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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1화

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서서히 입을 열었다.“너는 견청룡 1호 킬러잖아. 그런데 너는 걔한테 충성을 다하지 않았어. 네가 충성을 다한 것은 그의 돈일 뿐이야. 너 같은 사람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조건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있을 거라고. 내가 알고 싶은 것들이 기밀이긴 해도 너의 신분으로는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보들이야.”“김예훈, 그렇지만은 않아.”양진우는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목숨을 지키기 위해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있긴 하지만,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야. 정말 중요한 부분은 견 세자님이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지. 그러니까 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김예훈은 피식 웃을 뿐이다.“그래? 그러면 쓸데없는 말 말고, 이거 하나만 물어볼게. 네가 죽으면 너의 와이프, 그리고 딸은 어떻게 할 건데? 나한테 말하지 않아도 해외에 너의 가족들이 몇백 년을 써도 남을 자금이 있다는 거 알아. 비록 지금은 사용할 수 없겠지만.”김예훈은 핸드폰으로 양진우에게 캡처 사진을 보여주었다.양진우는 해외에 개설한 익숙한 은행 계좌에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은행 계좌를 알아낸 상황에서 동결시키는 것은 김예훈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하지만 양진우는 그래도 고개를 숙이지 않으려고 했다.“곧 죽을 마당에 은행 계좌가 동결된 게 뭐 어때서? 어차피 쓰지도 못할 거.”“그래? 그러면 가족들은?”김예훈은 또 캡처 사진 하나를 보여주었다. 사진 속에는 백인의 여인과 여자아이가 유럽풍 별장에서 뛰노는 모습이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영세중립국이 안전하긴 하겠지만, 집에서 죽어버리면 현지 경찰도 별로 신경 쓰지 않을걸? 내 말 맞아?”양진우는 멈칫하더니 분노했다.“김예훈, 이 악마 같은 자식! 너는 진짜 악마야! 우리 바닥에서는 가족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너는 어쩜 그럴 수 있어?”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가족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견청룡 지시대로 사람을 죽이고 다닐 때는 언제고? 걱정하지 마.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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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2화

김예훈이 양진우를 해결하고 있을 때, 부산 사랑 병원에서는 우충식이 어두운 표정으로 중환자실 밖에 서 있었다.그의 옆에는 부산에서 이름있는 의사, 외과 전문의, 내과 전문의들로 가득했다.어렵게 한자리에 모였어도, 하나같이 표정이 어둡기만 했다.우충식은 그들의 표정을 보고 더욱 불안해졌다.“박 교수, 해결 방안이 있어요? 이미 몇 시간이나 지났는데. 이대로라면 우리 와이프 견디지 못할 거예요.”우충식은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김옥자는 몇 시간 동안 병세가 호전되어 살짝 움직일 수는 있었지만 이 모두 거대한 대가를 치른 결과였다.아무리 호전되었다고 해도 아주 잠시적이라 절망적이기만 했다.“우 회장님, 저에게 해결 방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사모님 병의 근원을 찾지 못했습니다.”이때 50 몇 살 되어 보이는 의사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그래서 함부로 수술을 진행하지 못하는 거고요. 수술을 진행한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일시적인 치료일 뿐입니다. 이대로 갔다간 10시간 후에 사모님께서... 철저히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 되면 사고까지 멈춰 수액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 회장님, 남은 시간 동안 사모님이랑 잘 얘기해 보십시오. 가끔은 안락사가 평생 식물인간이 되는 것보다 낫습니다. 그러면 서로 고생할 일도 없을 테니까요.”박 교수는 한숨을 내뱉을 뿐이다.의사는 부모의 마음으로 환자를 돌본다고, 박 교수 역시 김옥자를 살려내고 싶었다.하지만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함부로 수술을 진행했다가 김옥자가 죽게 된다면 모든 책임을 떠안을지도 몰랐다.문제가 생기면 끝까지 책임져야 할지도 몰랐다.박 교수의 말에 식은땀만 흘리고 있던 다른 의사들도 하나같이 동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처음 보는 증세에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우충식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서서히 말했다.“여기 계신 분들 모두 부산 의학계에서 이름날린 분들이신데. 정말 병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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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3화

전남산의 이름을 들은 우충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전남산 어르신께서 함부로 서울을 떠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박 교수, 자신 있어요?”“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 제가 부탁하면 꼭 오실 것입니다.”박 교수는 표정이 어두웠다.“그런데...”“그런데 뭐요?”우충식은 따라서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비서한테 연락했더니 지금 대수술을 진행하고 있는데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수술하는 과정에 아무도 방해해서는 안 되고요. 그러니까 전남산 어르신을 모셔 올 자신은 있지만 수술이 끝난 후에야 비행기를 타고 오실 수 있으니 아마도, 24시간 뒤에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모님께서는 24시간이나 버텨내지 못하실 거고요.”박 교수는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당장 오라고 명령했을 거지만 상대는 명수 전남산이라 서울 세자라고 해도 함부로 명령하지 못하는 존재였다.더군다나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데 말이다.강제로 수술을 중단시켰다간 그 후과는 아무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우충식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부산에서는 어느 정도 권력을 쥐고 있었지만 서울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박 교수가 강제로 전남산을 모셔 오지 못하는 것처럼 우충식도 불가능했다.이 순간 우충식은 억지로 화를 억누르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박 교수, 그래도 이 일은 박 교수한테 맡길게요. 전남산 어르신도 모셔 오고, 우리 와이프 병세도 늦춰주세요.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얼마든지 투약해도 좋아요.”우충식은 말하다 목이 메어왔다.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김옥자가 정말 식물인간이 되어버린다면 금릉 권씨 가문과는 연이 끊길 수도 있었다.곧 회장 자리에 오를 우충식에게는 막대한 손해라 이것 때문에 회장직 자리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었다.그래서 부부 사이가 좋아서라기보다 이러한 이유로 어떻게든 김옥자를 살려내고 싶었다.박 교수는 우충식의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더니 보조에게 보충제를 투약하라고 지시했다.보충제 용량이 그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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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4화

사람들이 수술실을 떠나서야 우충식은 김옥자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박 교수가 이미 전남산 어르신을 모셨어. 그쪽 수술이 끝나면 바로 오실 거야. 그러니까 꼭 버텨내야 해!”김옥자는 창백한 얼굴로 겨우 입을 열었다.“아까 한 말들 다 들었어요. 만약 전남산 어르신께서 2박3일 동안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면요? 수술 후에 환자 상태가 안 좋아서 더 지켜봐야 한다면요? 오셨는데 제가 이미 식물인간이 되어버렸다면요? 여보, 저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겠어요. 저를 좀 살려주세요!”우충식은 멈칫하고 말았다. 김옥자가 한 말들이 불가능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발생할 확률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는 김옥자를 다독이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어르신께서는 꼭 제때 나타나실 거야.”김옥자는 피식 웃고 말았다.“만약 나타나지 않는다면요? 이미 아는 사람들을 통해 어르신께 연락해 봤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다 똑같았어요. 환자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대기하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그 대기 줄은 5년 뒤까지 꽉 찼고요. 저희 5년 동안 기다릴 수 있겠어요? 그리고 제가 그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해도 어르신께서 저를 무조건 살려낼 수 있대요? 실수라도 한다면 저는 어떡해요? 그냥 죽기보다도 못하게 식물인간이 되어버릴까요?”이런 생각에 김옥자는 두렵기만 했다.예전에는 우현아 엄마가 이런 결말을 맞게 되어 비웃기만 했는데 정작 자신이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 몰랐던 것이다.모두 인과응보라고 말할 수 있었다!“전남산 어르신께서 해낼 수 없다면 다른 전문의를 찾아봐야지!”우충식은 한마디 한마디 어렵게 내뱉었다.“이 세상에서 능력 있는 의사를 찾아내지 못하겠어?”김옥자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전남산 어르신께서 실수라도 한다면 저를 더 이상 살려낼 방도가 없을 거예요.”김옥자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화색이 돌았다.“김예훈! 김예훈을 찾으면 돼요! 다른 사람들은 제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도 몰랐는데 김예훈은 단번에 알아챘어요! 그러니까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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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5화

새벽 12시. 야식 시간이 돌아왔다.평소였다면 이 시간에 부산 타임 가든에서 영업을 마감했겠지만 김예훈이 찾았을 때는 불이 밝은 상태였다. 바로 우충식이 통으로 빌린 것이다.그는 로비 정중앙에 앉아 열심히 레어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다.마치 고기향을 느끼듯이 천천히 씹고 있었다.그의 옆에는 불진을 들고 있는 한 도사가 도덕경을 읽고 있었다.앞에 놓여있는 핸드폰이 가끔 켜지지 않았다면 신선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우충식 맞은편에 있는 의자를 끌어내 자리에 앉더니 스파게티 하나를 주문했다.스파게티가 올라오고, 포크로 먹으면서 말했다.“이 야심한 밤에 왜 보자고 하셨어요?”우충식은 저번에 만났을 때보다 더 열정적이었다.김예훈이 스파게티를 주문한 것을 보고 직원더러 이미 준비한 요리를 올리라고 했다.그는 모든 음식이 올라서야 웃으면서 말했다.“김 도련님께서 아직 식사하지 않으셨다면 이 요리들도 입맛에 맞는지 한번 맛보세요. 별로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원하시는 거 모두 셰프님한테 해달라고 하면 되니까요.”아무리 열정적이라고 해도 옆에 앉아있는 도사의 신분을 먼저 소개할 생각이 없었다.포크를 잡고 있던 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다른 건 필요 없고 스파게티면 충분해요. 남의 신세를 지면 함부로 말도 못 한다잖아요.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다른 사람한테 신세 지는 거거든요.”김예훈은 자기가 먹은 것은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하면서 5만 원 한 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이 모습에 우충식은 동공이 흔들리고 말았다.옆에서 도덕경을 읽고 있던 도사는 고개 들어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싫증 난 표정을 지었다.눈앞에 있는 예의 바르지 않는 김예훈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우충식 역시 김예훈을 잠깐 쳐다보더니 짜증이 났다.‘부산 6대 세자도 다 만나보았는데. 성수현 세자님은 고집불통이고, 심옥연 세자님은 온화하고 예의 바르고, 견청룡은 야심이 가득하지... 세자님마다 자기 성격이 있긴 해도 김예훈처럼 다가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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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6화

김예훈의 가시 돋친 말에 우충식은 미소가 점점 굳어졌다.‘김예훈 이 자식, 정말 혀를 찌르는 질문을 하네!’여진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비록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도사 역시 김예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보잘것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은 우충식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먼저 말했다.“부 회장님, 쓸데없는 말 그만하시고, 야심한 밤에 저를 불러낸 건 단지 밥 먹자고 부른 건 아니겠죠? 할 말 있으면 빨리하시고, 없으면 그냥 갈게요. 부 회장님 따님 집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거든요.”김예훈은 우충식이 자신을 부른 목적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자극했다. 우충식의 자존심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싶었다.우충식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고, 김예훈의 마지막 한마디를 무시한 채 말했다.“김 도련님께서 그렇게 직설적이라면 저도 그냥 말할게요. 예전에 저희 와이프를 만났을 때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단번에 알아챘다면서요. 올해 다시 발작하면 철저히 식물인간으로 될 거라고도 하셨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요. 증상이 아주 또렷했죠. 부산 전문의들 말고 전남산 어르신을 모셔 와도 살려내지 못할 거예요.”우충식은 움찔하고 말았다.“김옥자 씨는 무슨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식으로 도를 닦다가 사도에 빠지게 된 거예요.”우충식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러면 이 증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그럼요. 심지어 아주 간단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김예훈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제가 직접 나서면 반 시간 내로 해결해 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평생 다시 발작하지 않게 해드릴 수도 있고요.”김예훈은 담담하긴 했어도 자신감이 넘쳤다.도사는 참지 못하고 고개 들어 김예훈을 무시하듯이 쳐다보았다.“그래요? 그렇게나 자신 있으세요?”우충식은 오른손을 움찔하고 말았다.“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데요?”“전통 무술은 전통 무술로 해결해야죠.”김예훈이 아무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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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7화

“그러니까, 얼마면 김옥자 씨 문제를 해결해 드릴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는데. 제가 똑똑히 말해줄게요. 얼마를 주시든지 도와드리지 않을 거예요. 김옥자 씨는 저를 건드린 것도 모자라 현아에게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어요. 제 도움을 받을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하세요?”김예훈은 차갑게 말했고, 우현아의 이름이 언급되자 도사의 눈빛은 더욱 예리해졌다.“김 도련님도, 저도 어른이잖아요. 어른이라면 이익을 따질 줄 알아야죠! 더군다나 원수져서 좋은 일도 없을 건데. 저희 와이프를 미워할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저 우충식을 보잘것없다고 여기셔도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금릉 권씨 가문은 눈여겨보실 수 있는 거잖아요. 저를 도와주시기만 한다면 돈도 드리고, 저희 사이의 원한도 없었던 일로 해드리겠다고 약속하죠! 김 도련님께서 원하신다면 부산 용문당에 괜찮은 자리를 마련해 드릴게요. 김 장로님이라는 호칭은 꽤 마음에 드실 거예요. 심지어 부회장 자리에 앉혀드릴 수도 있어요. 그러면 저랑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죽게 되면 회장직은 당신에게 드릴게요.”권력, 힘, 사회적 지위, 돈.우충식은 김예훈을 설득하기 위해 내놓을 만한 조건을 모두 내놓았다.하지만 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차를 마시면서 말했다.“돈 따위는 관심도 없어요. 원한이 사라지든 말든 저한테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요. 부산 용문당 부회장직은 더욱 관심도 없어요. 회장직을 준다고 해도 별로 원하지 않아요. 당신은 지금 부회장인 주제에 부산 용문당에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이런 조건을 내놓는 것은 그저 잠시 치욕을 무릅쓰고 부탁하는 거잖아요. 제가 해결해 드리면 대놓고 복수할 거잖아요. 아니에요? 그러니까, 저는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고 더욱이 도움을 드릴 수도 없어요.”우충식은 어두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말했다.“김예훈 씨,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저희 와이프를 살려주실 수 있을 건가요?”부산 용문당에서 지위가 높은 우충식은 이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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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8화

촤라락!김예훈은 이번에는 아예 차를 우충식의 얼굴에 부어버리더니 말했다.“죄송한데, 제 주제는 제가 알아서 파악할게요!”퍽!“이봐, 젊은이! 거 너무 심하네!”김예훈이 우충식의 얼굴에 차를 붓는 모습을 본 도사는 침묵을 깨고 테이블을 내리쳤다.쨍그랑!테이블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더니 그릇들이 죄다 깨지고 말았다.김예훈은 뒤로 물러섰기 때문에 몸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동작이 조금 느렸던 우충식은 온몸이 범벅이 되고 말았다.도사는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표정 관리를 하면서 김예훈을 향해 소리쳤다.“이봐, 젊은이! 보자 보자 하니까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정말 자기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네! 어디서 온 자신감이길래 사모님을 살려낼 수 있다고 장담하는 건데! 해결할 수 있든 없든, 우 회장님이 내준 조건에 감지덕지할 것이지 어디서 감히 거절해! 부산에서 우 회장님과 사모님한테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그런 영광을 떠안았으면 고마워할 것이지 어디서 잘난 척이야? 법치 사회가 아니었다면 내 젊었을 때의 성격으론 진작에 때려죽였어! 실력이 좀 된다고 해서 자기가 잘난 줄 아나 본데! 내가 한 손으로 너를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어 줄까?”그는 속세를 벗어난 고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눈을 부라리면서 김예훈에게 쓴소리를 내뱉었다.예의가 바르지 않은 김예훈 같은 사람은 죽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그가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김예훈을 제압하는 것이었다.우충식이 그가 김예훈을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걸 보면 어느 정도 실력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김예훈은 이 도사를 아래위로 훑더니 피식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큰소리치는 걸 보니 무슨 인물이나 되나 보죠? 어느 경호회사에서 오셨어요?”“이 자식이!”김예훈의 말을 들은 도사는 화나서 부들부들 떨더니 그를 죽이고 싶은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누군지 모른다고? 내 기분에 따라 네 목숨이 오가는 거 몰라? 서진욱은 바로 내가 현아를 보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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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9화

김예훈의 표정을 포착한 청현 도장은 그가 자신의 신분에 놀란 줄 알았고, 한껏 도도한 표정으로 냉랭하게 말했다.“이제야 내가 누군지 알겠어? 내 심기를 건드렸다간 서진욱을 불러와서 너를 언제든지 죽여버릴 거야! 견청룡이 이미 너를 죽이겠다고 양진우를 보냈거든. 살고 싶으면 우 회장님 조건을 들어드려!”“아, 그러면 제가 도장님을 고마워해야겠네요.”김예훈은 배시시 웃기만 했다.그러고는 잠시 후 흥미진진한 말투로 말했다.“현아의 사부님이시라면, 식물인간이 된 현아 어머님이 바로 도장님 후배겠네요. 사이가 꽤 친하셨겠는데. 저는 지금 현아의 권리를 되찾고 싶은 거고, 현아 어머님 대신 사과를 요청드리는 건데 왜 나서서 말리지 않으세요? 정말 이해가 안 돼서 그러는데 도장님께서 설명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청현 도장은 속세를 벗어난 고수처럼 피식 웃더니 말했다.“현아가 내 제자라서 아끼는 건 맞아. 그래서 난 걔가 입만 번지르르한 놈한테 홀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아버지한테 대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야. 만약 현아가 다치지 않기를 원한다면 너의 편이 되어줄 수 있지. 그리고 현아가 응당 받아야 할 권리를 되찾아 줄 거라면 고마워해야 할 거고. 그런데 네가 이토록 탐욕스럽게도 돈을 갈취하고, JK 그룹 대표님의 자리까지 탐내고, 이유 모를 사과까지 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야!”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돈이 필요 없어요. 받아낼 마음도 없고요. 대표님 자리를 현아에게 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아 어머님은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식물인간이 되셨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사과와 해명을 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설마 이 일에 연루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조사하지 못하게 하는 거예요? 이것도 아니라면, 한 사도가 식물인간이 되었는데 진상을 밝힐 수조차 없는 건가요?”청현 도장은 화가 나 인내심이 부족한 말투로 말했다.“이봐, 젊은이. 여기서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오늘 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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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0화

청현 도장은 한껏 정의롭고 늠름한 척했다.부산에서는 모든 사람이 그의 체면을 지켜줘야 했다.그의 말이 법이라는 것은 조금 과장된 말이었지만 상대가 일반인이라면 그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이 맞았다.오늘 왜 이 일에 나서는 건지는 아직 설명도 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우충식이 그를 모시기 위해 2천억 원을 들였다는 것을 알릴 필요도 없었다.남의 재물을 받았으면 남의 액막이를 해야 하고 돈을 받았으면 나쁜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 맞았다.우충식은 한껏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일부러 겸손한 척하면서 말했다.“도장님, 감사합니다. 부산에 도장님 같은 분이 계신 건 축복인 것 같습니다!”우충식의 칭찬에 청현 도장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은 서로 칭찬을 해대는 이 두 사람을 흥미진진하게 쳐다보았다.“부 회장님.”여전히 일부러 부회장을 강조해서 말하는 김예훈의 모습에 우충식은 움찔하고 말았다.“오늘은 저번 식사보다 많이 열정적이긴 해도 성의가 없으시네요. 그러니까 김옥자 씨는 그냥 식물인간이나 하면 되겠네요. 현아 물건을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해요! 그리고 결혼할지 말지는 현아 본인이 마음 가는 대로 할 거예요! 그러면 이만.”김예훈은 말을 끝내자마자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건방지군!”청현 도장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내가 지금 바로 서진욱을 불러올까? 그러면 내일 길바닥에서 시체로 발견될 건데!”필살기를 내놓으면 김예훈이 겁먹을 줄 알았지만 그가 뒤돌아보지도 않을 줄 몰랐다.“이 자식이!”김예훈의 거만한 태도에 청현 도장은 앞으로 한 발짝 내밀더니 손에 쥐고 있던 불진으로 공기를 가르면서 고막이 째질듯한 소리를 냈다.김예훈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인생 교육을 해주려고 했다.짝!김예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청현 도장의 뺨을 때렸다.거대한 소리와 함께 청현 도장은 저 멀리 날아가 로비에 있는 피아노에 부딪히고 말았다.힘겹게 바닥에서 일어나자 뽀얀 얼굴에는 뺨 자국이 나 있었다.김예훈은 뒷짐을 쥐고 아무렇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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