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지존 사위 / 챕터 1881 - 챕터 1890

지존 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1881 - 챕터 1890

2575 챕터

제1881화

퍽!마지막으로 술병에 머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은 그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차리게 되었다.그저 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휴지를 꺼내 조용히 자기 손을 닦는 모습을 쳐다보게 되었다.동시에 달려온 열몇 명의 슈트 남들은 저마다 바닥에 몸져눕고 말았다.누구는 머리가 터져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고, 누구는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말았다.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을 눈뜨고 찾아볼 수도 없었다.“윽!”허운하 등은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비교적 뒤에 서 있던 김재중을 포함한 고위직들은 입가를 부들부들 떨면서 하나같이 믿기 어려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들의 예상대로라면 지금쯤 바닥에 몸져누워 피를 철철 흘릴 사람은 보디가드가 아니라 김예훈이였다.우현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김예훈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방금 그가 나서려고 할 때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이명재는 붉으락푸르락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어느 정도 손을 말끔히 닦아낸 김예훈은 이명재의 앞으로 다가갔다.이명재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반보 물러서면서 어두운 표정으로 자존심을 내세웠다.“김예훈, 지금 뭐 하는 거야! 감히 내 구역에서 내 사람을 때려? 죽고 싶어?”김예훈은 피식 웃으면서 그의 얼굴을 툭툭 쳤다.“내가 너의 구역에서 이러고 있는 거 너의 사람은 하나도 두렵지 않아서라는 거 몰라? 사실대로 말해줄게. 너의 보디가드들은 나랑 상대가 안 돼. 나를 상대하려면 사람을 불러와야 할 거야. 평소라면 사람 불러올 시간을 충분히 줬을 건데 오늘은 안 되겠네. 오후 2시, 부산 대리권 계약서를 들고 JK 그룹 앞에서 무릎 꿇고 있어야 할 거야. 알겠어?”이명재는 입가를 부들부들 떨더니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화를 내고 싶어도 웃을 듯 말 듯 한 김예훈의 표정에 다시 참아보려고 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넘쳐서거나, 미친 자거나 둘 중 하나였다.하지만 김예훈을 아무리 봐도 미
더 보기

제1882화

“비켜.”담담한 김예훈과 달리 허운하는 분노한 말투였다.“그래, 김예훈. 감히 날 모욕해? 내가 말해주는데, 넌...”짝!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바로 허운하의 뺨을 때렸다. 그녀는 그대로 날아가 수영장에 빠지고 말았다.“꼬르륵!”사람들은 점점 물에 잠기는 허운하를 바라보면서 등골이 오싹해졌다.몇몇 여자들은 입이 떡 벌어져 도무지 다물 수가 없었다.유독 김재중은 이 장면은 보면서 두려움도 잠시 눈빛이 반짝거렸다....점심시간 이후, 부산 버뮤다 JK 그룹 빌딩.김예훈과 우현아가 회사에 들어서자 몇몇 직원들은 종종 달려와 이 둘을 큰 회의실로 모셨다.회의실 안은 사람들로 빼곡했다.회사 고위직은 물론, 이사장 자리에는 우충식이 떡하니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빠져 있었다.원래는 비어있던 자리에는 분노한 주주들이 앉아있었다.하나같이 옷차림이 화려하고 우아해 보이는 그들은 김예훈과 우현아가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자마자 욕설을 퍼부었다.“도움이 되기는커녕, 일을 망치는 개년 놈들!”“오후에 너희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면 죽을 줄 알아!”“머리털도 덜 자란 년을 대표 자리에 앉혔더니 정말 비즈니스 머리라도 있는 줄 알았어?”“시간 되면 자기가 어떤 모습인지 거울이나 쳐다보라고!”“나라면 진작에 사표를 냈어!”“회사에 막심한 손해를 가져다준 것도 모자라 아무렇지 않게 일식을 먹고 있어? 어이가 없어서...”김예훈은 회의실로 들어가 자리에 앉기까지 온갖 욕을 들어야만 했다.‘주주총회에서 이렇게나 빨리 소식을 접했을 리가 없는데... 눈빛을 보니 구체적 내용을 알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이에 따른 나쁜 결과도 알고 있는 모양이네. 재미있군.’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웃어? 감히? 김예훈, 무슨 자격으로 웃는 건데!”김재중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테이블을 ‘탁’ 치더니 김예훈을 째려보면서 말했다.“이 자리에 계신 이사장님, 주주님들, 그리고 고위직 분들! 이 김예훈이라는 사람이 바로 현재 저희 JK 그룹 사장님이십니다. 김 사장님
더 보기

제1883화

“동의합니다!”“이에 한 표를 던집니다!”김재중의 말을 따르는 고위직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서기 시작했다.곧이어 주주총회 대표들도 따라서 일어나 발언하기 시작했다.오늘 이 일에 대해 우현아와 김예훈한테서 제대로 된 설명을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김예훈과 우현아가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이 바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이들은 모두 자기 이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었다.오늘 이 일이 무엇 때문에 발생했는지, 그리고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 따질 생각도 없었다. 그저 김예훈과 우현아의 행동으로 자신이 피해당하였다고 생각했고, 자신에게 직접적인 손해를 입힌 김예훈이 바로 이 사건의 원흉이라고 생각하면서 쫓아내려고 했다.“그만, 조용히 해보세요!”계속 눈감은 채로 생각에 잠겨있던 우충식이 갑자기 일어나면서 손짓했다.부산 용문당의 부 회장직과 JK 그룹 이사장직을 맡은 그에게 어느 정도 위엄과 통제력이 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의 손짓 하나로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졌기 때문이다.이때 우충식이 말했다.“현아가 한 일은 여러분들이 똑똑히 보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좋은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고 나쁜 사람을 가만히 내버려두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께 약속드리죠.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모든 화살이 새로 부임한 두 분을 향하게 된다면 여러분 뜻대로 진행할 것이라고요.”우충식의 말에 김재중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뒤이어 우충식은 엄숙한 표정으로 우현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현아야, 네가 내 딸이라고 이상한 소문이 돌기 전에 물어봐야 할 것이 있어. 김재중 씨의 말을 들어보니 대리권을 따내려고 김예훈 씨를 데리고 갔다가 계약도 무산되고 이 대표님 팔목도 부러뜨렸다며. 사실이야?”우현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사실이긴 하지만...”퍽!우현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우충식이 테이블을 ‘쿵’ 내리쳤다.“설명은 필요 없고 진실의 여부만 중요해. 이제 사실이라는
더 보기

제1884화

우충식의 얼굴은 순식간에 심하게 일그러졌다.김예훈은 그에게 더 이상 함부로 혀를 놀릴 기회를 주지 않고 쌀쌀하게 말했다.“이명재가 험한 말로 네 딸을 모욕한 건 하나도 신경 안 쓰이나 보구나. 네 딸이 인도 새끼에게 처참하게 능욕을 당하고 그 대가로 JK 그룹에 별 의미 없는 대리권을 얻어와야 너 우충식이 딸의 능력을 인정하는 거야? 뭐 그렇다 치자. 근데 말이야. 그 새끼를 팬 건 네 딸이 아니라 나야. 네가 이걸 문제로 삼고 싶으면 사장인 나를 먼저 혼내야 하지 않겠어? 근데 날 훌쩍 건너뛰고 감히 우 대표님에게 시비를 걸어? 우 부사장, 이 김예훈이 네 눈엔 가차 없이 밟아도 찍소리도 내지 않는 등신으로 보여?”김예훈은 웃을 듯 말듯 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우충식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져 갔다.그는 김예훈과 여러 번 정면으로 충돌한 적이 있지만 매번 불리한 상황에 빠졌고 심지어 막대한 손실도 본 적도 있었다.그런 김예훈이 지금 이렇게 직설적으로 자기에게 맞받아치니 우충식의 얼굴은 잿빛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옆에 있던 김재중이 콧방귀를 뀌며 우충식을 대신해 입을 열었다.“김 사장, 네가 꼴에 달린 입이라고 함부로 막 지껄이는구나. 우리 잘생기고 혈기왕성한 이 대표님이 예쁜 우 대표님을 보니 남녀 사이에 흔히 생기는 성적 충동이 생긴 게 아니겠어? 고작 말장난 몇 마디 한 걸 갖고 왜 그 난리야? 그가 무슨 몹쓸 짓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농담만 한 거잖아. 이런 농담은 사업에 관련된 대화에서 흔해 빠진 게 아니냐고! 근데 명색이 사장이라는 사람이 그 농담 때문에 이 대표님을 두들겨 팼다고? 이봐 김 사장, 넌 뭐 산에서 살다 온 야만인이야? 싸우고 죽이는 거 빼고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네가 이 대표님을 두들겨 패기 전에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 생각이나 해봤어? 너의 그 무지막지한 무모함 때문에 조 단위의 대리권이 연기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결과는 생각이나 해봤냐고?”김예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세상 정의로운 척은 혼자 다
더 보기

제1885화

게다가 김재중은 우현아와 김예훈만 그룹에서 제명하면 여전히 대리권을 따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회의실의 사람들은 현재 상황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여 대리권을 따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인지하고 있었다.하지만 일말의 희망도 없는 건 아니었다.그 순간, 김재중의 연설전까지만 해도 우현아와 김예훈에게 별다른 적대감이 없던 임원도 두 사람을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봤다.왜냐하면 돈과 담을 쌓고 돈을 거절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었다.회의실의 분위기가 돌변한 것을 본 우충식은 순간 기분이 상쾌해졌고 김재중에게 앉으라는 신호를 보내고는 헛기침하며 목을 축였다. “여러분, 상황이 알기 쉽게 정리되었죠? 현아야, 솔직히 말해서 네가 대표 자리에 앉은 첫날, 네 아빠로서 네 편에 서야 하는 게 마땅한 도리야. 하지만 네가 그토록 미숙한 행동을 보이니까 이 아빤 실망이 너무 커. 이렇게 중요한 사업에 네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다니, 큰 그림을 위해 작은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사업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리도 몰라? 이 아빤 이젠 네 그깟 능력으로는 대표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확신하게 됐다. 현아야, 아빠는 너에 대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그러니까 더 이상 이사회와 주주 대표들을 난처하게 만들지 말고 자진해서 사퇴하도록 해.”우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우충식을 유심히 바라봤다. 우충식이 자기의 사퇴를 강요하기 위해 이 정도로 말을 가리지 않고 제멋대로 지껄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그깟 사업을 위해 그녀가 인도 사람한테 한 몸을 바쳐야 한단 말인가?순간 우현아의 입가에 조롱이 가득 찬 미소가 번졌다.그룹의 대표직 자리에 올라갈 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신의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우충식의 인정을 받아내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녀는 아빠의 인정을 통해 우씨 가문의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나지 않고 그들 앞에서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살아가겠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
더 보기

제1886화

순간 회의장 전체가 고요한 침묵 속에 빠졌다.다들 기괴한 물건을 본 듯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의아하게 쳐다보다가 이내 누군가 참지 못하고 “푸흡”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김 사장, 혹시 머리가 돌았나? 네가 이명재의 팔을 부러뜨렸는데 그가 너의 책임을 묻지 않을뿐더러 너에게 고분고분 대리권 계약서를 보내 사인을 받으려 한다 이 말인가?”“김 사장, 미쳐 돌아간 거야 아니면 미련하기 짝이 없는 거야? 뭐 지금 우리를 바보 취급하는 거야?”“이 대표님이 너를 고소해 변호사에게서 기소장을 받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어디서 이런 천진난만한 환상을 하고 있어? 진짜 정신이 나갔나?”임원과 주주들이 너도나도 한 마디씩 했다.김재중은 뭔가 생각난 듯 과장해서 입을 열었다.“여러분, 오늘 제가 유람선을 타고 있을 때 김 사장이 이 대표님에게 오후 2시까지 대리권 계약서를 들고 우리 우씨 그룹에 오라고 경고했던 게 기억납니다. 계약서를 들고 오지 못하겠으면 자기가 들어가 누울 관을 사놓으라고 협박하더군요. 여러분,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해요. 우리 김 사장의 오만하고 기고만장한 태도만큼은 정말 세상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겁니다. 나 김재중은 부산에서 오랜 세월 동안 사업하며 별의별 금수저, 은수저들을 다 만나봤어요. 근데 능력은 티끌만치도 없으면서 이렇게 허세에 찌들고 눈에 뵈는 게 없이 거만한 양아치는 나도 정말 처음 봅니다.”김재중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아침에 있었던 사태를 제멋대로 상상하고는 코웃음을 치며 김예훈을 비웃었다.‘이 자식이 설마 회의실 내의 사람들을 세 살짜리 어린애 취급을 하며 개수작을 벌이고 있는 건가? 이명재의 팔을 부러뜨리는 것도 모자라 그를 협박해서 제시간에 계약서를 들고 여기에 오라고 했다고? 대체 뭘 생각하는 거야?’옷맵시가 좋은 몇몇 임원들은 팔짱을 끼고 하찮은 인간이라도 대하듯 멸시하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김예훈이 차려입은 옷 가격이 통틀어 20만 원을 넘지 않을 게 분명해 보였다. 머리에 피도 안 마
더 보기

제1887화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이명재 대표님처럼 고귀한 신분과 높은 지위에 계신 분이 어떻게 우리 우씨 그룹 회사 정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을 수 있어?”“김예훈이 이 대표님의 팔을 부러뜨린 게 아니었나? 우리 체면을 봐서 기소장을 보내지 않은 것만 봐도 천만다행인데 뭐 우리 회사 정문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이건 뭐 말이야 방귀야?”“이봐, 너 잘못 들은 거 아니야? 이 대표님이 김예훈을 회사 정문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한 게 아니야?”회의실에 있던 임원과 주주들은 잠시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다가 이내 생색을 내며 소란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우충식도 순간 카운터 여직원이 상황이 상황인지라 급하게 말을 전달하다가 실수로 잘못 말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회의실 내의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카운터 여직원에게 쏠렸고 다들 숨죽여 그녀의 해명을 기다렸다.카운터 여직원은 조바심이 나 울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녀는 바르르 떨면서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이 대표님이 혼자 오신 게 아니라 지금 정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요...”이 말에 다들 흠칫 떨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큰일이야, 이 대표가 사람들을 데리고 와 우리의 죄를 물으려 하는구나!’김재중은 펄쩍 뛰며 고래고래 고함쳤다. “경호원, 경호원은 어디 있어! 너희 경호원들 임무는 절대 우현아와 김예훈이 회사에서 도망치지 못하게 잘 감시하는 거야! 이따가 이 둘을 이 대표님에게 넘겨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해!”임원과 주주들이 무리를 지어 우르르 회사 홀로 몰려들었다.서둘러 도착한 경호원 몇 명이 경계하는 얼굴로 김예훈과 우현아를 쳐다보며 두 사람이 혼란을 틈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섰다.하지만 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우현아의 작은 손을 잡고 태연자약한 태도로 회사 홀로 천천히 걸어갔다.홀에 도착한 임원과 주주들은 한눈에 홀 한가운데에 거의 백 명에 가까운 인도 사람들이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이 인도 사람들은 한결같이 우람지고 건장한 체형에 이목구비가 뚜렷
더 보기

제1888화

김예훈은 김재중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심한 표정으로 인형처럼 정교한 여성을 바라보았다.바로 인도 청별 그룹 아시아 지역 대표 이지윤이었다.“아이고, 이 대표님이 어쩐 일로 이 누추한 곳에 찾아오셨나요. 이 우충식이 제대로 된 접대도 못 해 드렸네요.”우충식은 당연히 이지윤을 잘 알고 있었고 그는 부드러운 표정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우충식 옆에 어정쩡하게 서있던 그룹의 핵심 임원도 우충식을 따라나서 인사를 나눴다.그들은 모두 이지윤이라는 인물을 알고 있었다.지난달에 청별 그룹의 한국 대표 이대정이 대표직에서 해임당했다.그를 대신해 대표직에 올라간 사람이 바로 이 아시아 지역 대표 이지윤이었다.요점만 요약한다면 이지윤이 청별 그룹 내부에서 장악한 권력은 이대정을 훨씬 뛰어넘는 막강한 수준이었다.그녀의 그룹 내 지위도 이대정보다 몇 배 이상으로 높은 자리에 있었다.우씨 그룹처럼 보잘것없는 작은 곳에 이런 내노라하는 거물이 나타나자 우충식도 얼굴이 화끈거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우충식은 충격과 환희를 동시에 느끼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살짝 불안감이 맴돌기 시작했다.“천만에요, 우 이사장님.”이지윤도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한걸음 나섰다.“오늘은 저 이지윤이 사전에 연락도 없이 무례하게 방문해 우 이사장님께 폐를 끼치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말을 마친 후 이지윤은 김예훈이 있는 방향으로 비켜서서 허리 굽혀 90도 경례를 했다.김예훈이 별일이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지윤이 머리를 들어 자세를 바로잡았다.하지만 그녀의 이런 일련의 행동은 우충식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이지윤이 자신을 정중하게 대하는 모습을 본 우충식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바로 그 이유를 대충 알아챘다.우충식은 자신이 부산 용문당 회장 자리에 올라갈 것이라는 소문이 장안의 화제로 떠올라 이지윤이 자신에게 이 정도로 깍듯하게 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짐작했다.제멋대로 마음속에서 결론을 내린 우충식은 더 이상 이지윤의 눈치를
더 보기

제1889화

김재중을 비롯한 사람들의 공포에 질린 시선하에서 이명재는 안간힘을 쓰며 바닥에 엎드려 우현아가 서있는 방향을 향해 절하기 시작했다.“우 대표님, 제가 안목이 좁아 대표님에게 몹쓸 짓을 했습니다. 오늘 있었던 모든 일은 다 제 잘못입니다. 제발 저를 용서해 주세요!”그리고 ‘쿵쿵’하는 소리와 함께 이명재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연신 절하기 시작했다. 그의 머리는 이내 피투성이가 됐고 잘생긴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 몰골이 흉측해졌지만 이명재는 감히 피를 닦아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 장면을 지켜보는 이지윤의 예쁜 얼굴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녀는 우현아를 바라보며 해명하기 시작했다.“이명재는 우리 이씨 가문의 방계 사람이고 또 제 심복이기도 해요. 그래서 제가 그를 부산 대표 자리에 앉힌 거예요. 제 본래의 의도는 그가 협력 파트너를 잘 선택해 부산에서의 청별 그룹 이미지를 수립하고 이익을 창출하라는 것이었죠. 그런데 그가 감히 수중에 장악한 공적인 권리를 이용해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려 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오늘 아침에 그는 우 대표님에게 입에 차마 담지 못할 성희롱을 한 것도 모자라 우 대표님에게 선을 넘은 스킨십까지 시도하려는 대담하기 짝이 없는 짓도 했더군요. 우리 청별 그룹에서는 이런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이 절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제 사내 교육이 해이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오늘 제가 우리 청별 그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겁니다. 우씨 그룹에서 원하시는 대로 이명재를 처벌해도 좋으니 저 이지윤은 전적으로 여러분의 결정을 받아들일 겁니다.”이지윤의 말이 끝나자 다들 제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청별 그룹 내부의 규칙이 이 정도로 엄격할 줄은 모두가 상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이지윤 대표가 상벌이 명확한 사람일 줄은 더욱 상상할 수 없었다.그녀가 단지 예쁜 미모만 갖춘 여성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국의 재벌 집 세자나 도련님과 맞먹는 기질도 겸비하고 있었다.그리
더 보기

제1890화

우현아는 우충식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았다.그녀는 눈앞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지윤이 사람들을 데리고 와 사과하려는 것이 김예훈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때문에 이 중대한 결정을 내릴 자격이 있는 사람은 김예훈뿐이었다.“그만해, 그만 절하면 됐어. 바닥이 박살 나면 네가 배상할 거야?”김예훈은 이명재가 백 번을 절하고 나서야 앞으로 나서서 쭈그리고 앉아 빙그레 웃으며 이명재를 보며 물었다.“오늘 아침에 내가 했던 말은 기억이 나? 내가 뭐랬는지 말해봐.”그 말에 이명재는 눈꺼풀이 뛰며 무의식적으로 중얼댔다. “오후 2시에 대리권 계약서를 가지고 여기에...”“맞아, 그 계약서는 어디에 있어?”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계속 물었다.“계약서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요.”이명재는 울먹이며 잘못을 빌었다.“김 사장님, 제가 잘못했어요. 모든 게 제 잘못이라는 걸 진심으로 깨달았어요.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김예훈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무심하게 말했다.“이지윤 씨의 체면을 봐서 너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줄게. 나머지 한쪽 손을 너 스스로 부러뜨려. 그런 다음 내 눈앞에서 최대한 멀리 꺼져. 다음에 또 날 건드리면 네 관에서 네 시체를 보게 될 거야.”그 말에 이명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지만 그는 이내 신속하게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했다.“김 대표님, 자비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맹세컨대, 앞으로 다시는 우 대표님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우 대표님을 제 친엄마로 모시고 효도하겠습니다!”말이 떨어지자 이명재는 왼손을 바닥에 격렬하게 내리쳤고 “뚝”하는 소리와 함께 왼손이 부러졌다.하지만 이명재는 감히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왼손을 질질 끌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다들 등골이 서늘해졌고 눈꺼풀도 제멋대로 뛰기 시작했다.어떤 일은 직접 경험하는 것과 소문으로 듣는 것에 커다란 차이
더 보기
이전
1
...
187188189190191
...
258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