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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4장

시간으로 계산하면 그녀는 B국에 도착했을 것인데

왜 휴대폰이 계속 꺼져 있는 거지?

꺼져 있는 건지, 그의 번호를 차단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엄마..." 들것에 실린 라엘이가 고열로 잠꼬대하듯 중얼거렸다. "엄마, 오빠... 가지 말아요... 날 버리지 말아요... 흑흑흑..."

딸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자 휴대폰을 잡고 있던 박시준은 손에 힘을 꽉 줬다.

진아연은 도대체 왜 이렇게 잔인한 것일까?

그에게 잔인한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어떻게 자식한테까지 이럴 수 있단 말인가?

더는 아이와 연락하지 않을 예정이란 말인가?

그는 갑자기 그녀가 낯설게 느껴졌다.

자신이 무슨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건 아닌지 의심도 들었다.

그는 다시 한번 진아연의 번호를 눌렀고 돌아오는 대답은 조금 전과 똑같았다.

그녀는 더는 그들과 연락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이 분명하다.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했고 라엘이는 차에서 내려 체온부터 측정했다.

집에서 이모님이 측정한 라엘이의 체온은 38.5도를 넘지 않았는데 지금은 40도를 넘어섰다.

의사는 곧 라엘이에게 해열제를 처방했다.

박시준이 약을 사서 라엘이에게 먹이자 의사가 그에게 처방 두 장을 건네주었다.

"가서 약을 받아와요. 링거를 맞아야 해요."

경호원이 청구서를 받아들고 계산하러 갔다.

박시준은 라엘이를 품에 안았다.

라엘이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이마엔 땀이 흥건했다.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경호원이 약을 가져오자 간호사가 라엘이에게 주사를 놓았다. 잔뜩 긴장했던 박시준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이는 듯했다.

그의 기억 속에서 라엘이는 처음으로 고열이 났다.

예전에 진아연이 있을 땐 아이가 그녀의 옆에 있었다. 그녀는 아이를 잘 돌봤고 조금 아프거나 다쳐도 병원에 갈 필요 없이 그녀가 직접 치료할 수 있었다.

하필이면 그녀가 떠난 지금 아이가 아프다니, 이건 하늘이 그에게 주는 벌인 것 같았다.

약 30분 후, 라엘이는 땀을 아주 많이 흘렸다.

머리카락과 옷이 다 젖을 정도였다.

박시준은 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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