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은 이 몇 가지 요리를 맛보고는 찻잔을 들다가 비서를 힐끔 쳐다보았다.차가운 눈빛에 비서는 온몸이 굳어져 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비록 김예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무슨 헛소리를 했다간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잘 알고 있었다.우충식과 청현 도장이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음식을 집어주는 장면에 비서는 깜짝 놀랐다.비록 김예훈이 어떤 신분을 갖고있는지 몰랐지만 우충식, 청현 도장 같은 사람이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고 있는 걸 보니 충분히 설명된다고 생각했다.이 순간 그녀는 아까 우충식과 청현 도장이 변우진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 아니라 김예훈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그래서 결국 오늘 본 이 장면을 비밀로 간직하리라고 다짐했다.비서와 같이 가난을 증오하고 돈과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큰 장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어느 만큼 보잘것없는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강약약강, 약자는 처참히 짓밟고, 정작 강자에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면서 건드리지도 못했다.그렇게 하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이 식사를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을 때, 조효임 등도 이미 식사를 마친 뒤였다.비록 식사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지만, 변우진의 상기된 모습을 보니 이 사람들이 얼마나 비위를 맞춰줬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흩어질 때도 하은혜는 여전히 변우진에게 곁을 내주지 않았고, 김예훈만 붙잡고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변우진은 표정이 어둡긴 했지만 애써 괜찮은 척 조효임의 차에 올라탔다.조효임은 유명세를 탄 이후로 차량을 핑크 레드 컬러의 롤스로이스로 바꿨다. 대출을 받아서 샀는지, 임대했는지는 몰랐다.김예훈은 그녀의 집안 형편을 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차 안, 김예훈은 하은혜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변우진 씨라는 사람은 어떻게 된 거예요?”하은혜는 이쁜 코를 찡긋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총사령관님께서 직접 저를 보호하라고 보내신 사람이라는 거 잊으셨어요?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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