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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의 역전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3129 챕터

제1011화

물론 그는 박기영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박기영이 자신을 납치한 일도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었다. 어쨌든 그녀는 그의 생명의 은인이었으니까.만약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진작 주먹부터 나갔을 것이다. 상대가 이렇게 머리 끝까지 기어오르는데 가만히 내버려둘 진명이 아니었다.“안 돼요. 지금 줘요!”박기영은 바로 거절했다.“박기영 씨, 경고하는데 선 넘지 마시죠? 계속 이렇게 억지를 부리면 나랑 싸우자는 거로 생각할게요. 완전한 현녀결을 익히고 싶으면 얌전히 계세요!”진명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하지만….”진명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마주한 박기영은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사실 박기영도 알고는 있었다. 자신이 진명의 생명의 은인이 아니었다면 진명이 이런 억지를 받아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진명이 현녀결을 전수해 준다고 약속했는데 계속 그를 귀찮게 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에게도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알았어요. 그럼 약속한 거예요? 물리기 없어요!”박기영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다급히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다.”진명은 그제야 살짝 풀어진 표정으로 대답했다.“알았어요. 그럼 믿을게요. 그럼 쉬어요. 내가 시간을 너무 뺏었네요. 잘 자고 좋은 꿈 꿔요!”박기영은 매혹적인 미소를 지은 뒤, 의기양양하게 밖으로 나갔다.“좋은 꿈? 악몽이겠지!”그녀가 나간 뒤, 진명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마사지하며 중얼거렸다.과정이야 어쨌든 귀찮게 하는 박기영을 드디어 쫓아 보냈으니 조용히 잠을 잘 수는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으니 아마 며칠은 잠잠할 것이다.불행 중 다행이었다.그렇게 이틀이 지났다.박기영도 미안한 것을 알았는지, 아니면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더는 진명을 귀찮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임아린을 도와 진명이 먹을 약을 달이고 붕대도 갈아주면서 아주 살갑게 굴었다.조상의 신비로운 힘을 얻게 된 뒤로 진명의 회복 속도는 일반 사람의 몇 배는 빨랐다. 임아린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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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진명 씨, 왜 그래? 할아버지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명의 표정을 본 임아린은 가슴이 철렁해서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아린 씨, 어르신 상황이 많이 안 좋아. 어르신은 누군가에게 당한 거야. 대뇌 신경중추가 내력에 의해 파괴됐어. 그래서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이 되신 것 같아.”진명은 침울한 목소리로 상황을 전달했다.어르신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그냥 지병이 다시 도진 줄 알았다.하지만 지금 보니까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어르신은 누군가에게 기습을 당한 게 분명했다.“뭐라고?”“그… 그럴 리 없어!”임정휘 부녀는 전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진명을 바라보았다.그들도 진명처럼 그냥 지병이 도졌다고만 생각했다.그런데 누군가가 어르신을 기습해서 쓰러진 거라니! 그들 부녀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진명 너 이 자식, 그게 무슨 헛소리야? 아버지는 줄곧 건강이 좋지 않았어. 전에 네가 아버지 치료할 때 실수로 후유증을 남긴 게 아니야? 그래서 지병이 재발한 게 아니냐고! 그런데 뭐? 감히 남을 모함해? 웃기고 있네!”정신을 차린 임정휘는 불쾌한 얼굴로 따지고 들었다.그도 그럴 것이 임씨 어르신은 전왕 중기에 도달한 실력자였고 저택의 경비도 삼엄했다. 어르신의 실력과 가문을 지키는 무인들이 있는데 그 집에 몰래 숨어 들어서 어르신을 시해할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그러니 진명의 말을 쉽게 믿을 수는 없었다.“진명 씨, 뭔가 착각한 거 아니야?”임정휘의 말을 들은 임아린도 미심쩍은 얼굴로 물었다. 사실 그녀의 생각과 임정휘의 생각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착각한 거 아니야. 사실이야! 어르신은 지병이 재발한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했어. 가슴에 중상을 입어서 기해혈도 막힌 상태야.”진명은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웃기고 있네! 진명, 네가 진맥하기 전에 의술의 신이라고 불리는 기 선생님이 이미 아버지 상태를 확인하셨어! 아버지가 정말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한 거라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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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기 선생님은 할아버지 진료를 끝낸 뒤에 진명 씨를 불러서 한 번 더 진찰을 받아보라고 신신당부하셨잖아요. 그때 무슨 뜻인지 궁금했는데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나 봐요!”임아린은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 뭔가 할 말이 많은 듯한 표정을 짓던 기 선생의 얼굴을 떠올렸다. 뭔가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아린아, 진명 저 자식이 미친 소리를 지껄이는 건 그렇다 쳐도 넌 왜 같이 장단을 맞춰?”임정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았다.“미친 거 아니에요! 아빠, 상황이 명확해졌잖아요. 계속 이렇게 모른 척하실 거예요?”임아린은 원망에 찬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때 제가 기 선생님 말씀을 듣고 진명 씨를 부르자고 했잖아요! 그런데 아빠가 끝까지 안 된다고 말렸죠! 아빠가 말리지만 않았어도 진명 씨가 와서 할아버지 진료를 봤으면 할아버지 이 지경까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잖아요. 그럼 우리가 가문을 떠나는 일도 없었겠죠!”“그건….”임정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임아린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진명의 진단이 사실이라면 애초에 진명을 부르자고 했던 딸을 끝까지 반대한 자신이 멍청했던 것이다. 어르신 치료의 골든 타임도 놓치고 자신과 딸의 인생도 망친 셈이었다.진명이 어르신을 치료했으면 그들 부녀도 백정의 압박에 못이겨 집을 나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임정휘는 이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임아린, 이게 내 탓이야? 진명 저 놈도 상황이 안 좋다고 우물쭈물했잖아. 아버지를 치료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어? 그때 네 말을 듣고 저 놈을 불렀다고 뭐가 달라졌을까?”임정휘는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상황이 많이 안 좋다고 했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드린 적 없는데요?”결국 갑갑해진 진명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끼어들었다.“뭐라고?”“그러니까 아버지가 다시 의식을 되찾을 방법이 있다는 거야?”임정휘 부녀는 놀라서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다급히 물었다.조금 전까지 대뇌 신경중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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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강성 최대 약재 공급상인 서씨 가문을 제외하고 300년 된 인삼을 구해다줄 수 있는 약국이 어디 있어? 그게 헛소리가 아니면 뭐야!”임정휘는 콧방귀를 뀌며 가소롭다는 듯이 이야기했다.강성의 진귀한 약재의 대부분은 서씨 가문이 장악하고 있었다. 물론 일부 약재는 다른 가문에서 수입할 수도 있겠지만 300년 된 인삼을 구하기는 힘들었다.게다가 임정휘 자신도 이미 가문을 나와 모든 것을 잃었는데 무슨 수로 300년이나 된 인삼을 구한단 말인가?“맞네! 서씨 가문에 가면 구할 수 있겠어!”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임아린은 눈을 반짝이며 진명의 팔목을 잡았다.“진명 씨, 서씨 가문에 한 번 다녀오면 안 돼? 서윤정 씨한테 한 번만 도와달라고 하면 안 될까?”진명이 그녀의 말에 대답하기 전에 임정휘가 펄쩍 뛰며 화를 냈다.“임아린, 너 미쳤어? 진명 저놈이랑 서씨 가문이 등을 돌린 건 세상이 다 아는데 그런 말을 해? 서씨 가문에 가서 인삼을 구걸한다고? 살아서 돌아오면 다행이겠다!”임정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았다.진명과 서씨 가문 사이의 원한은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 진명이 거기 간다고 해도 아마 맞아서 쫓겨나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진명이 서씨 가문의 손에서 인삼을 구해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이다.“그건 모르죠! 진명 씨가 그쪽 사람들을 설득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임아린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아버지의 말에 반박했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 되기 전에 진명과 서윤정을 화해시킨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그냥 두 사람 사이가 그렇게 된 게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진명과 서윤정 두 사람이 친구로라도 지내기를 바래서 적극적으로 두 사람을 화해시켰는데 이럴 때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줄이야!“그럴 리 없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진명이 그 집 사람들에게서 인삼을 구해올 수 있을 리 없어!”임정휘는 냉소를 지으며 반박했다.“그래요? 그럼 두고 보죠! 난 진명 씨가 약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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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그런데 코도 비뚤어졌고 입도 쭉 째진 것으로 보니 나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윤정 씨 그림 참 못 그리네요.”진명이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상관인데!”짜증스럽게 대꾸한 서윤정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진명 씨? 내가 꿈 꾸는 거 아니지?”놀란 서윤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진명을 바라보았다.“당연히 꿈 아니죠.”진명이 웃으며 말했다.“정말 진명 씨네! 잘 왔어!”서윤정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진명을 와락 끌어안았다.조금 전까지 이 사람을 생각했는데 이 사람이 갑자기 나타날 줄이야!서윤정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저기….”진명은 약간 어색한 표정으로 우물쭈물했다.임아린이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묵인하긴 했지만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임아린 뿐이었다. 그래서 서윤정의 이런 친밀한 행동이 약간 어색했다.물론 진명도 정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와 서윤정은 꽤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고 그녀는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자신을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는 여자인데 흔들리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서윤정은 어느새 서서히 그의 마음 속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었다.그가 서윤정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결국 팔을 벌려 묵묵히 서윤정을 끌어안았다.그렇게 한참이 지난 뒤, 조금 진정이 된 서윤정은 진명의 품을 벗어나며 새침하게 불만을 토로했다.“진명 씨, 며칠이 지나도 안 찾아오기에 나 잊은 줄 알았잖아.”“그런 거 아니에요. 찾아오고 싶었는데 며칠 전에 부상을 당해서 집에서 쉬고 있었어요.”진명은 다급히 못 찾아온 이유를 해명했다.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지난번에 서윤정과 화해하려고 했으나 서유신의 갑작스러운 개입으로 제대로 된 대화도 하지 못하고 헤어져야 했다.기회를 봐서 서씨 가문에 찾아갈 생각이었는데 뭘 하기도 전에 이태준의 함정에 빠져 부상을 당했다.그 뒤로는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살았다.“뭐라고? 다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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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그건 생각을 못했네.”서윤정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진명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임아린이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묵인했지만 이런 삼각관계는 누가 봐도 이상했다. 서씨 가문에서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을 리 만무했다.지금 진명과 그녀는 몰래 화해한 상태였고 가문에서는 이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이런 일로 서씨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리면 두 사람에게 좋을 게 없었다.“윤정 씨, 걱정하지 말아요. 이건 나와 이태준 사이의 일이에요.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게요. 사실 만나고 싶어서 찾아온 것도 있지만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진명은 약간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무슨 일인데?”서윤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사실… 300년 이상 된 야생 인삼이 필요해요. 임씨 어르신을 치료하려면….”진명은 상황을 설명하느라 점점 어두워지는 서윤정의 얼굴이 서서히 어두워는 건 보지 못했다.“그러니까 나를 찾아온 게 300년 된 인삼 때문이라고?”진명의 방문 목적을 알아들은 서윤정이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맞아요. 서씨 가문에서 약재를 유통하잖아요. 혹시 있어요?”진명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있지. 320년 된 야생 인삼이 하나 있긴 해.”서윤정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명정그룹이 제2차 판매 발표회를 주최한 뒤로 서씨 가문은 이미 제3차 약재 수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중에는 320년 이상 된 야생 인삼 하나와 300년 전후정도 된 하수오 두 개, 그 외에도 수많은 진귀한 약재가 있었다.서씨 가문에서는 이 약재를 진명에게 줘서 3차 보기단 제작에 사용하려 했었다. 하지만 진명이 서윤정과 파혼을 선포하면서 쌍방은 원수가 되었고 약재도 서씨 가문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정말 잘됐네요! 윤정 씨, 그 인삼 나한테 줄 수 있어요?”진명은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300년 이상 된 인삼은 워낙 진귀해서 서씨 가문에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풀릴 줄이야!“싫어!”서윤정이 차갑게 대꾸했다.“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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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진명은 그녀의 손을 잡고 약간 상기된 얼굴로 뻔뻔스럽게 물었다.“윤정 씨, 이제 내 마음을 믿으니까 그 약재 나한테 줄 수 있어?”“싫어! 싫다고 했잖아!”서윤정은 차갑게 대꾸하고는 진명이 잡고 있던 손을 뺐다.“왜죠?”진명은 약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조금 전에 이미 화가 풀린 줄 알았는데 역시 여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생물이었다.‘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건가?’“진명 씨는 임아린 씨만 생각하잖아. 그게 나는 너무 기분 나빠!”“그러면 안 돼?”서윤정은 잔뜩 기분 나쁜 표정으로 말했다.“그건….”진명은 순간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윤정 씨, 왜 고생을 찾아서 해요?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알잖아요. 가능하다면 윤정 씨랑은 평생 친구로 남고 싶어요….”진명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진짜 마음을 이야기했다.여자 마음은 함부로 건드리는 게 아니라고 했듯이 자신을 향한 서은정의 애틋한 마음에 진명은 속이 복잡했다.비록 임아린이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묵인하기도 했고 서윤정에게 다소 호감을 느끼고 있기는 했지만 이미 임아린을 마음에 품고 서윤정에게 원하는 행복을 줄 수는 없었다.둘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는 건 너무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서윤정에게 행복을 줄 수 없다면 더 깊어지기 전에 그녀를 놓아주는 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대로 그녀의 소중한 청춘과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어쨌든 그가 내린 결론은 서윤정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것이고 서윤정이 얼른 자신을 향한 마음을 내려놓기를 바랐다.이대로 그녀가 평생 아파하면서 자신의 주변을 맴돌게 하기는 싫었다.“그건 안 돼! 진명 씨, 당신이 임아린 씨를 많이 사랑하는 거 알아. 하지만 임아린 씨는 나한테 공평하게 경쟁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어. 난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아!”서윤정은 단호한 얼굴로 생각을 말했다.사실 그녀와 임아린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임아린은 서윤정이 지쳐서 포기하기를 바랐고 그건 서윤정도 마찬가지였다.두 사람 사이의 경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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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윤정 씨, 저번에 내가 마사지 해주기로 했었죠? 지금 해줄까요? 안 피곤해요?”진명은 바로 방향을 바꾸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그거 여태 기억하고 있었어? 그래도 양심은 있네!”서윤정은 콧방귀를 뀌면서도 입가가 비스듬히 올라갔다.물론 진명이 다른 목적이 있어서라는 걸 알지만 그가 자신과 같이 있던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아주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가 그걸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게 만족스러웠다.“당연히 기억하죠. 일단 여기 앉아봐요. 내가 마사지해 줄게요.”진명은 자신의 이 방법이 통했다는 것을 알고 거의 승리를 확신했다.결국 서윤정은 의자에 앉아 긴 다리를 진명의 허벅지에 올리고 그가 해주는 마사지를 충분히 즐겼다.진명이 지난 번에 한의요법으로 마사지해 줄 때는 두 사람은 그냥 일반 친구 사이였기에 행동이 조심스러웠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미묘한 변화가 찾아왔기에 그도 대범한 손길로 실력을 발휘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진명의 뛰어난 마사지 실력 덕분에 서윤정은 온 몸이 한결 개운해졌다. 마음 속에 자리잡았던 불만과 서운함도 어느새 눈 녹듯이 사라졌다.“됐어. 이렇게까지 하는데 약재 주면 되잖아.”서윤정은 길게 뻗은 다리를 다시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요? 진짜 고마워요!”진명은 활짝 웃으며 아이처럼 기뻐했다.“그렇게 기뻐하지는 마. 약재 주는 대신 시간 날 때마다 나 보러 와야 해.”서윤정이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진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서윤정이 무리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었고 친한 친구 사이에 거절할 수 있는 조건도 아니었다.“당연히 그렇게 나와야지!”서윤정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사실 임아린을 진명의 마음에서 밀어낼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화끈한 사랑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었고 앞으로 진명의 옆에서 그를 지켜볼 수 있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다른 건 아무것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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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그녀가 걱정스러운 건, 서씨 가문에 그들이 약재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진명이 중도에 다른 곳에 약재를 구하러 가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부모 말 안 들으면 손해 본다고 했지? 전부터 말했잖아. 서씨 가문에서 진명 그 놈에게 약재를 내어 줄리 없다고! 그 집 사람들이 그 자식을 얼마나 미워하는데 그 귀한 걸 주겠어? 가서 맞아 죽을 수도 있다니까? 아빠 말 좀 들어. 그러다가 정말 후회해!”임정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가기 전에도 그가 진명에게 경고했는데 경고를 무시하고 서씨 가문을 찾아간 건 진명이었다. 정말 그 집에 갔다가 변을 당해도 그건 오로지 진명의 책임이었다!“제가 약재를 절대 못 구한다고 누가 그래요?”그런데 이때, 진명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울렸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진명 너… 무사히 돌아온 거야?”멀쩡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온 진명을 보자 임정휘는 놀라서 말까지 더듬었다.주제도 모르고 갔다가 된통 당하고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멀쩡히 돌아올 줄이야!그의 예상을 초월한 일이었다.“진명 씨, 드디어 왔구나? 그런데 왜 이렇게 늦었어?”임아린은 생긋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그게….”진명은 어색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서윤정의 다리를 마사지해 주느라 두 시간이나 늦었다는 얘기가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그걸 꼭 말해야 알아? 약재를 못 구했겠지. 그래서 창피해서 밖을 떠돌다가 이제야 돌아온 거야!”진명의 어색한 표정을 본 임정휘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단정지어 말했다.“약재 못 구해도 괜찮아.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임아린도 약간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그래도 진명을 위로했다. 그녀도 진명의 난감한 표정을 보고 그가 약재를 못 가져왔다고 생각한 것이다.300년 이상 된 인삼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서씨 가문에 없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었다.“난 못 가져왔다는 말은 안 했는데? 여기 들고 있잖아.”진명은 못 말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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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아린 씨, 나는 약을 달이러 갈 테니 이따가 어르신 약 복용할 때 좀 도와줘.”진명이 말했다.“그래, 알았어. 같이 가자!”임아린은 고개를 끄덕인 뒤, 진명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홀로 남은 임정휘는 한참이 지나도록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주방으로 간 진명은 인삼을 5등분 해서 한 조각을 약솥에 담았다.약이 달여지자 그는 임아린과 함께 다시 어르신이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소식을 들은 하소정과 박기영도 안으로 들어왔다. 진명이 어르신을 치료하는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진명 씨, 할아버지 좀 부탁할게.”임아린은 잔뜩 기대에 찬 표정으로 진명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최선을 다할게!”진명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약그릇을 들고 침대로 다가갔다.“잠깐!”그런데 이때, 임정휘가 갑자기 다가와서 진명의 앞을 가로막더니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진명, 정말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어?”“그건….”진명은 약간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진명 씨, 왜 그래? 아까는 자신 있다고 했잖아.”그의 표정을 지켜보던 임아린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다급히 물었다.진명이 지난 번에 죽음의 변두리까지 갔던 그녀를 되살린 적은 있지만 그때는 그녀가 심맥을 완전히 절단당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운이 따랐던 것이다.하지만 어르신의 상황은 달랐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너무 오랜 시간을 끌었다. 이미 골든 타임을 놓친 상황에 다시 의식을 회복할 수 있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진명, 경고하는데 자신 없으면 이상한 짓 하지 마! 지금 아버지가 의식을 잃은 상태지만 그래도 살아는 있잖아. 네가 허튼 짓 해서 사고라도 나면 정말 용서치 않을 거야!”임정휘가 차갑게 말했다.“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어르신이 의식을 회복하는 데는 별 문제 없을 거예요! 하지만 이거 하나는 먼저 말씀드릴게요. 어르신은 두 곳에 부상을 입었어요. 대뇌 신경중추가 파괴되었고 기해혈도 막혔고요. 신경중추는 다시 살릴 수 있어서 깨어나긴 할 테지만 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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