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1891 - Chapter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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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1화
전호영도 웃으며 대답했다.“저도 아직 고 대표를 도와준 적 없으니 감사할 것도 없어요.”전호영은 고현을 바라보더니 농담을 건넸다.“고 대표, 힘내셔야겠어요. 고 대표가 결혼할 때면 꼭 저를 부르셔야 해요.”고현은 태연자약하게 답했다.“네, 결혼하게 되면 꼭 전 대표에게 결혼 청첩장을 보내드릴게요.”고현은 평생 결혼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후 고현 엄마 진미리는 하인에게 조금 전 먹었던 음식들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전호영이 고씨 집안의 사위가 될 수 있는 희망이 막막했지만 진미리는 그래도 딸에게 전호영을 따라 승마장에 가서 운동도 할 겸 함께 가라고 권했다.왜냐하면 고현이 온종일 집에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고현은 어이없는 듯 말을 이었다.“엄마, 내가 계속 집에 박혀 있는 건 아니잖아. 일주일에 딱 하루만 집에서 쉬는데 왜 그래.”가끔 주말이 되면 고현은 연회 혹은 파티 같은 일이 생길 때면 쉬지도 못했다.고씨 가주가 되기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씨 가문에서 대외로는 고현의 아버지가 이사님으로 되어 있지만 고현 남매가 고씨 그룹의 업무를 모두 도맡아 하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내가 계속 말하잖아. 토요일에는 고빈에게 회사 일을 맡기고 넌 일주일에 이틀 쉬라고. 피부 좀 봐. 자꾸 밤새우면 피부가 견디지 못할 거야. 엄마가 사준 기초 화장품을 꾸준히 사용해 봐.”“타고난 미모라고 해도 화장품으로 관리하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면 금세 늙어 보인다니까.”뒤에 그 몇 마디는 전호영이 듣지 못했다. 진미리가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기 때문이다.고현은 개의치 않아 하며 대답했다.“알겠어요.”고현은 기초 화장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매일 아침잠에서 깨어나면 간단하게 세수하고 아침밥 먹자마자 회사로 출근해 아침 회의를 해야 했다.“다녀왔습니다.”고현이 전호영과 함께 집을 나서는 순간 고빈이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다.누나가 전호영과 외출하려는 것을 보고 고빈은 멍해 있었다. 고빈은 누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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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2화
“형, 전호영을 너무 경계하면 할수록 허점이 더 드러나게 될걸.”고빈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고빈은 누나가 전호영을 경계하고 있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전호영이 고현의 여성 신분을 알아챌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전호영에게 골라준 아내가 어느 가문의 딸인지 궁금하군.”그들은 이 문제를 전호영에게 물었지만 전호영은 절대 대답하지 않았다.고빈은 웃으며 개의치 않게 말했다.“누구건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야. 전씨 할머니가 택해준 며느리는 꼭 관성의 명문 딸일 것이고 재벌 가문이 아니더라도 관성 사람 일 걸.”“전 씨 큰 사모님과 전 씨 손자와 곧 결혼하게 될 둘째 사모님들 모두 관성 사람이거든.”고빈은 누나를 바라보았다. 고현은 고빈의 눈빛을 보더니 무슨 뜻인지 이내 알아챘다.전씨 가문의 며느릿감은 어차피 누나가 아닐 것이기에 그 정도로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었다.평소에 고현은 이 정도로 남자를 경계하지도 않았고 의심하지도 않았다.고현은 평소 남자보다 더 남자답게 행동했다.무릇 고현과 잘 아는 사장님들은 모두 고현을 사위로 삼고 싶어 했지 아무도 그들의 며느리로 삼을 생각을 못 했다.고현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나지막이 대답했다.“나도 몰라. 전 대표와 마음이 안 맞아서 경계하는 것일 수도 있어.”고빈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전호영이 형을 건드린 적도 없을 텐데도 마음이 안 맞다니? 내가 보기엔 전호영이 너무 훌륭한 것 같아. 말재주도 좋아서 우리 부모님도 전호영을 맘에 들어 하잖아.”“이젠 전 대표에게 그렇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을 거야.”고현의 작전은 성공했다.부모님은 이제는 고현과 전호영을 엮어줄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왜?““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눈 좀 붙일게. 도착하면 깨워줘.”고현은 어젯밤 새벽까지 일했다. 그러다가 새벽에 또 전호영의 전화에 일찍 깨서 너무 졸렸다.오늘 외출하기 전에 커피 한잔하는 것을 까먹었다.하지만 오늘은 쉬는 날이라 일 안 해도 되기에 피곤하면 쉬어도 되었다. 커피 마시며 정신 차릴 필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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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3화
전호영은 건장한 말에 올라탄 뒤 고현 남매가 앞으로 다가오자 고씨 남메에게 제안했다.“고 대표, 고빈 씨, 우리 경마합시다!”고빈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우리 경마하기 위해 여기로 온 거예요.”“전 대표, 우리 모두 전 씨네 형제들이 문무를 모두 겸비했다고 들었어요. 오늘 전 대표의 승마 기술을 한번 봐야겠네요.”“과찬이세요, 고빈 씨. 제가 오랫동안 말을 타지 못한 터라 아마 당신 형제들을 못 이길 것 같네요.”고빈이 말을 이었다.“전 대표가 저희 귀한 손님이니 제가 1분만 양보할게요.”전호영은 고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고현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저도 오랜만에 말을 타는 거예요. 전 대표에게 양보 안 해도 제가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 우리는 공평하게 경마합시다.”“좋아요.”고빈은 말에 올라탔고 전호영과 고현이 먼저 뛰어갔다.고빈은 말을 잇지 않았다.고빈은 전호영이 그렇게 빨리 동의할 줄은 몰랐다. 지금 그 두 사람은 저 멀리 뛰어갔다. 아직 1분이 되지 않았다.고현과 전호영은 오랫동안 말을 타지 않아 승마술이 서툴다고 했다. 인제 와서 보니 말뿐이었지 서툴기는커녕 승마 기술이 여전히 좋았다. 두 사람은 서로 앞뒤로 쫓으며 달려갔다. 전호영을 잊었을지도 모른다.고빈은 겨우겨우 1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시간이 되어서야 그들 뒤를 따라갔다. 그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전호영과 고현은 서로를 양보할 의향이 전혀 없었다. 여러 바퀴를 뛰었지만 결국 전호영이 이겼다.전호영은 말 위에서 멋지게 뛰어내렸고 웃으면서 고현에게로 다가갔다.“고 대표, 말을 탈 때의 늠름한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네요.”“과찬이세요.”전호영은 약골이 아닌 정말로 모든 실력을 겸비한 남자였다.고현은 경기에서 졌지만 전호영의 실력을 인정했다.고현이 전호영에 대한 태도까지 부드럽게 변했다.두 사람은 나무 밑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옆에는 이미 차와 간식이 놓여 있었다.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더 앉아 있었고 그제야 고빈이가 돌아왔다.고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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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4화
고빈은 황급히 전호영의 어깨를 손으로 톡 치며 나지막이 말했다.“전 대표, 이런 말은 절대로 우리 형에게 하면 안 돼요. 당신에게 화를 낼 수도 있어요. 우리 형이 평소에 말수는 적지만 쌍둥이 동생인 저한테는 유난히 잔소리가 많거든요.”“우리 형 좀 보세요. 아무리 뜯어봐도 여자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전호영은 미소를 지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당신 형도 당신이 걱정돼서 그러시는 거예요.”고현은 여자답게 생기지 않았다.고현이 조금이라도 여자 같았다면 전호영은 이 정도로 시간을 끌지는 않았을 것이다.전호영이 지금 구애하기 시작했지만 고현을 본 순간 마음이 흔들리는 기색을 못 느꼈다. 왠지 남자를 따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이때 고현의 시선은 두 사람의 눈과 마주쳤다.전호영은 눈웃음을 지었고 고현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시선을 피했다.전호영이 자꾸 누나를 쳐다보는 것을 발견한 고빈은 전호영을 톡 치며 농담을 했다.“전 대표, 설마 여자애들처럼 우리 형에게 관심 있는 건 아니죠?”고빈의 말을 들은 전호영은 과자 하나를 입에 넣었다.고현은 동생을 꾸지람했다.“이렇게 나 많은 과자가 놓여 있는데 넌 안 먹냐?”전호영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고 대표, 둘째 도련님이 말이 많다고 탓하지 마세요. 솔직히 고 대표같이 예쁜 남자는 여자는 물론 저와 같은 사내자식도 당신을 보며 딴 생각하게 된다니까요.”전호영은 농담하며 고현에게 말을 건넸다.“고 대표, 내가 딴 생각하게 된다면 당신 탓인 걸로 아세요. 그때 가서 저를 책임지셔야 헤요.”방금 물 한 병을 집어 들어 뚜껑을 열고는 물 한 모금 마시던 고빈이 전호영의 말에 참지 못하고 그대로 물을 내뿜었다.콜록콜록!물을 내뿜었을 뿐만 아니라 사레가 들어 계속 기침을 했다.“물 좀 더 마셔.”전호영은 웃으면서 휴지를 들어 고빈이게 건네주며 다시 물을 마시라고 했다.고빈은 급히 물을 마시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고빈은 전호영이 건네준 휴지를 받으며 전호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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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5화
고빈은 계속해서 물었다.“전 대표, 전 대표의 아내감이 담긴 사진 한번 볼 수 있을까요?”“그건 안 돼요. 고빈 씨가 마음에 들어 하면 제가 제 무덤을 파헤치는 거나 다름없잖아요.”고빈은 어이없었다.“제가 그녀에 대한 구애가 성공하게 되어 결혼한다면 꼭 고빈 씨를 초대할게요. 그렇게 되면 고빈 씨도 그녀가 누군지 알 수 있을 겁니다.”전호영과 고현의 결혼식에는 고빈 처남이 빠질 수 없었다.전호영의 말을 듣더니 고빈은 더 이상 자주 사진을 요구하지 못했다.어쩔 수 없이 고빈은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전 대표가 결혼하면 꼭 저를 초대해야 해요. 가능하다면 제가 전 대표의 들러리가 되어 드릴게요. 제가 좋은 기운을 이어받아 다음번에 결혼할 사람이 될 거예요.”“우리 부모님은 제가 집에만 돌아오면 저의 결혼 때문에 자꾸 잔소리하거든요.”전호영은 웃기만 했을 뿐 허락도 거절도 하지 않았다. 처남이 들러리가 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했기 때문이다.처남을 신랑 들러리로 세울 수 있다면 그때 다시 고빈이게 답장할 계획이었다.고빈은 미래의 처남이자 유일한 처남이기 때문에 전호영은 그래도 체면을 세워주고 싶었다.“잠깐 다녀올게요.”전호영은 물을 많이 마셨다.전호영이 떠나자 고현은 중얼거렸다.“참 교활한 녀석이군. 아직도 아내감이 누군지 안 알려주는구먼.”고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과일을 먹으며 말했다.“어느 가문의 딸이든 우리와 관계는 없어.”고빈은 디저트를 누나 앞으로 밀어 놓으면서 말했다.전 대표가 자리에 없을 때 빨리 디저트 좀 먹어. 평소에 밖에서 많이 먹지도 못하잖아.”고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호텔에 식사 자리 예약해 놓았어. 곧 밥 먹으러 갈 건데 디저트 먹어서 뭐 하냐. 계속 안 먹다 보니 당기지도 않아.”고현은 디저트를 좋아했다. 하지만 남자로 분장한 지 오래되었기에 디저트도 잘 다치지 않았다.“난 배고파. 누나가 날 이렇게 빨리 불러온 탓에 아무것도 못 먹었단 말이야.”고빈은 또 디저트를 입에 넣고는 휴대전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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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6화
온천에 가서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폭로할 거로 의심했다.전호영은 꿍꿍이가 많았다. 고현이 정말 물로 내려간다면 정말 들통날지도 모른다.남자는 온천에 갈 때 반바지를 입고 물에 들어간다. 고현의 몸에는 가짜 복근을 지니고 다니기 때문에 옷을 벗으면 들통날 게 뻔했다.고현은 아예 물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전호영이 뭐라고 생각하든 계획대로 진행할 생각이었다.“고 대표 왜 물에 안 들어와요?”전호영과 고빈은 이미 물에 들어갔다. 고현이 옷을 갈아입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전호영은 고현을 향해 소리쳤다.고현은 잘생긴 얼굴로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고현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전호영의 건장한 몸을 감상했다.전호영의 몸집은 고빈보다 더 컸다. 동생은 연약해 보였다.고빈은 동생이 아직도 어리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의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고현은 미안해하며 대답했다.“최근에 제 피부에 염증이 있어요. 저는 안 내려갈게요.”고빈도 누나의 말에 맞장구쳤다.“우리 누나가 피부에 염증이 있어요. 좋아졌다 나빠졌다 해요. 아까 밥 먹을 때 전 대표가 눈치 못 챘겠지만 우리 누나가 생선류를 안 먹었어요. 먹으면 더 가려울까 봐 다치지도 않아요.”전호영은 이내 말했다.“제 불찰이에요. 고 대표가 피부에 문제가 있을 줄 몰랐어요. 그럴 줄 알았다면 온천에도 안 오는 건데. 고 대표가 지금 의자에만 앉았게 됐군요.”“괜찮아요. 당신들 천천히 몸을 담그며 쉬세요. 저는 이 근처로 돌아다닐게요.”말을 마친 고현은 몸을 일으켜 자리를 떠났다.전호영과 동생이 금세 새로운 화제를 꺼내 신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더니 고현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고씨 집안 남매는 전호영과 같이 온 하루를 보냈다. 저녁이 되어서야 세 사람은 고씨 저택으로 돌아갔다.고빈은 집에 들어서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소리쳤다.“엄마, 우리 다녀왔어요.”하인이 대답하였다.“두 분 모두 나가셨어요. 아직 돌아오시지 않으셨지만 부인께서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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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7화
전호영은 이내 대답했다.“내가 직접 나서서 행동하기 시작하면 모든 사람이 내가 게이라고 착각할걸. 그렇게 된다면 강성과 관성에서 내가 실시간 검색 1위로 오를지도 몰라.”전이진은 그 말을 듣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한바탕 크게 웃었다. 동생의 처지가 너무 웃긴 것이다.애초에 전씨 할머니가 여운초를 골라주셨을 때 전이진은 할머니가 너무 했다고 생각했다. 전이진의 아내감은 앞을 못 보기 때문이었다.여운초와 접촉한 후에야 전이진은 차츰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할머니가 여전히 자신을 예뻐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여운초는 순진한 모습으로 전이진을 자신에게 점점 빠져들게 했다.모두가 여운초를 순진하게 생각했지만 전이진은 그녀와 접촉한 후에야 않았다. 여운초는 절대 순진한 양이 아니었다.여운초의 눈만 치료해 준다면 전이진은 완벽한 아내감이라고 생각했다.전호영의 아내감 고현과 비교해보면 전이진은 그래도 할머니가 자신을 더 이뻐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전씨 할머니가 전씨 형제들에게 찾아준 아내감은 모두 완벽하지 않은, 구애하기 어려운 여자들이였다.형수님은 부족함이 없지만 형수님의 집안 배경이 조금 부족했다. 앞으로 전씨 가문의 진정한 큰 사모님이 되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성장해야 할 것이다.하예정은 요즘 여러 방면으로 공부하느라 정신없을 것이다.전태윤도 하예정이 사업 때문에 자신을 소홀히 대한다고 원망이 가득할 저도였다.여운초는 눈이 안 보일 뿐 다른 방면은 우수했다. 하지만 고현은 아주 훌륭하지만 20년 넘게 남장을 하고 있었으니 전호영이 고현을 데려오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이진 형!”전이진의 호탕한 웃음에 전호영은 얼굴이 어두워졌고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전화 좀 끊고 웃으면 안 돼? 내가 지금 기분이 정말 별로란 말이야.”“널 들으라고 웃는 거야. 네가 듣지 못한다면 내가 아무리 크게 웃어도 네가 못 듣잖아. 그러게 누가 지금까지 미루고 있으랬어? 벌써 9월이야, 날짜도 안 보고 말이야.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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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8화
“우빈이 잠 든 거야?”“조금 전에 샤워하다가 잠들 뻔했거든. 점심에 쉬지도 않고 종일 놀더니 졸리지 않은 게 더 이상해. 지금 잠들면 아마 내일 점심에야 깨날 수 있을걸.”전태윤은 우빈을 침대에 눕히고 우빈의 옷을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입혀줬다. 그리고 수건으로 우빈의 머리를 닦아 주었다.사내아이의 머리카락이 매우 짧았기에 마른 수건을 몇 번 닦아내니 바로 말랐다.그리고 전태윤은 우빈을 안고 침대 반대편으로 옮긴 후 얇은 이불을 덮어 주었다.“호영이가 왜 전화 왔어?”우빈에게 이불을 덮어 준 후에야 전태윤은 다가와서 물었다.하예정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전화기 너머 전호영에게 말했다.“남자든 여자든 일단 정상적으로 구애하는 건 어때요? 할머니가 호영 도련님을 해칠 리는 없잖아요.”전호영은 대답했다.“형수님, 둘째 형과 똑같은 말씀을 하시네요.”하예정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게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 그래요. 고현 씨의 여성 신분을 들춰내느니 차라리 마음을 들춰내는 것이 더 효과 있을 거라고 봐요. 고현 씨는 어렸을 때부터 남장을 20년 넘게 하고 다녔는데 하루 이틀에 허점을 찾기는 바빠요.”“폭로하는 게 그리 쉬웠다면 고현 씨도 20년 넘게 분장할 수 없었을 거예요. 지난번에 심효진의 결혼식에서 그녀를 본 적 있어요.”“그분의 언행과 행동, 일거수일투족 모두 남자 다름없었어요. 그리고 가짜 목젖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렇고, 말을 일부러 낮게 말하는 것도 그렇고 전혀 허점을 찾을 수 없겠던데요.”“고씨 그룹 사람들은 매일 고현 씨와 접촉해도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어요.”“먼저 고현 씨의 여성 신분을 폭로할 생각이라면 올해가 지나가도 폭로할 수 없을 겁니다. 할머니가 도련님께 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죠?”하예정은 전호영이 처음부터 한 계획이 틀렸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은 고현의 여자 신분을 폭로한 다음에야 구애할 작정이었다.고현은 남자 행세를 20년 넘게 해왔다. 몸이 남자로 변하지 않았을 뿐, 그것 빼고는 진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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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9화
형수님과 둘째 형이 직접 고현에게 구애하라는 제안을 떠 올린 전호영은 내일부터 직접 쫓아다닐 계획이었다.게이라는 의심을 받고 실시간 검색에 오르더라도 자신이 진짜 게이가 아니라는 것만 알면 그뿐이었다.할머니가 전호영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음, 할머니가 날 해지지는 않으시겠지? 난 할머니의 친손자잖아.'그리고 조용한 하루가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 전태윤은 일찍 관성으로 돌아갔다.하예정과 할머니는 예진 리조트에 남아 2, 3일 후에 다시 관성에 돌아갈 예정이었다.정겨울은 이미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가 산후조리했다.우빈은 예진 리조트가 너무 좋았다. 많은 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아기들이 말을 못 해도, 울기만 해도 그곳에서 놀기 너무 좋았다.매일 준호와 함께 정겨울한테로 달려가 아기들을 쳐다봤다.우빈이는 하예정에게 동생 한 명 낳아달라고 졸랐다. 준호은 남동생 네 명에 여동생이 한 명이 있다고 했다. 우빈이는 욕심이 그렇게 많지 않고 여동생 딱 한 명만 낳아달라고 졸랐다.하예정은 우빈의 말을 듣더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예정은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우빈의 손에 휴대전화를 쥐여주며 말했다.“동생 갖고 싶으면 엄마에게 말해봐.“우빈은 휴대전화를 꼭 쥐고는 하예진에게 말했다.“엄마, 나 동생 갖고 싶은데 언제 낳아 줄 거예요? 저는 욕심 안 부리고 동생 한 명만 있으면 돼요.”하예진은 한참 말이 없다가 그제야 대답했다.“엄마는 우빈이 하나로 충분해. 동생을 안 낳을 거야.”“왜요?”우빈은 이해할 수 없었다.“준호의 엄마는 준호에게 동생을 낳아줬는데 엄마는 왜 안돼?”하예진은 해석했다.”엄마는 낳고 싶지 않아. 엄마는 너 하나면 돼. 둘째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걸. 게다가 엄마와 아빠는 이미 이혼했어. 엄마 혼자서는 아이를 낳을 수 없어.”아들이 갑자기 동생을 달라고 아우성쳤다. 알고 보니 모연정의 아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거었다.우빈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다시 물었다.“그러면 엄마가 아저씨와 함께 아이를 낳으면 안 돼?”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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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0화
우빈이가 원한다면 엄마와 작은이모가 자신을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하예진은 전화 건너편에서 정신없이 웃었다. 하예진은 계속 웃으며 말했다.“어쩐지 동생을 낳아달라고 조르나 했어. 그전에는 한 번도 이런 일로 싸운 적 없거든. 준호와 싸워서 그런 거였어.”“괜찮아, 금방 잊어버릴 거야. 나이가 비슷해서 잘 놀아서 다행이다. 가끔 장난감을 두고 다투기도 하고 그러다가 금방 화해하고 그러는 거지 뭐. 애들은 다 그래.”하예정이 언니와 통화할 때 준호는 물총 두 자루를 들고 들어왔다.“우빈아.”“준호는 걸어오면서 우빈을 불렀다.“우빈아, 물총 놀이하러 가자. 나에게 물총 엄청 많으니까 너 한 자루 줄게.”“그래!”방금까지 서러워하던 우빈은 준호가 물총 놀이를 하러 가자고 부르는 소리에 바로 모든 것을 뒷전으로 하고 준호에게로 총총걸음으로 다가갔다.그리고 두 어린이는 보모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밖으로 나가 물총을 가지고 놀았다.“언니, 괜찮아요. 둘이 또 밖으로 물총놀이 하러 갔어.”“응, 언제쯤 돌아올 계획이야?”“며칠 후면 돌아갈 거야. 우빈이가 준호랑 더 놀고 싶다며 떠나지 않겠대. 유치원에 가기 싫은 모양이야.”하예진은 생각할수록 웃겼다.“놀음에 탐해서 엄마도 보고 싶지 않은 모양이야. 유치원에도 가기 싫은가 봐. 그곳에서 이틀 정도 더 놀다가 돌아와. 마음도 잘 추슬러야 유치원 갈 때도 울지 않지.”“응. 언니. 주형인은 아직도 안 깨어났어?”하예정은 주형인의 안부를 물었다.“아직. 조금 전에 병원에 다녀왔거든. 주서인을 보러 갔는데 많이 다치지 않아서 곧 퇴원할 수 있을 것 같아.”하예진은 매일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 하예진은 주씨 집안의 며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아들을 봐서이다. 다만 아들 때문에 전 형님과 시부모님을 보러 간 것뿐이다.주형인은 아직 중환자실에 누워있었고 주씨 집안 모두가 주형인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다.의사도 주형인이 깨어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가족들이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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