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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Chapter 1261 - Chapter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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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1화

선홍색의 혈흔은 마치 대동맥을 피부에 찍은 것 같았다. “이틀 후에 내가 널 염씨 저택에 데려다줄게.” 엄혜정은 눈을 부릅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눈에 눈물이 가득 차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다. “육성현, 네가 어떻게…….” “조영순의 수양딸이 되었으니 아무래도 정을 쌓아야겠지. 며칠만 거기 있으면 내가 다시 데리러 갈게. 응?” 육성현의 목소리는 화가 난 아이를 달래는 것 같이 부드러웠다. 엄혜정은 이를 악물고 증오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육성현, 너 가서 죽어! 죽으라고!!” “걱정 마, 죽어도 널 끌고 함께 지옥에 갈 거니까!” 육성현은 말하면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며 물어뜯었다. “윽!” 엄혜정은 머리가 저리도록 아파와 힘껏 발버둥 쳤다. 하지만 육성현은 사냥물의 치명적인 부위를 물어서 평온해지게 만드는 실성한 짐승 같았다. 엄혜정은 욕실에 서서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화려하고 정교한 옷차림. 하지만 입술은 부어있었고 얼굴부터 목까지 온통 핏자국으로 뒤틀려 지옥에서 기어 나온 귀신처럼 보였다. 엄혜정은 마치 경기를 일으킨 것처럼 당황해서 물로 자신의 얼굴, 목, 손을 씻고 또 씻었다. 하지만 아무리 씻어도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아아아아악!!” 엄혜정은 자신의 목이 다치든 말든 필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작은 거울 뒤의 감시 카메라를 뜯었다. 그것도 모자라 침실로 달려가 카메라를 찾다가 선이 이어진 곳은 모두 뜯었다. 카메라를 세 개밖에 뜯지 않았을 뿐인데 엄혜정은 온몸의 힘이 다 소모된 것 같아 옆의 카펫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눈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감시카메라를 뜯은 걸 육성현이 알아도 상관없어. 난 남은 게 이 천한 목숨뿐이라 무서울 게 없으니까…….’ 감시카메라가 파괴되었는데 육성현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후, 육성현의 수하가 차를 몰고 와서 말했다. “육 대표님이 염씨 저택에 데려주라고 합니다.” 엄혜정은 그들의 힘에 못 이겨 차에 올라탔다. 차는 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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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누가 왔어요?” 방금 일어난 염정은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러자 채 아주머니가 말했다. “모르겠어요. 잘못 찾아온 건지.” 염정은은 엄혜정을 보더니 자신이 엄혜정보다 지위가 높은 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지적하듯 말했다. “엄혜정? 그런데 오면 왔지, 우리 집 거실을 이렇게 더럽히면 어떡해?” “둘째 부인께서 집안이 어지러워지는 걸 가장 싫어하는데, 이걸 보시면 화내실 거예요.” 채 아주머니가 말했다. “엄혜정, 만회할 기회를 줄 테니. 바닥을 깨끗하게 닦아.” 염정은은 가정부에게 명령하듯 엄혜정에게 말했다. 그는 엄혜정이 대답하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 것을 보고 물었다. “왜? 하기 싫어? 너 염씨 가문의 사람이 되겠다며? 우리 숙모가 널 그렇게 좋아하는데 이것도 못해? 네가 안 하면 내가 사람 시켜서 널 꾹 눌러서 하라고 할 거야.” 염정은은 말을 마치고 허리를 비틀며 갔다. 채아주머니는 손에 들고 있던 대야와 걸레를 바닥에 놓고 말했다. “얼른 해! 너 설마 호강하려고 여기 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엄혜정은 육성현 때문에 모욕당하러 온 거지 복을 누리러 온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녀가 모욕을 당하지 않는다면 육성현이 만족스러워하지 않을 거니까……. 그녀는 머릿속으로 생각한 후 몸을 웅크려 걸레로 바닥의 물을 닦기 시작했다. “깨끗이 닦아, 깨끗하지 않으면 내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 닦아.” 채아주머니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감히 우리 아가씨를 괴롭히다니, 거울을 봐, 네까짓게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엄혜정은 채아주머니라는 사람이 염씨 저택에서 지위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오늘 여기 온다는 걸 염씨 저택의 사람들이 모를 리 없어. 일부러 내 앞에서 연기해서 위세를 떨치려는 것뿐이야.’ “여기에도 있잖아! 눈이 머리 위에 달렸니?” 채아주머니는 발로 바닥을 찍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발로 엄혜정의 손가락을 밟았다. “아…….” 엄혜정은 아파서 얼굴색이 변했다. 그녀가 손가락을 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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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염군은 밖에서 접대가 있기 때문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식탁의 주인은 조영순과 염정은뿐이었다. 조영순이 말했다. “음식이 다 나왔으니 앉아서 먹자!” 자기한테 말한다는 걸 알아챈 엄혜정은 다소 의외였지만 거절했다. “감사합니다. 저는 좀 늦게 먹을게요.” 그녀는 진작부터 가정부노릇하러 온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로 손님대접받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앉으라면 앉아, 우리 숙모의 말을 무시하는 거야?” 염정은이 그녀를 무시하며 말했다. 그녀는 육성현이 대체 엄혜정의 어디를 좋아하는지 알 수 없었다. 엄혜정은 의자에 앉았다. 다른 가정부들이 그녀에게 그릇과 젓가락을 가져다주었다. “감사합니다.” 염정은은 엄혜정이 고맙다고 하자 얼굴에 경멸의 기색을 드러냈다. ‘가정부에게 고맙다니, 누가 천하다는 걸 모를까 봐 그러나.’ 엄혜정이 음식을 한 젓가락 먹자마자 조영순이 말했다. “내일부터 하루 세 끼는 모두 네가 책임져.” 엄혜정은 멍해졌다. “나 혼자요?” “그럼 뭐 밥 먹이려고 데리고 온 줄 알아?” 조영순이 되물었다. 엄혜정은 침묵했다. ‘당분간은 참자. 때가 되면 바로 여기에서 나가 세인시를 떠나면 되니까.’ 그리고 식사할 때 엄혜정은 조영순과 염정은의 대화를 통해 염민우가 본업에 집중하지 않고 미녀와 데이트하러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쩐지 안 보이더라니. 하긴, 염민우가 내가 여기서 가정부노릇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서로가 난처해지겠지? 그러니까 안 나타나는 게 더 나은 것일 수도 있어. 그리고 육성현이 날 계속 여기 있게 하지 않을 거야. 굴욕을 다 받고 나면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가 자유를 박탈당해야 하거든.’엄혜정은 다음 날부터 하루 세끼를 책임졌다. 아침에 염군은 엄혜정이 가정부의 일을 하는 걸 보고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결국 말을 하지 않았다. 엄혜정은 염씨 저택에서 하루 세끼만 책임지는 게 아니라 다른 잡다한 일도 해야 했다. 그래서 하루가 끝나면 엄혜정은 지쳐 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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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감히 말대꾸를 하다니, 넌 네가 아가씨 대접받으러 왔다고 생각하니?” 채아주머니는 가늘고 긴 줄로 엄혜정의 등을 향해 힘껏 때렸다. “아! 윽!” 엄혜정은 참지 못하고 그 가늘고 긴 줄을 잡고 빼앗았다. 채아주머니는 그녀가 감히 반항할 줄은 생각지도 못해 말하면서 앞으로 나가 빼앗으려 했다. “내놔!” 그러자 엄혜정은 그를 힘껏 밀쳤다. “아이고!” 채아주머니는 뒤로 넘어져 하늘을 찌르는 소리로 고함지르기 시작했다. “얘들아, 이 계집애가 감히 나에게 손찌검을 하다니, 본때를 보여줘!” 소리가 커지니, 다른 가정부들이 바로 달려왔다. 누군가가 채아주머니를 일으켜 세웠다. “저 년을 묶어서 방에 가두어놓고 밥 주지 마!” 채아주머니는 엄혜정을 가리키며 마귀할멈같이 이를 갈며 소리쳤다. 사람을 죽여야만 화가 풀릴 것 같았다. 엄혜정은 그녀에게 다가오는 두 가정부를 보고 손에 가늘고 긴 줄을 꽉 쥐었다. ‘만약 그들이 감히 날 건드린다면 이걸로 때리고 여기를 떠날 거야.’ “무슨 일인데 이렇게 시끄러워?” 주방 입구에서 듣기 좋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온 염민우가 주방으로 들어왔다. 가정부들은 소리를 듣고 누군지 알아채고 황급히 한쪽으로 물러섰다. 염민우는 엄혜정을 보고 멍해졌다. “엄혜정? 네가 왜 여기 있어?” 엄혜정은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녀는 오히려 염민우가 와서 위기를 전환시켜 반격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소란 피워서 조영순과 염정은 귀에 들어가면 그녀는 좋은 결과가 없을 테니까. 염민우는 주방에 있는 가정부들의 자세를 보자마자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문제는 엄혜정이 왜 여기에 있느냐는 것이었다. 엄혜정이 말하기도 전에 채아주머니가 먼저 고발했다. “도련님, 엄혜정이 날 밀쳐서 바닥에 넘어졌어요. 정말 허리가 나갈 것 같아요!” “네가 먼저 이거로 날 때렸잖아.” 엄혜정은 손을 들어 가늘고 긴 줄을 보여 주었다.“네가 그릇을 깨뜨리고 말대꾸를 했으니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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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엄혜정은 샤워를 한 후 잠이 오지 않아 밖으로 산책하러 나갔다. 샤워할 때 그녀는 등 위의 상처를 발견했다. 채아주머니가 여성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일해서 그런지 손 힘이 엄청 셌다. 상처가 부어올라 피부가 다 까여 옷이 위에 닿기만 해도 쓰리고 아팠다. 그녀가 어깨 부분의 옷깃을 아래로 당겨 상처가 심한지 보려고 할 때 염민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쳤어요? 엄중해요?” 엄혜정은 염민우라는 것을 보고 일어섰다. “별일 없어요.” 염민우는 걸어가서 그녀의 옷깃을 아래로 당겼다. “내가 좀 볼게요.” “잠깐만…….” 엄혜정은 놀라서 말했다. ‘얘 왜 직접 손을 대고 그래? 남녀사이에 이러면 안 되는데!’ 엄혜정이 헐렁한 상의를 입어서 염민우가 손으로 당기자 옷이 어깨뼈까지 내려갔다. “아…….” 엄혜정은 앞의 옷깃이 목을 조여와 입을 벌렸다. 엄혜정의 어깨뼈는 살아있는 나비처럼 아름다웠다. 깨끗한 피부에 가늘고 긴 상처 네 줄이 벌겋게 나 있었다. “약을 발라야 해요.” 염민우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잘생긴 얼굴에 불쾌함이 스쳐 지나갔다. ‘채아주머니가 너무 했잖아.’ 그가 손을 떼려고 할 때 어깨뼈의 붉은 모반이 그의 눈빛을 변하게 했다. 그것은 상처보다 더 진하고 핏빛을 띠고 있는 손톱만 한 초승달 모반이었다. 다 봤냐고 물어보려고 할 때 염민우가 손가락으로 만지는 것을 느낀 엄혜정은 깜짝 놀라 자신의 옷을 앞으로 잡아당겼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약간 이상해서 물었다. “왜 그래요?” 염민우는 바로 표정을 거두었다. “아니에요, 내가 연고를 가져다 발라줄게요.” 염민우는 말한 후 하인에게 소염약을 가져오라고 분부했다. “고마워요.” 엄혜정이 말했다. 염민우는 복도에 서서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무심한 듯 물었다. “혜정 씨가 빈민가에서 자란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엄혜정은 자신이 빈민가에서 자랐다고 해서 열등감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네 맞아요.”그리고 다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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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갑작스러운 말에 염민우는 계단을 잘못 디뎌 하마터면 잘생긴 얼굴이 땅에 닿을 뻔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참 사람 놀라게 하네요!” “…….” 엄혜정은 어쩔 수 없이 객실로 따라갔다. 가정부가 가서 그녀 등뒤의 상처를 닦아주었다. 이때 염민우는 복도를 왔다 갔다 하며 몹시 조급해 보였다. ‘왜 엄혜정의 등에 핏빛 초승달 모양의 모반이 있을까?’ 그는 자신의 친누나도 등에 핏빛 초승달 모반이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건 조영순이 알려준 것이었다. 조영순은 항상 등에 핏빛 초승달 모반만 있으면 그의 친누나라고 말했다. ‘그럼 엄혜정 등에 있는 건…… 그냥 우연인 걸까? 하지만 이런 모반은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닐 텐데.’ 이때 조영순 부부는 아직 밖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염민우는 잠시도 기다릴 수 없어 염씨 가문의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 도착해서 곧장 조영순 사장의 사무실로 갔다. 조영순은 안에서 사람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염민우가 무모하게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 “넌 노크할 줄…… 아!” 조영순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머리카락이 염민우에게 잡아당겨 아파서 눈살을 찌푸렸다. “염민우, 너 뭐 하는 짓이야?” 염민우는 손에 있는 네 가닥의 머리카락을 보고 쫄아서 말했다. “엄마, 미안해. 좀 많이 뽑혔어. 난 먼저 갈게, 회의마저 하세요.”그는 말한 뒤 쏜살같이 나갔다. 조영순은 자신의 아들에 대해 어쩔 수가 없었다. 분명히 훌륭한데 노는 것밖에 모르니. 그녀는 방금 염민우의 행동을 장난이라고 여기고 계속 회의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늦었으니 엄혜정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등에 시원한 연고를 발랐더니 붓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핸드폰을 침대 머리맡에 놓았는데 아무 소식이 없었다. 엄혜정은 아무리 힘들어도 육성현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이 그녀가 용서를 빌고 복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엄혜정은 알고 있었다. 용서를 빌어도 육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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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그리고 넌 집이 없냐? 왜 맨날 여기 와서 사는데?” 염민우는 사람을 내쫓는 말투로 말했다. 염정은은 그의 말에 얼굴이 파래졌다. “염민우, 넌 누가 네 가족인지 몰라? 내가 숙모한테 말해서 널 혼내라고 할 거야!” “지금 가서 말해. 내가 경고하는데, 누구든지 감히 엄혜정을 건드리면 나와 맞서는 거야!” 염민우는 염정은이 눈에 거슬린 지 오래여서, 이럴 때일수록 더욱 그녀를 봐주지 않았다. “너 정말 빈민가 여자 때문에 나한테 이러는 거야?” 염정은은 다시 한번 물었다. 옆에 서 있던 엄혜정은 가정부의 방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염민우가 반박하기도 귀찮다는 말투로 말했다. “내가 장난하는 것 같아?” 이때 조영순이 손에 한정판 명품백을 들고 돌아왔다. 그녀는 돌아오자마자 이 광경을 보았다. 염정은은 자기편이 생긴 것처럼 앞으로 나가 울며 하소연했다. “숙모, 민우를 좀 보세요. 계속 엄혜정을 객실에 묵으라고 하잖아요. 우리가 손님으로 초대한 것도 아닌데!” 채아주머니도 옆에서 부채질했다. “엄혜정이 오전에 일을 하다가 그릇을 떨어뜨렸는데 벌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객실에 와서 묵게 되었어요. 도대체 무슨 수단으로 도련님의 마음을 홀렸는지.” 염민우는 예리한 눈빛으로 채아주머니를 째려보았다. 그러자 채아주머니는 뒤로 움츠러들었다. 조영순은 자신의 아들을 흘겨보더니 엄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엄혜정, 너 나가.” “안돼!” 염민우는 다시 엄혜정을 잡아당겼다. 이때 엄혜정조차도 그가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했다. ‘얘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이러면 내가 난처해지는데!’ “너 그만해!” 조영순이 화를 냈다. “엄마, 나 할 말이 있어.” 염민우는 조영순과 단 둘이 할 말이 있다는 뜻이었다. “무슨 말인데 나도 들을 수 없어?” 염정은이 의심했다. “넌 왜 어디에나 다 참견이냐?” 염민우는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너…….” 염정은은 화가 나서 말이 안 나왔다.“화내지 마, 내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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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조영순은 넋이 나가서 온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염군은 돌아와서 아내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관심 섞인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의사 부를까?” 조영순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잠깐 휴식하면 돼.” “내일은 집에서 하루 쉬어! 무리하지 말고.” 조영순은 마음속의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분명히 아닐 거라고, 아니니까 당연히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초승달 모반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틀림없이 우연일 거야.’ 밤에 잠을 이루지 못 한 조영순이 방에서 나와 객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야등을 약간 밝게 해서 잠든 엄혜정을 보았다. 조영순은 다가가서 조용한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이게 정말 내가 20여 년동안 찾아 헤매던 딸일까…….’ 그녀는 손을 뻗어 엄혜정의 옷깃을 뒤로 당겼다. 그러자 먼저 맞은 붉은 자국이 눈에 들어오더니 어깨뼈가 보였다. 작은 핏빛 초승달 모양의 모반이 눈에 들어왔고, 놀란 조영순은 소리를 지를까 봐 얼른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는 몸이 나른해져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침대 위의 사람은 깊게 잠이 들어 방에서 발생한 일을 몰랐다. 조영순은 황급히 방을 나가 가드레일에 기댔다. 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핏빛 초승달 모반으로 가득 찼고, 눈빛은 넋이 나가 있었다. 염민우의 말을 들을 때와 직접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애초에 딸을 찾기 위해 조영순은 여자아이를 볼 때마다 옷깃을 당겨 어깨뼈에 초승달 모반이 있는지 보려고 했다. 칼로 남의 등에 새기려 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렇게 그리워하던 초승달 모반이 엄혜정에게 나타나다니. 대체 왜?’ “엄마.” 염민우가 다가왔다. 조영순은 아들을 보고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정말…… 네 누나일까?” “나도 확실하지 않아. 그래서 낮에 친자감별 하려고 엄마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거야.” 염민우가 말했다. “내일 결과가 나오면 엄혜정이 내 친누나인지 알 수 있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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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염민우는 반박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의사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조영순은 다시 깨어났다. 그녀는 온몸이 무너지는 것 같고 눈물이 계속 흘러내려 호흡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영순아, 너 어디가 아픈 거야? 대체 왜 그래?” 염군은 긴장해서 그녀를 안고 등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민우가 너 화나게 한 거야? 이따가 내가 혼내줄게!” 염민우는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조영순은 말을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도대체 왜 그래?” 아무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군은 더 급해졌다. 그는 종이를 쥐고 있는 조영순의 손이 계속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의심스러워 종기를 가져가 친자감별 결과를 보았다. 다만 엄혜정과 조영순의 이름을 보고 오른쪽 하단의 감정 결과를 본 그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이…… 이게 뭐야?” 조영순은 슬픔과 기쁨에 잠겨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염민우가 대신 말했다. “이건 엄혜정과 엄마의 친자검별 결과야. 아버지, 엄혜정이 내 친누나였어.” “뭐…… 뭐라고?” 염군은 조영순을 놓고 일어섰다. “내가 우연히 엄혜정의 등에 핏빛 초승달 모양의 모반이 있는 걸 봐서 의심스러워서 친자검별을 했던 거야.” 염민우가 지금은 부모보다 냉정했다. 사실 병원에서 보고를 받았을 때 염민우도 발이 나른했었다. 그것은 기쁨이 극에 달한 반응이었다. 염군은 다리에 힘이 풀려 소파 한쪽을 짚고 천천히 앉았다. 그리고는 친자감별 결과를 계속 바라보며 말했다. “이게…… 정말이야? 내 딸이 엄혜정이라고? 우리 달이 드디어 찾은 거야?” 그는 또 조영순을 바라보았다. 조영순은 고통스럽게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엄혜정이 내 딸이라니. 내가…… 내가 그녀에게 무슨 짓을 했는데? 내가 딸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그녀는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힘껏 두드리며 자신을 죽이고 싶었다. 염군은 그녀의 손을 잡고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영순아…….” “엄혜정이 수술대에 얼굴이 창백해서 누워있을 때 내가 아이를 지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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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엄혜정은 염씨 가문의 부부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돌아온 사람이 염민우라고 추측했다. 염민우는 로얄 그룹에서 상당히 자유로워 가든 말든 상관하는 사람이 없었다. 엄혜정은 염민우가 곧장 이쪽으로 오는 것을 보고 입을 열려고 하는데 갑자기 상대방의 단단한 품에 안겨 그녀를 멍하게 했다. ‘이 사람이 무슨 자극을 받았나?’ “괜찮아요?” “괜찮아, 안아줘.” “민우 씨…… 나 좋아하지 않는 거 확실해요?” 엄혜정이 물었다. 염민우는 그녀를 놓고 멋있게 말했다. “그런 셈이지!” “네?” 엄혜정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고, 싫어하면 싫어하는 거지 그런 셈이라니? 무슨 뜻이지?’ 염민우는 엄혜정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눈썹부터 얼굴형, 몸매, 머리카락 한올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감개가 그의 가슴에 가득 찼다. “민우 씨 오늘따라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엄혜정이 말했다. 염민우는 웃으며 말했다. “오전에 집에서 뭐 했어요?” “할 일 없어서 심심해서 그냥 돌아다녔어요.” “심심해요? 그럼 나랑 밥 먹으러 가요.” 염민우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 앞으로 걸어가다 아직 제자리에 서있는 엄혜정을 보며 재촉했다. “안 따라오고 뭐해요?” 엄혜정은 어쩔 수 없이 따라가서 차에 탔다. 채아주머니는 엄혜정이 염민우의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추측했다. ‘두 사람 왜 저렇게 친해 보이지?’ 엄혜정은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경치를 보았다. 이게 그녀가 이곳에 와서 하는 첫 외출이었다. ‘육성현은 내 생활이 그렇게 힘들지 않을 줄은 생각도 못하겠지? 만약 그가 알게 되면 또 무슨 방법을 써서 날 괴롭히려 할지 몰라.’ 엄혜정이 시선을 돌려보니 염민우가 아직도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보다간 내 얼굴에 꽃 피겠어요.” 엄혜정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혜정 씨, 혹시 우리 엄마가 미워요?” 염민우가 물었다. 엄혜정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즉각 대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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