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설은 마치 그녀가 이곳의 사장인 것처럼 원유희의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밥 먹을 기분도 있고, 내가 널 과소평가했네?”“꺼져!”“유희야, 이럴 필요 없잖아? 맞자, 화낼 만도 하지, 나 어제 신걸 씨랑 뜨겁게 보냈잖아.”윤설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너 때문이야. 네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내 뱃속에는 이미 신걸 씨 아이가 생겼을 건데.”어젯밤에 일어난 일은 원유희가 지울 수 없는 악몽이었다. 가슴에 박힌 가시는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괜찮아, 한번이 있으면 두 번이 있을 것이고 내가 신걸 씨 아이를 임신할 때까지 말이야. 네가 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윤설은 기분이 좋은 모양인지 일어서서 원유희 곁을 한 바퀴 돌면서 말했다.“김신걸 아내 자리는 너한테 양보해 줄게. 나 신경 안 써. 어차피 사생아에게도 상속권은 있잖아. 유희야, 네가 나한테서 신걸 씨를 빼앗아 갈 때 내가 느낀 고통을 이해하겠어?”말이 끝나자 윤설은 원유희의 흐리멍덩한 얼굴을 보고 크게 웃으며 훌쩍 떠났다.원유희는 눈을 감고 억지로 마음속의 시큰시큰함과 통증을 눌렀다.‘김신걸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을 거야, 안 해, 마음대로 가지라고 해!’원유희는 김신걸을 세쌍둥이의 친부로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고 침착해지려고 애썼다.시간은 곧 5시가 되었다.원유희는 오히려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고, 김신걸을 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저 피하고 싶을 뿐이었다.원유희는 오서진에게 전화를 걸어 새 공장에 함께 가자고 했다. 원유희는 회사에 온 후 아직 가 본 적이 없었다.4시가 넘자 원유희는 회사를 떠났다.5시가 되지 않아 김신걸은 앞당겨 와서 차에서 기다리지 않았고 직접 위층으로 올라갔다.사무실에는 원유희가 없었고 핸드폰도 없었다. 밖에 있던 해소령은 조심스럽게 말했다.“김 대표님, 우리 대표님 지금 나갔어요. 4시 10분쯤에 오 비서랑 같이 새 공장에 갔어요.”해소령의 말이 끝나자 김신걸의 얼굴은 음산하고 무섭게 변했다. 사무실 전체의 온도가 단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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