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제가 위층에 가서 라엘이를 좀 볼게요." 조지운은 박시준을 도와 라엘이를 달래주고 싶었다.그는 마이크만큼 라엘이와 친근한 사이는 아니어도, 진아연, 한이 그리고 마이크가 다 없는 이상 자신은 라엘이와 얘기를 나눠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위층.장 이모는 스페어 키로 문을 열었다.방은 태풍이 지나간 듯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라엘이는 두 팔로 무릎을 안고 침대에 앉아 작고 쉰 소리로 슬프게 울고 있었다.장 이모는 그녀를 나무랄 수 없었다."라엘아, 울지 마. 한이가 떠나기 전에 나중에 널 데리러 올 거라고 했어." 장 이모는 침대 옆에 걸어가 티슈를 뽑아 라엘이의 얼굴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우리 라엘이 오빠의 말은 믿잖아?""못 믿겠어요... 오빠는 내가 계속 엄마랑 같이 있겠다고 우기면 그들과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라엘이는 울먹이며 말했다. "근데 날 버리고 그냥 갔어요. 난 그들에게 버림받았다고요."위층으로 올라온 조지운은 라엘이의 원망을 들었다.방문 앞에 도착해 난장판이 방 안을 보니 그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그는 방에 들어가 바닥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집어 들었다."지운 씨, 제가 나중에 정리할게요." 장 이모가 그를 보고는 바로 말했다."괜찮아요. 어차피 저도 할 일 없는데요, 뭐." 조지운은 라엘이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라엘아, 삼촌은 네가 지금 아주 괴로운 거 알아.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어, 네 오빠는 천재잖아. 나중에 네 아빠를 꼭 능가하게 될 거고, 그때 되면 꼭 널 데리러 올 거야.""그럼 지금은 어떡해요?" 라엘이는 엄마와 오빠가 없을 나날들을 떠올리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동생이 있잖아. 엄마와 오빠가 곁에 없어도, 매일 영상 통화할 수 있고. 그들이 보고 싶으면 B국에 가서 찾아도 되고. 아니면 너를 보러 오라고 해도 돼." 조지운은 그녀에게 다가가 진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삼촌이 네가 엄마와 오빠에게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줄게.
저녁, 성빈은 최은서에게 메시지를 보내 진아연이 B국으로 갔다는 소식을 전했다.최은서의 답장은 즉시 왔다. "아연 언니가 B국에 왔다고요? 나한테는 아무 말 없었는데!"성빈: 아직 비행기가 도착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B국에 간 건 확신해. 오늘 네 둘째 오빠와 이혼했거든. 시준이가 이혼 합의서에 사인하니까 진아연이 바로 한이를 데리고 갔어.최은서: 내가 놓친 게 있어요?? 갑자기 웬 이혼?최은서가 모델 대회에서 2등을 한 후, 매니저는 그녀에게 행사를 여러 개 잡아줬다.이러한 행사는 종종 여러 도시에서 진행되어 그녀는 평소에 무척 바빴다.성빈: 지금 통화 가능? 전화해서 얘기할게.최은서: 그냥 문자해요! 타이핑하기 싫으면 음성 보내든가.그래서 성빈은 그녀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김영아는 죽었고 현이는 사라졌어. 아마도 죽었을 거야. 네 둘째 오빠가 현이를 찾기 위해 Y국에 갔지만 못 찾았어. 진아연은 네 둘째 오빠가 Y국에 간 것 때문에 이혼한 거고."최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성빈의 음성 메시지는 계속되었다. "정말 알 수 없는 여자야. 김영아가 죽었으면 좋은 거 아냐? 이렇게까지 화낼 필요 있어? 그리고 시준이가 정말로 현이를 데려오더라도 죽을죄를 지은 건 아니잖아? 그것 때문에 결별까지 한다는 건 오버 아니야? 게다가 라엘이와 지성이의 양육권도 잃었어. 두 아이를 포기하더라도 네 둘째 오빠와 이혼하겠대."최은서는 약간 혼란스러웠다.성빈이 말한 대로라면 진아연이 그렇게 화를 낼 정도는 아니었다.최은서는 성빈에게 전화를 걸었다.성빈은 전화를 받았다. "통화할 상황 아니라며? 지금 뭐 하고 있어?"최은서: "지금 화장실에 있어요. 여기 사람이 많아요.""그렇구나. 이제 진아연이 B국에 도착하면 시간 내서 찾아가 봐." 성빈이 말했다."그건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요. 둘째 오빠는 어때요?" 최은서가 물었다."아직 보러 가지 않았어. 근데 지운이한테서 들은 바에 의하면 별로 좋지 않대. 우선 라엘이가 시준이와 같이 있고 싶어
한이에게 물어봐도 한이는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전화를 끊은 한이는 고개를 들어 수술실 문을 바라보았다.비행기에서 내린 진아연은 곧바로 병원으로 와서 수술실에 들어갔다.그녀의 진료 기록은 A국에 있을 때 이미 보냈다.B국의 모든 것은 이미 준비되어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은서가 전화한 거야?" 마이크는 팔짱을 끼고 물었다."네.""성빈이 알려준 거겠지." 마이크는 벤치로 걸어가 앉은 뒤 주머니에서 껌을 꺼내 두 알을 입에 넣고 한이에게 건넸다.한이는 고개를 저었다."먼저 돌아가서 쉬지 그래! 여긴 내가 지키고 있으면 돼." 마이크는 담담한 표정으로 껌을 씹었다. "걱정 마. 네 엄마는 아무 일 없을 거니까. 수술을 맡은 의사는 B국에서는 제일 훌륭한 안과 의사야."한이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그는 엄마의 수술이 끝날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싶었다."내일 새 학교에 가야 하잖아. 눈 밑에 다크서클을 한 채 학교 갈래?" 마이크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에 학교와 5년 계약을 맺어서 5년 내에는 전학할 수 없어.""아직도 우리 엄마가 그 자식과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이는 마이크 옆에 앉았다."난 박시준 얘기 안 했어. 네 엄마가 그랬어. 눈이 회복되면 A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그곳이 네 엄마의 고향이고, 친구들도 모두 거기에 있으니까 B국에 정착하는 건 불가능해. 잠시 머무를 수는 있어도." 거침없이 얘기하던 마이크는 입에 씹고 있던 껌을 갑자기 한이의 팔에 떨어뜨렸다.마이크는 깜짝 놀랐다.한이도 깜짝 놀랐다.한이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마이크는 재빨리 그의 팔에 붙은 껌을 집어 다시 입에 넣었다.한이: "..."마이크는 껌을 씹으며 미소를 지었지만 말을 이어하지 못했다.한이는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고는 재빨리 화장실로 걸어갔다.진아연의 수술은 2시간이 걸렸다.수술 후 그녀는 병실로 보내졌다.그녀의 눈은 하얀 거즈로 싸여 있었고, 아무 말을 하지 않아 그녀가 깨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진아연이 대답했다. "아니.""왜? 수술 더 해야 돼? 원래 이렇게 복잡한 거야? 의사는 뭐라는데?" 마이크는 불안해졌다.그는 원래 이번 수술 후면 완전히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생각과 달랐다."이번 수술 후 회복이 잘 되면 나중에 각막을 이식받으면 돼. 각막을 이식받기 전까지는 볼 수 없어." 진아연이 답했다. "이번 수술만 문제없으면 그 뒤의 수술은 다 쉬울 거야.""그래... 각막 이식을 받아야 된다고... 각막은 어디에서 받는 거야? 병원에 각막은행 같은 거 있어?" 마이크는 걱정하기 시작했다. "각막 이식에 특정 요구 사항 같은 거 없어?""긴장하지 마, 마이크." 진아연의 말투는 차분했다. "병원에 각막 은행이 있어. 의사가 찾아 줄 거야. 그건 별거 아닌 일이고, 이제부터 수술 후 회복이 잘 되는지 확인해야 해!""회복이 잘될 거야." 마이크는 그를 격려했다. "지금 아무것도 안 보여서 많이 겁나지? 걱정하지 마. 내가 네 곁을 지키고 있을게.""간병인을 찾아 달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진아연이 물었다.그녀는 지금 아무것도 하기가 어려웠고, 마이크는 남자이기에 간병인을 찾는 게 편했다."찾았어. 지금 오라고 할까?""링거 아직 얼마나 남았어?" 그녀는 지금 링거를 맞고 있었다."아직도 꽤 남았어.""링거 다 맞으면 간병인을 불러. 간병인이 오면 넌 돌아가서 쉬어." 진아연이 말했다."무슨 소리야? 어떻게 마음 놓고 낯선 사람한테 널 맡길 수 있겠어? 난 여기서 너랑 같이 있을 거야!" 마이크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답했다."한이 혼자 집에 있는데 내가 어떻게 안심할 수 있겠어?""경호원이 있잖아. 아니면 가정부를 고용해서 한이를 돌보면 되잖아. 넌 편히 쉬면서 회복이나 해.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마이크는 그녀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라엘이도 너무 걱정하지 마. 곧 10살이니까 많이 굳세졌을 거야."진아연은 입술을 오므린 채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라엘이와 지성에게 매우 미안한
"난 당신이랑 같이 있고 싶지 않아! 저리 가! 당신은 나쁜 사람이야! 난 악당 아빠는 싫어!" 라엘이은 갑자기 격하게 소리쳤다.옆의 침대에 누워 있던 지성이가 놀라서 잠에서 깼다.지성이는 깨어난 후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삽 시에 방안은 울음소리로 귀가 먹먹할 정도가 되었다.장 이모는 지성이을 달래야 할지 아니면 라엘이를 계속 달래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박시준은 장 이모에게 말했다. "지성이를 데려가세요. 제가 라엘이랑 얘기해 볼게요.""네... 대표님, 참을성 있게 달래주세요, 라엘이는 지금 아픈 상태니까요...""네."장 이모가 울고 있는 지성이를 데리고 나간 후 방에는 라엘이의 울음소리만 남았다.라엘이는 오늘 너무 많이 울어서 목이 쉰지 오래였다.게다가 지금 열이 나서 얼굴이 빨갰다. 얼굴뿐만 아니라 눈도 빨갰다.박시준은 침대 앞에 서서 속수무책으로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라엘아, 미안해. 아빠가 일부러 너와 엄마를 떨어뜨리려고 한 건 아니야. 네 엄마가 아빠랑 이혼하겠다고 고집부려서, 아빠도 방법 없었어.""다 당신 잘못이야! 당신이 잘못해서 엄마가 이혼한 거야!" 라엘이는 서글픈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난 당신이 미워!"그 말을 외친 후 라엘이는 격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그녀의 거친 숨소리를 들은 박시준은 그녀의 병이 보기보다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손을 뻗어 라엘이의 이마를 만지려 했지만, 라엘이는 그의 손이 이마에 닿기 전에 그의 팔을 세게 때려 밀쳐냈다."나한테 손 대지 마!" 라엘이는 화난 새끼 사자 같았다. "날 엄마한테 데려다주지 않으면 밥도 안 먹을 거야! 차라리 굶어죽는 게 나으니까!""라엘아, 아빠가 먼저 병원에 데려다줄게. 너 열이 심해."방금 라엘이가 그의 팔을 때릴 때 그는 딸의 팔이 뜨거운 것을 느꼈다."난 엄마한테 갈 거야! 날 엄마한테 데려다주지 않으면 그냥 아파서 죽을 거야!" 라엘이는 자신의 베개를 껴안고 매우 슬프게 울었다.딸의 안쓰럽고 슬픈 표정
시간으로 계산하면 그녀는 B국에 도착했을 것인데왜 휴대폰이 계속 꺼져 있는 거지?꺼져 있는 건지, 그의 번호를 차단한 건지 알 수 없었다."엄마..." 들것에 실린 라엘이가 고열로 잠꼬대하듯 중얼거렸다. "엄마, 오빠... 가지 말아요... 날 버리지 말아요... 흑흑흑..."딸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자 휴대폰을 잡고 있던 박시준은 손에 힘을 꽉 줬다.진아연은 도대체 왜 이렇게 잔인한 것일까?그에게 잔인한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어떻게 자식한테까지 이럴 수 있단 말인가?더는 아이와 연락하지 않을 예정이란 말인가?그는 갑자기 그녀가 낯설게 느껴졌다.자신이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건 아닌지 의심도 들었다.그는 다시 한번 진아연의 번호를 눌렀고 돌아오는 대답은 조금 전과 똑같았다.그녀는 더는 그들과 연락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이 분명하다.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했고 라엘이는 차에서 내려 체온부터 측정했다.집에서 이모님이 측정한 라엘이의 체온은 38.5도를 넘지 않았는데 지금은 40도를 넘어섰다.의사는 곧 라엘이에게 해열제를 처방했다.박시준이 약을 사서 라엘이에게 먹이자 의사가 그에게 처방 두 장을 건네주었다."가서 약을 받아와요. 링거를 맞아야 해요."경호원이 청구서를 받아들고 계산하러 갔다.박시준은 라엘이를 품에 안았다.라엘이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이마엔 땀이 흥건했다.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경호원이 약을 가져오자 간호사가 라엘이에게 주사를 놓았다. 잔뜩 긴장했던 박시준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이는 듯했다.그의 기억 속에서 라엘이는 처음으로 고열이 났다.예전에 진아연이 있을 땐 아이가 그녀의 옆에 있었다. 그녀는 아이를 잘 돌봤고 조금 아프거나 다쳐도 병원에 갈 필요 없이 그녀가 직접 치료할 수 있었다.하필이면 그녀가 떠난 지금 아이가 아프다니, 이건 하늘이 그에게 주는 벌인 것 같았다.약 30분 후, 라엘이는 땀을 아주 많이 흘렸다.머리카락과 옷이 다 젖을 정도였다.박시준은 급하
라엘이는 링거를 다 맞은 후 의사는 약을 처방하며 가져가서 먹으면 된다고 했다.집에 도착하니 새벽 4시 40분이 되었다.별장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거실의 불빛은 대낮처럼 밝았다.이모님은 지성이를 재운 후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라엘이를 안고 들어온 박시준을 본 이모님이 황급히 그들을 맞이했다."라엘이는 열이 내렸어요. 몸을 닦아주고 옷을 갈아 입히면 돼요." 박시준이 라엘이를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이모님이 대답했다. "박 대표님, 돌아가서 쉬세요. 라엘이는 제가 돌봐주면 돼요. 깨어나서 대표님을 보면 또 울 거예요."박시준은 창백하고 초췌한 딸의 얼굴을 보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라엘이의 양육권을 가져오지 말았어야 했나 봐요.""대표님은 라엘이를 좋아하잖아요. 대표님이 분명 잘 보살펴줄 수 있을 거예요. 지금 적응이 안 돼서 그럴 거예요. 시간이 흐르고 나중에 습관이 되면 괜찮아질 거예요." 이모님이 말했다. "지성이가 좀 더 크면 라엘이랑 함께 놀 수 있고, 그러면 라엘이도 적응할 거예요.""하지만 저렇게 계속 울기만 한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오늘 밤 일로 박시준은 몸과 마음이 지쳤고 멘탈이 무너지고 있었다.만약 지금 진아연과 연락이 닿을 수만 있다면 그는 라엘이를 진아연 옆에 보낼 것이다.안타깝게도 진아연의 전화는 연결이 되지 않고 문자를 보내도 묵묵부답이었다.사실 그는 마이크에게 전화할 수도 있었다. 마이크에게 그의 뜻을 전해달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이것은 그와 진아연의 문제인데다가 그녀가 계속 그를 피하려 한다면 그 또한 다른 사람을 통해서 그녀에게 연락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모진지 한번 보고 싶었다."대표님, 며칠 동안 대표님 댁에 돌아가 지내는 건 어때요? 라엘이가 좀 진정되면 다시 만나세요." 이모님이 제안했다.박시준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아침에 라엘이의 상황을 지켜보고 다시 결정해요.""알았어요. 어서 쉬러 가세요."박시준은 라엘이를 침대
마이크는 그가 보낸 문자를 여러 번 읽었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라엘이의 양육권을 진아연에게 주고 싶다는 건지, 진아연이 돌아가서 그와 함께 생활하길 바란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모든 글귀가 모호해서 이해하기 어려웠다.마이크는 진아연의 휴대폰을 손에 든 채 침대에 누워 한참을 고민하다가 답장을 보냈다: 라엘의 양육권을 저한테 줄래요?문자를 보낸 후 마이크는 답장을 기다렸다.박시준이 라엘의 양육권을 진아연에게 준다면 마이크는 앞으로 다시는 그를 욕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약 10분 후 박시준이 답장을 보내왔다: 딸아이가 아픈데 어떤 상황인지 관심조차 하지 않고 양육권에만 관심이 있는 거야?마이크는 이 답변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빠른 속도로 화면을 터치해 문자를 보냈다: 라엘이 아픈 게 누구 탓인데요? 당신 탓이잖아요! 당신이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아픈 건데 지금 무슨 자격으로 제 탓을 하는 거예요?문자를 작성하고 난 마이크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나서 발송 버튼을 눌렀다.진아연이 지금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않아도 그는 감히 그녀의 휴대폰으로 그녀인 척할 수 없을 것이다.박시준은 ‘그녀’의 답장을 보고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녀는 원하지 않는듯했다.그런데도 그는 라엘이의 문제에 대해 그녀와 제대로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을 거라 생각한 그는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라엘이의 문제에 관해 통화해서 의논하자.문자를 작성한 후 발송하려고 할 때 마이크는 하품하고 나서 답장이 없자 진아연의 휴대폰 전원을 껐다.진아연의 눈이 빛을 볼 수 있기 전까지 그녀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었다.의사가 그녀에게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기에 그녀의 휴대폰을 켤 수 없었다.박시준은 문자를 보내고 2분 후 그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문자로 라엘이의 문제로 통화하자고 분명히 밝혔는데 그녀는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