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01 - 챕터 2110

2452 챕터

제2101화

제가 너무 오버했다는 걸 알아챈 가연은 철수를 꼭 잡은 손을 풀며 낮게 말했다.“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혹시 소은 언니 찾으러 가는 거예요?”철수는 가연이 소은을 걱정하는 줄 알고 싱긋 웃었다.“아니요. 소은 씨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요. 하지만 소은 씨도 소은 씨 할 일이 있고, 저도 제 할 일이 있어요. 의술로 놓고 볼 때 제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아직 더 많이 배워야 해요.”“그러면 어디 가는 거예요?”가연은 다시 물었다.“우선 둘째 할아버지 댁으로 가 정리 마치면 진해로 내려갈지도 몰라요.”철수는 앞을 바라보며 동경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진해요? 그렇게나 멀리?”가연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 말에 철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멀긴 하죠. 하지만 출국할 때에 비하면 가깝죠. 그쪽에 약초랑 독충이 많아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독충’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가연은 놀란 듯 숨을 들이켰다.“독충도 있어요? 그러면 위험한 거 아니에요?”“참, 그러고 뵌 진해 쪽에 확실히 독충과 독초가 많네요. 위험한 것 같은데 가지 않으면 안 대요?”가연은 걱정되는 듯 철수를 바라봤다.만약 예전이었다면 철수는 가연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짜증 냈을 텐데,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이미 죽을 고비를 넘겨서인지 남이 저를 생각해 주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건지 알게 되었으니까.”“괜찮아요.”철수는 다정하게 말했다.“제가 원래 그런 걸 접촉하는 사람이잖아요. 게다가 어떤 독충이든 독초든 이번에 겪은 바이러스보다 무섭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진해로 가는 건 배우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예요. 그래야 앞으로 남을 치료해 주죠.”철수는 감탄했다.“사실 독충이든 독초든 사람에 비할 수나 있나요? 가장 무서운 건 사람 마음이죠.”그 말을 들은 가연은 더 이상 말리지 않고 한숨을 쉬었다.“그럼 언제 가요?”“며칠 뒤요. 이번 일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아마 다음 주에 바로 떠날 것 같아요.”“그렇게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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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2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지금 가연 씨는 자신감 넘치고 열정적이고 활발해요. 심지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데도 꿋꿋하게 직면했잖아요. 그건 수많은 사람들보다 이미 훌륭해요.”철수는 진심을 담아 가연을 칭찬했다. 추켜세우는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정말요?”처음 받아보는 칭찬에 가연은 손으로 제 얼굴을 문질렀다. “지금 철수 씨가 말한 거 정말 저 맞아요?”“당연하죠.”철수는 확신에 찬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가연 씨 변화 정말 많아요. 지금의 가연 씨는 자신감이 넘쳐요.”“그런데 전 이쁘지 않잖아요.”여전히 살 많은 제 볼을 만지며 가연은 낙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제가 아무리 다이어트하려고 노력하고, 소은 언니도 도와주고 있지만 아직 마르지 않잖아요. 이직도 못생겼잖아요.”“이게 어디가 못생긴 거예요?”철수는 가연의 말을 잘랐다.“이것 봐요, 방금 자신감 넘친다고 칭찬했더니 또 비관하는 거. 가연 씨 못생기지 않아요. 충분히 얘뻐요.”가연은 놀란 듯 고개를 들어 믿기지 않는 듯 가연을 바라봤다.“지금 저 위로하는 거예요?”“위로하는 거 아니에요. 그냥 외모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요.”잠깐 생각하던 철수는 두 손을 제 의사 가운 주머니 속으로 찔러 넣으며 어깨를 으쓱했다.“물론, 세속적인 잣대로 놓고 볼 때 가연 씨가 비교적 뚱뚱한 축에 속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요? 아까 맥을 짚어 보니 몸도 건강하고 이제 정신 상태도 좋던데, 이것만으로도 아주 대단한 거예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몸은 건장해도 정신이 병들었는데요. 게다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굴은 예쁘지만 마음씨가 악독한데요.”흥분해서 말하던 철수의 뇌리에 주효영이 떠올랐다.그 여자는 예쁘고 총명하지만 한없이 악독한 마음을 가졌다.“지금 주효은 씨 말하는 거예요?”철수의 표정에 가연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솔직히 가연은 대충 짐작했다.“네.”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까 외모에 너무 신경 쓰지 마요. 가연 씨가 몸이 뚱뚱한 건 만성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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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3화

“이해해요. 가서 일 봐요.”가연은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철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참, 혹시 소은 언니 소식이에요?”잠깐 멍해 있던 철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그러다 가연이 실망한 모습을 보자 이내 말을 보탰다.“하지만 소은 씨는 총명하고 유능하니 무슨 일 없을 거예요. 저도 소식 들은 거 있으면 바로 알려줄게요.”철수의 말에 가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도 소은 언니가 꼭 괜찮을 거라고 믿어요. 다 괜찮을 거예요.”가연의 미소에 철수도 따라 웃더니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사실 철수에게 전화한 사람은 김서진이다. 저택에 돌아오라는 연락. 하지만 상세한 상황은 말하지 않고 빨리 돌아오라는 말뿐이었다.서진이 이렇게 먼저 연락하는 건 드물다. 대부분 집안 어르신 때문인데, 지난번에는 가연이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연락이었다. ‘설마 이번에도 바이러스가 터졌나?’철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헛된 생각을 해봤자 별 도움도 되지 않을 테니까. 빠른 속도로 집에 도착했을 때, 서진을 제외하고 두 사람이 더 있었다.대충 둘러본 철수는 별생각 없이 곧장 서진에게 달려가 물었다.“혹시 또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됐어?”서진은 고개를 저으며 소파에 앉으라는 제스처를 했다.“앉아서 천천히 얘기해.”힐끗 보고 난 뒤 철수는 맨 끝 쪽 자리를 선택했다. 이제 서진까지 방 안에는 도합 4명의 사람이 모였다.“대체 무슨 일이야?”철수는 고개를 들어 다급히 물었다.서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대문을 닫게 한 뒤, 모든 하인을 철수하고 바 안에 저를 포함한 네 명만 남겨 두었다. 테이블에는 오직 찻주전자와 찻잔 몇 개만 놓여 있었고, 집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하여 바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지경이었다.“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니라 아마 현재 존재하는... 여러 가지 바이러스라고 해야 맞아.”잠깐 멈칫하며 강조하는 말에 철수는 놀란 듯 되물었다.“여러 가지?”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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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4화

그곳은 지옥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지옥보다 더 무섭다.안에 갇혀 있던 매일매일 실험체로 신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기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이다.“계속 말해 봐.”철수는 어렵사리 말을 꺼냈지만 낯빛은 이미 어두워졌다.“그 실험기지가 위치를 옮겨 지금은 백신 기지에 있다. 너도 알고 있으리라 믿어.”서진은 철수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나더러 그곳에 가라고?”철수가 먼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에 서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서진은 멍하니 있다 말하려던 말까지 도로 삼켰다.“좋아.”그때 철수가 단호하게 대답했다.“그 안이 얼마나 위험한지 너도 알지? 각종 이름 모를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어. 게다가 감염할 수 있을 위험성도 있고.”서진은 다시 강조했다. 물론 철수는 이미 바이러스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테지만 그래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알아.”철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표정으로 대답했다.“게다가 바이러스 외에도 사람이 지키고 있어. 일부 급진주의자도 섞여 있을 거야. 물론 너를 도와줄 사람도 있겠지만 알 수 없는...”‘위험’이라는 두 단어를 내뱉기 전에 철수가 서진의 말을 잘랐다.“내가 뭘 하면 되는데? 그 자식들 기지 박살 내면 돼? 아니면 안에 들어가서 스파이라도 할까?”서진은 고개를 저었다.“아니, 그곳에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름 모를 바이러스를 모두 찾아내. 그리고 가져와. 그게 안 되면 망가뜨리고. 하지만 꼭 안전에 주의해. 절대 무고한 사람 다치게 하지 말고 바이러스가 퍼지는 건 더더욱 안 돼. 위험을 최대한으로 낮춰.”“가져오라고?”철수는 약간 이해되지 않는 듯 말했다.“그걸 가져와서 뭘 할 건데? 바이러스라는 걸 알면 망가뜨리면 되잖아.”망가뜨린다는 말을 내뱉는 순간 철수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철수는 이런 바이러스가 사람을 얼마나 해치는지 잘 알고 있다. 저도 그 바이러스의 피해를 봤었고. 때문에 사람을 해치는 걸 모두 파괴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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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5화

“고지호 교수? 무슨 교수인데?”철수는 남자를 돌아보며 되물었다.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지만 그 누구도 선을 내밀지 않고 서로를 탐색하기만 할 뿐이었다.서진은 잠시 침묵을 이어가다가 말을 이었다.“고지호 교수님, 제가 전에 말씀드린 적 있죠? 지금 특수한 시기라 제가 도움을 청했어요. 철수는 보통 사람이 아니에요. 얘가 원 어르신과...”말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고지호가 손을 들어 멈추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곧이어 그 손을 천천히 철수에게 내밀며 먼저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며 자기소개를 했다.“반가워요. 고지호라고 해요. 전에 X 부서에서 교수로 지내 다들 고지호 교수라고 해요.”고지호의 직설적이고 솔직한 말에 철수는 약간 놀랐다.처음에는 경계 태세를 보이다가 상대의 말을 듣자마자 저에게 내민 손을 바라보더니 잠깐 머뭇거리다 악수했다. 곧이어 당연하듯 물었다.“X 부서요?”“네, 국가 기밀 부서요. 특별한 상황 아니면 사람들은 몰라요.”고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러니까 저도 특별한 상황에 속한다는 뜻인가요?”철수는 저를 가리키며 놀란 듯 물었다.극도 이런 부서가 있다는 건 처음 듣는다. 그게 무슨 일을 하는 부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의 말을 들어보니 속이는 것 같지는 않은 데다 서진이 소개한 사람이라 가짜는 아닐 거다.“오늘 철수 씨가 여기 온 건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의논하기 위해서예요.”고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풀더니 진지하게 대답했다.그러자 철수는 의아한 눈빛으로 서진에게 눈길을 돌렸지만 서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발언권을 고지호에게 주었다.고지호는 가볍게 기침하더니 다시 제 팔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상세한 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 부서는 이렇게 생물과 화학, 특히 바이러스와 의료에 관한 연구를 해요.”“물론 철수 씨가 전에 접했던 그런 것들도 포함해서요. 지금 백신 기지는 그 미스테리한 조직 때문에 연락이 안 되고 공제도 안 되는 상황이에요. 실질적인 리더도 없는 상황이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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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6화

‘하긴, 둘째 할아버지 신분과 능력이라면 진작 국가 부서의 눈에 들었겠지. 다만 기밀 부서라 할아버지가 나한테 말을 안 했을 뿐이겠지.’이거라면 철수도 이해가 됐다.“네, 맞아요. 제 둘째 할아버지예요. 제가 둘째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받기는 했지만 그분 제자는 아니에요.”이 일을 철수는 무조건 강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만약 그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둘째 할아버지도 연루될 수 있으니까.“그건 나도 알아요.”고지호는 싱긋 웃었다.“하지만 철수 씨 확실히 능력 있는 사람이에요. 그건 우리도 봤어요.”칭찬을 받았지만 철수는 오히려 얼굴이 붉어졌다.예전의 그였다면 다른 사람의 칭찬을 즐겼을 거다. 더욱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의 칭찬을 받으면 득의양양해서 하늘로 솟았을 거다. 하지만 지금 철수는 자기의 주자를 잘 알고 자기 능력이 별거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저를 너무 치켜주네요. 아직 배울 점이 많아요. 이번 기회에 귀부서 전문가들한테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철수는 진심을 다해 말했다.너무 많이 변한 철수를 보며 서진도 뿌듯해했다.“그럼 이 일은 이렇게 하기로 하고, 백신 기지의 실험실에 관한 일은 고지호 교수님과 철수한테 맡길게요. 그러면 우리도 안심하고 우리가 할 일을 할 수 있으니까.”서진은 말하면서 자기 쪽에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사실 처음부터 철수는 그 사람을 발견했다. 낯이 익은 사람이지만 갑자기 누구인지 떠오르지는 않았다.다른 사람은 모두 앉아 있는데 유독 그 사람만 서 있는 데다 무표정한 얼굴로 있으니 마치 경호원 같았다.‘경호원?’철수는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저분 혹시 서 씨 아니야?”“응, 서한이라고.”서진은 옆을 힐끗 보더니 대답했다.“내 개인 비서이자 친구야.”“아, 전에 본 적 있는데.”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진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인상은 있었지만 기억이 또렷하지는 않았다.“원철수 씨 기억력 좋으시네요. 두 번 밖에 안 봤는데.”서한은 싱긋 웃으며 허리를 숙여 서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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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7화

고지호는 서진이 매사에 조심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상황이 특수한 만큼 신신당부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처자식이 걱정되지만 이번 사태를 잘 알고 있으니. 게다가 저는 사람을 구하려는 것이지 싸우려는 것이 아니에요.”서진은 농담하듯 웃으며 말했다.서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고지호는 참지 못하고 말을 보탰다.“자네가 어떤 사람인지는 나도 알지만 자네 친구는...”“물론 철수가 충동적인 성격이긴 하지만 이번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철수도 알 거예요. 약속드릴게요. 우리가 만약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하면, 아니, 결과가 있든 없든 원래 계획대로 철수하도록. 절대 돌발행동은 하지 않을게요. 상대와 분쟁을 일으켜 꼬투리를 잡게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서진도 고지호가 뭘 걱정하는지 알고 있다. 어찌 됐든 그들이 대면해야 하는 건 상대측 대사관과 그 직원이니.이번에 고지호가 팀을 빌려주고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매우 쉽지 않은 결정이니 서진은 당연히 고지호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거다.물론 이건 난처하게 하고 말고의 문제를 넘어 양국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게다가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는 데다 설령 있다고 해도 상대의 신분을 고려해서는 신중히 행동해야 한다. 서진도 당연히 그 이해관계를 잘 알고 있다.“모든 게 순조로웠으면 좋겠네요.”한숨을 푹 내쉰 고지호는 손을 들어 서진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뒤돌아 철수를 바라봤다.철수는 사실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몰랐다. 대략 소은과 관련된 일이라는 것만 알 뿐.하지만 이렇듯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는 걸 보면 철수가 알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철수는 궁금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고지호를 따라 밖을 나갔다.그렇게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철수는 참지 못하고 뒤돌아 말했다.“서진아, 소은 선배 꼭 데려와.”철수의 호칭에 서진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이내 싱긋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떠난 뒤 서진은 서한을 바라보며 말했다.“데려와.”서한은 고개를 끄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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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8화

서진은 정색하며 말했다.“네가 아들 걱정하는 거 나도 알아. 하지만 임남은 여기 없어. 네가 아무리 조급해서 대사관을 폭발시켜도 소용없어.”“그럼 Y국에 가면 되지!”상언은 주먹을 불끈 쥐고 악을 쓰며 말했다.“가도 돼. 지금 바로 티켓 끊어서 오늘 출발하면 괜찮을 거야. 하지만 네가 갔다 해도 왕궁에 들어갈 수 있어?”“...”서진의 물음에 상언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이건 확실히 상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렇게 말한 건 단지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튀어나온 거고.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긴박한 때울수록 마음을 가라앉혀야 해.”서진은 상언을 힐끗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이번에 국가 조직에서 대사관을 보호하고 바이러스를 없앤다는 이유를 대면서 우리를 데리고 들어갈 거야. 그러니 안으로 들어간다 해도 오래 머물 수 없어, 대놓고 수식할 수는 더더욱 없고. 너더러 가지 말라고 하는 건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야. 넌 할 게 따로 있어.”상언은 그제야 표정이 조금 풀리더니 대뜸 질문했다.“내가 뭘 해야 하는데?”저한테 쓸모가 있고, 할 수 있는 일만 있다면 상언도 자기가 여기서 시간낭비하며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거다.“상대를 감시해. 움직임이 있으면 무조건 방법을 대서 막아. 절대 그놈들이 사람을 따로 빼돌리게 해서는 안 돼.”“빼돌린다고?”어리둥절해하던 상언은 뭔가 알아차린 듯 물었다.“설마 소은 씨를 빼돌린다는 뜻이야? 그럴 리 없어. 대사관에 숨겨 두면 그나마 이해는 되지만 산 사람을 빼돌린다니. 우리가 사람을 풀어 소은 씨를 찾고 있다는 거 그쪽에서도 알 텐데. 지금 빼돌리면 너무 위험하지 않아?”“가끔 위험부담이 큰일일수록 안전할 때가 있어.”서진은 고개를 숙여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바라봤다. 그 사진은 그와 소은이 찍은 웨딩사진인데, 서진은 지금껏 그 사진을 핸드폰 배경 화면으로 설정하고 있다. 사진 속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소은을 보자 서진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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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9화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키며 서진이 말을 이었다.“이 두 곳은 여왕이 평소 집무하고 휴식하는 곳이야. 물론 인질을 숨기려면 휴게실 쪽이 상대적으로 은밀하긴 한데, 이론상으로 불가능해. 이쪽은 회의실인데, 이곳은 사람이 자주 드나드니 불가능해. 그러니 가능성이 제일 높은 곳은 여기야.”이윽고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여기는 보관실 쪽이야. 물건 두는 곳. 그리고 이쪽은 경비실. 하지만 이건 그저 지도로 대충 판단한 거라 안에 밀실이거나 지하실 비밀 통로 같은 게 있는지는 몰라. 우리에게 왕궁을 수색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니까.”서진이 조리 정연하게 분석하는 것을 바탕으로 지도를 보던 상언은 왕실의 실내도를 머리로 상상하더니 놀란 듯 말했다.“그런데 이런 건 어떻게 이렇게 상세하게 알아?”예전에 왕궁 부근에 살아본 그마저도 대체적인 평면도만 알 뿐 이렇게 상세하게는 알지 못하는데, 서진은 어떤 곳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 것까지 알아냈다.심지어 제 집안 보물이라도 헤듯 제 집인 것처럼 하나도 빠짐없이.그때 서진이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어떤 건 신비롭고 접근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그러면 앞으로 너만 믿을게. 우리 남윤이 꼭 구해줘.”상언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서진도 확신에 찬 눈빛으로 상언의 어깨를 툭툭 쳤다.“꼭 무사할 거야.”...저녁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소은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 쉬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협조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전에 소은에게 연락했던 의사는 벌써 이틀째 오지 않았다. 일반적인 인사이동인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중간에서 소통할 사람이 없어지자 소은은 바깥 상황에 대해 조금도 아는 게 없어 오히려 초조하기만 했다.서진이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고 바이러스가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고 버려져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실험실도 어떻게 됐는지 모르니까.물론, 현재 소은은 제 몸 하나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 걸 생각해도 소용없었다.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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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0화

두 간호사는 아이를 안은 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마치 이 일이 소은과는 상관없다는 듯.걱정된 소은이 그 중 한 아이를 품에 안으려 했지만 간호사는 역시 그녀를 제지하지 않고 넘겨주었다.소은은 아이를 품에 안기 바쁘게 이곳저곳 자세히 살피며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가 하면 뒤집어 보며 상처가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다 아무 상처가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곧바로 둘째를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잠시 생각하던 소은은 아이의 입안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정상이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하나, 배고프거나 불편하다는 뜻이다.“아이는 왜 안아왔지? 대체 목적이 뭐야?”고개를 들어 두 간호사를 본 소은은 고개를 돌려 CCTV를 보며 물었다.두 간호사는 그저 일개 직원이라 아무런 결정권도 없고, 심지어 통제를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그리고 이 모든 일의 배후이자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프레드 그 음흉한 소인배일 것이다.그제야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팡이 소리가 아닌 휠체어 소리였다.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휠체어를 탄 여왕이 소은 앞에 나타났다.이건 매우 의외였다. 소은은 이번에도 프레드가 지팡이를 짚은 채 제 앞에 나타나 또 협박하거나 거래를 제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왕이 직접 얼굴을 비출 줄이야.“여왕 폐하.”소은은 아이를 안은 채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간단하게 인사했다.여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휠체어가 방 안에 들어서자 손을 저어 사람들을 물리쳤다.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눈치껏 자리를 피해주었다. 곧이어 문을 닫으니 방 안에는 아이 둘을 포함한 네 명뿐이었다.소은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아이를 안은 채 서 있었다.“여왕 폐하, 이게 무슨 뜻이죠?”“얘기 좀 하고 싶어서요.”여왕은 소은을 보며 간단하게 대답했다.“둘만 할 얘기인가요?”소은은 주위를 둘러보며 방 안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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