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가 살짝 머뭇거리다가 반재언을 바라보았다.“진짜?”반재언이 소리 내어 웃었다.“서류를 네가 갖고 있으면 되지. 언젠가 네가 이 관계를 깨고 싶을 때 모든 서류를 들고 가서 깨면 내가 막을 수 있겠어?”남우는 침묵했다. 그녀는 점점 그의 말에 설득되기 시작했다.혼인신고만 할 뿐이었다. 대신 그녀가 모든 서류를 갖고 있기만 하다면, 나중에 반재언이 다른 여자와 놀아나도, 당장 법원에 가서 이혼 접수하기만 하면 될 게 아닌가.“혼인신고해도 돼. 대신 조건이 있어.”그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조건?”남우가 그를 바라보았다.“다른 사람한테 공개해서는 안 돼.”반재언이 실눈을 떴다. 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좋아.”…같은 시각 커피숍.전유준이 몰래 찍은 사진을 한태군에게 건넸다. 사진 속 여자는 차진주였다.“차진주는 촬영팀을 나오고 바로 신초아를 찾아갔습니다.”한태군이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왜 찾아갔을까요?”전유준이 답했다.“그것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가기 전에 차진주는 누군가와 통화를 했었습니다.”차진주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을 교묘하게 감췄다. 말로는 강유이가 싫어서 이런 일을 벌였다고 했지만, 그녀의 목적은 모든 책임을 신초아에게 돌리는 것이었다.그리고 자신은 일단 한발 물러서는 수를 두어 촬영팀에서 나왔다.그녀는 정말로 이 선택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여자 연예인으로서 자신의 앞날에 먹칠한 것도 모자라, 심지어 스스로 촬영팀을 나오는 무리수를 두다니. 그녀는 정말로 앞으로 더 이상 작품을 할 수 없게 되고, 이 바닥에서 매장되는 게 두렵지도 않단 말인가?어쩌면 그녀의 등 뒤에 서 있는 누군가가 그녀에게 어떤 보상을 약속했을지도 몰랐다. 그런 이유라면 그녀가 왜 아직까지 저렇게 당당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한태군이 전유준을 바라보았다.“일단 신초아한테 먼저 접근해 보세요.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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