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영은 깊게 한숨을 들이쉬고는 이내 다시 멘탈을 잡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형님, 이렇게 된 일이에요.”그는 재빨리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말하고는 그제야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형님, 제가 약했던 게 아니라 그 새끼가 확실히 만만치 않았습니다.”“형님 밑에 제일가는 싸움꾼 문빈도 그놈한테 당할 뻔했습니다.”“그리고 문빈을 시켜 저의 손가락마저 잘라버렸습니다.” “형님, 그 새끼 완전히 형님을 호구로 보는 거예요. 꼭 복수해 주세요.”“뭐 하는 놈이냐?”정민 역시 안색이 어두워져서 그 곁에 가만히 서 있는 방지호를 힐끗 보고는 말을 이어 나갔다.“감히 내 백낙당에서 일을 벌이다니,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건가?”방지호는 급급히 대답했다.“형님, 저 어젯밤 밤새도록 알아봤습니다. 전혀 배경 없는 놈입니다. 그저 싸움 좀 하는 경호원일 뿐입니다.”“어젯밤 문빈 형님도 조금 손해를 봤을 겁니다. 혹시나 일이 커져서 수습하기 힘들까 봐 애들보고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만 했습니다.”“아, 그리고 어제 현아 아가씨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애들이 총까지 내들 수는 없다 보니 그놈이 주제도 모르고 나댈 기회가 있었습니다.”정민은 모퉁이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아서 무심한 듯 차를 한 모금 들이켜더니 말을 이어갔다.“이따위 일에도 내가 나서야 하냐? 문빈더러 총 한발로 그 새끼를 처리하라면 끝나는 거 아니냐?”그저 한낱 경호원일 뿐인데 아무리 실력이 대단해봤자 어느 만큼이겠는가?요즘 세상엔 가문, 출신, 권력, 능력, 재산이 전부다.아무리 실력 좋은 경호원일지라도 그를 죽이려는 방법이야 수없이 많다.한낱 경호원 때문에 지금 정민이까지 나서야 하는 건가?장난하는 건가?전국영은 난처한 표정을 지은 채 무의식 간에 박미아랑 눈을 마주쳤다.만약 정민이 나서지 않는다면 잃어버린 이 체면은 절대 도로 찾지 못할 것이다.박미아는 잠깐 생각하는 듯싶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정 도련님, 절대 전 도련님이 무능한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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