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언은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전에는 김서진을 믿을 수 있었고 그의 목소리를 차분하게 들을 수 있었지만, 오늘 대사관에서 일어난 일은 그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또한, 지금의 행동이 아들을 구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되었다.“임 대표님, 말을 가려서 하세요!”서한은 참지 못하고 질책했다. 임상언은 화가 치밀어 누구의 말도 듣지 못하고는 서한을 흘겨보았다.“당신은 또 무슨 자격으로 나를 지적해요? 내가 예전에 당신에게 숨긴 것이 있고 미안한 일을 했지만 당신들은 내가 그 안에서 어떤 날들을 보냈는지 전혀 모를 거예요! 한소은을 못 본 지 불과 며칠이지만 난 이미 몇 달째 아들을 못 봤어요. 심지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요...”임상언은 천천히 주저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꼭 감싸 안고 고통스러워했다.임상언은 임남이 이미 이 세상에 없다고 의심했지만 말이 씨앗이 될까 봐 감히 말하지 못했다.서한은 욕을 몇 마디 하려고 했으나 김서진이 손을 들어서 막았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일시에 많은 말이 목구멍에 걸려 욕을 할 수가 없었다.사실, 김서진도 슬펐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데다 스트레스까지 겹쳤기 때문에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졌을 뿐이다. 귀에 거슬리는 말이지만 임상언의 심정도 헤아릴 수 있었다. 이렇게 큰 사내가 웅크리고 앉아 흐느끼며 울다가, 모든 감정이 다 풀린 듯 코를 훌쩍이며 일어나더니 힘이 빠진 모습으로 뒤쪽 테이블에 기대어 일어섰다.“죄송해요.”임상언은 고개를 떨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임 대표님, 우리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방금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어떻게 우리 대표님이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요? 저희 대표님과 사모님의 애정을 설마 모르세요? 우리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세요?”서한은 못다 한 말을 연거푸 쏟아냈다. 임상언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상언도 자신이 한 말이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더욱이 자신의 말이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방금은 정말 통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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