칭찬하는 임동현이 아무래도 수상쩍었다.지금 임동현에게 조현영을 자르라고 하는 건 불가능했고 운서가 졸업해 하루빨리 동래 자본에 입사한 후 천천히 임동현을 구워삶아 조현영을 내쫓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임동현은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조현영을 자를 수 있으니 말이다.‘운서가 임동현의 아이라도 빨리 낳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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