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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사람들은 제왕성에 질린 하지혜가 황제 몰래 밖으로 나갔다가 위험에 처하고는 임동현의 도움을 받았겠다고 예상했다. 이토록 넓은 은하계에서 왜 하필 임동현이 하지혜와 마주쳤는지, 사람들은 부럽고 질투 날 따름이었다.배상에 관해 잠깐 고민하던 임동현은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탐험을 즐기는 현상금 헌터는 저마다 수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일단 보물을 요구하고 사적으로 높은 값을 지급하면 꽤 많은 리치 포인트를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시에 하지혜의 귀에 들어가지 않게 구체적인 가격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면, 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입을 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번 기회에 돈을 써서 리치 포인트를 모은다면 바로 계주급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때가 되면 그는 은하계의 거물로 계씨 가문의 창시자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확실히 좋은 방법이야.’속으로 결정을 내린 임동현은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여러분은 현상금 헌터 중의 정예로 다 미지의 구역을 탐험한 적 있죠?”각 팀의 팀장은 임동현의 질문 의도가 이해 안 되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부 팀장이 먼저 대답했다.“현상금 헌터는 제국의 손발로서 지명 수배자를 쫓을 뿐만 아니라, 가끔 스카이 괴물을 사냥하기도 합니다. 동현 님이 말씀하신 미지 구역도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즐겨 가고는 합니다.”“제가 희귀한 물건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요. 미지의 구역을 탐험하다가 얻은 물건이 있다면 저한테 팔아줘요. 섭섭지 않은 보수를 줄 테니까요.”임동현의 말을 들은 팀장들은 전부 한시름 놓았다. 그들은 임동현이 어려운 일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느라 보수에 관한 것은 자동으로 생략해 버렸다. 제국의 열아홉째 공주가 직접 명한 일에 보수를 받을 용기도 없고 말이다.팀장들은 저마다 미지의 구역에서 얻은 쓸모없는 물건들이 있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은 본 적 없는 물건으로 대충 상황을 모면할 생각이었다.“희귀한 물건이라면 아주 많이 있습니다. 동현 님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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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일이 대체로 해결되고 나자,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되었다. 하지혜는 임동현도 함께 제왕성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바쁜 사람을 자신의 욕심으로 잡아둘 수는 없었다.“동현 님, 바쁜 일이 끝나면 꼭 제왕성으로 오셔야 해요.”하지혜는 애틋한 표정으로 임동현을 바라봤다.“네, 전하. 조만간 꼭 갈게요.”하지혜의 표정을 보고 난 임동현은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했다. 하지혜가 자신을 좋아하는 와중에 찾아가는 것은 스스로 그물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다른 사람이 보기에 하지혜의 호감을 얻은 임동현은 천운이 얻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작 임동현은 그녀의 호감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 지구에 아직 정리하지 못한 관계가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국의 공주는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자칫하다가는 귀찮은 일만 더해질 수도 있었다.“그럼 저는 이만... 동현 님, 진희 씨, 제가 제왕성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요. 만약 저를 만나러 오지 않는다면 제가 직접 찾아갈 거예요.”하지혜가 작은 목소리로 위협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임동현과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그래서 임동현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다.하지혜는 유진희와 달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임동현을 따를 수 없었다. 제국의 공주라는 신분이 포기하고 싶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가 억지를 부린다면 아바마마, 어마마마, 그리고 오라버니들이 상상할 수도 없을 절망에 휩싸일 것이다.하지혜는 가족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서 임동현이 제왕성에 오기만을 간절하게 바랐다. 그녀는 제국의 열아홉째 공주로서 유진희를 부러워할 날이 다 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 자유를 이토록 갈망하게 될 줄도 몰랐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이번에도 몰래 나왔다가 위험한 일을 당한 거잖아요. 제가 무조건 찾아갈 테니까, 이제 제발 위험한 일을 하지 말아요.”임동현이 황급히 설득했다. 그는 하지혜가 번번이 가출하는 책임을 자신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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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이제 모든 현상금 헌터가 임동현의 얼굴을 기억했다. 그들은 앞으로 우연히라도 임동현을 만나면 공손하게 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혜가 임동현을 대하는 태도로 봤을 때, 미래 제국의 부마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았기 때문이다. 황제가 하지혜를 아끼는 정도로 봤을 때,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절대 반대를 할 리가 없었다.임동현은 현상금 헌터가 하나둘씩 떠나는 것을 보고 있다가 몸을 돌려 유진희에게 말했다.“진희 씨, 저희도 이만 가죠.”“좋아요.”팔각신함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블루성으로 향하기 시작했다....블루성은 제역 변두리에 있는 행성으로 지구와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었다. 블루성에는 10여 개의 세력이 동시에 존재하는데 유씨 가문도 그중 하나에 속했다. 비록 서열 10위 안에도 들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들은 풍요롭다고 하지 못할 작은 땅만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도 유진희의 명성 덕분에 겨우 얻은 땅이었다.예전의 유씨 가문은 블루성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세력이라고 볼 수 있었다. 밑바닥에서 탈출한 지금은 전보다 훨씬 나아진 것이었다. 유진희 덕분에 서열은 낮지만 아무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위치에 있기도 하고 말이다.유진희는 은하계 4대 선녀 중 한 명으로 수많은 거물과 알고 지낸다. 혹시라도 어느 거물이 그녀를 위해 나서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 불루성 모든 세력이 품고 있는 걱정이다. 제역 변두리의 행성에서 지내는 그들은 중심 지역의 세력에 비해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 그래서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유씨 가문을 피해 가기 위해 노력하고는 한다.이러한 상황에서 유씨 가문의 기초가 조금이라도 단단했더라면 진작에 궐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초가 약했던 탓에 그들은 유진희가 거물에게 시집가서 도움받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때가 되면 블루성 제일 세력이 되어 행성 전체를 다스릴 수도 있었다.이것은 유씨 가문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들은 유진희가 시집가는 날, 그리고 자신들이 블루성을 통제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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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둘째야, 너한테 맡긴 일은 어떻게 됐지? 누가 우리 가문을 노리는지 알아봤나?”유홍도는 둘째 유홍위에게 물었다. 그러자 유홍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답했다.“형님. 제가 조사한 바로는 함씨 가문의 짓입니다.”‘뭐라?’‘함씨 가문?’유홍위의 말을 들은 가문의 핵심 임원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어떤 임원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함씨 가문은 블루성 제일 가문으로 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유씨 가문을 억제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유씨 가문의 성장세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함씨 가문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게다가 유씨 가문은 다른 세력을 건드리지 않도록 최대한 겸손하게 지내왔다. 그래서 사적인 원한이 존재할 리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유씨 가문의 핵심 임원들은 전부 이해가 안 되는 표정이었다.“함씨 가문의 짓인 게 확실해?”유홍도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그는 도무지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게 진짜 함씨 가문의 짓이라면 앞으로 꽤 귀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유씨 가문의 실력으로는 함씨 가문을 상대로 가장 기본적인 반항도 하지 못한다. 오직 유진희가 외래 세력의 도움을 청해야만 약간의 희망이 있었다. 함씨 가문은 블루성 제일 가문으로 3분의 1에 달하는 자원과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외래 세력이 아닌 한 감히 그들을 건드리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네, 확실합니다.”유홍위가 답했다. 만약 확신이 없었다면 그는 애초에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도 수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이 정보를 얻어왔다.유홍위의 답을 들은 유홍도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젠장... 진짜 함씨 가문의 짓이라면 우리는 이제 어떡하지?’“형님, 제가 책임지고 진희에게 소식을 알리겠습니다. 제역에서 많은 거물을 알고 있는 아이이니 무조건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저희끼리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유홍빈이 말했다.“맞습니다, 가주님! 얼른 아가씨한테 소식을 알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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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그러한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어 있다 보면 자기 몸 하나 지키기도 어려웠다. 혹시라도 어느 거물에게 겁탈이라도 당한다면 순결을 잃고 결혼이 어려워지겠지만, 유진희는 아직도 맞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형님, 어찌 됐듯 이번 일은 꼭 진희한테 알려야 합니다. 진희가 도와줄 수 없다고 해도 탓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정 안되면 원래 저택으로 돌아가 귀농 생활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요.”유홍위가 말했다.“맞습니다, 형님. 진희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블루성으로 돌아와 갑자기 가문이 망한 사실을 알게 되는 게 더 충격적일 것입니다. 그리고 함씨 가문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블루성 안에서만 국한되어 있을 뿐, 어쩌면 진희한테 해결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유홍성도 입을 보탰다.“하아... 너희들 뜻은 알겠지만, 진희의 성격으로 가문에 문제가 생긴 걸 알게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와주려 할 것이란 말이다. 진희는 이미 우리 가문을 위해 많은 희생을 했어. 나는 진희가 마지막 희망까지 가문에 바치는 건 아니라고 봐. 무슨 뜻인지 알겠나?”유홍도는 가문의 핵심 임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유씨 가문의 가주이기 전에 유진희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가 가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가문의 핵심 임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도 물론 유홍도의 뜻을 알고 있다. 유씨 가문을 구하기 위해서는 거물을 데려와야 하는데, 쉽게 부탁을 들어 줄 거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유씨 가문에는 대가를 치를 만한 능력도 없어서 전부 유진희에게 맡겨야 하는데, 지금으로서 거물이 원할 대가는 그녀의 몸밖에 없었다.유홍도는 유진희의 아버지로서 절대 이런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유진희가 이런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두지도 않을 것이다. 그는 유진희가 보다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모두가 유홍도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유씨 가문 중의 소수는 유진희도 여자로서 언젠간 시집을 가야 하니, 이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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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천모성.염천호는 임동현의 소식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임동현이 제국의 지명 수배자가 된 것, 그리고 현상금 헌터에게 쫓기게 된 것은 다 그가 복수를 하기 위한 계략이었다.어릴 적부터 형 염명호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온 염천호는 질투심이 아주 강했다. 그래서 자신보다 강한 사람이 있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임동현은 그보다 강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존중할 줄도 모른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막무가내로 유진희를 데리고 천모성을 떠났으니, 복수를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염천호는 임동현이 제역 변두리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로부터는 현상금 헌터에게 잡혀 제국 군대에 넘겨졌다는 소식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임동현을 지키고 있는 세력이 누구인지, 또 어떻게 그를 구해낼 것인지 아주 궁금했다. 하지만 그가 기다리고 있는 소식은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염천호는 슬슬 조급해 났다. 이때 아버지 염훈이 무섭도록 차가운 말 한마디를 전했다.「당장 집으로 돌아와.」염천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그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사방에 수소문했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 그는 답을 알기 전에 제역으로 돌아갈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명령을 어길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이를 악물고 출발했다.하지혜에 관한 일은 염천호가 수소문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수백만 현상금 헌터가 목격한 일이기는 하지만 고귀한 신분의 공주를 상대로 함부로 입을 놀리는 사람은 없었다. 이게 바로 제국의 힘이자 황실의 힘이었다.은하 제국이 천조를 멸한 후, 은하계는 줄곧 하씨 가문의 수중에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끝에 그들은 지배적 위치는 단단히 굳히게 되었고, 하씨 가문에 관한 소식이라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함부로 발설하지 못하게 되었다.이게 바로 염천호가 아무것도 수소문해 내지 못한 이유이다. 그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목숨을 걸고 발설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염천호희 아버지인 염훈도 집으로 돌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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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같은 시각, 임동현과 유진희는 기쁜 표정으로 블루성을 향해 가고 있었다.임동현이 기쁜 이유는 이번 기회에 돈을 써서 리치 포인트를 모아 계주급으로 돌파해 계씨 가문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있었다. 수백만 현상금 헌터 중 100분의 1만 물건을 보내도 만개는 족히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알아볼 필요도 없었다. 그저 이를 핑계로 돈만 쓰면 되었다. 개당 100억쯤 쓴다고 가정하면 총 100만 억이나 되었다.유진희가 기쁜 이유는 앞으로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임동현만 따르면 된다는 것에 있었다. 임동현은 다른 거물과 달리 자유분방했다. 그래서 혹시라도 심기를 거스르지는 않을까 시도 때도 없이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이 통제받지 않는 것은 물론, 임동현을 상대로는 시답잖은 장난도 칠 수 있었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인간관계에 유진희는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유진희의 아버지 유홍도는 줄곧 그녀가 빨리 결혼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평생이 걸린 일을 빨리 선택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남편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류성주가 그런 짓을 했으니, 다른 후보에 대한 불신도 강하게 자리 잡았다. 유진희의 눈에 남자란 그녀의 몸만 원하는 존재일 뿐, 진짜로 사랑해 주고 아껴주는 건 판타지 같은 소리였다. 선택을 잘못했다가는 버림받는 것은 일순간의 일이었다.유진희는 임동현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탐욕 하나 없는 맑은 눈빛도 매력적이었다. 그는 강한 실력에 대비해 격식을 차리지 않았다. 게다가 두 명의 선녀와 함께 있는 과정에서도 욕망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오죽하면 하지혜마저 홀딱 반해버렸겠는가?바보가 아닌 한 하지혜가 임동현에 대한 마음을 보아내지 못할 리가 없었다. 유진희는 임동현을 두고 하지혜와 다툴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시녀처럼 임동현의 곁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안전이 보장되는 동시에 마음마저 편하니, 이 얼마나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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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잠깐 침묵하고 있던 유진희는 금방 정신 차리고 소개하기 시작했다.“동현 님, 앞에 보이는 행성이 바로 저희 유씨 가문이 살고 있는 블루성이에요. 어때요? 너무 아름답죠? 이곳에서 정착해도 전혀 후회 없을 거예요. 제가 책임지고 구경시켜 드릴게요.”유진희는 임동현과 함께 있을 때만 말로 형용 못 할 자유로움을 느꼈다. 만약 상대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녀는 이런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확실히 아름답네요. 앞으로 며칠 동안은 유씨 가문에 신세 져야겠어요.”“신세라니요. 동현 님을 모실 수 있는 건 가문의 영광이에요. 다른 분들도 무조건 환영할 거예요.”“그렇게 말하지 마요, 진희 씨. 저희는 친구잖아요. 앞으로는 동현 님이라고 부르지도 마요. 가족분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그냥 동현이라고 불러줘요.”“안 돼요! 저... 그러면... 동현 씨라도 부를게요.”유진희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녀는 도무지 임동현의 이름을 부를 용기가 없었다. 이는 하지혜도 받지 못한 대우이기 때문에 황실에 도전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그래요.”임동현은 유진희가 난감해하는 것을 보아내고 한발 물러났다. 외계인은 지구인보다 계급 구분이 훨씬 엄격했다.“동현 씨는 저한테 말을 낮추면 안 돼요? 언제까지 존댓말을 할 거예요?”“낮추기는요. 남들처럼 선녀님이라고 안 하는 거로 충분하지 않아요?”“그래도요... 동현 씨가 가족처럼 진희야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어요.”“저희는 친구이지 가족이 아니잖아요.”“친구도 마찬가지예요!”“가족들이 오해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무슨 오해요?”“저희 둘의 관계에 대해서요.”“저희가 어떤 관계인데요?”“거야 당연히 친구죠.”“그럼 진희야라고 불러봐요.”“그건...”“하하하!”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팔각신함은 빠르게 블루성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유씨 가문의 인도하에 그들의 영역에 착륙할 준비를 했다.한 차례의 위기를 겪은 유씨 가문은 원래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헐값으로 가업을 줄이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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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얼마 전 한 거물이 함씨 가문에 연락이 와서는 유씨 가문을 상대할 것을 요구했다. 함씨 가문은 깊은 고민에 잠겼다. 유진희는 은하계 4대 선녀 중 한 명으로 넓은 인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씨 가문과 척지는 것은 그들에게 아무런 이익도 없었다. 하지만 거물의 정체를 알게 된 후에는 바로 공격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거물은 제국군 내부에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과 알고 지낼 수 있다면 함씨 가문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함씨 가문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블루성을 완전히 장악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른 세력이 원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손을 잡고 그들에게 대항할 수 있었다. 어떤 가문은 벌써 뜻을 보이기도 했다.이러한 상황에서 거물이 요구한 일만 제대로 해낸다면 그를 믿고 불루성을 완전히 장악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유씨 가문은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유진희에게 아무리 대단한 인맥이 있다고 해도 그들이 알고 있는 거물을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쨌거나 유진희는 노리개일 뿐이니 말이다.함씨 가문은 또 거물이 유씨 가문을 노리게 된 것은 분명히 유진희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다. 블루성에서 한 발짝도 나간 적 없는 유씨 가문이 모두가 우러러보는 거물을 건드렸을 리는 없었다. 덕분에 함씨 가문은 더 대담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쯤에서 포기해요. 그리고 유씨 가문의 사정은 저희가 알 바가 아닙니다. 저희도 명령으로 움직일 뿐이니까요.”함씨 가문의 가주 함장우가 말했다.“함 가주님,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탓하려면 유씨 가문을 이렇게 만든 그분을 탓하세요. 저희 같은 집행자가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함 가주님...!”“쓸데없는 말은 여기까지 하죠. 유씨 가문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첫 번째, 순순히 따라가기. 두 번째, 맞고 따라가기. 참고로 두 번째는 여러분의 안위를 보장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선택하세요.”함장우가 귀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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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함 가주님, 이들은 확실히 저희 가문과 상관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부디 자비를 베풀어 보내주십시오. 저희 유씨 일가는 순순히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유홍도가 말했다.“이건 유 가주님이 상관없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만약 이들 중에 직계 자손이 숨어 있다면 책임은 저희가 지게 됩니다. 이곳에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함씨 저택의 감옥으로 와야 합니다. 그다음 어떻게 할지는 그분의 결정을 기다려야겠지요.”“안 돼요! 싫어요! 저는 유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고용인일 뿐이에요. 저는 감옥에 가지 않을래요. 제발 나가게 해줘요.”한 사람이 큰 소리로 말했다. 함씨 가문의 감옥은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곳은 블루성에서도 악명이 자자한 출구 없는 지옥이었다.“저도 유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없어요. 저도 가지 않을래요.”유씨 가문은 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이 틈을 타서 도망가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흑각함의 감시를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쾅쾅쾅!“아악...!”흑각함에서 나온 에너지 포는 순식간에 도망자들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렇게 수백 명의 도망자가 희생된 후에야 유씨 가문의 하인들은 입을 다물었다. 피비린내 나는 교훈이 바로 눈앞에 있었으니 말이다.유홍도 등은 눈이 빨개진 채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유씨 가문의 직계, 방계, 그리고 하인까지 합해서 천여 명은 희생되었다. 속상하기는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계속 도망가지 왜 멈춰? 이제야 너희들의 처지를 인지한 거야? 이게 바로 도망자의 최후야. 뭐, 살아남았다고 해서 나을 건 없지만.”기세등등한 젊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함씨 가문의 젊은이인 듯하다.“집안사람 관리를 제대로 해야지요. 안 그러면 저희도 봐주지 않을 겁니다.”함장우가 말했다.“오늘 일은 잘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받은 대로 되돌려 주지요.”유홍도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하하하! 저를 위협할 생각을 다 하니, 아무래도 제가 너무 친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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