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고 있어.”청아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의 뜨거운 키스 때문인지, 그녀의 뽀얀 얼굴에는 연한 붉은빛이 감돌고 있었다. 이윽고, 청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리고 나, 작업실 열 거야.”시원은 청아를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얼굴을 주의 깊게 살폈다. 청아는 미소를 머금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허성연 선배의 투자는 거절했고, 나 혼자 할 거야. 오빠가 내 뜻을 존중하고 내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작업실도 네 돈으로 열 거야.”“곧 카드에서 꽤 큰 금액이 빠져나갈 텐데, 그때 놀라지 말라고, 장시원 사장님.”시원의 눈에 은은한 빛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따뜻하고도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나 때문이야?”청아는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며 말했다.“오빠는 뭐라고 생각하는데?”사랑에 빠지는 건 간단했다. 단 한 번의 눈빛, 미소, 그리고 작은 행동 하나만으로도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사랑한 후의 삶은 간단하지 않았다.전혀 다른 환경과 생활을 살아온 두 사람이 함께하며, 서로의 고집과 다른 점을 부딪치고 맞춰가야 했다.시원은 과거 청아가 가장 경멸하던 유형의 사람이었고, 청아 또한 시원이 과거에 사귀었던 어떤 여자와도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시원은 청아를 사랑했기에 그녀를 존중했고, 청아는 그를 사랑했기에 조금씩 자신을 바꾸려 노력했다.서로 한 발씩 양보하는 것은 곧 서로를 포용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사랑이 깊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청아가 시원에게 의지하지 않았는가? 그건 아니었다. 청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원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송미현이 그녀를 괴롭히고, 동료들이 청아를 헐뜯으며 불공정한 대우를 했을 때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더군다나 일을 수습하며 퇴사를 준비하고, 작업실 오픈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할 수 있었던 건 청아 뒤에 시원이 있었기 때문이다.청아가 어떤 일을 하든, 그녀를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시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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