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1681 - 챕터 1690

3173 챕터

제1681장

"제발 좀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안 돼? 이제 쓰레기와도 헤어졌는데, 병도 고칠 수 있을 거야." 마이크는 애써 그녀를 위로했다."시준 씨를 너무 탓하지 마. 자꾸 그 사람의 얘기를 꺼내면 잊으려고 해도 잊기 힘들어. 난 비관적인 게 아니라 그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것뿐이야. 만약 진짜 눈이 먼다 해도 살아갈 거야." 진아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고마이크는 그녀의 말에 그저 머리가 지끈거렸다."만약 네가 진짜 눈이 멀게 되면, 난 앞으로 연애를 포기하고 집에서 너만 챙길게."진아연: "그냥 간병인이나 알아봐 줘.""진짜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하고 있었구나.""그래. 넌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으니 당연히 내 마음을 모를 거야." 진아연은 일주일 전, 갑자기 빛을 잃은 그날의 공포와 불안을 평생 잊을 수 없었다."좀 있으면 소정 씨가 올 거야. 너한테 메시지 보냈는데, 봤어?"진아연: "휴대폰을 못 봤어."의사는 그녀한테 되도록 휴대폰을 보지 말라고 요구했기에 진아연은휴대폰을 시간 확인용으로 사용해 가끔 보고 했었다."방금 나한테 연락했어. 너와 만나고 싶었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했어. 그런데 꼭 오겠다네. 이런 막무가내인 사람이 아니었는데, 아이를 배고 나니 아주 제멋대로야." 마이크는 여소정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물병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자기 마음대로가 아니라 전에 내가 언제든지 찾아와도 괜찮다고 약속했거든.""그렇구나. 너와 박시준 씨가 이혼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온 거야. 나한테 연락할 때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물었는데, 말하지 않았어. 만나면 네가 얘기해 줘!""그래. 그럼 다른 곳에서 얘기하자! 병실은 너무 침울해. 이따 아래 정원에서 산책하자." 진아연은 병상에서 내려와 마이크한테 말했다.약 30분 후, 여소정은 진아연을 찾아왔고그녀는 점점 커지는 배 때문에 걷는 것조차 불편해 보였다.진아연과 그녀는 정원 벤치에 앉았고여소정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마이크를 보며 물었다. "왜 항상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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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2장

"아연아,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한테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여소정은 아이 얘기에 낮은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알렸다. "김영아 씨와 그 아이가 죽으면 너와 박시준 씨도 이제 더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박시준 씨가 Y국에 간 것도 그냥 이들의 마지막을 보내주기 위한 걸지도 몰라. 아무래도 인제 김형문 씨의 집안에 산 사람이라곤 없으니까 말이야."진아연은 여소정에게 박시준과의 이혼이 박시준이 Y국에 갔다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걸 알리지 않았다.이제 곧 눈이 멀게 될 거라 생각한 그녀는 박시준에게 남아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결국 Y국으로 떠났다."소정아, 난 이미 결정했어. 이번에 진짜 결심했어." 진아연은 자신의 결정을 다시 한번 여소정에게 알렸다."나도 이번에는 진짜라는 걸 알아. 그래서 마이크 씨가 곁에 있는 거겠지. 너도 며칠 동안 힘들게 지냈지? 그런데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은 거야?" 여소정은 진아연이 제일 힘들 때 그녀의 곁을 지킬 수 없어 후회했다."네가 생각한 것처럼 힘들지 않았어.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마음이 전보다 훨씬 넓어진 것 같아." 진아연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임신해서 알려주지 않은 거지?" 여소정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말을 이었다. "가끔 인생이 정말 지루하다고 느껴져. 그래서 말인데, 자세히 생각해 보면 학생 시절이 제일 자유로웠던 것 같아.""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네 삶도 충실해질 거야.""그런데 이제 네가 멀리 떠나면,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프네." 여소정은 진아연이 곧 떠날 생각에 그저 슬펐다."소정아, 나 계속 해외에 있을 생각 없어. 가끔 돌아올 거야.""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걱정이 놓이네. 난 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어. 아무래도 회사가 거기에 있으니까 말이야...""언제까지나 A국은 내 고향이야. 그리고 나중에 A국에서 여생을 보낼 생각이야."마이크는 큰 나무에 기대어 휴대폰을 보며 진아연이 있는 쪽을 힐끔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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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장

진아연은 여소정을 주차장까지 바래다줬고여소정이 떠난 후, 마이크는 진아연과 함께 병실로 돌아갔다."여소정 씨한테 몸이 아프다는 얘기하지 않았어?""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애한테 안심하고 출산하게 해줘야지. 그리고 박시준 씨도 곧 돌아올 거야." 진아연은 여소정한테서 들은 얘기를 알렸다."긴장돼?""아니."A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성빈은 전혀 잘 생각이 없는 박시준을 보고 그와 얘기를 나눴다. "만약 기사가 죽지 않았다면, 많은 걸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사건 당일 일어난 전말을 목격한 사람이잖아."박시준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운 좋게 도망쳤지만, 결국 사망한 기사의 휴대폰 내용은 이미 복구되었고그의 휴대폰 속 메시지와 통화기록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그리고 앨범 속의 사진은 다수 몰카였고 몰카 당한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바로 김영아였다.이로 보면 사망한 기사가 김영아에게 분수에 맞지이로 보면 사망한 기사가 김영아에게 분수에 않는 생각을 가졌던 게 분명했지만경호원이 항상 집에 대기하고 있었기에 김영아의 몰카만 찍었을 뿐이지 다른 짓을 할 수 없었던 것 같았다."성빈아, 아무리 생각해 봐도 현이는 나와 진아연의 아이인 것 같아. 아무 증거도 찾을 수 없지만, 왠지 그런 예감이야." 박시준은 심각한 표정으로 자기 생각을 알렸다."만약 현이의 사진만 본다면 확실히 너와 진아연 씨의 아이라고 할 수 있긴 해. 그런데 이제 아이를 찾을 수 없으니 너와 진아연 씨의 아이라고 증명할 수도 없는 법이잖아. 그런 사고에서 제일 불쌍하고 무고한 게 바로 아이야." 성빈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이에 박시준은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아무 말 하지 않았고머릿속은 온통 더는 아이를 찾을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다.그리고 진아연은 이 때문에 그와 이혼하려 하고그는 아이뿐만 아니라 이제 혼인도 잃을 마당이었다.이 모든 게 진짜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건가?만약 이런 결과일 줄 알았다면 공항에서 고민이라도 했겠지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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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4장

진아연과 마이크는 스타팰리스 근처의 카페에서 이들을 기다렸고조지운은 박시준을 바래다준 후, 마이크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왜 저를 끌고 나오는 거예요? 제가 없을 때 박시준 씨가 아연이를 괴롭히면 어떡해요?"조지운은 콧등의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대표님이 지금 김형문 씨 집안에 일어난 일이 당신의 짓이라 의심하고 있어요. 대표님 앞에서 어슬렁거리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마이크: "아, 왜 또 저를 의심하는 거죠? 제가 했다는 증거라도 있어요?"조지운: "지금 진아연 씨와의 일 때문에 충분히 머리 아픈데, 더는 문제 일으키지 마세요!""조지운 씨, 당신 대표님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든 저는 관심 없어요. 하지만 당신마저 저를 의심하면 진짜 용서할 수 없어요. 제가 아연이와 함께 있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아연이는 저를 믿어주기 때문이에요. 제가 한 말이라면 아연이는 무조건 믿어주거든요!" 마이크는 어두운 표정으로 불만을 토로했다.이에 조지운은 입술을 오므리고 어찌 답해야 할지 몰랐다.확실한 건, 그 또한 마이크를 의심했다는 거다.아무래도 마이크와 만나고 알고 지낸 시간이 진아연보다 짧으니 말이다.카페 안.진아연은 이혼 합의서와 펜을 박시준에게 건넸고박시준은 종이에 적힌 이혼 합의서를 보자 꾹 참고 있었던 말들을 다시 배속으로 삼켰다.그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계약서를 받았고진아연은 합의서를 마지막까지 확인하는 박시준의 모습에 순간 마음이 조여졌다.마지막 페이지에 남은 두 빈 곳은 남녀 쌍방의 요구를 적는 곳이고진아연의 요구는 이미 이에 적은 상태였다.진아연은 고민 끝에 박시준과 논의하기 전에 자기 요구를 먼저 적어두기로 했다.왜냐면 박시준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만약 그의 앞에서 이런 요구를 알린다면 또 다툴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진아연, 이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박시준은 그녀가 건네준 합의서를 확인하고 내려놓았다."왜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세 아이 모두 제가 낳은 아이들인데,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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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5장

이런 냉혈한 같은 이와 이런 종이보다 얇고 쉽게 무너지는 혼인은 차라리 없는 게 더 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그럼 내 요구에 동의한 거야?" 박시준은 진아연이 이리 빨리 동의할 줄 몰랐다.라엘이를 그리 좋아하고 아끼는 그녀였는데, 그와의 이혼 때문에 라엘이의 양육권을 포기하다니."만약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라엘이의 양육권을 내게 넘길 건가?" 진아연은 그의 말에 어이없었다. "굳이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불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 제가 거절한다고 뭐가 달라지죠?"박시준은 그녀의 비웃음에 마음이 찢어졌다.그와 함께라는 것만으로도 그리 고통스러운 건가?도대체 무슨 몹쓸 짓을 했다고 이러는 거지? 살인범도 아니고 방화범도 아닌데 말이야?"진아연, 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그러는데 말이야." 박시준은 말하면서 펜을 들었지만, 사인은 하지 않았다.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의 무정한 표정을 바라봤다."저도 이해할 수 없어요. 제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당신과 재결합하자고 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제 알겠어요." 진아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의 시선에 맞섰다."이제 알겠다고?" 박시준은 그녀의 비아냥에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듯했다. "그럼 뭘 알았는지 말해봐.""박시준 씨, 저는 당신과 다투고 싶지 않아요. 제 입으로 그리 험한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진아연은 한숨을 내쉬며 앞에 놓인 물을 한 모금 마셨다.이에 이를 악문 박시준은 펜을 꽉 잡고 물었다. "난 김영아가 죽어서 Y국에 간 것뿐이야! 사람이 죽었는데, 가보는 것조차 안 된다는 거야?!""김영아와 두 사람의 아이에 대해 다시는 얘기하지 마요! 죽은 사람은 편안히 저세상에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진아연은 그의 말을 딱 잘라 끊었다.사실 김영아와 그 아이는 이들한테 시발점에 불과했다.진아연이 진짜 그와 헤어지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그녀에 대한 박시준의 무관심 때문이었다!진아연은 박시준이 그래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진짜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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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6장

사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그가 사인하기 전까지, 진아연은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다.아무래도 진아연이 먼저 이혼을 제기했기 때문에 박시준이 귀국하기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그와 만나고 두 사람의 관계가 진짜 끝나 이제 더는 그 어떤 관계도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그녀의 숨통을 사로잡았다.누구의 잘못인지 몰라도 두 사람의 원한은 지금 이 시간부로 완전히 끝난 셈이었다."대표님이 사인했어요." 조지운은 카페 밖에서 사인하는 박시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끝난 거죠?"조지운은 이해할 수 없었다.그가 알고 있는 진아연은 아이의 양육권을 절대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아연이는 라엘이와 지성이의 양육권을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박시준 씨가 한이의 양육권을 절대 원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었죠. 두 사람한테 그 외의 다른 이유로 다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네요." 마이크도 밖에서 사인하는 박시준을 지켜봤다.다만 지금 그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이제 모든 게 끝났구나.다만 너무 순조롭게 끝나니 의외였을 뿐이었다.그는 진아연이 이렇게 빨리 나올 거라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고진아연이 그의 앞에 다가서자 모든 게 마치 꿈이라고 생각했다."지운 씨와 더 할 얘기가 남았어? 없으면 나 먼저 차에 탈게." 진아연은 말을 다 하자 가방을 들고 주차장으로 향했다.푹푹 찌는 날씨에 밖에 조금만 더 있어도 땀샘이 폭발했다.차에 탄 진아연을 지켜보던 마이크는 시선을 돌려 카페 안을 바라봤다.박시준은 제자리에 앉아 찻잔을 잡고 마치 석상처럼 굳어버렸다."마이크 씨, 진아연 씨는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조지운을 마이크를 보며 물었다.마이크: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요? 설마 배웅하러 공항에 올 생각이에요?"이에 조지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그럼 저 먼저 갈게요. 일 있으면 또 연락해요." 마이크는 말하면서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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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7장

조지운의 말에 박시준은 갑자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라엘이는 그와 함께 생활하기를 거부했었다. 아마도 진아연이 아이에게 결과를 알려줬던 모양이었다.진아연이 라엘이를 달래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는 당장 돌아가서 아이의 마음을 달래야 했다.스타팰리스 별장.박시준이 차에서 내리자 바로 지성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지성이가 왜 울고 있지?박시준의 뜯기는 듯한 가슴을 안고 별장을 향해 재빨리 걸어갔다.거대한 거실에서 장 이모는 큰 소리로 울고 있는 지성을 안고 계속 달래고 있었다.박시준은 신발도 갈아 신지 않은 채 바로 장 이모 옆으로 걸어가 슬피 우는 아들을 눈도 깜빡이지 않고 바라보았다."지성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요?""대표님, 올라가서 라엘이를 봐주세요! 라엘이가 더욱 슬피 울고 있어요." 장 이모의 목소리는 약간 울먹였다. "아연 씨와 한이가 떠났다는 충격을 견딜 수 없었나 봐요. 지성이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라엘이가 우니까 따라서 울기 시작했어요.""라엘이를 달래지도 않고 그냥 떠났던 겁니까? "박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진아연이 이렇게 모질 줄은 몰랐다!"비행기를 타야 해서 급하게 공항으로 떠났어요." 장 이모가 말했다."공항으로요? 오늘 바로 떠난대요?" 박시준은 깜짝 놀랐다.그는 진아연과 평화롭게 헤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아연 씨가 그렇게 얘기했어요." 장 이모는 한숨을 쉬었다. "한이랑 함께 라엘이를 달래긴 했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라엘이는 벌써 집을 뛰쳐나갔을 거예요."라엘이는 자신이 엄마와 오빠와 함께 생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라엘이에게 앞으로 아빠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알려주었다.아무리 전에 아빠가 좋았고,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라 생각했어도 엄마와 오빠에게 비할 대상이 아니었다!박시준은 딸을 달래기 위해 위층으로 성큼성큼 올라갔다.라엘이가 방문을 잠그고 있어 박시준은 문을 열 수 없었다. 그는 문밖에서 외쳤다. "라엘아, 문 열어. 아빠랑 얘기 좀 해.""저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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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8장

진아연이 전화를 받자 박시준의 조급함이 섞인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연아, 라엘이가 울고 있어. 지성이도 울고 있고. 정말 꼭 떠나야 되겠어?""내가 당신을 위해 애들 돌봐주는 베이비시터인 줄 아세요?" 진아연이 되물었다. "라엘이랑 지성이가 슬퍼하는 게 싫으면 아이들의 양육권을 내게 주세요. 동의하면 지금 바로 데리러 갈게요."전화기 반대편 박시준의 숨소리가 무거워졌다.원래 그녀에게 하려고 했던 말은 많았지만, 그녀의 태도 때문에 모두 막혀서 할 수가 없었다."이제 탑승해야 해요." 진아연은 마음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박시준, 아이들은 대체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나한테 넘기고, 새로운 여자를 찾아서 원하는 만큼 낳을 수 있잖아요…"박시준은 들을수록 화가 났다.진아연은 분명히 그를 욕하지 않았지만, 그를 심하게 모욕했다.그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가 다시 창백해졌고 몸도 저도 모르게 떨리고 있었다.전화를 끊을 때 그의 손가락은 얼어붙은 듯 매우 뻣뻣했다.빨간색 통화 종료 버튼은 여러 번 눌러서야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전화에서 들려오는 '뚜뚜' 소리에 진아연은 심호흡하며 기분을 조정했다.박시준은 그녀의 요구를 거부했다.그렇다면 그녀한테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예전처럼 생활할 수 있게 돌아오라고 말하려 했던 건가?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이기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스타팰리스 별장.전화를 끊은 박시준의 표정은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는 아래층으로 내려와 장 이모의 품에서 지성이를 받아안았다.지성이는 울음을 그쳤지만 녀석의 눈은 울어서 부어있었고, 너무 세게 울었던 탓에 딸꾹질하고 있었다."스페어키 어디 있어요? 라엘이가 방문을 잠갔어요." 박시준이 장 이모에게 말했다. "이모님이 가서 라엘이를 달래주세요!"장 이모는 고개를 끄덕인 뒤 스페어 키를 찾으러 갔다.지성이를 안고 있는 박시준을 보며 조지운은 한숨을 쉬었다. "지성이가 아직 어려서 다행이네요. 라엘이와 한이처럼 컸더라면, 얼마나 울지 상상이 안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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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장

"대표님, 제가 위층에 가서 라엘이를 좀 볼게요." 조지운은 박시준을 도와 라엘이를 달래주고 싶었다.그는 마이크만큼 라엘이와 친근한 사이는 아니어도, 진아연, 한이 그리고 마이크가 다 없는 이상 자신은 라엘이와 얘기를 나눠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위층.장 이모는 스페어 키로 문을 열었다.방은 태풍이 지나간 듯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라엘이는 두 팔로 무릎을 안고 침대에 앉아 작고 쉰 소리로 슬프게 울고 있었다.장 이모는 그녀를 나무랄 수 없었다."라엘아, 울지 마. 한이가 떠나기 전에 나중에 널 데리러 올 거라고 했어." 장 이모는 침대 옆에 걸어가 티슈를 뽑아 라엘이의 얼굴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우리 라엘이 오빠의 말은 믿잖아?""못 믿겠어요... 오빠는 내가 계속 엄마랑 같이 있겠다고 우기면 그들과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라엘이는 울먹이며 말했다. "근데 날 버리고 그냥 갔어요. 난 그들에게 버림받았다고요."위층으로 올라온 조지운은 라엘이의 원망을 들었다.방문 앞에 도착해 난장판이 방 안을 보니 그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그는 방에 들어가 바닥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집어 들었다."지운 씨, 제가 나중에 정리할게요." 장 이모가 그를 보고는 바로 말했다."괜찮아요. 어차피 저도 할 일 없는데요, 뭐." 조지운은 라엘이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라엘아, 삼촌은 네가 지금 아주 괴로운 거 알아.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어, 네 오빠는 천재잖아. 나중에 네 아빠를 꼭 능가하게 될 거고, 그때 되면 꼭 널 데리러 올 거야.""그럼 지금은 어떡해요?" 라엘이는 엄마와 오빠가 없을 나날들을 떠올리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동생이 있잖아. 엄마와 오빠가 곁에 없어도, 매일 영상 통화할 수 있고. 그들이 보고 싶으면 B국에 가서 찾아도 되고. 아니면 너를 보러 오라고 해도 돼." 조지운은 그녀에게 다가가 진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삼촌이 네가 엄마와 오빠에게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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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0장

저녁, 성빈은 최은서에게 메시지를 보내 진아연이 B국으로 갔다는 소식을 전했다.최은서의 답장은 즉시 왔다. "아연 언니가 B국에 왔다고요? 나한테는 아무 말 없었는데!"성빈: 아직 비행기가 도착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B국에 간 건 확신해. 오늘 네 둘째 오빠와 이혼했거든. 시준이가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니까 진아연이 바로 한이를 데리고 갔어.최은서: 내가 놓친 게 있어요?? 갑자기 웬 이혼?최은서가 모델 대회에서 2등을 한 후, 매니저는 그녀에게 행사를 여러 개 잡아줬다.이러한 행사는 종종 여러 도시에서 진행되어 그녀는 평소에 무척 바빴다.성빈: 지금 통화 가능? 전화해서 얘기할게.최은서: 그냥 문자해요! 타이핑하기 싫으면 음성 보내든가.그래서 성빈은 그녀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김영아는 죽었고 현이는 사라졌어. 아마도 죽었을 거야. 네 둘째 오빠가 현이를 찾기 위해 Y국에 갔지만 못 찾았어. 진아연은 네 둘째 오빠가 Y국에 간 것 때문에 이혼한 거고."최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성빈의 음성 메시지는 계속되었다. "정말 알 수 없는 여자야. 김영아가 죽었으면 좋은 거 아냐? 이렇게까지 화낼 필요 있어? 그리고 시준이가 정말로 현이를 데려오더라도 죽을죄를 지은 건 아니잖아? 그것 때문에 결별까지 한다는 건 오버 아니야? 게다가 라엘이와 지성이의 양육권도 잃었어. 두 아이를 포기하더라도 네 둘째 오빠와 이혼하겠대."최은서는 약간 혼란스러웠다.성빈이 말한 대로라면 진아연이 그렇게 화를 낼 정도는 아니었다.최은서는 성빈에게 전화를 걸었다.성빈은 전화를 받았다. "통화할 상황 아니라며? 지금 뭐 하고 있어?"최은서: "지금 화장실에 있어요. 여기 사람이 많아요.""그렇구나. 이제 진아연이 B국에 도착하면 시간 내서 찾아가 봐." 성빈이 말했다."그건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요. 둘째 오빠는 어때요?" 최은서가 물었다."아직 보러 가지 않았어. 근데 지운이한테서 들은 바에 의하면 별로 좋지 않대. 우선 라엘이가 시준이와 같이 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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