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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1화

성수현은 별로 다른 사람 일에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비록 부산 6대 세자이긴 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겸손한 사람이었다.바둑을 두고, 그림을 그리고, 거문고를 연주하고, 무술을 연마할 때는 그 누구도 방해할 수가 없었다.지금 바둑 놓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전화가 울렸다는 건 큰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말해.”전화기 너머 비서는 그의 불쾌한 말투를 알아차리고 용건부터 말했다.“세자님, 견 서장님과 상현 어르신께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예훈 찾으러 병원에 갔다가 마침 임강호 임시아 부녀를 만나 견 서장은 그 자리에서 제복을 벗어야 했고 상현은 어르신 역시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리고 또 혜성 엔터테인먼트 역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이 봐주지 않으면 파산될 지경입니다. 제가 특별히 무법 지대 소식통을 통해 김예훈의 신분을 알아보았더니 저희 생각보다 심상치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성남에서는 김 세자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경기도 김 세자님이요!”비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 이름을 외쳤다.시간이 긴박하여 확인한 내용이 많지는 않았지만 경기도 김 세자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세자님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야. 커다란 경기도에 김세자는 단 한 명뿐인데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이 가.’“그래? 난 또 그냥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네. 상현 어르신이 상대가 안 되었다는 건 당연한 일이었네.’성수현이 또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뭐 어때서? 나도 김세자를 들어봤는데 혼자 힘으로 경기도에서 유일한 명문가인 김씨 가문을 꺾었다지. 그런데 김씨 가문은 우리가 봤을 때 아무것도 아니야. 경기도를 독차지했다고 해도 우리 상류층에 들어올 수 있는 자격이 없어. 기껏 해 발꿈치나 닿을 수 있는 정도겠지. 그깟 경기도를 점령했다고 감히 부산에 와서 거들먹거려? 부산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데.”성수현은 시종일관 태연한 모습이었다. 김예훈의 신분을 알았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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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2화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부산 센터를 침입해! 죽고 싶어?”이때 손에 총을 쥐고 있는 한 무리의 보디가드가 달려와 김예훈을 겨냥했고 뒤에 있는 통로에서는 고통에 허덕이는 소리가 들려왔다.이 보디가드들은 흉악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김예훈을 향한 두려움도 없지 않아 있었다.이곳을 들어오면서 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던 것이다.김예훈은 이들을 무시하고 아무렇지 않게 바둑판 앞에 앉더니 백돌 하나를 바둑판에 놓았다. 이로써 모든 흑돌의 길이 가로막히고 말았다.그는 또 백돌 하나를 집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소문으로는 성수현 세자께서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지요. 바둑 실력도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뭐 그냥 그렇네요.”성수현은 보디가드들에게 물러가라면서 손짓하더니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 김 세자?”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저 같은 사람은 성 세자님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줄 알았는데 부산 6대 세자이신 성 세자님께서 저를 알아볼 줄 몰랐네요. 무서워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성수현은 그저 말없이 아무렇지 않게 우려낸 차를 김예훈에게 건네더니 말했다.“김 세자님 겸손하시네요. 경기도를 주름잡으신 분이 어찌 저 성수현을 무서워하시겠습니까? 그런데 김 세자님은 경기도 최강자이긴 해도 부산의 물이 몸에 안 맞을 수도 있을 텐데요? 제가 건의 하나 드릴까요?”김예훈은 찻잔을 들더니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성 세자님께 어떤 좋은 건의가 있으신가요?”“배상하고, 패배 인정하고 물러나면 부산의 물이 몸에 안 맞을 거라는 걱정도 따라서 사라지겠죠.”성수현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김예훈도 피식 웃더니 말했다.“사실 저에게도 처방 하나가 있는데 아쉽게도 보조 약재가 하나 부족하네요.”“보조 약재요?”성수현은 웃을 듯 말 듯 하면서 말했다.“그냥 보조 약재일 뿐이에요.”김예훈이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혜성 엔터테인먼트 하나면 이 병도 말끔히 치료될 것 같네요. 성 세자님 평소에 좋은 일을 많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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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3화

성수현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물었다.“그러면 어떤 요구를 제시할 건데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요구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성 세자님이 패배하는 날엔 저의 졸개가 되는 거예요. 형님인 제가 살라면 살고 죽으라면 죽어야 하는 거예요!”성수현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한참 쳐다보더니 비서에게 손짓하면서 말했다.“계약서 준비해.”이때 한 아름다운 여비서가 걸어와 창백한 표정으로 계약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계약서 내용을 확인한 여비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부산 6대 세자인 성수현이 이깟 촌놈이랑 이런 내기를 한다고?’하지만 일개 하인인 신분으로는 말릴 용기도 없었다.그렇게 계약서가 준비되고, 성수현은 보지도 않고 화끈하게 사인을 하고 지장까지 찍었다.이어 그의 손짓 하나로 계약서는 김예훈 앞에 놓이게 되었다.그 역시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사인을 하고서 여비서에게 건넸다.김예훈과 성수현의 신분을 봤을 때 일단 사인을 했으면 계약서 내용대로 시행해야 했다. 아니면 이 바닥에서 더는 어울릴 수도 없었다.이때 김예훈이 센터로 걸어가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성수현 동생은 어떤 무기를 사용할 건가? 마음대로 해. 난 상관없으니까.”김예훈의 거들먹거리는 소리에 성수현은 표정이 일그러졌다.아무리 거들먹거리는 사람을 많이 만나보았다지만 나머지 다섯 명의 부산 세자들도 김예훈 정도로 거들먹거리지는 않았다.하지만 성수현의 심성을 보았을 때 김예훈이 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신 역시 사용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는 갑자기 앞으로 덮치더니 김예훈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너무나도 갑작스럽고 현란한 움직임에 보디가드들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이 실력은 무림 고수인 것이 틀림없어.”“태극권.”김예훈은 갑자기 흥미가 당겼다.‘지금 같은 시대에 태극권으로 무술 실력을 연마한 것을 보니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사람이군.’하지만 김예훈은 전혀 뒤로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똑같이 주먹을 뻗었다.성수현과 정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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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4화

그제야 성수현의 실력을 깨달은 김예훈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고개만 까딱 몇 센티미터를 사이에 두고 성수현의 일격을 피하게 되었다.성수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또 두 주먹으로 김예훈의 태양혈을 노렸다.김예훈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뒤로 반보 물러서서 이 일격을 또 피하게 되었다.슉!성수현은 불굴의 의지로 이번에는 두 주먹으로 김예훈의 가슴을 치려고 했다.이대로 적중하게 되면 갈비뼈 몇 대가 끊어질 수도 있었다.하지만 김예훈은 이번에는 주먹으로 맞이하지 않고 오른손으로 성수현의 주먹을 내리누르자 사람 전체가 이상한 방향으로 날아가게 되었다.일련의 공격에도 김예훈은 정면승부보다 피하는 것을 택했다.다른 사람이 봤을 땐 김예훈이 열세에 처해 반격의 여지가 없어 보였을 수도 있었다.성씨 가문의 보디가드들은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었다.이들이 봤을 땐 성수현이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김예훈 주제에 어떻게 성 세자님 상대가 되겠어?’“재미있군.”김예훈이 계속 피하자 성수현은 무표정으로 다시 아까보다는 빠르게 움직이면서 무시무시한 주먹을 내뻗게 되었다.아까는 상대방의 실력을 확인하려고 시험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이 일격은 김예훈의 흥미만 돋우게 되었다.김예훈은 자세를 다잡더니 성수현을 발로 차 멀리 날려 보냈다.아무런 기교도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발차기였지만 성수현은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계속 주먹을 뻗어봤자 김예훈 털끝 하나 건드리지도 못하고 발차기 하나로 멀리 날아갈 것이 뻔해.’이 순간 성수현은 당황하고 말았다.‘김세자라는 이 사람 경기도를 통합시킨 이유가 있었어. 그 실력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넘어설 정도야. 무술을 이 정도로 수련한 걸 봐서 조선시대였다면 장군감이었을 지도 몰라. 지금 시대에서는 무신인 거지.’성수현이 봤을 때 김예훈은 이미 무신 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다.놀라움도 잠시, 성수현은 순식간에 김예훈의 앞으로 다가와 다리를 뻗었다.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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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5화

퍽!성수현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바닥을 힘껏 내딛더니 순식간에 김예훈을 향해 날아갔다.이때 대리석 바닥이 움푹 파여 깊은 구멍이 나고 말았다.김예훈은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지켜만 볼 뿐이었다.성수현은 순식간에 김예훈 앞에 나타나 오른손 손톱을 드러내더니 김예훈을 할퀴려고 했다.이것은 바로 독수리 권법이었다.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오른손 주먹을 정면으로 뻗었다.퍽!두 사람은 그대로 서로 스쳐 지나갔고, 성수현만이 휘청거리더니 저 멀리 날아갔다. 바닥에 떨어졌을 때 한참이나 휘청거려서야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네가 졌어. 이제부터 내 졸개라는 명심해.”성수현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표정이 순식간에 확 변했다.언제부터인지 복부에 발자국이 나 있었다.아까 김예훈이 조금만 더 힘썼더라면 이미 병신이 되었을지도 몰랐다.성수현은 이 발자국을 보더니 표정이 바뀌면서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맞아요, 제가 졌어요. 김 세자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김예훈이 고개를 흔들었다.“아니, 세자님이 아니라 형님이라고 불러야지. 그리고 혜성 엔터테인먼트 나한테 선물하는 거 잊지 말고. 오늘부터 내가 살라면 살고 죽으라면 죽어야 해! 아무튼 내 말 잘 들어!”성수현은 표정이 어두워지긴 했지만 전설급 인물이라 내기에서 졌으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뒤이어 직원들은 후다닥 혜성 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모두 김예훈 명의로 바꾸었다.성수현은 마지못해 형님 소리를 몇 번 하더니 핑계를 둘러대 자리를 피했다.자존심 강한 성수현 같은 사람은 내기에서 철저히 패배하긴 했어도 받아들이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병원 쪽에는 임강호와 오정범 등이 정소현을 봐주고 있어 별일 있을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진윤하에게 전화해 용문자제들을 더 불러 병원 주위를 지키라고 했다.그리고 혜성 엔터테인먼트는 진윤하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했다.이러면 진윤하와 지위가 동등해질 수 있었고 다른 한 방면으로는 직접 관리할 여유도 없었다.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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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6화

별장 입구, 언제부턴가 블랙 정장을 입은 올백 머리의 남자가 나타났다.김예훈이 반응하기도 전에 우현아는 이미 그 남자를 집안으로 들여보냈다.“선배, 오셨어요? 오래 기다렸어요.”올백 머리의 남자는 도도한 표정으로 별장으로 걸어들어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너의 일은 사부님한테서 이미 들었어. 오늘 전화 받으시고 바로 널 보호해 주라고 나를 보냈어. 현아야, 넌 진작에 우리랑 같이 무술을 연마해야 했어. 진작에 그랬다면 부산 용문당에 너의 자리 하나쯤은 있었을 거야. 너의 아빠도 너를 이렇게 대하지 않았겠지. 이번에는 사부님이 어머님을 봐서 나를 보내준 거고. 일이 해결되면 사부님께 많이 고마워해야 할 거야. 사부님은 세상일에 신경 끄고 사셨는데.”그 남자는 별장 로비를 쭉 훑어보더니 식탁 위에 놓인 포장 음식을 보고는 싫증 난 표정을 지었다.뒤이어 로비에 있는 김예훈을 발견하고 자신이 짝사랑하는 우현아가 다른 남자와 단둘이 있는 모습에 살기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곧바로 표정을 숨기고 기침을 짓더니 말했다.“현아야, 내가 잔소리하는 건 아닌데. 밖에서는 안전에 조심해야 해. 배달원을 이렇게 쉽게 집에 들여보내지 말고. 문 앞에 놓고 가라면 될 것을. 너 이러는 거 정말 걱정돼.”서진욱은 주머니에서 오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더니 바닥에 던지면서 말했다.“거기 배달원, 이거 팁이니까 받고 꺼져.”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서진욱을 쳐다보더니 말했다.“제가 오천 원을 드릴 테니 꺼져줄래요?”김예훈은 나타나자마자 선배라고 꼴값 떠는 서진욱이 비호감이었다.잘난 척하고, 허세가 가득하고 예의도 바르지 않은 사람으로 보였다.우현아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발로 걷어차 내쫓았을 것이다.김예훈은 우현아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그녀의 설명을 듣고 싶었다.하지만 우현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서진욱이 먼저 다가가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배달원, 좋은 말로 할 때 꺼지지? 손발을 부러뜨려 줘? 여기서는 너의 편이 되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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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7화

김예훈은 우현아의 설명을 듣고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처리해야 될 일이 많아서 우현아를 홀로 별장에 남겨두고 집을 나섰다.안정감 없는 여자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아는 사람한테 연락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먼저 손을 내밀었다.“현아 선배님 되신다고요? 아까는 오해였어요.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김예훈이라고 해요.”“그래.”서진욱은 여전히 도도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김예훈과 악수했다.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 보였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음식 포장을 뜯었다.“아직 식사 안 하셨으면 같이 드실래요?”서진욱이 비웃듯이 말했다.“김예훈이라고? 걱정하지 마. 내가 왔으니 현아 안전은 이제부터 내가 책임질게.”“그래서요?”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그러니까 현아 의식주는 이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우리는 더 이상 이곳에서 살지 않을 거고 이런 음식도 현아한테 어울리지 않아. 현아야, 짐 정리하고 근사한 거 먹으러 가자.”서진욱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무의식적으로 우현아와 김예훈의 사이가 가까워 보인다는 생각에 떨어뜨려 놓고 싶었다.김예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우현아를 힐끔 쳐다보았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선배, 제가 이미 통화상으로 말씀드렸잖아요. 이번에 도움을 요청한 건 저도 그렇고 김예훈도 보호해달라고 한 거였어요. 저 때문에 견청룡과 저의 아빠, 그리고 새엄마를 잘못 건드렸으니까요. 제가 가버리면 김예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요! 그래서 저는 갈 수 없어요.”서진욱은 피식 웃더니 말했다.“현아야, 너는 아직 어려서 네가 이용당하고 있는 거 전혀 모르고 있어. 내 말 잘 들어. 이 남자와 멀리해. 너한테 접근해서 이렇게 잘해주는 데 다른 목적이 없었을 것 같아? 이 사람이랑 함께 있으면 더욱 위험해질 거라고. 그리고 나는 이 사람을 보호할 의무도 없어.”우현아는 당황해하면서 김예훈에게 다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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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8화

김예훈은 뒤로 반보 물러서 손쉽게 이 한방을 피해버렸다.샤샥!서진욱은 멈칫하더니 이번에는 김예훈의 양옆을 향해 손바닥을 뻗었다.그는 아무렇지 않게 피하더니 손바닥으로 그의 손바닥을 후려쳤다.짝!쨍한 소리와 함께 동작을 멈추지 않고 이어서 서진욱의 뺨을 때렸다.서진욱은 그대로 제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젊은 층에서 하이레벨 고수라고 자만하던 그는 방금 김예훈의 실력을 떠보기 위해 5, 60퍼센트의 실력만 보여주었지만 그가 피하면서 도리어 자기 뺨을 때릴 줄 몰랐다.김예훈은 오른손을 툭툭 털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선배, 그만하시죠.”“선배, 김예훈은 우리 편이라고요!”우현아는 화가 나 본능적으로 서진욱 앞을 가로막더니 소리 질렀다.“도와주러 오라고 했지 행패 부리라고 부른 건 아니에요! 계속 이럴 거면 그냥 가세요. 필요 없으니까!”서진욱은 악독한 표정을 짓더니 김예훈 실력이 대단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너무 자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화를 내는 우현아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지어볼 뿐이었다.“현아야, 걱정하지 마. 그저 김예훈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었을 뿐이야. 뭐 그래도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것 같네. 김옥자 보디가드 손에서 너를 구해내 줄 만하네. 그런데 이제 우리가 맞서야 할 상대는 견청룡이야. 소문으로는 이미 서울에서 돌아왔다던데 제1 킬러 양진우도 부산에 나타났다고 했으니 곧 너희 찾으러 올 거야. 김예훈도 실력 있긴 하지만 양진우를 만났을 때는 꼼짝도 하지 못할 거야!”서진욱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예훈처럼 실력도 없는 놈이 멋있는 척 우현아를 보호하겠다고 나서는 건 자기 스스로 목숨을 내놓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일을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병신처럼 현아 뒤에 숨기만 하고.’김예훈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이 서진욱이라는 사람은 뺨을 맞고도 겸손해질 줄 모르네. 현아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별장 밖으로 내쫓았어.’하지만 상대방이 양진우를 언급하자 그래도 흥미진진했다.“양진우를 알아요? 친해요?”“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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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9화

“양진우 확실히 대단한 사람이죠.”김예훈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그런데 수고하실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진짜 나타난다고 해도 제가 직접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김예훈, 거 허세가 너무 심하네!”서진욱은 살짝 표정이 어두워졌다.“현아가 사부님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면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빈다고 해도 오늘 이곳에 나타나지 않았을 거야. 네가 앞으로 무슨 상황을 맞이하게 될 건지 알려주는 건데 그것도 모르고!”서진욱은 이미 우현아를 위해 견청룡과 우충식을 건드린 김예훈은 끝장났다고 생각했다.청현 사원의 명의로 그를 보호해 주지 않는 한 살길이 없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우현아는 긴장하기 시작했다.“선배, 이번에 저의 일 때문에 양진우가 직접 나설 거라는 뜻이에요?”서진욱이 냉랭하게 말했다.“십중팔구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견청룡이 너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람들이 부산 맹수부대 구역에서 죽었다고 들었어. 너희가 한 짓일지는 모르겠지만 견청룡의 스타일을 봤을 때 너희를 탓할 것이 뻔해. 그리고 요즘 부산 용문당 내부가 회장직 때문에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들었어. 견청룡이든 우충식이든 상황을 수습하려면 그전에 모든 장애물을 없애려고 하겠지. 그중의 하나가 바로 너를 데려가 견청룡과 결혼시켜 동맹을 끈끈히 맺으려고 하는 거지. 쌍방의 이익에 서로 부합되는 거니까. 그러니까 빠르면 오늘 저녁, 늦어도 내일 견청룡이 너를 데려가려고 사람을 보낼 거야. 이걸 막는 사람이 나타나면 모조리 죽여버릴지도 몰라. 간단히 말하자면 김예훈 너는 이미 견청룡 데스노트에 적혀있어. 너를 보호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죽게 될 거라고!”서진욱은 마치 죽은 사람을 보듯이 김예훈을 쳐다보았지만 그는 그저 아무렇지 않게 웃을 뿐이었다.이때 우현아가 다급하게 말했다.“선배, 김예훈을 꼭 살려야 해요. 죽으면 안 돼요. 제발요, 이번에 도와주면 정말 고마울 거예요.”서진욱은 음흉한 표정으로 우현아를 아래위로 훑더니 기침하면서 말했다.“견청룡과 우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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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0화

“그럴 자격 없어.”김예훈은 아주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사실 서진욱도,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청현 도장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뭐라고?”김예훈이 무릎 꿇고 자신을 사부님으로 모시기를 기대하던 서진욱은 그만 멈칫하고 말았다. 그저 잘못 들은 줄만 알았다.‘평소에 얼마나 많은 부잣집 도련님들이 나를 사부님으로 모시지 못해서 안달인데. 오늘 현아를 봐서라도 기회를 줬는데 고마워해야 할 판에 감히?’서진욱은 정말 잘못 들은 줄만 알았다.“맞아. 자격 없다고 했어. 너의 사부님 청현 도장도 말이야! 견청룡도 그렇고 우충식도 그렇고. 그리고 그 양진우라는 놈도 내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 너의 도움 따윈 필요 없어.”김예훈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오히려 우현아가 급해하면서 말했다.“김예훈, 지금은 체면 차릴 때가 아니야. 실력이 대단하다는 거 알겠는데 양진우같이 손에 피를 묻혀본 사람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낼 거라고.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우현아는 정말 김예훈 걱정에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었다. 자신을 위해서였다면 청현 도장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얼마나 큰 빚을 질지는 몰라도 김예훈의 안전을 위해서 청현 도장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하지만 김예훈이 이렇게 매정하게 거절할 줄 몰랐는지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현아야, 나를 위해서 그러는 거 알아.”김예훈은 평온하기만 했다.“그런데 이런 사소한 일로 무릎 꿇고 싶지 않아. 양진우 같은 놈은 10명이라도 해결할 수 있어!”“뻔뻔하고 무식한 놈!”우현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서진욱이 먼저 비웃기 시작했다.“현아를 봐서라도 기회를 한 번 더 줄게.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사실 청현 도장은 이미 서진욱더러 자기 대신 김예훈을 제자로 받아들이라고 했지만 뺨을 맞아 불쾌했는지 일부러 난처하게 굴었다.김예훈이 전혀 고개 숙이지 않자 더욱 화가 치밀었다.“필요 없어.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말은 나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말뿐이야.”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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