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는 꽃다발을 안고 트렁크에 가져갔지만, 트렁크가 가득 차자 다시 뒷좌석을 채웠다.차에 꽃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더 이상 없자 현이는 꽃을 사는 걸 멈췄다.계산을 하고 두 사람은 꽃 한 차를 끌고 묘지로 갔다.할머니 묘 앞에 꽃을 놓으니 작은 꽃바다 같다.묘비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할머니의 이름을 보며 현이가 말했다. "할머니, 저 왔어요. 어느덧 3년이 지났네요, 3년 동안 제가 할머니를 보러 오지 않은 것은, 제가 좀 더 배우고 나서 다시 뵙고 싶어서였어요. 할머니는 생전에 제가 출세하는 것을 가장 보고 싶어 했잖아요. 지금은 제가 엄마, 아빠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요. 그러니 할머니, 걱정하지마세요. 앞으로는 매년 찾아뵐게요.""우리 엄마 아빠도 잘해주시고, 오빠도 언니도 잘 챙겨주세요. 그들과 3년 동안만 지냈지만, 3년 동안 제 가족들이 제게 준 사랑은 충분하고 만족스러워요. 저는 제 가족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아요. 내가 어렸을 때부터 그들 곁에서 자랐다면 할머니를 만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제게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워지더라도 여전히 할머니를 만나고 싶을 거예요. 할머니가 저한테 가르쳐준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니까요.""아쉽게도 지금의 제 모습을 보실 수 없으시네요. 지금의 저는 충분히 할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릴 돈이 있는데 말이에요. 할머니가 계셨으면 좋겠어요. 집도 사드리고, 새 옷도 사드리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릴 수 있는데. 베이비시터도 부를 수 있어서,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되고, 매일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데. 할머니, 왜 절 더 기다려 주지 않으신 거예요?"현이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시울을 적시며 소리 없이 울었다.한 시간 후 하늘에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성호는 그제야 현이에게 차로 돌아가라고 설득했다."이쪽 날씨가 이래요. 종종 이유 없이 가랑비가 내려요." 현이는 이미 마음을 다잡았다."그럼 지금 호텔로 돌아가는 건가요?" 성호가 물었다.현이: "호텔로 돌아가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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