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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다음날 아침, 동현은 왕민을 학교까지 바래다 주면서 그녀의 계좌에 200억을 이체해 두었으니 마음대로 쓰라고 말했다. 그는 왕민한테 모자라면 다시 말하되, 이모랑 이모부한테 슬쩍 이 사실을 흘리라고 시켰다.그리고나서 부가티 베이론을 몰고 강성으로 돌아갔다.호성과 강성은 천키로나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동현은 그냥 차를 운전했다.좋은 차는 역시 달랐다. 비싼 값을 하는지 모든 성능에서 뛰어났고, 거기에 동현의 수준높은 운전기술까지 더해 부가티 베이론은 도로위를 나는듯이 달렸다.동현은 강성으로 돌아가는 길에,요 며칠동안의 일들을 돌이켜 보았다.사촌 여동생이 금벽휘황에서 겪은 일부터 시작해 자선파티에서 굴욕을 당한 일까지, 모두 송강이 나서서 해결해 주었다.자신은 돈만 많을 뿐이지, 그 외에 내세울 것 하나 없었다.이대로 남한테만 기대 문제를 해결하는 건 영구적인 방법이 아니다. 만약에 박수홍과 송강이 자신이 아무런 배경이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자신의 재산을 노릴 지도 모르니까.그럴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그는 반드시 먼저 자신의 능력과 세력을 키워야 겠다고 다짐했다.현재 동현의 재력을 놓고 보면, 자신의 세력을 키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작 어려운 건 진심으로 자신에게 충성을 바칠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후자는 천천히 찾아도 되지만, 일단 빠른 시간내에 자신의 세력을 키워야 한다.더불어 자신의 능력도.리치 포인트를 확인해 보니, 여전히 200포인트였다. 다시말해 어젯밤 기부한 200억과 오늘 왕민에게 준 200억 모두 리치 포인트를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는 건 리치포인트를 증가시킬 수 없다. 그럼 물건을 사야하는 건가?하지만 SCC에 2조 2000억을 기부했을 때는 리치포인트가 증가했고 자신은 VVIP의 신분을 얻었다. 그렇다면 기부는 되는데, 그에 상당한 대가도 얻어야 되는 것일까?체력과 정신력 모두 50포인트고 평가는 '비교적 강함' 이라고 쓰여있다.체력 포인트가 18포인트로부터 50포인트로 상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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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동현은 원래 큰 문제가 아니라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어차피 돈도 많이 안드니까. 그런데 상대방이 이렇게 적반하장으로 나올 줄 몰랐다.됐다. 귀찮으니까 그냥 보험처리나 해야지.이때, 여자의 하이톤 목소리가 주변 사람들을 불러모았다.마침 휴가철이라 길에 차가 많았다. 부가티 베이론이 추돌 사고난 것을 보고 사람들은 아예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구경하기 시작했다."헐, 저거 부가티 베이론 아냐? 최소 50억 하는. 대충 페인트 칠만 해도 몇 억원대라던데?""그렇게나 비싸? BMW가 뒤에서 박은 거니까 다 책임져야겠네? 그럼 BMW 팔아도 못 갚겠다!""어휴, 그러니까. 앞으로 비싼 차 보면 그냥 피해.""참나!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그렇게들 할 일 없어요?"'이 여자, 쌈닭이네!'동현은 속으로 생각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경찰이 현장 상황과 휴게소내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사고는 BMW의 책임으로 판명났다.그제서야 BMW 주인은 입을 다물었다."지금 차주님 책임으로 판명난 상황이니 설명해 드릴게요. 제 차는 부가티 베이론 한정판이라서, 전 세계에 딱 여덟 대밖에 없어요. 정가는 100억인데, 150억까지도 부르죠. 요 정도 흠집은 아마 최소 2억일 것 같은데, 어떻게 배상하시겠어요?"동현이 입을 열자 주변에서 헉-하는 소리가 들렸다.150억?약간의 찰과상인데 2억원의 수리비라니,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역시 부자들의 세계는 이해할 수 없다."뭐? 2억? 말도 안돼! 당신 지금 나한테 바가지 씌우는 거지?""바가지라니? 모르면 검색 좀 해봐요, 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BMW차주는 핸드폰을 꺼내 검색했다. 가격을 확인한 뒤 그녀는 파랗게 질렸다."전 돈 없어요! 몰라요, 배 째든지!"참나, 이제는 억지까지 부리기 시작했다.미치겠네 진짜."저기요, 돈 배상 안하면 강제집행 신청할 겁니다. 그때가서 집이랑 차 다 경매에 넘어가고, 감방에 가서 보름동안 썩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요.""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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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강성.현영은 퇴근 후 포르쉐 911을 타고 강남 국제 타워로 돌아왔다.강남 국제 타워 문앞에 가까워졌을 때, 갑자기 사람들이 막아섰다.자세히 보니,현영의 부모님과 남동생 조현욱이었다. 근데 다른 세 명은 누구지?여기까지 어떻게 찾아온 걸까?현영은 빠르게 차에서 내렸다."아빠, 엄마, 현욱아, 여긴 어쩐 일이야?""흥! 안 찾아왔으면 네가 이렇게 큰 도시에서 좋은 집에 좋은 차를 가지고 있는 줄 알았겠어? 우리는 얼마나 힘들게 사는데."현영의 엄마 이춘영이 말했다.“엄마, 그게 아니고, 이 차는 우리 대표님 차야!"현영이 설명했다."너네 대표? 대표차를 네가 맨날 끌고다녀? 왜 너한테만 빌려주는데?""엄마, 우리 여기서 이러지 말자. 지금 묵고 있는 숙소 같은 거 있어? 아니면 내가 호텔방 두 개 잡아줄게.""가긴 어딜 가? 우린 여기서 살거야. 현욱이 요 며칠동안 계속 너 지켜봤어. 너 맨날 여기 사는 거 모를 줄 알았어?!"춘영이 강남 국제 타워를 가리키며 소리쳤다."엄마, 여긴 우리 대표님 집이야. 나 다른 사람 함부로 데리고 못 들어가!""웃기는 소리하네! 대표는 무슨! 네 남자친구겠지. 어느 대표가 아랫 사람한테 차도 주고 집도 마련해줘? 너 잘나가는 남자친구 뒀다고 가족까지 잊은 거야?! 혼 좀 나야 정신 차리지?"현영의 아버지인 조철용이 손에 든 막대기를 현영에게 휘둘렀다.현영은 휘두른 몽둥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팔을 맞았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핑 돌았다.그녀는 억울했다. 지금까지 그녀는 가족들을 위해 아껴먹고 아껴쓰면서 살아왔다. 동생의 대학교 등록금과 생활비까지 모두 그녀가 부담했었다.여태까지 번 돈을 거의 다 집에 보냈고 지금도 매 달 400만원씩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매질을 당해야만 했다.그치만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미워도 친 부모님이고 친 동생인데.결국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여섯 명을 데리고 국제 타워로 들어갔다.현영은 동현이 휴가를 보내는 중이라 잠시동안은 안전할 것이라 여겼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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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뭐? 또 맞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철용이 버럭 소리 질렀다."아빠가 날 때려 죽인대도 난 일전 한푼 못줘.""이... 이 빌어먹을 기집애가, 나 열 받으라고 그러는 거지? 잘 들어, 돈 안 내놓으면 너 죽을 줄 알아."철용이 현영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했다.그에 현영이 울며 소리쳤다."고작 쟤가 아들이라는 이유 때문에, 난 어려서부터 많은 걸 양보해왔어. 맛있는 것도 쟤한테 먼저 주고, 대학교 등록금도 나 혼자 알바해서 벌었어. 엄마아빠가 조금이라도 보태준 적 있었어?""그러다 쟤가 대학을 가야 하는데 돈이 없다니까, 그래, 내가 빌리지 뭐! 번 돈 아껴쓰면서 천천히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어.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당신들이 알아? 나 영양실조로 회사에서 쓰러지기까지 했어!""지금은 상황이 겨우 나아져서 생활비 조금 빼고 다 집에 보내잖아. 더이상 내가 뭘 더 해야 돼?""너도 마찬가지야, 조현욱. 네가 그러고도 대학생이야? 감사하는 마음도 없이 입만 열면 뭐 10억? 내가 은행이야? 똑바로 들어. 이 시간 이 후로, 일전 한 푼도 당신들한테 안 줄 거야."현영은 오래도록 참아왔다.딸이라서, 아무리 애를 써도 가족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매번 전교 1등을 해도 부모님의 태도는 달라진 적 없었다.반면 현욱은 아무리 사고를 쳐도 부모님은 그의 편을 들어주었고, 현욱이 고자질하면 그녀는 반드시 매를 맞았다.대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등록금도 주지 않아 자퇴까지 할 뻔했다.그들은 어차피 시집 갈 건데 여자가 공부를 해서 뭐하냐면서, 차라리 일이나 일찍 해서 집안살림에 보탬이 되라고 부추겼었다.다행히도 당시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알바를 하면서 겨우 학업을 이어갔다.그리고는 이제와서 동생의 결혼을 위해 10억을 내놓으라니! 그녀가 10억이라는 거금이 있을 리 만무했다. 비록 지금은 승진했지만 동현은 임금인상에 대해 아직 말을 꺼낸 적이 없다.생각지 못한 현영의 반응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얼어붙어 버렸다.특히 춘영과 철용에게는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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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동현이 강성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졌다.아까 일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도착했을 것이다.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는 강남 국제 타워로 돌아와 문을 열었다.동현은 붉어진 눈시울로 집을 나서려는 현영을 마주쳤다."어? 현영 씨. 무슨 일이에요? 나가려고요?"그리고 현영의 뒤에 서있던 일행들을 발견했다."저 분들은?"현영은 동현을 보고 심장이 덜컹했다.분명 휴가 보낸다고 했는데, 왜 이렇게 빨리 온 거지? 게다가 하필이면 이 상황에."죄송합니다, 임 대표님. 제 가족분들인데요, 절 보러 상경해서 잠시들 쉬시라고 데려왔습니다. 지금 당장 나가겠습니다."현영이 약간 긴장해서 말했다.그녀는 동현이 기분 나빠할가봐 겁이 났다. 750억짜리 집인데, 함부로 다른 사람을 데려오면 당연히 기분 나쁠테니까."늦었는데 어딜 가려구요? 방도 많은데 그냥 여기서 쉬어요."동현이 말했다.현영이 괜한 걱정을 했다.집이란 원래 사람 사는 곳인데.아랫층에 그들이 묵을 수 있는 방은 충분히 많았다.동현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아니, 아니예요. 제가 이미 밖에 방 잡아 놨어요. 대표님, 저 그럼..."현영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철용이 끊어버렸다."자네가 이 기집애 남자친구인가? 동거까지 하는 상황이니 빨리 식 올릴 준비 하게. 어디 큰 회사 사장인 거 같은데, 우리 집 형편 안 좋다고 대충 때울 생각 말고. 우리도 과한 건 안 바래. 그냥 예물로 20억정도 준비하고, 동생한테 강성의 집이랑 차 하나 사주면 되네. 이런 비싼 집에 사는 거면, 그 정도는 해줄 재력이 되잖아?"동현은 멍해졌다.기집애?현영을 가리키는 건가?어느 부모가 자식을 저렇게 불러?아무래도 자신을 현영의 남친으로 착각한 것 같다.하긴, 남자와 여자가 같이 사는 거니,타인의 눈에는 영락없이 동거가 맞다.이래서야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다.근데 20억 가량의 예물과 강성의 집, 차라니. 이건 거의 딸을 파는 수준인데?동현은 말없이 현영을 바라보았다.현영은 깜짝 놀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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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강성의 한 공원.동현과 현영은 강가에 나란히 앉아있다.현영은 20 년 동안의 자신의 삶을 동현에게 털어놓았다.동현은 말없이 묵묵히 들어주었다."임 대표님, 저 진짜 바보같죠? 달라면 달라는대로 다 주고, 없으면 빌리고. 빌린 건 아글타글 모아서 갚고."현영이 물었다."현영 씨, 당신은 바보가 아니라 그냥 마음이 약한 거예요. 사람은 받는 게 많아질수록 그걸 당연하게 여기죠."동현이 잠시 생각한 뒤에 답했다."그런가봐요! 저 이제 결심했어요. 지금까지는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앞으로는 날 위해 살아갈 거예요!""현영 씨, 내일 부모님 데리고 호텔가서 밥이라도 한끼 먹어요. 그래도 먼 길 오셨는데 제가 대접해야죠. 돈 필요하면 재무부에 가서 말해요. 현영 씨가 어떤 결정을 하든 전 응원할게요!""감사합니다! 임 대표님!"현영이 동현의 품에 기대 흐느꼈다.그녀는 동현이 가족들 때문에 자신을 업신여기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동현은 전혀 개의치 않아했다.그녀는 몰랐다. 동현도 어려서 부모를 잃고 삼촌 집에서 그녀 못지 않게 힘든 나날을 보냈었다는 것을.그래도 동현은 그를 아껴주는 고모와 이모가 있었다. 하지만 현영은 곁에 아무도 없다. 동현은 마음이 아파났다.가족을 위해 헌신했으나, 가족들은 그녀를 돈버는 기계로 대했다."힘내요, 현영 씨! 울면 좀 마음이 편해질 거예요!"동현이 현영의 등을 토닥였다.현영은 그렇게 동현의 품에서 삼십분가량 울고나서 일어났다.동현의 가슴팍이 그녀의 눈물로 인해 젖은 것을 보자, 현영은 조금 무안해 났다."죄송해요, 임 대표님! 옷이 다 젖었네요.""괜찮아요. 우리 이제 돌아가요."두 사람은 다시 강남 국제 타워로 돌아왔다.현욱 일행은 이미 떠난 뒤였다."임 대표님! 제가 나가서 찾아볼게요!"현영이 말을 마치고 나가려고 했다.그러나 동현이 불러세웠다."현영 씨, 앞으로는 자신을 위해 산다면서요? 사람이 거절하는 법도 알아야죠. 지금 찾으러 나가면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막무가내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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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다음날 아침.골든호텔 대표 사무실."현영 씨, 제가 '동래 글로벌'이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하려 하는데요, 알다시피 제가 바빠서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저를 도와 회사기초를 다질 수 있는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한데, 현영 씨가 저 도와줬으면 해요.""임 대표님! 전 아직 많이 부족해요!"현영이 망설이다가 대답했다.그녀는 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 동현의 일을 그르칠까 두려웠다."전 현영 씨 능력을 믿어요. 현영 씨는 이런 작은 호텔에 묶여 있을만한 사람이 아니예요. 더 큰 세상을 봐야죠.""그럼... 한번 해볼게요!""마음껏 도전해봐요! 제가 무한한 재력으로 현영 씨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게요. 현영 씨가 괜찮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면, 다른 곳의 몇십 배를 줘서라도 스카웃 해와요. 인재라면 얼마라도 아깝지 않으니까.""네! 그럼 언제부터 시작하면 될까요?""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요.""내일 당장 출발하겠습니다!""그래요. 아 그리고, 부모님 모셔와서 밥 한끼 같이 먹어요."어제 저녁 이후로 동현은 현영의 변화를 느꼈다.예전의 그녀는 낙관적이고 밝았다면,지금의 그녀는 냉혹한 커리어 우먼으로 변했다.솔직히 말하면, 동현은 예전의 현영이 더 좋았다. 간혹 무심결에 유혹당할 때도 있었다.어쩔 수 없지,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니까.한편,철용 일행은 한 평범한 호텔에 묵고 있었다.낮이 되자 그들은 모여앉아 철용의 결정을 기다렸다."아빠, 우리 오늘 어떡해?"현욱이 물었다."어떡하긴 뭘 어떡해. 걔가 일하는 호텔로 찾아가야지!""누나가 우리 안 보면 어떡하려구?""안 봐? 여태까지 키워줬는데, 좀 살만하다고 애비를 무시해 보라지. 난리 피워서 앞으로 회사에서 머리도 못 쳐들고 다니게 만들거야.""암 당연히 그래야지! 이 기집애가 지금 먹고 살만하다고 우릴 버리려나 본데, 그렇게 쉽겐 안 되지!"춘영도 곁에서 거들었다.미영의 가족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사실 현욱이 현영의 도움을 받길 원했다. 어찌됐든 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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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현영은 숨을 고르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눌렀다."그래! 그럼 웨이터부터 시작해.""누나! 난 웨이터 하기 싫어. 난 관리직 하고, 미영이는 재무직으로 구해줘. 엄마가 그러는데, 혹시나 형부가 바람이라도 피면 우리가 옆에서 누나를 도와 감시할 수 있으니까."현욱이 용감하게 말했다.현영은 헛웃음만 나왔다.관리직? 재무직?나를 도와?이건 그냥 동현이를 꼭두각시로 만들 작정이다.왜, 이참에 호텔 주인 이름까지 바꾸지?정말 저들 머리에서 나온 생각답다."재무직? 너 여기 한달 수입만 얼마인지 알아? 오늘 먹은 이 한끼가 얼마인지나 알아? 알려줄게. 이 한끼가 2억원어치야. 이곳 한달 수입만 2000억이야. 너희들 능력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아?"현영의 말이 끝나자,모든 사람들이 수저를 멈췄다.다들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밥 한끼에 2억?말도 안돼!"누나...방금 뭐라고? 우리가 뭘 얼마나 먹었다고?"현욱이 음식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2억원어치 먹었다고."다들 말문이 막혀 잠잠해졌다.충격이 가신 뒤,춘영이 말했다."여기 한달에 그렇게나 많이 벌어? 기집애 보는 눈은 있어서. 그럼 더 돌아갈 수 없지. 한평생 고생만 했는데, 이제 좀 누릴 거 누려야 하지 않겠어?"철용이 거기에 보탰다."돈이 그렇게 많으면 현욱이 집이랑 차정도는 껌이겠네. 빨리 사서 쟤 결혼시켜."현영은 어이가 없었다. 어쩜 다들 저리 뻔뻔할가.이런 집안에서 태어난 자신이 참으로 불쌍했다.그래도 가족들이라 최대한 도울 수 있을만큼 돕고 싶었다.그러나 지금은, 그냥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 다 꼴도 보기 싫다."먼저 드세요. 저 나갔다 올게요."현영은 말을 마치고 일어났다.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하다.그녀는 지금까지 그들의 짜고 친 고스톱에 놀아났다.아등바등거리며 모았던 돈은 도박 빚을 갚는 데 탕진했다.오늘 저들의 요구를 들어줬다면 내일은 더 많은 걸 요구할 것이다. 저들은 영원히 만족할 줄 모르고, 감사할 줄도 모른다. 오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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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현욱 일행은 식사를 하고난 뒤, 웨이터를 따라 대표 사무실로 올라갔다."형부! 우리 누나는요?"현욱이 물었다."잠깐만요, 형부라고 부르지 마요. 저와 현영 씨는 직장 상사와 직원 관계예요. 선을 넘은 적이 없어요. 게다가 전 아직 대학생이라구요! 이 나이에 형부라니." 동현이 말했다.일행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이상했다. 아까 밥 먹을 때는 아무말도 없더니, 왜 이제와서 형부라고 부르지 말라는 걸까?"저기... 대표님, 우리 누나는요?"현욱이 다시 입을 열었다."현영 씨는 떠났어요. 여러분들도 식사 마치셨으면 집으로 돌아가요."동현이 대답했다."떠났다구요? 그럼 우리가 찾으러 갈게요!""제 뜻은, 호텔을 떠난 게 아니라 강성을 떠났다구요. 보세요, 이건 현영 씨 사직서예요. "동현은 말을 마치고 현욱에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사직했다고?일행들은 심장이 덜컹했다. 어딘가 잘못됐다!현욱이 받아 보니, 진짜 현영이 쓴 사직서였다."임 대표님, 우리 누나 왜 사직한 거예요?""뭐랄까. 아마 현영 씨 생각에는, 여기서 계속 일하면 댁들이 계속 찾아올 것 같은데, 그렇다고 댁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는 없어서 떠난 거 같아요.""그럼 우리 누나 어디 갔는데요?""모르죠. 대학교 룸메이트 찾으러 간다고 한 것 같은데요?"춘영이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현영에게 전화 걸었다."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sorry..."망했다...완전 망했어!춘영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흥! 너 이자식 그 기집애랑 짜고 우리 놀리는 거지? 두고 봐, 오늘 걔 얼굴 못 보면, 우리도 여기서 안 나가!"철용은 화가 나 씩씩 대며 소리쳤다."어르신,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죠! 제가 현영 씨를 내쫓은 것도 아니고, 당신들 때문에 도망간 거잖아요. 전 아무 잘못도 없는데, 여기서 억지 부리시면 안 됩니다.""에이 몰라! 그 기집애 불러 와, 아니면 여기서 한 발자국도 안 움직여! 어차피 맛있는 것도 많은데."철용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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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미영의 부모는 미영을 데리고 나가려 했다.괜히 철용의 장단에 맞춰주다가 잡혀갈 일 있는가?"미영아!"현욱이 소리쳤다.미영이 가련한 눈빛으로 현욱을 돌아보았다."저런 놈한테 무슨 미련을 가져? 아까운 기회였는데, 괜히 조현영을 몰아가서 일을 이지경으로 만들어놓고. 가진 것도 없는 주제에 언제 집을 사고 차를 사? 가자, 쟤랑은 끝내고 엄마가 더 좋은 사람 소개시켜 줄게."미영의 엄마가 현욱을 보며 쏘아붙였다.현욱 일가는 한순간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한 기분이었다.철용과 춘영 또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현영이 연락처까지 바꿨으니 이젠 찾을 방도조차 없다.게다가 몇 년째 현영이 매달 보내는 돈만 축내느라 일도 안했다.동네사람들 모두 그들을 부러워했다. 딸 하나 잘 키운 덕에 놀고 먹으며 지낼 수 있어서. 헌데 지금은 돈줄이 끊겼으니 어쩌지?다시 예전처럼 아침저녁으로 뼈 빠지게 일해야 하나?동네사람들 얼굴은 또 어떻게 마주한담?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두 내외는 후회막심했다.그냥 가만히 집에나 있을 걸!하루종일 고스톱이나 치고 동네 한 바퀴 돌면 얼마나 좋아.다 조현욱 저자식 때문이다.현욱만 아니였다면, 그들 부부는 지금쯤 한가하게 집에 드러누워 있을 것이다.하지만 현재, 그들은 빈털터리가 되었다.늙은 부부는 자신들이 어려서부터 현영에게 저지른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오직 현욱의 꼬드김에 넘어가 여기까지 온 사실만 후회하고 있었다.물론, 그들의 생각도 틀린 건 아니다. 잠자코 집에만 있었더라면 현영은 계속 매달마다 돈을 부쳤을 것이다.동현은 쇼파에 앉아 눈앞에서 펼쳐진 쇼를 감상했다.사실 그들에게 돈을 얼마간 쥐어줘도 괜찮았다. 설사 터무니 없는 금액을 요구해도 그는 줄 재력이 있었다.그런데 주고 싶지 않았다.이런 가족 밑에서 바르게 자란 현영이 놀랍고 존경스러웠다.현영은 몸매와 얼굴, 어느것 하나 강남대학의 삼대여신에 꿀리지 않았다. 오히려 성숙함이 추가돼 남자들에게 유혹적인 대상이었다. 이건 그도 인정하는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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