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Chapter 2081 - Chapter 2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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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1화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목소리를 냈고, 순식간에 서로를 알아봤다.원철수는 다만 한 아가씨 감염되어 그가 치료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 아가씨가 진가연인지 몰랐다.진가연도 첫눈에 이 사람이 바로 전에 그녀를 치료해준 ‘신의’임을 알아봤다.외숙모가 추천했지만 알고 보니 그는 사기꾼이었다.“아니, 당신은 의사가 아니라 사기꾼이에요. 내가 치료하지 말라고 하면 당신이 치료해 줄 필요 없어요!”진가연은 정신을 차리고 뒤로 물러서며 놀라서 말했다.“나는...”원철수는 순간 당황했다.‘사실 진가연의 말도 맞아, 예전에 확실히 허세를 부리고 사기 치는 사기꾼 같았어.’비록 자신은 의술이 있었고 많은 환자를 치료했지만 필경 의술이 뛰어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때 그는 명예만 추구했다.“이젠 아니에요. 당신을 치료하러 왔어요. 당신의 병은 나만 고칠 수 있어요.”원철수는 참을성 있게 말했다.“믿지 못하겠어요. 필요 없어요!”진가연은 눈썹을 찡그리며 원철수를 쳐다보면서 그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내 말 좀 들어봐요!”두 손으로 진가연을 누르며 그녀를 좀 냉정하게 하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대표님과 한소은 씨가 당신을 치료하기 위해 나를 보냈어요.”두 사람의 이름을 들은 진가연은 다소 냉정해졌지만 그래도 눈을 크게 뜨고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김 대표님? 한소은 씨?”원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다만, 지금 그들은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당신을 보러 올 수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한소은 씨에게 치료를 부탁해도 돼요.”“나...”진가연은 머뭇거렸다.한편으로는 그의 말이 의심스러웠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성실한 태도가 보였다.옆에 있던 사람이 한 걸음 다가서며 말했다.“진가연 씨, 확실히 이분은 김 대표님께서 특별히 외부에서 모셔온 전문가세요.”이 말을 들은 진가연은 더는 의심하지 않았다. ‘설사 원철수가 나를 속였다고 해도 김서진의 부하들까지 짜고 속일 수는 없겠지.’“제 병을 고칠 수 있어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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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2화

“당신 말 들을게요, 잘 들을게요!”진가연은 고개를 힘껏 끄덕이며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김서진이 파견한 사람이고 또 성공한 경험도 있으니 치료를 잘 받고 나가서 아버지를 찾아야 했다. 진가연이 기꺼이 협조하는 것을 보고 원철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여왕을 만난 후 한소은은 다시 보내졌다. 이번엔 그 텅 빈 병실이 아니라 이전과 비슷한 호텔 방이었다.여전히 바깥 경치를 볼 수 없는 것 외에 전반적인 느낌은 예전보다 좋아졌고 심지어 TV도 볼 수 있었다.한소은은 TV가 있으니 인터넷 신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이 이전에 배운 방법에 따라 몇 번 시험해 보았지만 신호를 측정하지 못했다. 결국, TV는 내부 네트워크로 연결되었기에 여전히 외부와 통신할 수 없었다.이 사람들은 정말 신통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상대는 Y 국의 여왕이었다.‘그렇다면 Y 국의 여왕이 여기로 왔을까, 아니면 내가 Y 국에 간 걸까?’‘아니, 아니다. 이곳은 절대로 Y 국이 아니야. 그들의 조심스러운 태도와 창밖의 경치마저 보지 못하게 봉쇄하였으니 이곳은 틀림없이 H 국일 거야.’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아직 출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이것은 당연히 좋은 소식이다. 출국하지 않은 이상 H 국 내에서 구조하기 훨씬 쉬울 것이고 또 탈출할 기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Y 국이면 엄두도 못 낼 일이다.여왕을 만난 지 이틀이 지났고 한소은의 몸은 나날이 좋아졌다. 여전히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아이를 데려와 보여주었고 한소은은 틈을 타 두 아이의 맥을 짚으며 건강과 안전을 확인했다.이 사람들은 사람을 가지고 실험하는 것을 좋아하니 경계심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가지고 실험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워도 스스로 검사해 봐야 안심할 수 있었다.고개를 들어 시간을 보니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이 노크도 사실 형식일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떼고 들어온다.다행히도 한소은은 수시로 손님맞이가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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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3화

한소은이 호통을 치자 이영민은 손놀림을 멈추었다.한소은은 아이를 가볍게 두드리며 나지막하게 달래면서 고개를 들지 않고 말했다.“온종일 나에게 이런 검진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죠? 내 몸은 스스로 잘 알고 있어요. 만약 내가 죽고 싶다면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요. 돌아가서 당신 주인께 알려요. 만약 나의 협력을 원한다면 나의 조건에 동의해야 해요. 아니면 그녀가 원하는 것을 절대 얻을 수 없어요.”이영민을 비롯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난처한 표정으로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잠시 묵묵히 있다가 이영민은 다가와서 말했다.“한소은 씨, 지금 저희를 곤란하게 하고 있어요. 우리는 사실 그 위에 누가 있고, 당신과 어떤 거래나 어떤 조건을 가졌는지 몰라요. 단지 지시대로 할 뿐이에요.”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제야 이영민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당신네 주인에게 가서 전해요. 내가 만나서 할 말이 있으니 만약 만나주지 않으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거에요.”한소은은 간단히 말하고서야 아이를 조심스럽게 다시 유모차에 눕혔다.다른 한 녀석을 보니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채 아주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오누이는 많이 닮았으나 며칠 만에 이미 구별을 할 수 있었다. 오빠는 성격이 좋고 잠도 잘 자서 올 때마다 푹 자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동생은 장난기가 심해서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입을 삐죽거리며 울음을 터뜨렸다.한번은 아이가 아파서 운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여동생이 그렇게 심하게 울어도 옆의 오빠는 여전히 달콤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한소은은 아이를 토닥토닥 다독여 진정시킨 다음 일어섰다.“어디요?”이영민은 벙벙해서 물었다.“뭐요?”“건강검진을 한다면서요? 빨리하세요.”한소은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아, 다 괜찮아요.”정신을 차리고 이영민이 말했다.여전히 의사와 간호사 2명이지만 이번에는 간호사를 교체했다. 사실 그 전에 의사도 교체하였었다. 그들은 한소은을 막기 위해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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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4화

“남들이 보기엔 내가 나이도 어리고 정신 상태도 좋고, 게다가 무술을 익히기도 해서 몸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내가 왜 한의학을 공부하는지 아세요?”한소은의 갑작스러운 말에 이영민은 어리둥절해서 하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몰라요!”“몸이 안 좋아서 그래요. 하여 한의학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방을 통해 천천히 몸조리하며 치료하려 했어요. 스스로 배우면서 몸을 추스르고 싶었죠. 그 효과 때문인지 최근 몇 년 동안 몸 상태가 좋아졌어요. 다들 제가 건강해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나요?”“네.”한소은의 의도를 모른 채 셋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특히 최근 아이를 낳고 몸이 많이 쇠약해졌어요. 당신들과 같은 서의는 모를 거예요.”한소은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여러분께 그렇게 많이 말할 필요가 없어요. 사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요. 오래 살지도 못하겠는데 몸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어요.”“한소은 씨,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몸조리 잘하세요.”이영민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 조용히 한소은을 위로했다.“돌아가서 보고하세요.”한소은은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었다.이영민은 한소은을 한 번 깊이 보고 나서야 물러났다.방안은 다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고 한소은은 침대에 조용히 누워있었다. 의사의 말처럼 자신의 몸을 잘 돌봐야 했다. 아니면 도망갈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몸이 힘들어진다.“한소은이 정말 그렇게 말했어?”프레드는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이영민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 있는 두 명의 간호사들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교활한 여자!”프레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경멸하듯 말했다.“무슨 말씀이세요...”프레드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요즘 검진 결과가 어때?”“출산 후 허약해진 것 빼고는 다 정상이에요.”잠시 머뭇거리다가 이영민은 솔직하게 대답했다.“바로 그것이야.”프레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었다.“그만 가봐.”“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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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5화

“폐하, 왜 저 여자 말 몇 마디에 흔들리세요?”프레드는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차분히 말하려고 애썼다.“오랫동안 이 실험을 연구해 온 끝에 겨우 적임자를 찾았어요. 폐하와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았는데 그녀의 몇 마디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 돼요.”잠시 머뭇거리다 프레드는 계속 말했다.“폐하, 착한 마음을 알겠으나 백성을 생각하고 아직도 당신이 이루지 못한 대업을 생각해보세요. 우리나라는 당신이 필요하고 국민도 폐하가 필요해요!”프레드의 말을 듣고 설득됐는지 여왕은 잠잠해졌다.“폐하, 만약 한소은의 몸이 좋지 않다고 하면 어떻게 의사를 납치할 수 있고 또 번마다 우리의 단속을 벗어날 수 있겠어요? 한소은은 총명하고 체질도 좋거니와 폐하와 잘 어울려요! 지금, 이 실험은 당신 혼자만의 실험이 아니에요. 만약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이득을 볼 것이고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될 거에요. 누가 감히 우리에게 눈치를 주겠어요?”프레드의 말은 여왕의 심금을 울렸다. 비록 프레드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지만 여왕은 더는 망설이거나 질의하지 않았다.“한소은에게 속지 마세요. 이제 모든 것을 나에게 맡기시고 시간만 기다리면 돼요. 시간이 되면 즉시 실시할 것이니 그때가 되면 가치를 알게 될 거에요.”한참 뒤에서야 긴 탄식이 터져 나왔으며 그 뒤로는 다른 말이 없었다.프레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고 그의 눈에서 차가운 빛이 반짝였다.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텅 빈 집에 오니 마음마저 텅 비었다.전등도 켜지 않고 넥타이를 풀고는 소파에 누웠다가 일어나 냉장고에서 차가운 맥주 한 캔을 꺼내 열었다.펑!그런데 순간 불이 켜졌고 이어 두 아이가 뛰쳐나왔다.“아빠, 생일 축하해요.”이영민은 멍해졌다. 천천히 몸을 돌려보니 눈앞의 것이 마치 꿈속처럼 느껴졌다.두 아이가 그를 둘러싸고 불꽃놀이를 하고 아내는 커다란 생일 케이크를 들고 웃으며 그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이 모든 것이 너무나 아름다워 이영민은 그곳에서 꼼짝달싹 못 하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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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6화

“좋아, 너무 좋아!”이영민은 말하면서 옆에 서 있는 아내를 바라보았다.“당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원미연은 환하게 웃으며 촛불을 켠 케이크를 들고 이영민을 바라봤다.그는 천천히 일어나 케이크와 타고 있는 촛불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소원을 빌 필요 없어, 내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어! 나의 가장 큰 소원은 너희들이 모두 돌아와 평안하고 우리 가족이 영원히 함께 하는 것이야.”원미연은 웃었고, 두 아이는 케이크를 달라고 소리를 질렀다.“좋아, 케이크 먹어!”이영민은 촛불을 불어 끄고 뽑아낸 뒤 케이크를 작게 잘라 아이들에게 나눠줬다.아이들은 케이크를 하나씩 나누어 먹으며 즐거워했고 그는 아내의 손을 잡고 앉았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그들은 잡혀간 것이 아닌가? 비록 구원을 받았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납치되었을 뿐 좌우간 협박하여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닌가?’“서한 씨가 구해줬어.”원미연은 또박또박 말을 했다.“서한 씨?”“서한 씨가 우리를 데려다주었어.”원미연은 다시 말했다.“저기 있어.”이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보니 창밖에 한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만약 마음의 준비가 없었다면 언뜻 보았을 때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서한은 창밖에 서 있었다. 혼자 들어가 그들 일가를 방해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오붓한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이제는 그들이 함께 자기 쪽을 바라보자 서한은 손을 들어 흔들며 인사했다.그러나 이영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들이 당신을 학대했어?”서한은 긴장해서 하며 원미연의 몸을 위아래로 검사하려 했다.방금 아이를 안을 때도 그들의 몸에 무슨 상처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으나 어떤 상처는 감추어진 것이기에 쉽게 발견될 수 없었으니 두려웠다.원미연은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아니, 우리를 잘 대해줬어. 그저 당신이 보고 싶었어!”아내의 말을 들은 이영민은 다시 꼭 안았다.“미안해! 나 때문에 이런 상처를 받은 거야. 다 내 탓이야.”“아니, 당신 탓이 아니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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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7화

문밖에서 서한은 벽에 기대어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한 모금 내뿜었다. 이때 방문이 열리며 이영민이 안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서한은 담배를 집어 들고 턱으로 방안을 가리키며 물었다.“가족들과 더 있어야죠?”서한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는 이영민은 오히려 되물었다.“무슨 요구가 있어요?”“네?”눈살을 찌푸리며 서한은 궁금해 물었다.“당신들이 아내와 아이들을 구해내고 돌려보내는 것은 요구가 있겠죠. 말해보세요.”사실, 이영민은 그들이 가족을 돌려보내는 것은 분명히 요구 사항이 있을 것을 눈치챘다. 그러나 어떤 요구이든 이영민은 기꺼이 할 것이다. 가족이 평안할 수만 있다면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요구 없어요.”손을 내저으며 서한이 말했다. 이영민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이렇게 큰 은혜를 보답 없이 베풀다니!’믿을 수 없다는 듯 서한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정말 당신에게 뭘 시킨다면 돌려보내지 않을 거예요. 인질을 손에 쥐는 것이 돌려보내는 것보다 더 믿음이 있죠. 대표님은 그저 돌려보내고 또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라고 지시했을 뿐 당신에게 무엇을 하라고는 하지 않았어요.”서한의 말이 사실임을 확신하자 이영민은 깜짝 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왜, 왜죠?”“왜냐하면... 다들 처자식이 있어서죠.”서한은 잠시 후 담뱃재를 털며 말했다. 이영민은 말문이 막혔다.김서진의 말이 맞다. 모두 아내와 아이가 있고 혈육 지친이 있다. 특히 한소은은 임신한 채로 납치되어 그 느낌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고통이 얼마나 힘든지 알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도 그 고통을 겪도록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이영민은 악의가 없이 무고하게 연루되었다.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김서진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김서진에게는 한 마디에 불과하지만, 이영민에게는 너무 큰 충격이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납치된 후 그는 협박과 위협에 익숙해져 있었고 아내와 아이들을 구해냈다고 해도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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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8화

김서한이 이미 그들의 은신처를 알아냈기에 의사의 존재 가치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현재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떻게 그곳에서 사람을 구해내는가에 있다.“어쨌든 고마워요.”이영민은 감개무량하게 말하면서 방안을 돌아보았다. 원미연과 아이들은 케이크를 먹으며 서로의 얼굴에 크림을 발라 주며 즐겁게 웃고 있었다. 고민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납치되었기에 놀라움과 상처가 있겠지만 이제 가족이 다시 모이고 혈육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천만에요. 말했지만 모두 가족이 있고 아내와 아이가 있어요. 우리는 당신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요.”서한은 손을 들어 이영민의 어깨를 툭툭 치고 일어나 담배를 꺼버렸다.“그만 갈게요.”서한이 정말 아무 요구도 하지 않고 떠나는 모습을 보더니 이영민은 급히 그를 불러서 말했다.“대표님이... 아시는지 모르겠어요.”“무슨 일이 있어요?”망설이다가 이영민은 천천히 말했다.“한소은 씨는 이미 아이를 낳았어요.”서한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아니, 아직 출산 예정일이 안 된 것 같은데요?”한소은과 오이연의 출산 예정일이 비슷한 거로 기억했지만 오이연은 아직 출산 기미가 없었다. 그런데 한소은은 벌써 아이를 낳았다니?김서진이 이 소식을 아는지 모르지만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네, 예정일 전에 조산했어요.”이영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한에게 말했다.“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어요. 오누이 쌍둥이이고 건강해요.”마지막 말에 서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불과 몇 초 사이에 다시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한소은은 이미 아이를 낳았고, 이젠 아이를 포함하여 세 명의 인질이 상대의 손에 있다고 생각되니 더욱 골치가 아팠다.임신부를 구출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갓난아기보다는 훨씬 수월했다.‘아, 난이도가 곱절로 커졌어.’“다른 소식은?”서한이 물었다.“없어요.”이영민은 두 손을 흔들었다.“이건 보증할 수 있어요. 제가 몰래 애들을 검사해 봤는데 다 건강해요. 상대방은 경계심이 대단해요. 나 말고도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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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9화

임상언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그제야 시원해졌다. 최근 몇 달 동안 그는 떠도는 영혼 같은 나날을 보냈다. 대사관에서 돌아온 오늘까지도 머리는 여전히 멍해 있었다. 처음에는 아들이 잡혀서 당황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협박당하다가 나중에는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아들을 구하려고 애쓰다 보니 아들의 모습을 잊을 지경이었다.보스가 죽었으니 아들과 연결할 수 있는 길이 더는 없게 되었다.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면서도 뛰어들어 사람을 구해낼 수 없으니 정말 쓸모가 없었다.휴대전화를 켜놓고 아들 사진과 몰래 저장해뒀던 동영상들을 보며 가슴이 찡했다. 옷을 입고 나오자 김서진은 거실에 앉아 있었고 서한은 무언가를 보고하는 듯 서 있었다. 인기척을 듣고 두 사람이 일제히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자 임상언은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새로운 소식이 있어요?”김서진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아직은 새로운 진전이라고 할 수도 없다.새로운 소식이 없자 마음이 갑갑해진 임상언은 물컵을 들고 돌아서며 말했다.“그럼, 계속 기다리기만 해야 하나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나요?”임상언은 상심해 했다. 예전에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어쩔 수 없게 되었고 자신이 쓸모없음을 느끼게 되었다. 심지어 김서진조차도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 김서진과 서한은 입을 다물고 말이 없었다. 임상언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는 한소은과 내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별수가 없어요. 심지어 인질을 잡고 있어 욕도 못 해요. 그럼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임상언은 눈살을 찌푸리며 계속해서 말했다.“그들이 이렇게 하는 걸 국가도 알면서 다른 방도가 없나요?”“이건 당신과 나의 사적인 일이 아니에요.”김서진은 입을 열었다.“이 문제는 너무 커요. 당신도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잖아요!”“알아요! 그런데 그들은 왜 제 아들을 괴롭히는 거죠? 예전에 투자를 협박하고 일을 시키기 위해서라면 이미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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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0화

임상언은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전에는 김서진을 믿을 수 있었고 그의 목소리를 차분하게 들을 수 있었지만, 오늘 대사관에서 일어난 일은 그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또한, 지금의 행동이 아들을 구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되었다.“임 대표님, 말을 가려서 하세요!”서한은 참지 못하고 질책했다. 임상언은 화가 치밀어 누구의 말도 듣지 못하고는 서한을 흘겨보았다.“당신은 또 무슨 자격으로 나를 지적해요? 내가 예전에 당신에게 숨긴 것이 있고 미안한 일을 했지만 당신들은 내가 그 안에서 어떤 날들을 보냈는지 전혀 모를 거예요! 한소은을 못 본 지 불과 며칠이지만 난 이미 몇 달째 아들을 못 봤어요. 심지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요...”임상언은 천천히 주저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꼭 감싸 안고 고통스러워했다.임상언은 임남이 이미 이 세상에 없다고 의심했지만 말이 씨앗이 될까 봐 감히 말하지 못했다.서한은 욕을 몇 마디 하려고 했으나 김서진이 손을 들어서 막았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일시에 많은 말이 목구멍에 걸려 욕을 할 수가 없었다.사실, 김서진도 슬펐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데다 스트레스까지 겹쳤기 때문에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졌을 뿐이다. 귀에 거슬리는 말이지만 임상언의 심정도 헤아릴 수 있었다. 이렇게 큰 사내가 웅크리고 앉아 흐느끼며 울다가, 모든 감정이 다 풀린 듯 코를 훌쩍이며 일어나더니 힘이 빠진 모습으로 뒤쪽 테이블에 기대어 일어섰다.“죄송해요.”임상언은 고개를 떨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임 대표님, 우리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방금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어떻게 우리 대표님이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요? 저희 대표님과 사모님의 애정을 설마 모르세요? 우리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세요?”서한은 못다 한 말을 연거푸 쏟아냈다. 임상언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상언도 자신이 한 말이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더욱이 자신의 말이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방금은 정말 통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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