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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1화

포레스트 1호 별장.김예훈은 우현아 등을 위해 야식으로 라면을 준비했다.라면을 먹고 있던 서진욱은 김예훈한테서 방금 있었던 일을 듣고 놀라서 삼키지를 못했다.김예훈이 자신에게 가르쳐주기로 한 실력이 이 정도로 어마어마할 줄을 몰랐던 것이다.아무렇지 않게 그저 뺨 한 대로 자신의 스승인 청현 도장을 날릴 줄 몰랐다.‘고수야! 절대적인 고수! 난 김예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야!’전에는 김예훈의 실력이 놀라울 정도였다면 지금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마음이 이 순간 깔끔하게 사라지고 말았다.청현 도장한테서 전화가 와도 전혀 숨기지 않고 김예훈의 앞에서 그저 대충 둘러댈 뿐이었다.이어 피식 웃더니 말했다.“김 도련님, 저희 스승님께서 저보고 잠깐 이곳을 떠나지 말고 김 도련님께서 매일 뭐 하는지 지켜보라고 하셨습니다. 저희 스승님은 지금부터 쭉 우 회장님과 같이 있을 것 같고요. 우 회장님께서 저희 스승님을 모셔 오느라 큰 대가를 치렀을 것입니다. 단순히 김옥자 씨를 치료해달라고 협박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부산 용문당 때문이겠지. 부산 용문당 회장직을 맡으려면 단순히 입을 놀리는 것보다 진정한 실력을 갖춰야 해. 진윤하, 최산하와의 약속일이 곧 다가오기 때문에 우충식도 만반의 준비를 했을 거야.”서진욱은 아무렇지도 않은 김예훈의 말에 경이로운 표정으로 별장 밖을 지키고 있는 몇몇 용문 제자들을 쳐다보았다.‘내 기억이 맞다면 진윤하는 김예훈을 깍듯이 모시고 있었어. 그러면 김예훈은 도대체 무슨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거지?’서진욱은 곧 생각을 거두게 되었다.이제부터 김예훈의 하인이기 때문에 하인답게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은 입을 다물어야 했다.서진욱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우현아는 감동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부드럽게 쳐다보았다.“김예훈, 우리 아빠는 늘 이익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 나를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어. 그래서 나 하나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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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2화

김예훈은 표정이 담담하기만 했다.우충식이 부산 용문당 부회장이라고 뒤에서 봐주는 사람이 있다고 잘난 척하면서 몇 번이나 김예훈을 무너뜨리려고 했다.이번에 심지어 청현 도장까지 초대한 목적 역시 김예훈을 철저히 무너뜨리기 위함이었다.그래서 김예훈도 이번에는 그에게 본때를 보여주리라 마음먹었다.부산 용문단 회장직은 다음 생까지도 꿈도 꾸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김예훈이 아직 회장 자리에 앉지 않은 이유는 부산 용문당 회장직 자리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노리고 있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고 또 다른 한 방면으로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부산 용문당 내부 분열을 막아 이 일을 해결하고 싶었던 것이다.이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우충식을 때려죽였을 것이다.우현아는 김예훈의 생각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렇게 말했다.“김예훈, 난 너의 말이 진짜라는 거 믿어. 그런데 난 우리 아빠랑 김옥자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 이 두 사람은 그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하는 사람이 아니야. 개도 급하면 담장을 뛰어넘는다고 이들을 건드렸다간 무슨 짓을 해낼지 몰라.”우현아는 정말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김예훈과 며칠 동안 함께 지내면서 그를 어느 정도 믿고 있었지만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그저 이방인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지 못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듯싶었다.금릉 김씨 가문이 아니라고 해도 부산 우씨 가문도 전국 10대 명문 가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산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뿌리 깊은 로열패밀리였다.김예훈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런 가문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다.부산 바닥에서 우충식에게 충성하는 사람은 많고도 많았다.길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거지마저도 그의 사람일 수도 있었다.이러한 상황에서 우충식과 맞붙는다면 좋은 일이 있을 수가 없었다.“걱정하지 마.”김예훈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난 그들이 복수하는 거 두렵지 않아. 그리고 그들은 고개를 숙이게 되어있어. 김옥자의 상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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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3화

“이런 젠장! 정말 너무하네! 죽여버릴 거야! 꼭 죽여버릴 거야!”부산 사랑병원 VIP룸, 가까스로 윗몸을 움직일 수 있는 김옥자는 물을 마시다 우충식의 말을 듣고 화가 나 물컵을 바닥에 내팽개쳤다.“김예훈 그 자식 도대체 어디서 오는 자신감이래요? 진실을 원한다고? 사과를 받고 싶다고? 현아를 대표 자리에 앉히고 싶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대요? 왜 차라리 우씨 집안의 주인이 되라고 하죠? 여보, 내가 보기엔 이 모든 것이 현아가 시킨 짓일 거예요. 아니면 이방인 주제에 어떻게 이렇게나 많이 알고 있겠어요! 당장 현아를 불러와서 교육해야겠어요! 그리고 사회적, 군사적 모든 권력을 총출동하여 김예훈 이 자식을 없애요! 우씨 가문에서 해내지 못하겠다면 저희 김씨 가문에 부탁해 볼게요! 한평생 침대에만 누워있더라도 분풀이는 해야겠어요!”이 순간 김옥자는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우충식한테 시집온 이후로 우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어 도도하기만 했다.우현아는 그런 그녀에게 휘둘리면서 고개를 숙이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이방인의 힘을 빌어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앉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늘 자부심이 강했던 김옥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분노한 김옥자와는 다르게 우충식은 차분하기만 했다.“여보, 흥분하지 마. 박 교수가 보충제는 한동안 움직일 수 있게 해줄 수는 있어도 일단 흥분하기만 하면 상태가 더욱 심각해진다고 했어. 지금은 이미 청현 도장님을 통해 전통 무술계에 이 증상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해달라고 했어. 찾아내기만 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서든지 모셔 올 거야. 당신이 회복되기만 한다면 더 이상 김예훈 그 자식한테 휘둘리지 않아도 돼. 하지만 그전에는 김예훈과 부딪혀서는 안 돼. 똥이 무서워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그리고 김예훈 그 자식 청현 도장님을 상대하면서 절반 실력만 보여줬는데도 그 실력이 어마어마했어. 일반 보디가드는 상대도 안 될 거야! 나한테 시간 조금만 더 줘. 응?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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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4화

“그 둘이 한 쌍의 원앙 아니에요? 그때 되면 한날한시에 죽을 수 있게 해줘야겠어요! 하...”김옥자는 김예훈을 어떻게 짓밟아 줄까 생각하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갑자기 온몸이 굳어버리면서 다시 한번 침대에 고꾸라지고 말았다.우충식이 쳐다보았을 때 그녀의 얼굴에 있던 미소는 이미 굳어져 버려 이상하기 그지없었다.두 손은 닭발처럼 구부러져 있었고 다시 회복할 수가 없었다.건방을 떨던 그녀는 이 순간 공포감에 휩싸여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울부짖었다.“여보! 시간이 없어요! 김예훈 조건을 들어줘요! 빨리 치료해달라고 해요! 빨리요!”...다음날 이른 아침, 아침 식사를 마친 김예훈은 우현아를 데리고 아무렇지 않게 부산 사랑병원 VIP룸으로 향했다.저녁 내내 핸드폰을 꺼두었기 때문에 아침에 다시 켰을 때는 수십 통의 문자가 와있었다.우충식이 거의 반 시간을 간격으로 전화했던 것이다.아침에 연락이 닿았을 때 바로 김옥자를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그러면서 김예훈이 내놓은 두 가지 조건 모두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이외로 김옥자를 치료해 줄 수만 있다면 2조 원마저 주겠다고 약속했다.저녁 내내 불안에 떨었던 우충식과 김옥자는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그래서 김예훈이 더는 밀당하지 않고 바로 우현아를 데리고 이곳으로 왔던 것이다.“김 도련님, 드디어 오셨네요.”우충식은 김예훈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고 초췌한 표정으로 발 벗고 나서서 마중했다.“빨리 저희 와이프 좀 봐주세요!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더니 갑자기 전신마비가 되어 미소마저 사라졌어요! 이대로 깨어나지 못해 식물인간이 될까 봐 두려워요!”우충식은 부산 용문당의 부회장으로써 겪어보지 못한 일이 없었다.하지만 김옥자의 일 때문에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한 상태였다.전처가 식물인간으로 되어버렸기 때문에 식물인간으로 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죽기보다 못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그래서 사랑하는 여인이 그런 결말을 맞이하게 내버려둘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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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5화

김예훈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비록 의술과 약리에 대해 잘 몰랐지만, 박 교수가 했던 말과 똑같았다.박 교수의 분석과 같이 김옥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기껏 해 24시간이었다.이 지경에 이르러서야 우충식은 김옥자가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식으로 도를 닦다가 사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이 두 가지는 엄연히 다른 것이었기 때문에 의학으로 김옥자를 살려내기란 불가능했다.이런 생각에 우충식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면서 말했다.“김 도련님께서 저희 와이프 상태를 바로 알아내셨는데 살려낼 방법은 있을까요? ““아주 쉬워요.”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하지만 제 조건을 들어줘야 살려주겠다는 건 변함없어요. 첫째, 현아와 어머님께 진실을 밝혀드리는 것. 둘째, 현아를 대표 자리에 앉히는 것. 제 조건만 들어준다면 돈 일 푼도 받지 않고 살려드리겠다고 약속하죠. 하지만 들어줄 수가 없다면 죄송하게도 다른 사람을 찾아야 할 거예요.”우현아는 우충식 얼굴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버럭 화를 낼까 봐 조마조마했다.“그래요. 그렇게 할게요.”우충식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저녁 내내 이미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마쳤던 것이다.이때 그는 여진수에게 임명장을 가져오라고 손짓했다.“이것이 바로 임명장입니다. 지금부터 현아가 바로 저희 JK 그룹의 대표이고 전체 일상업무를 맡아서 할 것입니다.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이 사회에서 해고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30%의 지분에 대표직까지 맡았으니, 현아 능력으로는 충분히 이겨낼 거예요.”이런 말을 하고있는 우충식의 표정은 복잡미묘하기만 했다.현아를 대표 자리에 앉힐 줄 몰랐던 그는 김옥자를 위해서라면 그 자리를 내줘야 했다.머리가 똑똑한 우현아가 JK 그룹을 넘겨받기만 한다면 우충식도 그녀를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우현아는 멈칫하더니 임명장을 받았다. 자신이 이런 방식으로 대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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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6화

김예훈의 대답에 우충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비록 제가 아직 조건을 전부 만족시켜 드리지 못했지만 저는 제 성의를 보여드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저희 와이프를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내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말씀하실 건 아니죠? 내일까지 기다리면 평생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어요.”김예훈이 웃더니 말했다.“성의를 보여줬으니 저도 그 성의에 보답해 드려야죠. 걱정하지 마세요. 저 김예훈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에요.”김예훈은 다른 사람들한테 자리를 비켜달라고 손짓하고는 혼자 김옥자의 앞으로 다가갔다.온몸이 굳어버린 김옥자를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수술칼 하나로 그녀의 맥소를 찔렀다.한기가 서린 피가 뿜어져 나와 병실 온도가 한층 차가워졌다.이와 동시에 김옥자의 몸이 눈에 띄게 부드러워지기 시작했고 김예훈이 그녀의 머리를 ‘탁’ 치자 다시 기절하고 말았다.몇 분 뒤, 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병실을 나섰다.우충식은 그가 병실에서 나온 것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김 도련님, 상황이 어떠한가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미 김옥자 씨 오한증을 해결해 드렸습니다. 곧 깨어나실 테니 한의사를 통해 몸조리 잘하시면 됩니다.”“그래요! 정말 잘됐네요!”우충식은 흥분하기 시작하면서 얼굴에 있던 초췌함과 피로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박 교수 등도 김옥자 따라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상태를 확인해 보니, 온몸이 굳어버렸던 김옥자의 상황이 많이 나아져 있었다.조금만 몸조리하면 완전히 회복할 수도 있었다.우충식은 결과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김 도련님께서는 정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네요! 부러울 따름입니다!”이 순간 우충식은 정말 김예훈을 마음에 들어 했다.대립적 구도가 아니었다면 무슨 대가를 치러서든지 김예훈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이지만 지금으로써는 한여름 밤의 꿈과도 같았다.“김옥자 씨 오한증은 해결되었습니다.”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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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7화

김예훈이 흥미진진한 말투로 말했다.“부 회장님, 이 바닥에서 몇 년을 지내셨는데 기본적인 도리도 모르시나요?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되며 남의 해를 막으려는 마음도 가져서는 안 되는 거 몰라요? 제가 왜 부 회장님을 경계하는지 정말 모르시겠어요?”우충식이 피식 웃었다.“김 도련님께서 생각 많으셨습니다. 저는 저희 와이프를 위해 최선을 다해 협조해 드릴 것입니다.”김예훈은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우현아를 데리고 이곳을 떠났다.우충식은 김예훈이 사라지자 예리한 눈빛으로 바뀌더니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견 세자님, 저는 내일 우씨 가족 모임에서 현아에게 진실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견 세자님과 현아의 혼인도 선포하려고 합니다! 아, 그리고 김예훈이라는 자는 손쉽게 청현 도장님을 무너뜨릴 수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 또한 견 세자님께서 직접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아에게 진실을 알려주자마자 그의 목숨을 끝냈으면 좋겠네요. 상상만으로도 재밌을 것 같군요.”통화를 마친 우충식은 얼굴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내일, 모든 것이 내일에 달려있어! 내일이면 옥자 씨 병도 치료할 수 있고, 부산 견씨 가문과 친척 사이를 맺을 수도 있고, 부산 용문당 회장 자리에도 오를 수 있을 거야!’이런 생각에 우충식은 얼굴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우충식이 무슨 꿍꿍이를 하고 있는지 김예훈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알고 있다고 해도 별로 큰 반응을 보일 사람이 아니었다.이것이야말로 우충식에게 알맞은 스타일이었고 그가 이런 짓거리를 하지 않으면 손봐주기도 미안했다.포레스트 별장에 도착한 김예훈은 진윤하와 최산하에게 연락하여 미리 내일의 움직임을 맞춰보았다.요 며칠 이 둘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거의 마친 상태였다.김예훈이 마지막으로 나서기만 한다면 부산 용문당을 철저히 통합시킬 수 있었다.그리고 내일이 바로 가장 적절한 시기였다!김예훈의 계획을 모르고 있던 우현아는 비서를 불러와 계약서를 준비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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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8화

10시, 부산 버뮤다 JK 그룹 큰 회의실.회의실에는 각 고위직이 앉아있었고 하나같이 직급이 높아 큰 발언권을 가지고 있었다.이들은 검은 정장을 입은 우현아와 차가운 표정의 김예훈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자세히 주시하고 있었다.불쾌함, 의문스러움, 흉악스러움만 가득했지 김예훈이 원하던 복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우현아가 갑자기 대표 자리에 앉게 된 것이 자신의 이익에 어긋났을 뿐만 아니라 지난날의 경영방식을 깨트린 것으로 생각해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품게 되었다.그중 에르메스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시가를 입에 물고 하찮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넓은 회의실에서 아무렇지 않게 시가 연기나 뿜어대면서 건방지기만 했다.우현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아무 말 없이 센터 자리에 앉아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이 자리에 계신 분들 다 저를 아실 거라 믿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정식으로 대표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을 테니 앞으로 전 김옥자 대표님을 지지해 주었던 것처럼 저도 많이 지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더 잘해서 여러분께 연말에 더 많은 보너스를 챙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어 오늘부터 사장직을 맡게 된 김예훈 씨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저희 JK 그룹에서 이분은 저의 의지를 대표할 수 있고 이분이 한 말이 바로 제가 한 말이 될 것입니다. 김 사장님의 명령은 무조건 따라야 할 것이고 어기는 자는 그대로 해고될 것입니다!”우현아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제 뜻을 모두 알아들으셨나요?”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을 쳐다보게 되었다.‘20만 원도 안 되어 보이는 옷차림의 저 남자가 부산에서 유명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사람일 텐데...’고위직들은 의아하기만 했다.‘어디서 튀어나온 사람이길래 우현아의 믿음을 한 몸에 받고 있어? 저 자식이 한 말이 자기 말과도 같다고? 설마 소문으로만 듣던 기생오라비?’사람들은 김예훈을 무시했고 왠지 모르게 부럽기도 하도 질투 나기도 했다.우현아의 덕을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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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9화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에르메스 정장남을 쳐다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수중에 있는 자료를 넘겼다.‘왜 저렇게 오만방자한지 알아봤더니 역시나 신분이 심상치 않은 놈이었네.’곧이어 김예훈은 자료를 통해 이 사람이 금릉 김씨 가문 김옥자의 사촌 동생, 김재중이라는 것을 알아냈다.결정적인 것은 바로 그가 전 사장직을 도맡았던 사람이었다.김예훈이 나타남으로써 그저 평범한 고위직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우현아가 먼저 예리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말했다.“김재중 씨, 말씀하시기 전에 먼저 생각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어떻게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 뻔히 잘 아시면서 저를 비아냥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리고 제가 대표가 된 이상 사장직을 임명할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무슨 불만이 있으시면 이사회에 고발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회의실이지 그쪽 안방이 아니기 때문에 행실을 잘 갖추시기를 바랍니다! 회의를 진행하기 싫으시다면 말릴 사람이 없으니 나가셔도 좋습니다!”“하, 저보고 꺼지라고요?”김재중은 도도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시가에 다시 불을 붙이더니 앞으로 걸어와 우현아의 얼굴에 시가 연기를 뿜어냈다.“우 대표님, 제가 전에 사장직을 맡으면서 매일 밥만 먹은 줄 아십니까? 제가 알려드리는데, 얼마 전에 이미 청별 그룹에서 JK 그룹에 대리권을 수여하기로 했고 전체 JK 그룹 직원은 물론 주주회에서도 아는 사실입니다. 계약이 성사되면 JK 그룹 주가는 상승세를 이룰 것이고 주가가 배로 되는 것은 문제도 아닙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청별 그룹과 계약을 맺으면 모든 사람의 몸값이 배로 뛰게 된다는 거죠! 그런데 뭐, 어쩔 수 없죠. 바로 오늘 아침에 사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으니 말이죠. 제가 이 계약을 성사시킬 필요성이 없게 된 거죠. 이로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거란 생각에 아쉬울 따름입니다. 회사 주식은 대표님과 저 기생오라비 때문에 상승하지 못할뿐더러 곤두박질칠지도 몰라요! 우 대표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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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0화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은 우현아가 김재중을 사장직에서 끌어내린 것이었다.만약 JK 그룹 주가가 이 이유로 폭락하게 된다면 우현아는 잘못을 회피하기 어려웠다. 대표 자리에 오르자마자 잘릴지도 몰랐다.이 모든 것이 우충식과 김옥자가 미리 파놓은 무덤이라고 볼 수 있었다.출근 첫날 우현아가 사임하게 된다면 우충식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녀의 능력 부족이라고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고위직들은 어느 누가 나서서 바른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그저 우현아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구경만 하고 있었다.우현아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때, 김재중이 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다리를 꼬았다.“우 대표님, 저를 다시 사장 자리에 앉힐지 말지는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은 저하고 여기 계시는 분들한테 사과부터 하시죠? 대표님 때문에 몇 달 동안 들였던 정성이 물거품 되고, 회사에 거대한 손해를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주가마저 폭락하게 되었으니까요. 이 모두 대표님의 책임입니다.”이때 서로 눈치만 보던 사람들 중의 한 명이 나서서 말했다.“맞습니다. 대표님 때문에 저희는 상상 그 이상의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저희의 정성을 짓밟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저희는 이 회사에 평생을 바쳐서 일한 사람들인데 공로는 없어도 고생한 보람은 있다고요!”우현아는 이 장면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표정이 어둡기만 했다.우현아가 어찌할 바를 몰라할 때, 김예훈이 갑자기 테이블을 걷어찼다.퍽!“젠장! 고위직이라는 것들이 이 작은 일도 해결하지 못해? 고작 청별 그룹 대리권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회사에서 돈까지 줘가면서 대접해 줬더니 하나같이 빈둥거리기나 하고. 이 작은 일도 해결하지 못해서 결국 대표님을 내세워? 그러고는 대표님더러 책임지라고? 그러면 너희는 뭐 하는 놈들인데!”김예훈의 말에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우현아와 김재중마저 놀라고 말았다.김예훈이 날카로운 지적으로 모든 책임을 고위직에게 돌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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