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대체로 해결되고 나자,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되었다. 하지혜는 임동현도 함께 제왕성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바쁜 사람을 자신의 욕심으로 잡아둘 수는 없었다.“동현 님, 바쁜 일이 끝나면 꼭 제왕성으로 오셔야 해요.”하지혜는 애틋한 표정으로 임동현을 바라봤다.“네, 전하. 조만간 꼭 갈게요.”하지혜의 표정을 보고 난 임동현은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했다. 하지혜가 자신을 좋아하는 와중에 찾아가는 것은 스스로 그물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다른 사람이 보기에 하지혜의 호감을 얻은 임동현은 천운이 얻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작 임동현은 그녀의 호감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 지구에 아직 정리하지 못한 관계가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국의 공주는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자칫하다가는 귀찮은 일만 더해질 수도 있었다.“그럼 저는 이만... 동현 님, 진희 씨, 제가 제왕성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요. 만약 저를 만나러 오지 않는다면 제가 직접 찾아갈 거예요.”하지혜가 작은 목소리로 위협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임동현과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그래서 임동현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다.하지혜는 유진희와 달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임동현을 따를 수 없었다. 제국의 공주라는 신분이 포기하고 싶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가 억지를 부린다면 아바마마, 어마마마, 그리고 오라버니들이 상상할 수도 없을 절망에 휩싸일 것이다.하지혜는 가족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서 임동현이 제왕성에 오기만을 간절하게 바랐다. 그녀는 제국의 열아홉째 공주로서 유진희를 부러워할 날이 다 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 자유를 이토록 갈망하게 될 줄도 몰랐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이번에도 몰래 나왔다가 위험한 일을 당한 거잖아요. 제가 무조건 찾아갈 테니까, 이제 제발 위험한 일을 하지 말아요.”임동현이 황급히 설득했다. 그는 하지혜가 번번이 가출하는 책임을 자신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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