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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예전에는 자기 몸에 손을 대거나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감당할 수 없는 벌을 내렸다.‘아무것도 없네?’원유희는 김신걸의 마음을 종잡을 수 없었다.“애들은요??”원유희는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서재에서 대표님이 준 숙제를 하고 있어요! 대표님이 학교는 아직 건설 중인데 준공된 후에 아이들은 꼭 대표님 요구에 도달해야 한다고 했어요.”원유희는 서재로 갔다.문을 열자 세 어린이가 김신걸 테이블 옆에 앉아 책을 읽고 글씨를 쓰는 것을 보았는데, 꽤 진지했다.세 아이는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즐거워했다.“엄마!”원유희는 걸어갔다.“뭐 쓰고 있어?”원유희는 세 아이가 초등학교의 교과서를 보고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상우 앞에는 심지어 더 고난도 문제가 놓여 있었다.원유희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영리하고 똑똑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겨우 두 살 남짓한 아이에게 급히 뭐 가르쳐주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김신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얼마 동안 했어?”“엄청 오래 했어요!”“낮잠 자고 일어난 후부터 쭉 했어요!”조한이랑 유담이가 연이어 말했다.“아빠가 임무를 다 못하면 못 논다고 했어요!”상우가 일러바쳤고 원유희는 아름다운 미간을 불쾌하게 찌푸렸다.‘김신걸 지금 화풀이하는 거야? 요구가 높다고 한들 이건 너무했잖아?’“자, 곧 밥 먹을 시간이니까 좀 쉬어.”원유희가 말했다.“아싸!”세쌍둥이는 짧은 다리로 의자에서 뛰어 내려와 원유희에게 달려갔다. 조한이는 원유희의 다리에 매달렸고 상우는 원유희의 다리를 안고 있었고 유담이는 원유희의 손을 잡았다.원유희는 웃으며 말했다.“엄마 못 걸겠어.”“걸을 수 있어요!”조한이가 말했다.원유희는 어쩔 수 없이 다리를 움직여 나갔다. 저녁을 먹고 원유희는 아이들이랑 함께 놀다가 피곤하여 한쪽에 앉아 그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았다.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은 계속 조용한 상태였고 원유희의 가슴은 시큰거렸다.‘김신걸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회사 일이 바쁜 거야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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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언젠간 마주해야 할 일이었다당시 텔레비전에 원유희랑 표원식이 껴안고 있는 모습이 송출되었고 원유희가 생각해도 그건 확실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지금 화를 내면 윤설만 이득 보는 거잖아?’원유희는 알아차린 후 자신이 정말 한시도 앉을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사모님, 나가시게요?”“네, 금방 돌아올 거예요.”원유희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임민은 로비에 서서 원유희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고 원유희가 무엇을 하러 가는지 알 수 있었다.원유희는 드래곤 그룹에 가자마자 대표실로 향했다. 하지만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김신걸은 없었고 휴게실에도 없었다.“사모님, 대표님 찾으세요?”야근하던 직원이 열린 문으로 들어왔다.“대표님 안 계세요?”“7시 때 떠나셨어요.”‘7시? 지금 벌써 10시 다 돼가는데?’“어디 갔어요?”“그건 잘 모르겠어요.”원유희는 드래곤 그룹에서 나와 칠흑 같은 밤에 내려온 백옥 구슬처럼 빛나는 가로등을 보고 넋을 잃었다.‘어디 갔을까?’원유희는 차에 올라 핸드폰으로 김신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김신걸은 계속 받지 않았다.‘전화도 안 받아?’그럴수록 원유희의 마음속의 불안은 갈수록 강렬해졌다. 마치 김신걸이 정말 자기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 같았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자주 가는 그 술집을 떠올리고 기사에게 가라고 했다. 지금 원유희는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없다면 다른 클럽에 가서 찾아봐야지, 어딘 가엔 있을 거야.’원유희는 술집에 들어갔는데 그 안에 여러 남녀가 어울려 있었고 분위기는 엄청 야릿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이 시끄러운 가운데 있지 않고 룸안에 있을 거라 생각해 안으로 들어갔다.처음에 왔을 땐 김신걸에게 잡힌 후 핍박하여 왔는데, 그때 김신걸은 자신한테 섹시한 옷을 입히고 남자를 불러 자신한테 모욕을 주려 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은 흘렀고 원유희는 제 발로 이곳에 들어와 김신걸을 찾았다.한칸 씩 줄지어 있는 룸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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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밖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는 윤설의 표정을 변하게 했다.“김신걸 안에 있죠?”윤설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여기까지 찾아와? 진짜 거마리처럼 떼어낼 수 없네!’윤설은 김신걸의 반응 없는 얼굴을 보면서 담대하고 악독한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원유희가 오는 건 나쁜 일이 아닐지도 몰라…….’원유희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순간 앞으로 가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고 온몸이 뻣뻣해졌다.김신걸은 소파에 앉아 얼굴을 아래로 향했고 윤설은 김신걸의 아래쪽에 반쯤 쪼그리고 앉아 키스하고 있다.원유희는 멍하니 바라보다가 가슴이 찢어지고 얼굴이 하얗게 질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원유희의 눈빛은 떨리기 시작했다.김신걸은 입술에 부드러운 뭔가가 닿은 느낌을 받자 바로 눈을 떴고 윤설은 수줍음을 띠고 있는 얼굴로 뒤로 물러났다.“신걸 씨…….”김신걸은 윤설과 따지기도 전에 수상함을 눈치채고 눈썹을 찌푸리고 얼굴을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원유희를 보자 김신걸은 저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계속들 해.”원유희는 몸을 돌려 떠났다.김신걸은 정신을 되찾고 앞으로 나가 원유희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넌 왜 여기에 있어?”원유희는 자기를 잡고 있는 김신걸의 손을 보며 말했다.“네가 계속 안 와서 찾으러 나왔는데 미안해 내가 두 사람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했나 봐.”김신걸은 원유희가 오해한 것을 알고 속에서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나 술을 많이 마셔서…….”원유희는 전혀 듣고 싶지 않았고 들을수록 구역질이 나서 김신걸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걱정하지 마, 앞으로 네가 어디 가든지 네가 집에 오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나에게 해명할 필요 없어.”윤설은 다급하게 앞으로 다가갔다.“유희야, 오해하지 마. 여기서 돌다가 신걸 씨가 여기에 있다고 들었는데 신걸 씨가 기분이 상했는지 술을 많이 마셔 취했더라고. 내가 참지 못하고 내가…… 내가…….”윤설이 해명하면 해명할수록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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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유희야, 말도 안 되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지?”원유희도 자신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도 자신은 김신걸에게 지배받았고 인권 없이 살아왔다.하지만 그래도 원유희는 얘기하고 싶었다.김신걸의 말은 원유희를 더 답답하게 만들었다.“맘대로 해. 어차피 이혼하든 안 하든 차이는 없으니까.”원유희는 얼굴을 한쪽으로 돌리고 시선을 허무하게 한쪽으로 떨어뜨렸다.‘아무런 차이도 없는 거 맞잖아? 어차피 도망갈 수 없는데. 김신걸한테는 더 있으나 마나고.’원유희는 혼인 신고는 세상에서 제일 부질없는 짓이고 윤설 같은 사람한테만 어울렸다고 생각했다.“일어나!”김신걸은 화를 애써 꾹 참고 원유희를 잡아당겨 강제로 침대에서 끌어 내렸다.“놔!”원유희는 격렬한 반응을 보였고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김신걸은 원유희의 손을 놓치고 말았다.“아!”원유희는 뒤로 넘어졌고 뒤통수가 침대장 귀퉁이에 부딪힐 뻔했다. 김신걸은 심장을 조이며 다급하게 앞으로 다가가 원유희의 허리를 안고 품에 안았다.원유희는 호흡이 불안정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러다 정신 차리고 다시 김신걸을 밀어냈다.“나가!”김신걸의 안색은 매우 보기 흉했다.“적당히 해!”원유희는 얼굴에 노기를 띠었다.“내가 윤설이랑 키스하든 다른 여자랑 잠을 자든 넌 다 참아야 해!”김신걸은 이 말을 하고 몸을 돌려 나가면서 문이 쾅 닫았다.원유희는 그곳에 서서 김신걸이 한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고막이 울리었고 가슴이 아파 났다.눈이 시큰거리더니 눈물이 나왔고 원유희는 슬픈 감정을 참으며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았다.원유희는 멍하니 침대 옆에 앉았다.‘그래. 김신걸을 좋아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럴 가치가 없어. 쟤처럼 권력을 쥐고 있는 악랄한 사람에게 마음을 주면 그땐 죽음뿐이야.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원유희는 온 저녁 뒤척이었고 한밤중에 되어서야 가까스로 눈을 감았는데 정말로 자기는 잤는지 잘 몰랐다.계속 비몽사몽이고 얼떨떨한 상황이었다.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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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원유희의 방은 손바닥만 해서 어전원의 욕실보다 작았다. 그래서 문이 열렸을 때 원유희는 거실 테이블에서 나는 음식 냄새를 맡았다.원유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세수를 다 한 후 얼굴을 닦았다. 그리고 김신걸을 무시하고 지나갔다.방에 가서 핸드폰을 가지고 원유희는 바로 가버렸다. 하지만 손이 문에 닿기도 전에 강한 힘에 의해 끌려갔다.원유희는 놀라 소리를 질렀고 김신걸의 튼튼한 가슴에 부딪힐 뻔했다.“밥 먹으라고 했지 가라고 하지 않았어.”김신걸의 표정은 한없이 차가웠고 말투에는 독기가 섞여 있었다.화난 원유희는 김신걸의 손을 뿌리쳤지만 실패했고 원유희의 손을 잡고 있던 김신걸의 손에 오히려 힘이 더 들어갔다.“굳이 날 강요하는 이유가 뭐야? 난 너랑 먹기 싫어. 회사에 가서 먹을 수 있는 걸 왜 너랑 먹겠어? 됐지?”“정도껏 해, 나도 봐주는 데 한계가 있어!”김신걸은 원유희를 억지로 테이블 앞에 앉혔다.원유희는 김신걸보다 힘이 약했고 더 정확히 말하면 반항할 기회조차 없었다. 김신걸이 강요하는 모든 걸 원유희는 억지로 받아들여야 했다.앞에 풍성한 아침이 놓여있었지만 원유희는 조금도 입맛이 없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먹지 않으면 이 집에서 나갈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김신걸이 앉은 후 위협적인 눈빛으로 원유희를 바라봤을 때 원유희는 할 수 없이 젓가락을 들고 아침을 먹었다.김신걸은 억지로 먹기는 했지만 즐겁지 않은 원유희의 표정을 보니 더 짜증이 났다. 밤새 달랬던 초조함과 짜증은 더 심각해지기 시작했고 컨트롤할 수 없게 되었다.“온 밤 화풀이 했으니 분이 풀렸지? 나랑 윤설 사이에 정말 뭐가 있었다면 지금 걔가 내 아내였겠지.”“그럼 이 자리를 내가 걔한테 돌려주면 되겠네.”원유희는 양보도 아니고 주는 것도 아니고 돌려주겠다고 얘기했다. 김신걸의 표정은 굳어졌고 원유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는데 원유희를 찢어버리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다.‘여태껏 어떤 여자도 감히 이렇게 날 거역한 적 없어!’ 이전의 원유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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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롤스로이스는 그곳에 한참 머물렀다. 김신걸이 소리를 내지 않자 기사는 시동을 걸지 않았다. 차 문까지 열려 있는 상태였다. 검은 눈동자가 그 가녀린 뒷모습을 따라 계속 갔는데, 마치 마음도 떠가는 것 같았다.사무실에 돌아온 김신걸은 온몸에서 포악한 기운을 뿜고 있었다. 고건은 조심스럽게 뒤를 따라 업무를 보고했다. 어젯밤에 일어난 일을 그도 알고 있었다.고건은 김신걸을 따라 술집에 갔는데 룸에는 다른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있었고 모두 잘 놀았고 심지어 모델도 불렀다.김신걸은 일반적으로 그런 장소에 갈 필요가 없었다. 부득불 꼭 가야 하는 상황 그리고 김신걸이 기분이 좋지 않은 두 가지 상황을 제외하고 말이다. 고건은 어젯밤은 두 번째 상황인 것 같았다.하지만 한 모델이 기어코 눈치 없이 김신걸에게 술을 따라주려고 했고 김신걸 구두 옆에 넘어졌다. 생각할 필요 없이 김신걸의 주의를 끌기 위한 수단이었다.김신걸은 경호원더러 그 모델을 쫓아내라고 했고 기분이 아닌지 다른 사람들도 다 룸에서 내보냈다. 고건도 남지 않았고 그 후 윤설은 그 틈을 타서 들어갔고 하필 원유희가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다.고건은 회사 일을 계속 말하려고 하다가 김신걸이 파일을 잡고 자신을 향해 던지는 것을 발견했다. 팍하는 소리와 함께 파일은 고건의 얼굴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졌다.고건의 얼굴은 뜨거워졌고 아팠지만 미간도 찡그리지 않았다.“쓸모없는 놈!”김신걸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건은 몸을 떨었지만 여전히 꼿꼿이 서 있었다. 여태껏 김신걸 곁에서 근무하면서 김신걸은 고건한테 이 정도로 큰 화를 낸 적이 없었다.“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고건은 김신걸이랑 같이 술집에 갔는데 취한 김신걸을 혼자 룸에 두었다. 만약 김신걸이 남아있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네가 나한테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지 알기나 해!” 고건은 고개를 숙였고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 지금 김신걸이 위층에서 자기를 던져버릴지라도 고건은 찍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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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윤설은 마치 그녀가 이곳의 사장인 것처럼 원유희의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밥 먹을 기분도 있고, 내가 널 과소평가했네?”“꺼져!”“유희야, 이럴 필요 없잖아? 맞자, 화낼 만도 하지, 나 어제 신걸 씨랑 뜨겁게 보냈잖아.”윤설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너 때문이야. 네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내 뱃속에는 이미 신걸 씨 아이가 생겼을 건데.”어젯밤에 일어난 일은 원유희가 지울 수 없는 악몽이었다. 가슴에 박힌 가시는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괜찮아, 한번이 있으면 두 번이 있을 것이고 내가 신걸 씨 아이를 임신할 때까지 말이야. 네가 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윤설은 기분이 좋은 모양인지 일어서서 원유희 곁을 한 바퀴 돌면서 말했다.“김신걸 아내 자리는 너한테 양보해 줄게. 나 신경 안 써. 어차피 사생아에게도 상속권은 있잖아. 유희야, 네가 나한테서 신걸 씨를 빼앗아 갈 때 내가 느낀 고통을 이해하겠어?”말이 끝나자 윤설은 원유희의 흐리멍덩한 얼굴을 보고 크게 웃으며 훌쩍 떠났다.원유희는 눈을 감고 억지로 마음속의 시큰시큰함과 통증을 눌렀다.‘김신걸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 거야, 안 해, 마음대로 가지라고 해!’원유희는 김신걸을 세쌍둥이의 친부로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고 침착해지려고 애썼다.시간은 곧 5시가 되었다.원유희는 오히려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고, 김신걸을 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저 피하고 싶을 뿐이었다.원유희는 오서진에게 전화를 걸어 새 공장에 함께 가자고 했다. 원유희는 회사에 온 후 아직 가 본 적이 없었다.4시가 넘자 원유희는 회사를 떠났다.5시가 되지 않아 김신걸은 앞당겨 와서 차에서 기다리지 않았고 직접 위층으로 올라갔다.사무실에는 원유희가 없었고 핸드폰도 없었다. 밖에 있던 해소령은 조심스럽게 말했다.“김 대표님, 우리 대표님 지금 나갔어요. 4시 10분쯤에 오 비서랑 같이 새 공장에 갔어요.”해소령의 말이 끝나자 김신걸의 얼굴은 음산하고 무섭게 변했다. 사무실 전체의 온도가 단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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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차에는 오서진만 함께 탔다. 그는 원유희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전에 해소령이 전화로 김 대표님이 매우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나 보다.’ 8시가 다 되어서야 시내에 도착해 식사를 했다. 원유희는 이런 회식이 너무나도 익숙했다. 예전엔 이런 것들 모두 그와 상관없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배워서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행동에 여유가 넘쳤지만 원유희의 주량은 그의 아버지와 비교할 수가 없었다.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원 대표님, 요만큼만 마셨는데 얼굴이 빨개지시면 어떡해요? 아직 아버지와 거리가 머네요.” 말하는 사람은 회사 선배여서 아버지와 연세가 비슷해 이렇게 말해도 별로 불편한 건 없었다. 원유희는 겸손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야 당연하죠. 임공주량과는 더욱 비교할 수 없죠.” “주량은 좋지 않지만 회사관리만큼은 네 아버지보다 뛰어나. 정말 청출어람이야!” 임공이 칭찬하며 말했다. “아버지의 심혈이니 꼭 잘할 거예요” 원유희가 말했다. “자, 원 대표님, 한 잔 더 받으세요!” 옆에 있던 오서진은 원유희가 술에 취할까 봐 일어나서 대신 마셨다. 그 뒤로 원유희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강제로 그녀보고 술 마시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원래 간단한 식사 자리니까.’ 다 먹고 호텔을 나오니 벌써 아홉 시가 넘었다. 원유희는 밤바람을 타고 걷는 발걸음이 붕붕 뜨는 것 같았다. 오서진은 원유희를 부축하며 물었다. “원 대표님, 괜찮으세요?” “괜찮아. 아직 말짱해!” 원유희는 손을 흔들며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동료들이 모두 차를 타고 떠난 후에야 그녀는 차에 올라탔다. 원유희는 오서진이 차에 탈 의사가 없는 것을 보고 그가 스스로 택시를 타려고 하는 것을 알아채고 말했다. “올라와, 내가 바래다줄게. 어차피 급하게 돌아갈 일도 없는데 뭐.” 오서진은 묻고 싶었다. ‘정말이세요? 김 대표님과 싸우신 거 아니세요? 돌아가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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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원유희는 김신걸이 왜 여기에 왔는지 알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거리를 두고 싶을 뿐이었다. 계단을 밟자마자 몸이 가벼워지더니 누군가의 품에 안겼다. 원유희는 마치 순간적으로 자극받은 듯 발버둥 쳤다. “나 건드리지 마! 김신걸, 나 내려줘! 내려달라고!” 김신걸은 못 들은 것처럼 그녀를 강제로 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던져버렸다. “아!” 원유희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더니 밤의 맹수처럼 그녀를 뱃속으로 삼키려 했다. 원유희는 숨이 멈춘 것 같았고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5시에 데리러 간다고 했는데 깜빡했어? 응?” 김신걸은 위험하게 그녀를 둘러쌌다. “우리 회사에 일이 있어서 새 공장에 갔었어.” 원유희는 긴장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유자재로 대처하며 팔을 내밀어 그를 밀었다. “비켜…… 아!” 그녀는 속목이 잡혀 머리 위로 눌렸다. “나는 널 몇 시간이나 기다렸어!” ‘차에서 줄곧 그녀를 기다렸는데, 다른 사람과 밥을 먹으러 가다니!’ “난 아직 밥도 못 먹었는데, 어떡할 거야?’ “아주머니한테 해달라고 할게.” 원유희는 그가 계속 굶고 있었다는 말에 순식간에 화가 가라앉았다. 그녀는 눈앞의 남자가 상대하기 쉽지 않은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김신걸과 강경하게 맞서다가는 몸도 못 추스를 거라는 것도 알았다. “화 풀렸어?” 김신걸은 손등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얼굴을 어루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응, 화 안나.” 원유희가 말했다. 김신걸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그만 일어나 줄래?” 원유희의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 김신걸을 자극했다. ‘이건 화가 난 게 아니라 냉담한 거야.’ 김신걸의 기세가 급변하더니 몸을 내려 그녀에게 강제로 키스했다. “윽! 싫어…….” “건드리면 발버둥 치는 거야? 누가 밖에서 다른 남자와 술 마시라고 했어?” 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음흉하게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이랑 키스했던 입으로 나에게 키스하지 마!” 원유희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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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그녀가 눈물을 흘리려고 할 때 욕실 문이 열렸다. 원유희는 욕실로 들어오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을 보고 놀라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김신걸은 그녀의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다쳤어? 어디 봐봐…….” “오지 마…….” 원유희는 고개를 저으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눈엔 눈물이 글썽이고 있었다. “오지 마…….” 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로 아래를 쳐다보았다. ‘난 그녀를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다만 어제 낮에 마음이 답답했는데 저녁에 원유희가 화를 식혀주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격렬하게 반항해서 화를 주체하지 못해 동작이 좀 심하긴 했지.’ 화를 가라앉힌 후에 그는 바로 후회했다. “내가 잘못했어. 내가 통제하지 못해서 미안해. 그러니까 말 듣고 이리 와, 내가 확인해 보자.” 김신걸은 앞으로 걸어갔다. 원유희는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필요 없어…… 아니…… 아!” 김신걸은 원유희를 강제로 잡아당겨 안고 욕실에서 나와 침대에 놓았다. 원유희는 일어나려 했지만 남자의 힘이 너무 세 전혀 일어날 수가 없었다. 원유희는 김신걸이 송욱을 불러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움츠리고 앉아 이불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그런 모욕감은 그녀로 하여금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송욱은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기세가 강한 김신걸에게 말했다. “김 사장님, 일단 나가주시겠어요?” 김신걸은 잠깐 멍하더니 밖으로 나갔다. 송욱이 물었다. “다쳤어요?” “나에게 연고를 주면 돼, 내가 직접 바를게.” 송욱은 그녀의 마음을 알지만 이해하지 못했다. ‘김신걸이 원유희를 다치게 한 적은 없었는데! 더군다나 원유희는 아직 사모님인데.’ “혹시 그의 심기를 건드렸나요?” “나는 단지 그가 윤설과 키스하는 것을 보고 이혼하자고 한 것뿐이에요. 그게 무슨 잘못인가요?” 원유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송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윤설과 김신걸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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