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가족분들 모두 낙관적인 성격인 것 같네."배유정: "저희 가족은 그래도 마을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삶이 힘들 때 저희보다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면 다시 힘이 생기죠."진지한: "유정아, 우리 결혼식은 너와 엄마가 함께 준비했으면 해! 그래도 우리 결혼식이니 네 생각을 엄마한테 알려주면 돼. 그리고 결혼식을 올리고 다른 일들을 생각하자."배유정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실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도 괜찮아요. 다만 아이들은 나중에 학교 다니고 제 곁을 떠날 텐데 자기 할 일이 없으면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진지한: "그럼 아이들이 학교 다니고 결정해도 되지 않을까?""그때쯤이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까 봐 그런 거예요."진지한: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도 24시간 내내 돌보지 않잖아. 그리고 가정부들도 있어서 집에서 공부해도 되지 않을까? 그러면 나중에 아이들이 학교를 다녀도 그런 걱정 할 필요 없잖아."배유정: "네. 일단 결혼식을 올리고 생각해요! 지한 씨, 그런데 들러리는 누구한테 맡길 생각이에요?"진지한: "지성이한테 말할 생각이야."배유정: "혹시 주위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가 있어요?"진지한: "지성이 혼자로 충분하지 않을까?"배유정: "그럼 한 명만 찾을 생각이에요?"진지한: "많이 부를 필요가 있을까? 너도 친구인 한지윤 씨뿐이잖아."배유정: "네! 제가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줬었죠. 그래서 항상 고마운 마음이에요."진지한: "아직 솔로인 들러리를 찾아 네 친구한테 이들 중에서 골랐으면 하는 생각이지?"배유정은 그의 말에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졌다. "꼭 선택하기 위한 건 아니에요. 이런 일은 두 사람의 인연이죠. 저는 사실 지윤이가 꽤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해요.""훌륭한 사람이라면 주위에 구혼자가 많을 거야. 사실 주위에 아직 미혼인 친구들이 별로 없어. 그리고 돈 많고 아직 솔로인 친구들은 더 적고 말이야." 진지한은 말하면서 누군가 떠올랐는지 말을 이었다. "추형은 여자친구가
이때 마이크가 다가와 현이한테 물었다. "현이야, 졸업 축하해!"현이: "마이크 아저씨, 왜 상민이와 상미를 안으러 가지 않았어요?"마이크는 미소를 보이면서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실컷 안고 가서 안을 거야. 그런데 네 오빠도 참 의외야.""인생은 항상 놀라움이 존재하는 법이죠.""그래! 그럼 졸업하고 뭐 할지 계획 세웠어?" 마이크는 궁금한지 현이에게 물었다.현이: "저 T국에 갈 생각이에요.""T 국?" 마이크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뭔가 떠올랐는지 그녀한테 물었다. "...서은준?"현이: "..."현이는 마이크의 기억력이 이리 좋은지 몰랐다!그녀는 몇 년 전에 마이크한테 한번 말했었는데, 마이크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줄 몰랐다.현이는 빨개진 얼굴로 마이크한테 설명했다. "저는 아주머니를 보러 가는 거예요.""아, 성묘하러 간다면 네 아주머니의 묘를 A국으로 옮기면 되겠다. 그럼 앞으로 편하잖아. 그런 이유 때문에 T국까지 가면 너무 힘들잖아!" 마이크는 현이에게 진심 어린 제안을 알렸고현이는 그의 말에 얼굴이 더 빨개졌다. "마이크 아저씨, 성묘뿐만 아니라 T국에 가고 싶은 거예요. 그래도 그곳에 10년 넘게 살았잖아요."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혼자 가는 거야?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가?""경호원과 함께 가면 괜찮아요." 현이는 계속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부모님께는 이미 말씀드렸어요.""네 부모님은 이제 손자도 있어서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거야. 그리고 너도 성인이니 이제 하고 싶은 대로 하는구나." 마이크는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래도 밖에 있으면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해. 넌 다른 사람과 신분 자체가 다르잖아. 네 부모님께서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야."현이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할게요."저녁 10시, 진아연은 라엘을 집으로 보냈고 유정이와 상민이, 상미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상민이는 진아연의 품에서 새곤새곤 잠들었고 상미는
지도 교수님이 보낸 것이었다.지도 교수님은 그녀의 논문에 거의 문제가 없으니 논문발표를 준비해도 좋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녀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지도 교수님은 현이가 지난 2년여간 방송사 인턴으로 경험을 쌓은 뛰어난 아나운서로 남길 바라며,계속 안 하겠다는 건 집안이 동의하지 않아서냐고 묻기도 했다.현이는 곧 지도교사에게 답장을 보냈다: 우리 부모님은 저의 선택에 간섭하지 않으세요. 그냥 제가 쉬고 싶어서 그래요.그러자 지도 교수님에게서 답장이 왔다. 교수: 잠시 쉬는 것도 좋지. 토요일 논문 발표 때 늦지 마.현이: 네.일찍 쉬세요!문자를 보낸 후 현이는 티켓 구매 앱을 켜고 T국 행 항공권을 보기 시작했다.어느덧 토요일이 되었다.현이는 논문 발표에 참석한 후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가족이 모두 모여있는 걸 본현이는 놀라서 멍해졌다."왜 다들 집에 있어요? 오빠, 언니, 출근 안 해요?""너 오늘 밤 비행기로 떠난다고 엄마가 그랬어." 진지한이 입을 열었다. "왜 이렇게 급하게 가는 거야?"현이: "엄마, 제 비행기표 봤어요?"진아연은 테이블에서 비행기 표가 든 봉투를 집어 들고 말했다. "집에 왔길래 궁금해서 뜯어봤어. 화난 거 아니지?""하하하! 당연하죠. 비행기표 끊은 걸 깜빡할 뻔했어요. 그저께 저녁에 닥치는 대로 샀는데 오늘 논문 발표가 끝나면 말할 예정이었어요. 논문 발표를 망치면 오늘 갈 수 없어요.""엄마는 네가 T나라에 꼭 가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오늘 밤에 가고 싶으면 가! 너 가기 전에 가족끼리 식사나 한번 하자고 다들 불렀어.""엄마, 슬퍼하지 마세요. 잠깐 다녀오는 거예요." 현이가 엄마를 덥석 안았다."네가 돌아온 후 우리는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는데, 지금 혼자 멀리 떠나려고 하니 어떻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니?" 진아연이 말했다. "밖에 오래 있지 마렴. T국엔 지난 추억은 있겠지만 이젠 지인이나 친구는 없잖니."사실 한 명도 없는 건 아니었다.그녀의 고등학교
비행기가 T국에 도착하자 현이는 공항에서 나와 먼저 엄마에게 영상을 찍어 안부를 알렸다.A국과 T국은 시차가 있지만, 진아연은 현이가 비행기에서 내린 후 반드시 집에 영상통화를 보내 달라고 특별히 당부했었다."엄마, 나 지금 차 타고 호텔에 가고 있어요." 그 시각 A국은 밤이라 현이는 엄마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호텔에 도착하면 위치도 보내주고 동영상도 보내줘." 진아연이 당부했다."네."현이는 영상통화를 끊고 경호원과 함께 예약된 호텔로 갔다.두 사람이 스위트룸에 도착해 짐을 푼 뒤 성호가 현이에게 물었다. "현이 씨, 약부터 드실 거예요, 아니면 먼저 쉴 거예요?"현이: "나 안 졸려요. 밥 먹으러 가요!"성호: "음식을 먹고 나면요?"현이: "내가 여기저기 구경시켜 줄게요. 이곳은 3년 전과 똑같이 달라진 게 없어요."현이는 비행기에서 잠을 많이 못 잤지만 지금 호텔에 도착하니 더 졸리지 않았다.성호가 웃으며 말했다: "현이 씨, 이렇게 기뻐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현이는 자기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설마요? 엄마 아빠 옆에 있을 때도 너무 좋았어요!"성호:"지금 흥분하신 것 같아요."현이: "오랜만에 돌아왔으니까요. 전 이곳에서 십여 년을 살았어요. 여기에 제 가족은 없어도 제겐 너무나 친숙한한 곳이거든요."성호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녀의 생각을 존중했다.두 사람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후 현이는 성호를 데리고 거리로 나갔다."성호 씨, 이따가 우리 차 빌리러 가요!" 현이는 할머니의 묘지에 가고 싶었다.성호: "좋아요! 멀리 가시는 건가요?"현이: "조금 멀어요! 할머니의 묘지에 가려는데 버스는 오래 기다려야 하니 운전하는 게 편해요."성호: "좋아요! 호텔에 렌터카가 있을 거예요. 아니면 호텔에 가서 물어볼까요?""그래요! 가서 물어봐요. 저는 마트에서 간식 좀 사 올게요. 이따가 가는 길에 먹을 수 있게 말이에요."성호는 호텔에 가서 차를 빌리고 현이는 마트로 향했다.15분 후, 성호는 차
성호는 꽃다발을 안고 트렁크에 가져갔지만, 트렁크가 가득 차자 다시 뒷좌석을 채웠다.차에 꽃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더 이상 없자 현이는 꽃을 사는 걸 멈췄다.계산을 하고 두 사람은 꽃 한 차를 끌고 묘지로 갔다.할머니 묘 앞에 꽃을 놓으니 작은 꽃바다 같다.묘비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할머니의 이름을 보며 현이가 말했다. "할머니, 저 왔어요. 어느덧 3년이 지났네요, 3년 동안 제가 할머니를 보러 오지 않은 것은, 제가 좀 더 배우고 나서 다시 뵙고 싶어서였어요. 할머니는 생전에 제가 출세하는 것을 가장 보고 싶어 했잖아요. 지금은 제가 엄마, 아빠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요. 그러니 할머니, 걱정하지마세요. 앞으로는 매년 찾아뵐게요.""우리 엄마 아빠도 잘해주시고, 오빠도 언니도 잘 챙겨주세요. 그들과 3년 동안만 지냈지만, 3년 동안 제 가족들이 제게 준 사랑은 충분하고 만족스러워요. 저는 제 가족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아요. 내가 어렸을 때부터 그들 곁에서 자랐다면 할머니를 만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제게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워지더라도 여전히 할머니를 만나고 싶을 거예요. 할머니가 저한테 가르쳐준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니까요.""아쉽게도 지금의 제 모습을 보실 수 없으시네요. 지금의 저는 충분히 할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릴 돈이 있는데 말이에요. 할머니가 계셨으면 좋겠어요. 집도 사드리고, 새 옷도 사드리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릴 수 있는데. 베이비시터도 부를 수 있어서,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되고, 매일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데. 할머니, 왜 절 더 기다려 주지 않으신 거예요?"현이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시울을 적시며 소리 없이 울었다.한 시간 후 하늘에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성호는 그제야 현이에게 차로 돌아가라고 설득했다."이쪽 날씨가 이래요. 종종 이유 없이 가랑비가 내려요." 현이는 이미 마음을 다잡았다."그럼 지금 호텔로 돌아가는 건가요?" 성호가 물었다.현이: "호텔로 돌아가고 싶
현이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긴장도 되고 두렵기도 했다.문자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았기에현이는 선생님이 자신을 모를까 봐 걱정했다.만나면 선생님께 자기소개를 어떻게 할까?현이의 예전 신분인 수수는 일찍 죽었는데, 갑자기 선생님에게 자신이 수수라고 말하면 선생님이 놀라 기절하지 않을까?교문에서 나온 담임 선생님을 현이를 바로 보았다.현이는 특별히 치장하지 않았다. 수수한 치마를 입고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그녀는 얼굴에 분장하지 않아 깔끔하고 성숙해 보였다.담임 선생님은 콧등의 안경을 밀고, 현이를 몇 번이고 자세히 훑어보았지만, 이 학생이 어느 학생인지 알아보지 못했다."조 선생님, 오늘도 수업이 있으세요? 마침 저녁 먹을 시간인데 제가 밥 사드릴게요!" 현이가 활짝 웃었다.조 선생님이 물었다. "이름이 뭐니? 내가 가르친 학생인데 왜 기억 안 나지? 나는 심지어 너의 모습도 본 적이 없는데, 내 학생인 게 확실하니?"현이: "저는 성함을 알고 있고, 번호도 알고 있어요. 전에 3년 동안 가르쳐 주셨어요. 저는 선생님이 제 선생님이라고 확신해요."조 선생님: "그럼 이름이 뭐지?"현이: "아니면 우리 먼저 밥 먹으러 가요! 먹으면서 다시 설명해 드릴게요."조 선생님이 시계를 힐끗 보고 나서 말했다. "그래! 네가 멀리서 나를 보러 와서 감동했단다. 비록 네가 누군지 모르지만, 나는 네가 내 학생일거라 믿어."두 사람은 학교 근처의 한 식당에 가서 앉았다.현이가 입을 열었다. "예전에 선생님께서 여기서 밥을 사주셨어요."조 선생님: "내가 학생을 데리고 와서 밥을 먹은 적이 있긴 해. 여기는 맛도 좋고 학교랑 가까워. 널 뭐라고 불러? 내가 늙었나, 난 정말 너에 대한 기억이 없어. 왠지 내가 너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현이: "조 선생님, 저 못생겼었어요."조 선생님: "그래...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발육 중이니 살이 좀 찌긴 해... 이제 대학 졸업했겠지?"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조 선생님은 현이
현이는 웃으며 선생님께 휴지를 건넸다."제가 돌아오고 싶은 이유가 이거예요. 여기에 저한테 잘해줬던 사람들이 있거든요."조 선생님은 눈물을 닦고 안경을 다시 썼다. "수수야, 지금 엄마 아빠는 어때? 지금 네 모습을 보면 좋아보이는데... 그분들이 너한테 잘해주는 거지?"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에게 엄청 잘해주세요.""그럼 이번에 이쪽으로 와서 얼마나 머무는 거야?" 조 선생님이 물었다.현이: "보름쯤 될 것 같아요. 사실 캠퍼스로 에 가보고 싶은데 경비 아저씨가 못 들어가게 했어요.""하하! 이따가 밥 먹고 나서 구경시켜 줄게. 학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단다." 조 선생님이 말씀하시더니 부랴부랴 덧붙였다. "그래도 조금 달라졌어. 더 낡고 후져졌지."밥을 먹고 난 현이는 경호원에게 학교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하고조 선생님과 함께 학교에 들어갔다.학교는 확실히 원래 모습 그대로였고, 확실히 좀 더 낡았다."선생님, 부탁이 하나 있어요." 현이가 숲길을 걸으며 선생님에게 자신의 목적을 말했다. "나에게 돈이 좀 있는데 학교에 기부하고 싶어요. 많지는 않지만 가난한 학생들을 도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가난한 학생들에게 매달 일정한 생활비를 주면, 그들은 배불리 먹을 수 있잖아요..."현이는 이전에 굶주린 적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조 선생님은 걸음을 멈추고 현이가 건넨 은행카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돈은 네가 아끼고 아껴 모은 거지? 그냥 네가 써! 모든 사람은 자신의 고난이 있어. 네가 예전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극복할 수 있을 거야."현이: "아껴 먹고 아껴 써서 모은 것이 아니에요. 이것들은 모두 저희 부모님이 저에게 추가로 주신 용돈이에요. 부모님이 꽤 부자시거든요. 받아 주세요! 선생님의 학생 명의로 학교에 기부하시고 지원받은 학생 정보를 한번 확인해 주시면 돼요."조 선생님: "정말 집이 부자야? 날 속이는 건 아니지?"현이는
현이는 심호흡하며 말했다. "예전에 할머니가 안에서 일하셨는데 들어가 보고 싶어요."경호원: "그런데 우린 못 들어가지 않나요? 출입 카드가 필요하잖아요."현이는 경호원을 힐끗 보고 차에서 내렸다.현이는 단지 입구에 직접 가지 않고동네 옆 시장으로 돌아갔다.현이는 과일을 좀 사서 경호원에게 두 주머니를 들게 하고 자신도 두 주머니를 들었다.두 사람은 다시 동네 입구로 돌아왔다.현이는 웃으며 경비 아저씨를 향해 말했다. "아저씨, 문 좀 열어주세요."경비원은 두 사람이 이렇게 많은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곧 키를 집어 들었다.그래도 문을 열어주기 전 경비원은 한 마디 물었다. "못 보던 사람인데 이 동네 입주민이 아니지?"현이: "우리는 친척을 방문하러 왔어요. 3-06호 빌라 소유주의 친척이에요."경비원은 그 말을 듣고 그들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현이와 경호원이 무사히 단지에 들어오자 경호원는 현이의 손에 든 주머니를 가져왔다."경비원도 너무 무책임한 것 같아요. 어쨌든 업주한테 전화해서 확인해 보아야죠!" 경호원이 투덜거렸다.현이: "성호 씨, 이쪽에는 경비조차 없는 동네가 많아요. 이 동네의 경비는 괜찮은 편에 속하는 거예요. 제가 예전에 여기서 일할 때 경비 아저씨와 알게 되었는데, 매번 제가 문 앞에 갈 때마다 출입 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문을 열어주셨어요. 굉장히 인간적인 분이셨죠."경호원: "그래요! 현이 씨가 말한 경비원이 방금 그 사람인가요?"현이는: "여기 경비원들은 다 옛날의 저를 알고 계세요."경호원: "하지만 아까 그 경비원이 현이 씨를 못 알아봤어요."현이는: "선생님도 못 알아보셨는데, 그 경비원이라고 오죽하겠어요. 저는 예전에 얼굴에 큰 흉터가 있어서... 엄청 못생겼어요. 물론 그 흉터, 그 흉터 덕분에 지난 십여 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어요."경호원: "다른 건 몰라도 마음가짐이 참 좋으시네요."현이: "예쁘고 가난한 소녀가 불안정한 환경에서 실제로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