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일이 있다고 불러내길래, 장시원은 요요가 또 열이 난 줄 알고 집에 한 발자국도 못 머물고 서둘러 돌아왔다. 김화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전화로 말할 수 있었으면 굳이 너를 부르진 않았겠지.”“도대체 무슨 일이에요?”김화연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오늘 누가 가져다준 건데, 네가 한 번 봐봐.”시원은 김화연을 의아하게 쳐다보며 봉투를 열어봤고, 곧 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봉투 안에는 열몇 장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사진 속에는 우청아와 고태형이 있었다.청아가 태형의 차에서 내리는 모습, 태형이 그녀에게 뭔가를 건네는 모습, 그리고 두 사람이 청아의 회사 건물 앞에서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이 담겨 있었다.사진에는 날짜도 적혀 있었는데, 이틀 전 것으로 보였다. 시원은 사진을 거칠게 집어 들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사진 속 사람들은 내가 다 아는 사람들이에요. 청아의 선배죠. 하지만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사진으로 우리 사이를 흔들려고 하다니 참 유치하네요.”김화연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 짓을 할 사람이 누군지 네가 더 잘 알겠지. 네가 과거에 뿌린 씨앗이니, 네가 알아서 처리해.”“다만, 이 일이 청아한테까지 가서 문제를 일으키면, 나도 가만히 있진 않을 거야.”시원은 청아와의 일로 이미 속이 잔뜩 상해 있었다. 그가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들을 바라보니, 더욱더 불쾌해져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제가 확실히 알아볼게요.”화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다른 사람의 방해가 중요한 게 아니야. 너와 청아의 관계가 튼튼해야 이런 일에 흔들리지 않아. 그리고, 이제는 약혼 얘기를 진지하게 진행해.”“그래야 불필요한 문제도 없어질 거야.”시원은 약혼 얘기를 듣고, 오늘 청아가 분노 속에서 했던 헤어지자는 말이 떠올라 복잡한 심정으로 답했다.“알겠어요. 그런데 먼저 요요를 보러 갈게요.”시원이 정원으로 가자, 요요는 그네를 타고 있었다. 그를 본 요요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네에서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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