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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1화

“그럼, 방 팀장님, 지금 저한테 따로 할 말 없으신가요?”김예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자리를 뜨려던 방지호는 멈칫하더니 한심하다는 듯한 눈길로 박미아를 쳐다봤다. 그리고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 싸늘하게 말했다.“김예훈 씨, 지금 무슨 뜻이죠?”“박미아 씨 스스로 인정했잖아요, 날 엿 먹이려고 고의로 내 주머니에 넣었다고.”“이 일에 대해 저한테 더 할 말 없으세요?”김예훈은 서늘하게 웃었다.“그래요? 미아 씨가 아까 그런 말을 했었나요?”방지호는 아주 당혹스럽다는 듯한 얼굴로 물었다.“여기 누구 들은 사람 있습니까?”전국영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답했다.“아뇨, 우린 전혀 모르는 소리예요.”“맞아요. 미아 씨도 피해자예요. 미아 씨가 다이아를 당신 주머니에 넣을 이유가 없잖아요.”“게다가 지금 당신 주머니에도 없고요.”우지환도 당당하다는 듯이 쏘아붙였다.그제야 박미아도 상황을 눈치채고는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서 말했다.“김예훈, 너 염치없이 굴지 마. 아까는 그냥 말실수했을 뿐이야.”“게다가 네가 백낙당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온전히 내 덕분이야. 지금 내 말 한마디면 너를 다시 쫓아낼 수도 있어!”방지호는 피식 웃더니 말했다.“맞아요. 김예훈씨는 미아 씨가 초대한 거예요. 만약 지금 마음이 바뀌었다면 바로 쫓아내겠습니다!”박미아는 곧바로 대답했다.“네, 초대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방 팀장님, 당장 쫓아내 주세요. 부탁입니다.”방지호는 조롱 어린 웃음을 지으며 김예훈을 향해 나가라는 제스처를 취했다.“김예훈 씨, 가시죠. 나가서 얘기합시다.”김예훈은 대꾸조차 하지 않고 재밌다는 듯이 방지호를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아~방 팀장님, 저한테 양해를 구하기는커녕 지금은 저를 쫓기까지 하시겠다는 말씀이죠?”“이게 바로 법보다 높은 백낙당의 룰인가?”방지호는 쌀쌀하게 말했다.“그래요. 이게 바로 우리의 룰입니다!”“백낙당에 있는 한 당신이 인정하든 안 하든 따라야 합니다!”“지금 그냥 순순히 자기 발로 걸어 나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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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2화

“김예훈, 그만해!”우현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내 생일파티에서 기어이 피를 봐야겠어?”“그래, 내 여자 친구를 봐서 오늘은 잠시 널 살려줄게!”김예훈은 앞으로 썩 다가가더니, 허세 부리는 전국영의 다른 쪽 뺨도 내리쳤다.그리고 일어서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굳어진 채 방지호를 향해 입을 열었다.“저한테 따로 할 말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제 말해보시죠.”“어떻게 책임질 건가요?”“당신을 곤란하게 하지는 않을 테니 백낙당의 룰대로 합시다.”방지호는 김예훈의 기세에 압도당해서 무심결에 입을 열었다.“백낙당의 룰대로라면 도둑질 한 자의 손가락 한 개를 잘라야 합니다. 물론 모함한 자도 마찬가지죠.”김예훈은 방지호의 뺨을 툭툭 치더니 덤덤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그럼, 룰대로 하시죠, 기다리겠습니다.”순간 전국영과 박미아의 얼굴은 겁에 질려 백지장처럼 하얗게 되고 말았다.전국영은 맞은 얼굴을 부여잡고 소리를 질렀다.“김예훈, 너 따위가 감히 나를 건드려? 지금이라도 당장 사람을 불러서 너를 죽일 수가 있어!”“네가 모를까 봐 한마디 하는데, 내 형님이 바로 백낙당의 총지배인이야. 감히 이 바닥에서 나를 건드리다니, 넌 죽었어!”김예훈은 전혀 종잡을 수 없는 표정으로 무심하게 방지호를 지켜보기만 했다.방지호의 안색은 잔뜩 어두워졌다.김예훈의 손가락 따위는 망설임 없이 자를 수 있었다.하지만 전국영의 손가락이라면 달랐다. 그럴만한 담도 없었거니와 조금 두렵기도 했다.그건 바로 전국영의 형님이 백낙당의 총지배인 정민이었기 때문이다.“이건 간단한 일이 아니기에 모함인지 아닌지는 천천히 더 조사해 봐야 합니다.”“조사가 끝나면 꼭 김예훈 씨에게 만족할 만한 답을 줄 것입니다.”비록 김예훈의 카리스마가 엄청났지만, 방지호도 이 순간만큼은 단호해지려고 마음먹었다.김예훈은 눈을 반쯤 정도 감고는 하찮다는 듯 말했다.“만약 내게서 다이아가 나왔더라면 내 손가락은 이미 당신한테 잘렸었겠지?”“서로 별개의 일이죠!”방지호는 차갑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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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3화

겨우 삼분이나 지났으려나,우람진 체격의 보디가드들이 무리를 지어 우르르 로비에 들어섰다. 그들 모두가 삼 대 오백칠 듯 험상궂었다.김예훈은 눈을 반쯤 감은 채 주스를 마시면서 십여 명 정도 되는 보디가드들을 느긋하게 쳐다봤다. 그는 이들이 조직에서의 홍절곤, 패싸움의 달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그들을 보자 방지호는 머리를 부여잡고 원한 가득 찬 눈빛으로 김예훈을 쏘아봤다.순간, 대머리를 한 사내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키가 190쯤 되는 그는 눈썹마저 밀어 버린 데다 피부가 창백하기 짝이 없어서 말할 수 없는 기괴한 흉악감이 감돌았다.그는 다가와 김예훈을 천천히 아래 우로 훑어보더니 와인 한 병을 잡고 벌컥벌컥 마셔대기 시작했다.절반쯤 마시고 나서 거슴츠레한 눈길로 김예훈을 보면서 피식거렸다.“네놈이 감히 백낙당에서 방 팀장의 머리를 박았다며? 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김예훈은 싸늘하게 대답했다.“과찬이세요.”대머리 사내는 눈을 찌푸린 채 말을 이었다.“겁 없는 놈이네, 그런데 너 내가 누군지는 알아?”김예훈은 느릿하게 말했다.“너절로 말해보는 건 어때? 네가 누군지.”대머리 사내는 흉물스러운 웃음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나 문빈을 알지도 못하면서 너 따위가 감히 내가 봐주는 바닥에서 일을 벌여?”“문빈?”뒤에서 모두 두려운 나머지 숨소리마저 죽인 채 수군거렸다.“정민 조직의 제일 보디가드이자 부산 조직의 보스 문빈?”부산 상류 클럽의 이들은 문빈이 누군지 뻔히 알고 있었다.부산은 악과 선이 혼재한 곳이다. 만약 든든한 배경이 없다면 이 조직에서 아마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문빈은 부산 조직 보스 중의 일원이자 게다가 백낙당의 정민이 그의 뒤를 봐주고 있었다.정민의 뒤에는 또한 부산 견씨 가문과 일본 상업회가 있다. 이것만 봐도 문빈의 실력과 바탕은 증명되었다.아무리 일류, 이류 가문이라 할지라도 감히 쉽게 문빈을 건드릴 수 없었다.소문으로만 듣던 바로 그 문빈을 오늘에 직접 보다니...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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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4화

화이트 슈트를 세트로 차려입은 남자 한 명이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겉보기에 아주 못나보였다. 그는 김예훈의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그는 내로라하는 진정한 고수였다. 문빈의 보디가드로서 부산조직에서 문빈에게로 향한 주먹과 칼을 수없이 막아준 사람이었다.갑자기 군용 비수가 날아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김예훈의 목에 놓여졌다.“악-”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 누구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잘못하면 오늘 김예훈은 이곳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정소현은 다급하게 소리쳤다.“형부, 조심해요!”안타깝게도 이 상황에서 그녀의 소리를 들은 사람은 없었다.“약해빠졌네.”군용 비수가 김예훈을 찌르려는 순간, 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단지 두 손가락으로 너무나도 쉽게 칼을 잡아버렸다.“딱-”가벼운 소리만 허공에 울렸다.기세 당당하던 화이트 슈트 남자는 멍하니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얼굴의 살기마저도 같이 굳어버렸다.“어떻게 이럴 수가!”그의 군용 비수는 쉽게 김예훈한테 제압당했다. 끄떡도 없었다. 그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곧이어 “딱”하는 소리와 함께 칼은 끊어져 버렸다. 그 찰나에 화이트 슈트의 남자는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다.“푹-”끊어진 칼날은 날아서 그 남자의 몸에 꽂혔다.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줄을 가볍게 다루어왔던 그는 멈칫하더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절뚝거리며 물러섰다. 이내 바닥에 쓰러지더니 그의 화이트 슈트는 어느새 새빨갛게 물들어버렸다.“퍽-”김예훈은 한발로 그를 차버렸다. 그러고는 덤덤하게 말했다.“병신, 제 주제도 모르고.”화이트 슈트의 남자는 피를 왈칵 토해내더니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비록 목숨은 아직 붙어 있었지만, 가슴팍만 부여잡고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칼날은 마침 그의 심장 동맥 부근에 꽂혔다. 일 센티미터라도 어긋났더라면 그는 그 자리에서 당장 죽었을지도 모른다.그저 의사가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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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5화

문빈은 오늘 밤 제일 강한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왔었다. 비장의 카드를 죄다 오픈한 셈인데 이 사내 앞에서 결국 그들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다는 걸 문빈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이 사내의 실력은 무서울 정도로 대단했다.그는 이 정도 실력을 심지어 부산 조직에서조차 몇 명 본적 없었다.하지만 그는 부산 조직의 보스인지라 자신이 졌음을 깨끗이 인정하고 더 이상 사람 부를 생각을 하지 않았다.당장 김예훈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을 불러올 수 없다는 것도 누구보다 더 잘 알았다.견청룡이나 정민을 부르지 않는 이상 말이다.그러나 이따위 일 때문에 거장 두 분을 귀찮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문빈은 그들에게 버림받고도 남을 것이다.이렇게 된 이상 문빈은 화를 꾹 누르며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오늘은 비록 내가 졌지만 아직 남은 날이 많으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김예훈은 덤덤히 말했다.“사과하고 책임져.”“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주제도 모르고 까불었습니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빈은 직접 방지호, 전국영, 박미아의 새끼손가락을 잘라버렸다.그는 자른 손가락을 김예훈의 앞에 가져가더니 깍듯이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이 정도면 되겠습니까?”김예훈은 피식하더니 덤덤히 말했다.“만약 나한테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돼.”“너 정도 실력이면 날 조사하는 것쯤이야 어렵지 않지.”“다음엔 봐주지 않을 테니 단번에 나를 꺾으려면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와야 할 거야.”김예훈은 말을 마치고 방지호 등 몇몇을 발로 냅다 차버렸다. 그들은 그만 땅에 꼬꾸라지고 말았다.그리고 우현아를 향해 손짓하더니 정소현을 데리고 여유롭게 이곳을 떠났다.그는 오늘 일로부터 정소현이 혼자 밖에서 지낸다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부산에 있는 한 정소현이 포레스트 1호 별장에서 자신과 같이 지내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김예훈은 잠깐 고민하더니 원경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상 지역은 그의 구역이었다. 김예훈은 원경훈이 믿을 만한 사람을 안배해서 보내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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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6화

이분을 보자 전국영과 박미아는 잔뜩 겁에 질려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부산의 정민은 결코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었다. 몇 대 탑급 실력자 사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으며 결국 백낙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로만 봐도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었다.“형님!”정민이 쥐고 있던 활을 내려놓자, 전국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재빨리 다가가서 직접 그에게 차 한 잔을 받쳐드렸다.“일본검도 사부님과 겨루어보려고 먼 길 떠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까 양궁 실력을 봐서는 전설의 일본 검도 사부님일지라도 형님과 상대조차 되지 않았겠어요.”“이제 부산에는 더 이상 형님과 겨룰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정민은 담담하게 말했다.“타인의 경험과 우점을 받아들이고 배워야 우리도 더 우수해지고 진보할 수 있는 것이란다. 비록 일본의 실정은 한국보다 못하지만, 일본의 무술은 천년의 발전을 거쳤기에 이미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단다.”“비록 이번에 겨루었던 검도 고수도 일본 거장 급 인물이지만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고 봐.”“소문에 의하면 일본에 검성이 있다고 하던데 언제 기회가 되어 한번 겨루어볼 수 있을는지!”정민은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으며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아침부터 여기까지 웬일이냐?”“형님, 저 어제 형님의 백낙당에서 손가락이 잘렸습니다.”“형님께서 대신하여 복수해 주시기를 원합니다.”전국영의 얼굴은 어떤 결심으로 차갑게 굳어있었다. 그는 이때까지 부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밟고 다녔는지 모른다. 그런 그가 이번에 처음으로 당했으니, 교훈을 섭취하기는커녕 사람을 찾아서 김예훈을 죽일 생각으로 가득 찬 것이다.“전 도련님, 도련님이 나랑 인정이 있는 건 우리 둘이 의형제를 맺었기 때문이지.”“왕년에 내가 길거리에 나앉았을 때 전 도련님이 도왔기에 살아남을 수도 있었고.”“그런데 알아야 할 것이 있어, 아무리 큰 인정이라도 언젠가는 다 갚는 날이 온다는 것을.”“혹시 그때의 인정으로 나 정민을 잡아두고 끊임없이 받으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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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7화

전국영은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는 이내 다시 멘탈을 잡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형님, 이렇게 된 일이에요.”그는 재빨리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말하고는 그제야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형님, 제가 약했던 게 아니라 그 새끼가 확실히 만만치 않았습니다.”“형님 밑에 제일가는 싸움꾼 문빈도 그놈한테 당할 뻔했습니다.”“그리고 문빈을 시켜 저의 손가락마저 잘라버렸습니다.” “형님, 그 새끼 완전히 형님을 호구로 보는 거예요. 꼭 복수해 주세요.”“뭐 하는 놈이냐?”정민 역시 안색이 어두워져서 그 곁에 가만히 서 있는 방지호를 힐끗 보고는 말을 이어 나갔다.“감히 내 백낙당에서 일을 벌이다니,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건가?”방지호는 급급히 대답했다.“형님, 저 어젯밤 밤새도록 알아봤습니다. 전혀 배경 없는 놈입니다. 그저 싸움 좀 하는 경호원일 뿐입니다.”“어젯밤 문빈 형님도 조금 손해를 봤을 겁니다. 혹시나 일이 커져서 수습하기 힘들까 봐 애들보고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만 했습니다.”“아, 그리고 어제 현아 아가씨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애들이 총까지 내들 수는 없다 보니 그놈이 주제도 모르고 나댈 기회가 있었습니다.”정민은 모퉁이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아서 무심한 듯 차를 한 모금 들이켜더니 말을 이어갔다.“이따위 일에도 내가 나서야 하냐? 문빈더러 총 한발로 그 새끼를 처리하라면 끝나는 거 아니냐?”그저 한낱 경호원일 뿐인데 아무리 실력이 대단해봤자 어느 만큼이겠는가?요즘 세상엔 가문, 출신, 권력, 능력, 재산이 전부다.아무리 실력 좋은 경호원일지라도 그를 죽이려는 방법이야 수없이 많다.한낱 경호원 때문에 지금 정민이까지 나서야 하는 건가?장난하는 건가?전국영은 난처한 표정을 지은 채 무의식 간에 박미아랑 눈을 마주쳤다.만약 정민이 나서지 않는다면 잃어버린 이 체면은 절대 도로 찾지 못할 것이다.박미아는 잠깐 생각하는 듯싶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정 도련님, 절대 전 도련님이 무능한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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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8화

“네?”전국영은 정민의 말뜻을 알아채지 못한 채 어리둥절해 있었다.정민은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현아 아가씨는 견 세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야. 그러니 우린 아가씨 곁에 있는 사람을 상대할 때 머리를 굴려야 해.”“그 새끼는 꺼리낌 없이 너희들을 괴롭혔어. 너희들은 그 새끼를 그저 물고기 먹이로나 만들려 하고, 너무 현재만 보는 건 아니냐?”“만약 현아 아가씨가 알게 된다면 견 세자에 대한 불만만 더 커질 뿐이야.”“현아 아가씨가 견 세자를 받아주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견 세자가 일 처리를 너무 악독하게 해서야, 비겁한 일 처리 방식이지.”“그러니 그 새끼를 처리하려면 완벽하게 해야 해. 그러나 비겁한 수단은 금물이야. 다만 그 자리에서 완전히 병신으로 만들어야 해...” 정민은 잠깐 고민하는 듯 싶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 새끼가 그렇게도 싸움을 잘한다고?”“요즘 최산하랑 진윤하 둘이 연맹을 맺어서는 우 부회장님께 도전장을 내밀지 않았나?”“너희 기회를 봐서 김예훈더러 우 부회장님의 싸움꾼을 하라고 꼬드겨봐.”“좋기는 그들이 맞서는 링 위에서 김예훈이 진윤하를 때려죽인다면 일이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맞아요, 맞아요, 알겠습니다!”전국영과 박미아는 서로 마주 보며 끊임없이 고개만 끄덕여 동감을 표했다.역시 정민은 정민이다. 직접 자기 손에 피를 묻힐 필요도 없이 말 한마디로 김예훈을 죽일 수 있다니.하지만 전국영은 뭔가 마음에 걸리는 듯 입을 열었다.“형님, 비록 아이디어는 좋지만, 만약 그놈이 실력이 좋아 진윤하마저 넘어뜨리면 어떡하죠?”정민은 덤덤히 말했다.“진윤하는 부산 용문당의 탑급으로서 나도 감히 그녀를 쉽게 건드리지 못해. 그런데 경호원 따위가 이길 수 있겠냐?”“한 발짝 물러선다고 쳐. 만일 그가 정말 진윤하를 이긴다고 해도 외부인 따위가 부산 용문당의 내부 투쟁에 경솔하게 개입한 것만으로도 용문당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 그렇네요. 현명합니다. 형님!”전국영은 그제야 정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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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9화

포레스트 1호 별장정소현은 핫팬츠를 입고 거실 바에 앉아있었다.그녀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아침부터 김예훈한테 따지기 시작했다.김예훈은 그녀의 말에 전혀 신경도 쓰지 않으며 한편으로 가스 불을 붙이더니 국수를 삶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무심하게 말을 이어갔다.“소현아, 국수 끓여줄까?”“먹고 싶지 않아요!”정소현은 흥 하고 뾰로통해서 입을 열었다.“아직 나한테 제대로 설명도 안 했잖아요. 현아 씨와 형부는 도대체 무슨 사이예요? 그날 현아 씨를 여자 친구로 삼다니? 우리 언니가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고개를 들더니 조용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른들 일에 끼는 거 아니야, 꼬맹아.”“너 계속 바에 앉아있으면 확 들어서 엉덩이 때릴 거야.”“아직 해명도 제대로 안 했잖아요.”“형부, 현아 씨랑 별일 없는 거 맞죠?”김예훈은 잠깐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내가 아니라면 믿어줄 거야?”“네! 믿을 거예요!”정소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저한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주세요. 아니면 너무 불안하잖아요.”“형부가 안 알려주면 엄마아빠한테 이를 거예요. 언니한테도 이를 거고!”“곧 부산에 온다고 했어요. 부산이 뭐 얼마나 멀다고, 형부를 관계 못 할 줄 알았어요?”정소현의 말을 듣자 김예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그래, 대충 말해줄게. 하지만 절대 퍼뜨려서는 안 된다고 맹세해.”“맹세할게요!”정소현은 흥분한 나머지 하마터면 자신의 혀까지 깨물뻔했다.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번에 내가 부산에 온 목적 중 하나가 바로 부산 용문당을 정리하는 거야.”“부산 용문당? 바로 현아 씨 가문? 용문당 말하는거죠? 현아 씨 아빠가 부회장을 맡고 있다는?”“그래, 바로 그거야.”김예훈은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이미 일은 어느 정도 해결했어. 하지만 우현아의 아버지가 꼰대인지라 말을 안 들어서 문제야. 그래서 우현아에게 접근해서 부산 용문당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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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0화

”견천룡!”정소현은 말했다.“부산 6대 세자 견천룡?”김예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맞아요. 바로 그 사람이에요. 현아 씨를 엄청나게 따라다닌다고 들었어요. 현아 씨한테 접근하는 그 어떤 남자든 견천룡한테 여지없이 깨졌다고 해요.”“현아 씨가 지금까지 싱글이었던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죠.”“형부가 만약 현아 씨를 건드린다면 아마 견 세자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엷은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가만히 안 두면 더 좋고,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밟아버려야 네 언니가 부산에서 더는 걸리는 게 없을 거야.”“아니라면 견씨 가문이 계속 위에서 누르고, 밟고 하면 재미없거든.”“네 언니가 부산에서 더 크게 펼치길 바랄 뿐이야. 누구한테 밟히길 바라지 않아.”정소현은 잠시 침묵했다. 그가 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진짜인지 아니면 그저 교묘히 짠 판인지 알 수가 없었다.마침 정소현의 핸드폰이 올렸다.그녀는 전화를 받더니 놀라운 표정으로 대답했다.“한번 말해볼게요.”정소현은 전화를 끊고서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형부, 곧 일이 닥치겠네요.”“음?”김에훈은 미간을 찌푸렸다.“금방 미아 씨가 전화 왔어요. 어젯밤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잘못을 뉘우쳤다고.”“만나서 직접 형부한테 사과하고 싶대요.”“하지만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여요. 진짜 사과하고 싶을 리가 없을 거잖아요.”“형부, 갈래요? 말래요?”정소현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김예훈은 되물었다.“내가 안 간다면 너 동의할 거야?”“당연히 동의 안 하죠.”정소현은 제자리서 풀쩍 뛰면서 말했다.“형부, 아까 금방 현아 씨에게 접근해서 부산 용문당을 처리한다고 했잖아요?”“마침 용문당의 무도관에서 만나재요.”“형부, 기회가 저절로 찾아왔잖아요. 어서 해결하시죠.”“형부랑 현아 씨가 계속 엮이는 것도 싫어요.”분명히 정소현은 김예훈의 감정에 신심이 가득했지만 오래 우현아랑 엮이다 보면 혹시라도 자연스럽게 감정이 싹틀까 봐 은근히 걱정되었다.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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