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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1화

하지만 원유희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했다. 그리고 원유희의 생활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것 같았다. 뭔가 예전과 다른 것 같으면서도 본질적으로 같은 것 같고, 아무튼 형용하기 어려웠다. 원유희는 최대한 무시하고 자신에게 느슨한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애들은 집에서 엄마와 이틀 동안 있다가 학교로 갔다. 원유희는 혼자 거리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원유희가 길가의 커피숍에 앉아 커피를 마실 때 맞은편에 사람이 앉은 것 같아 고개를 들어보니 김명화가 웃으며 자기를 보고 있었다. “상태 좋아 보이네. 아이들 만났어?” “네. 아이들은 오늘 학교에 갔어요.” “아이들도 즐거웠겠다.” 김명화가 말했다. 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이 즐거우면 나도 즐거워.’ “언제 떠날 거야?” 김명화가 물었다. 김명화가 알고 싶은 건 원유희가 떠나는 시간이 아니라 원유희와 김신걸의 관계였다. “아이들이 내가 간다는 말만 하면 반응이 커서 좀 더 있으려고요.” 원유희가 말했다. 김명화의 눈빛에 이상한 빛이 스치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래야지. 그런데 김신걸 곁에 있는 여자 봤어?” 원유희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 “나와 상관없어요.” “김신걸이 그 여자 때문에 너에게 잘 대하지 않을까 봐 물어본 거야.” “난 세 쌍둥이의 엄마예요. 아이들을 보아서라도 그렇게 까진 하지 않을 거예요.” “정말 아이들 때문이야?” 김명화는 탐구적인 눈빛으로 원유희를 바라보았다. “그럼요.” 김명화와 헤어진 후 원유희는 예전부터 고민했던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떠나지 않는다고 해도 어전원에선 나와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집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원유희는 엄마의 별장으로 가서 아이들이 하교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별장을 나갔다.하지만 나가자마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눈에 띄는 롤스로이스가 눈앞에 있었고 김신걸이 차에서 내려 날카롭고 깊은 검은 눈동자로 원유희를 바라보았다. 김신걸이 이쪽으로 다가와서 원유희 앞에 서자 늘씬한 몸매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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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2화

원유희가 우울하게 창 밖을 보고 있을 때 공기 중의 위험을 느꼈다. 이어 김신걸이 원유희의 곁으로 가더니 그녀를 누르고 키스를 했다. “너…… 윽!” 원유희는 갑자기 김신걸에게 키스를 당해 숨이 멎을 것 같았다. 호흡기에 온통 김신걸의 기운으로 파고들었다. 원유희는 손으로 김신걸을 밀쳤지만 김신걸의 튼튼한 가슴에 닿자 팔이 나른해졌다. “김신걸…… 우…….” 원유희는 말을 하자마자 다시 키스를 당했다. 한참을 키스하고서야 원유희를 놓아주었다. 김신걸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키스 때문에 표정이 황홀해진 원유희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달다.” 왠지 원유희가 조금만 경계심을 놓으면 김신걸이 야수가 되어 덮칠 것 같았다. “너…… 내 몸에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원유희는 화가 나서 몽롱한 눈으로 김신걸을 째려보며 말했다. “약속을 어기면 나 지금이라도 떠날 거야.” 김신걸은 원유희를 안고 있던 손이 경직되더니 바로 원유희를 놓고 말했다. “안 건드릴 게.” 말을 마친 김신걸은 바로 멀리 떨어졌다. 원유희의 빨갛게 부어오른 입술이 아니었다면 방금 아무 일도 없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담담했다. 원유희는 자리에 앉아 옷을 정리했다. “한입으로 두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한 번만 더 이러면 난 당장 떠날 거야. 농담 아니야.” “어디 가려고?” 김신걸은 원유희의 말에 화가 났지만 평정심을 유지했다. “그건 말해줄 수 없어.” 원유희는 안 좋은 말투로 대답했다. 누구든지 이렇게 강제로 키스를 당하면 기분 나쁠 것이었다. 게다가 원유희는 이 방면에서 더욱 예민했다. 김신걸은 아랫입술에 묻은 액체를 핥고 더 이상 원유희에게 묻지 않고 검은 눈동자로 원유희의 차가운 얼굴을 쳐다보았다. 김신걸은 원유희가 오후에 누구를 만났는지 알고 있었다. ‘원유희가 제성에 온 지 며칠 되지 않아 김명화와 마주쳤어. 이건 불정상이야.’핸드폰이 진동하자 김신걸이 꺼내서 보았다. 문자내용은 고건이 보내온 김명화와 원유희가 같은 비행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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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3화

김신걸에게 전화를 한 사람은 바로 임지효였다. 김신걸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은 입지효는 자신의 행동에 후회하기 시작했다. “고건 씨는 협의가 종료되었다고 했어요. 하지만 난 이해할 수 없어요. 혹시 내 생일에 당신을 귀찮게 해서 그런 건가요? 그런 거면 사과할게요.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면 안 돼요? 앞으로는 말 잘 들을게요.” “너 선 넘었어.” 김신걸은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전 이미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네 사랑 따위 필요 없어. 나한테 전화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 김신걸은 전화를 끊었다. 임지효는 끊긴 전화를 바라보며 속상했다. 지난 2 년 동안 임지효는 이미 김신걸을 자신의 목표, 마음속의 신으로 여기고 살았다. ‘가족들도 모두 나에게 돈 많고 권세 있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이제 어떡하지? 김신걸이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닐 텐데. 무엇보다도 난 이미 김신걸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저녁, 다섯 식구는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 일요일에 바다로 가요?” 조한이 격분돼서 물었다. “나 바다 갈리요!” “엄마, 바다 가도 돼요?” 세 쌍둥이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원유희를 바라보았다. ‘아이들이 바다로 가는 거 엄청 기대하고 있었나 봐.’ 원유희는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김신걸도 원유희의 대답을 기다리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아이들 앞에서 거절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이러는 거잖아. 이건 협박이나 다름없어.’ “그래.” 원유희는 결국 승낙했다. 세 쌍둥이는 기뻐서 환호했다. 유담은 의자에서 내려와 엄마의 품으로 달려들어 애교를 부렸다. 원유희는 유담의 말랑말랑하고 작은 몸을 안고 강제로 바다로 끌려가는 거긴 하지만 이 순간만은 만족한다고 생각했다. 김신걸은 말을 하지 않고 깊고 검은 눈동자로 고개를 숙이고 웃는 원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일어나 원유희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혀 원유희에게 접근했다. 원유희의 심장이 빨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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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4화

원유희는 학교 앞에서 밀당하는 건 좀 보기 싫은 것 같아서 순순히 차에 탔다. 원유희가 차에 오른 후 김신걸도 뒤따라 오르더니 롤스로이스는 학교 앞을 떠났다. 구석에 숨어있던 임지효는 롤스로이스가 사라질 때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방금 그 여자…… 원유희야?’ 임지효는 감히 김신걸에게 전화를 걸지 못해 혼자 어떻게 된 건지, 김신걸이 왜 갑자기 자신이 필요 없다고 하는 건지 조사하려고 했다. ‘그게 원유희 때문이었구나. 그런데 예전에 원유희가 죽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내가 사람을 보내 바다에 가서 건져보았는데 시체조차 찾지 못했어. 설마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만약 원유희가 죽었다면 방금 그 여자는 누구지?’ 임지효는 자신의 얼굴이 생각나서 추측했다. ‘설마 저 여자도 원유희 따라 성형한 건가? 방금 잘 보진 못했지만 확실히 원유희와 닮았어. 내가 가서 잘 알아봐야겠어.’ 원유희는 처음엔 주의하지 않았는데 정신 차려보니 차가 이상한 노선으로 가고 있었다. “이건 별장으로 가는 길이 아니잖아.” 원유희는 감정을 억누르고 말했다. “널 데리고 갈 곳이 있어.” “나 안가. 내려줘.” “유희야, 너도 그곳을 좋아할 거야.” 원유희는 김신걸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치자 입을 오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내가 꼭 좋아할 거라고 확신하는 거지? 내가 제성으로 돌아온 건 아이들 때문이지 뭔가 특별히 좋아하는 게 있어서가 아니라고.’ “곧 도착해.” 김신걸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하듯 말했다. 원유희는 창 밖을 내다보며 생각했다. ‘기왕 왔으니 무엇인지 구경이나 하지 뭐! 김신걸이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건지도 보고!’하지만 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내 경계심은 예전과 달라 바로 알아챌 텐데 거의 다 와서야 노선이 잘못되었다는 걸 발견하다니.’ 원유희는 안색이 어두웠다. ‘김신걸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서 창 밖의 환경변화를 소홀히 했나 봐. 이건 너무 나쁜 경험이야.’ 차가 목적지와 점점 가까워지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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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5화

“몇 개월인데? 일할 수 있어?” “이제 4 개월이에요. 당연히 일할 수 있죠.” 원유희는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몰랐다. 회사도 그대로였고 예전 직원들도 그대로였다. “원 대표님, 김 대표님, 사무실 가시려는 거예요? 제가 커피 타드릴까요?” 해비서가 물었다. “응.” 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무실에 들어간 후 해비서는 재빨리 커피 두 잔을 가져와 탁자 위에 놓고 나갔다. 원유희는 익숙한 사무실을 보고 물었다. “이게 바로 네가 보여주겠다는 거야?” “넌 예전처럼 이 회사를 관리하고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여긴 원해 내 것이었어. 애초에 김신걸이 빼앗아간 거고. 이제 와서 뭐 하자는 거지? 회사를 돌려주고 용서를 구하고 보상을 받겠다는 거야? 당시 텅 빈 회사를 보는 내 기분이 어땠는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 정말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지.’ “그럼 피노키오는?” 원유희가 물었다. 김신걸의 검은 동공이 약간 흔들리더니 말을 하지 않았다. 원유희는 김신걸을 보며 말했다. “나 때문에 표씨 가문의 학교를 망친 것이니 그것도 돌려줄 수 있겠어?” 김신걸은 안색이 차가워지더니 압박적인 공기가 사람을 당황하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입을 열었다. “그렇게 할게.” 원유희는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의외, 놀라움과 동시에 전방에 위험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신걸은 원유희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조건이 있어?” 원유희는 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를 보며 물었다. “내 곁으로 돌아와. 실질적으로.” 원유희는 김신걸이 손해를 볼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고분고분 승낙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김신걸, 너도 그건 비현실적이라는 걸 알잖아.” 김신걸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너도 표원식을 위해 말할 때 내가 얼마나 불쾌할지 알 텐데? 너만 승낙하면 난 모든 걸 다 줄 수 있어.”원유희는 깊은 무력감에 빠져 김신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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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6화

그때도 다섯 식구가 갑판 위에 있었는데 김신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얼굴이 찍혔다. 화면 속은 즐거운 웃음소리와 행복으로 가득 찼다. 촬영사도 대단했고 그땐 확실히 즐거웠었다. 동영상을 다 보자 조한이 손가락으로 밀어 다른 영상이 나왔다. 바닷속에서 찍은 건데 앞부분은 아이들이 있었고 뒷부분은 원유희와 김신걸뿐이었다. 원유희가 산호 위에서 아래로 헤엄치며 김신걸의 품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너무 아름다워 원유희를 넋을 잃게 했다. 세 쌍둥이는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 언제 기대 왔는지 김신걸도 옆에서 보고 있었다. 원유희는 태블릿을 뒤집었다. “아, 엄마, 우리 아직 다 못 봤어요.” 아이들은 투정하며 다시 태블릿을 뒤집었다. 원유희는 거절할 수도 없고 방법이 없어 먼 곳을 보며 말했다. “그만 봐! 바다에 돌고래가 있는데.” “어디?” “어디?” “어디?” 원유희의 말에 세 쌍둥이는 동영상을 잊고 모두 가드레일을 행해 달려가 바다를 보며 돌고래를 찾았다. 멀리서 돌고래가 갑자기 바다 위로 뛰어오르더니 다시 바다로 떨어졌다. 그 장면은 말도 못 하게 웅장했다. 세 쌍둥이는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원유희가 가려고 하는데 김신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없을 때 애들이 집에만 오면 동영상을 보며 널 그리워했어.” “넌 애들에게 사진을 보여주지 말고 방에도 걸어놓지 말았어야 했어. 만약 내가 죽었다면 어쩌려고?” 원유희가 눈앞에 있지만 죽는다는 말은 여전히 김신걸의 마음을 찔러 지옥 변두리로 보낸 것 같았다. 김신걸은 2 년 동안 이렇게 지내왔다. 수시로 지옥에 떨어져 고통받으면서 말이다. “난 네가 살아있을 것 같았어.” 원유희는 이해할 수 없는 눈빛으로 김신걸을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뜻이지? 살아있을 것 같은 거지 살아있다고 확신하는 것도 아니잖아.’ 김신걸은 엄청난 자제력으로 원유희를 품에 안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검은 눈동자는 햇빛 아래에서 더욱 깊어 보여 마치 눈앞의 사람을 몸에 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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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7화

다섯 식구가 별빛 아래에 놓인 탁자 위에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물론 바다에 와서도 해산물은 하나도 없었다. 사실 원유희와 아이들만 해산물을 먹을 수 없지 김신걸은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매번 함께 식사할 때 마치 자기도 해산물을 먹을 수 없는 것처럼 조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 “수영은 언제 배운 거야?” 김신걸은 마치 잡담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단번에 원유희의 정곡을 찔렀다. 그러자 원유희가 대답했다. “작년에 배운 거야.” “어떤 상황이길래 굳이 수영을 배웠어야 했어?” 원유희는 외딴섬에서의 훈련이 생각났다. 거긴 무섭다고 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무서워할수록 죽음으로 몰아붙였고, 도중에 죽어도 그저 탈락된 거라고 생각하고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 ‘거기와 비교하면 김신걸이 나에게 했던 짓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엄마가 수영을 할 줄 아니까 이제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어요.” 유담이 말했다. 원유희는 유담을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얼른 먹어.” 아이들이 낮에 노느라 너무 지쳐서 밤에 일찍 잠이 들었다. 원유희는 김신걸과의 접촉을 피면 하기 위해 일찍 방으로 돌아갔다. 창 밖의 해역은 잘 보이지 않고 요트의 불빛이 비친 가까운 곳만 볼 수 있었다. 리모컨을 누르자 커튼이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원유희는 몸을 돌려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반쯤 씻었을 때 배가 살짝 흔들렸다. 원유희는 잠깐 멍해졌다가 생각했다. ‘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보다.’ 바다에서는 약간의 파도가 밀려와도 배에서 느낄 수 있다. 샤워를 마친 원유희는 욕실에서 나와 방에 서 있는 남자를 보자 몸이 굳어버렸다. 원유희가 나오자 김신걸의 시선은 원유희에게 쏠렸다. 방금 샤워를 한 원유희는 불그스름한 얼굴에 잠옷의 허리띠는 가는 허리를 졸라매고 있었다.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는 더욱 깊어져 마치 수시로 달려들 것 같이 위험했다. 경각성이 높은 원유희는 공기 속의 위험을 느끼고 심장박동이 혼란해졌지만 애써 침착한 말투로 물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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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8화

원유희를 안고 있던 남자의 팔은 원유희를 몸속으로 비벼 넣을 것처럼 조였다. 평소라면 원유희는 진작에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겠지만 지금은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한 방울의 눈물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김신걸이 운다고?’ 원유희의 기억 속에 김신걸은 포악하고 지독한 남자였다. 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이 눈물과 피를 흘리게 할 뿐 본인이 우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유희야, 나 너무 보고 싶어. 네가 돌아온 지 며칠이나 되었는데도 여전히 네가 보고 싶어. 어떡하지……?” 김신걸은 눈으로 보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독점하려는 마음이 너무나도 강렬해 통제력을 잃을 정도였다. “김신걸, 넌 왜 항상…….” ‘내가 분명히 몸에 손대지 말라고 했는데 왜 계속 이러는 거야?’ “알아, 알아.” 김신걸은 목소리가 쉬고 눈시울이 빨개졌다. “날 불쌍히 여긴다고 생각하면 안 돼?” 원유희는 어쩔 수 없이 눈을 감았다. ‘왜 굳이 이래야 되는데? 밖에 있는 여자가 만족시키지 못해서 그러는 건가?’ 원유희는 자신이 김신걸 마음속에서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과거 원유희에 대한 상처, 그리고 짐승처럼 대했던 기억은 아직도 선명했다. ‘그게 어딜 봐서 좋아하는 거야? 그런데 난 왜 김신걸을 밀어내지 못하는 걸까?’ 원유희는 차라리 김신걸이 예전처럼 자신을 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자신도 좀 더 모질게 김신걸을 대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의 김신걸은 몸은 여전히 튼튼한데 예전의 포악함은 사라지고 갈망뿐이었다. “늦었으니 방으로 돌아가서 쉬어…….” 너무 오래 안겨있어서 원유희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김신걸이 원유희를 놓아주자 원유희는 김신걸의 안색과 눈을 보니 이미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일찍 자. 무서우면 나한테 전화하고.” 김신걸이 당부했다. 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김신걸은 원유희의 이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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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9화

원유희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앉아서 김신걸과 마주 앉아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이렇게 늦게 먹으면 점심은 언제 먹지?’ “오전에 깊은 곳에 가서 잠수할 거야.” 김신걸이 말했다. 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깊은 곳에서 잠수하는 건 소모가 커서 12시 전에 틀림없이 배고플 거야.’ 김신걸은 원유희의 안색을 보더니 어젯밤에 잘 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신걸은 돌아간 후 아주 늦게 잠이 들었고 아침에도 일찍 깼다. 김신걸의 머릿속엔 온통 원유희뿐이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지금의 원유희는 경각성이 높아서 내가 방에 들어오기만 해도 깬다. 대체 무슨 일을 겪었길래 이렇게 변한 걸까?’ 추측만으로도 김신걸은 마음이 아팠다. ‘언젠가는 내가 조사해 낼 거야.’ 식사하고 있을 때 김신걸의 손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원유희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로 물러났다. 반응이 매우 민첩했다. 앞으로 뻗은 손이 잠깐 멈추자 원유희는 자신의 반응이 과분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방금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손이 다가와서 놀랐어.” 김신걸은 경직된 손을 거두고 말했다. “너 얼굴에 크림 묻었어.” 원유희가 옆에 있는 티슈로 닦자 정말로 크림이 묻었다. “그럼 말하지 그랬어. 나 혼자 닦으면 돼.” 원유희가 말했다. “응.” 김신걸은 깊고 예리해서 마치 영혼을 파고들 것 같은 눈빛으로 원유희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분명히 함께 있는데 왠지 중간에 천산만수가 있는 것 같았다. 원유희는 김신걸을 알고 싶지도 않고 김신걸에게 간파당하기도 싫었다. 김신걸도 더 이상 원유희를 강요하지 않고 요트에서 즐겁게 원유희와 아이들이랑 놀았다. ‘적어도 살아있다는 걸 알았고 지금 내 눈앞에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 오전에 깊은 잠수를 할 때도 예진과 비슷했다. 바다 밑의 세계는 진실하고 아름다웠다.유일하게 다른 점은, 이젠 원유희가 혼자 바닷속에 있어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두렵지 않으면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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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0화

차가운 입술과 뜨거운 혀가 교체되어 마치 피가 몸에서 서서히 소생하는 느낌이었다. 원유희가 김신걸을 밀어내자마자 김신걸에게 의해 다시 밀착되었다. 김신걸은 더욱 흉악하게 키스를 했다. 마치 바닷속의 괴물처럼 원유희를 뱃속으로 삼키려는 것 같았다. 바다에서 올라가 동영상을 볼 때 김신걸과 껴안고 있는 사진을 보았는데 촬영사가 바다에서 빛을 발해서 사진이 화보같이 나왔다. “너무 예뻐요!” 유담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얼굴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예요!” 조한이 어른스럽게 말했다. “맞아요!” 상우도 찬성했다. 두 아들에게 칭찬받으니 원유희는 쑥스러워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신걸도 말했다. ‘맞아, 네들 엄마가 제일 예뻐!’원유희는 눈빛이 흔들리더니 입술을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끊임없이 동영상과 사진을 뒤적거리자 원유희는 속으로 김신걸과 키스하는 사진이 나올까 봐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다행히 끝까지 키스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원유희는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 세 쌍둥이는 낮잠을 잤다. 원유희도 방으로 돌아가 낮잠을 자려는데 노크소리가 들려와 문을 열어보니 문밖에는 김신걸이었다. ‘김신걸이 노크를 다 하다니, 오래 살고 볼 일 일세. 예전엔 방이든 욕실이든 불쑥불쑥 잘만 들어오더구먼.’ “일 있어?” “응.” 김신걸이 일이 있다고 하자 원유희도 더 이상 문 앞에 막아설 이유가 없어서 몸을 옆으로 비켜 김신걸을 들여보냈다. 방문이 닫히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왠지 두 사람이 한 공간에만 있으면 가슴이 설레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야?” “이리 와.” 김신걸은 침대 옆에 앉아서 노트북을 켰다. “뭐 보여줄 거 있어.” 원유희는 김신걸이 자신의 침대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며 자기 침대에 앉은 것처럼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김신걸은 원유희가 걸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자 고개를 들어 검은 눈동자로 원유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서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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