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얘기해주는 거 듣고 싶어요.”“자고, 밥 먹고, 푸딩이랑 산책하고, 여기에 앉아서 멍때렸어요. 됐어요?”“나쁘진 않아요.”엄혜정은 일어났고 더 이상 육성현이랑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육성현은 엄혜정의 뒤를 따라 걸었고 뒷모습마저 씩씩거리는 엄혜정을 보자 마음이 간질거렸다.‘염정은 처럼 시시한 여자보다 훨씬 재밌잖아?’저녁을 먹고 육성현은 엄혜정과 산책했다. 엄혜정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고 완전히 핍박에 못 이겨 한 산책이었다.엄혜정은 이런 행복한 척을 하는 분위기가 싫었다. 그저 끊임없이 확장해 가는 악몽처럼 느꼈고 경계가 부단히 확장되어 출구조차 찾을 수 없는 악몽이었다.“하루도 안 쉬네요.”엄혜정은 달라진 육성현이랑 알게 된 후부터, 육성현은 일에 대해서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고 별로 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육성현은 일벌레야.”엄혜정은 전의 당신은 정오까지 자고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이 결혼한 후의 일상이라고 생각하자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괜히 자신이 아직도 잊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봐서였다.“당신이 이제 아이를 낳으면 당신이랑 같이 여행 가려고 해요.”육성현은 엄혜정을 엄청나게 아끼는 듯한 말투로 말했고 엄혜정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엄혜정은 육성현의 아이를 낳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리고 육성현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염씨 집안에서 이미 이 아이의 존재를 알아버렸고 갖은 방법과 수단을 생각해서 이 아이를 제거하려고 했다.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육성현은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한번 보더니 전화를 받았다.“말해.”“형님, 너무 오랫동안 안 오시는 거 아니에요? 오늘 소군이 생일인데 한번 오셔야죠?”최광영은 저쪽에서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었다.육성현은 엄혜정을 쳐다보았다."이 자식아, 알았어.”엄혜정은 육성현이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도 묻지 않았다.“광영 그 자식이 전화인데, 가서 한번 보자고 하네요.”“그럼 가봐요.”‘요즘 참아서 엄청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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