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숲공원 정상까지 이르렀다.불빛이 반짝이는 야경을 보며 두 사람 모두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을 받았다.“동현 오빠, 고마워요!”육승연이 갑자기 말했다.“아니야, 나랑 네 오빠는 친구 사이기도 하고, 네 할아버지도 날 도와주셨어.”“그건 별개라고요, 나는 오빠한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어요.”임동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한동안의 침묵이 흐른 뒤.임동현이 입을 열었다.“승연아, 사실 나...”하지만 육승연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동현 오빠, 오빠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요.”“알고 있다고?”“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듣기 싫어요.”임동현은 말문이 막혔다.또 한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임동현이 말했다.“그래도 너한테 똑바로 얘기하는 게 좋겠어.”“그럼 얘기해요.”이번에 육승연은 그의 말을 거부하지 않았다.임동현이 생각을 정리하고는 말했다.“승연아, 사실 나 여자친구 있어.”“그럴 줄 알았어요!”육승연이 임동현을 보더니 눈물을 머금으며 말했다.“승연아, 넌 아직 어려. 난 네가 곤경에 처해있을 때 구해줬을 뿐이야. 그래서 나랑 있으면 안정감을 느끼고 나한테 고마움을 느끼는 거야.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야. 이제 좀 더 커서 다른 훌륭한 남자애들을 만나면 바로 나 잊어버릴걸?”“동현 오빠!”“왜?”“저를 안 좋아해도 돼요. 하지만 제가 오빠 좋아한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하지 말아요.”“승연아, 넌 아직 어려서 좋아하는 감정이 어떤 건지 모르는 거야.”“저는 낮에도 저녁에도, 밥 먹을 때도 잠잘 때도 온통 오빠 생각뿐이에요. 뭘 하나 오빠가 떠올라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고요. 제가 오빠를 좋아하는 게 아니면 왜 온통 오빠 생각뿐일까요?”육승연이 눈물을 꾹 참은 채 임동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임동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신방급 수호자와 사투를 벌이는 것보다도 육승연을 마주하는 것이 더 두려웠다.“하지만... 승연아, 오빠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어. 우린 고
최신 업데이트 : 2023-06-1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