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는 그가 보낸 문자를 여러 번 읽었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라엘이의 양육권을 진아연에게 주고 싶다는 건지, 진아연이 돌아가서 그와 함께 생활하길 바란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모든 글귀가 모호해서 이해하기 어려웠다.마이크는 진아연의 휴대폰을 손에 든 채 침대에 누워 한참을 고민하다가 답장을 보냈다: 라엘의 양육권을 저한테 줄래요?문자를 보낸 후 마이크는 답장을 기다렸다.박시준이 라엘의 양육권을 진아연에게 준다면 마이크는 앞으로 다시는 그를 욕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약 10분 후 박시준이 답장을 보내왔다: 딸아이가 아픈데 어떤 상황인지 관심조차 하지 않고 양육권에만 관심이 있는 거야?마이크는 이 답변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빠른 속도로 화면을 터치해 문자를 보냈다: 라엘이 아픈 게 누구 탓인데요? 당신 탓이잖아요! 당신이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아픈 건데 지금 무슨 자격으로 제 탓을 하는 거예요?문자를 작성하고 난 마이크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나서 발송 버튼을 눌렀다.진아연이 지금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않아도 그는 감히 그녀의 휴대폰으로 그녀인 척할 수 없을 것이다.박시준은 ‘그녀’의 답장을 보고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녀는 원하지 않는듯했다.그런데도 그는 라엘이의 문제에 대해 그녀와 제대로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을 거라 생각한 그는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라엘이의 문제에 관해 통화해서 의논하자.문자를 작성한 후 발송하려고 할 때 마이크는 하품하고 나서 답장이 없자 진아연의 휴대폰 전원을 껐다.진아연의 눈이 빛을 볼 수 있기 전까지 그녀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었다.의사가 그녀에게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기에 그녀의 휴대폰을 켤 수 없었다.박시준은 문자를 보내고 2분 후 그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문자로 라엘이의 문제로 통화하자고 분명히 밝혔는데 그녀는 그의
라엘이는 그의 휴대폰을 받아들고 능숙하게 화면을 켜고 그들이 주고받은 문자를 보았다."라엘아, 엄마가 나랑 대화하는 걸 거부하고 있어. 너의 일도 포함해서 말이야."박시준이 이 말을 할 때 라엘이의 손가락은 진아연의 번호를 누르고 있었다.순간 차가운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아빠 전화는 안 받아도 내 전화는 받을 거예요." 라엘이는 휴대폰을 그에게 돌려주고 자신의 휴대폰을 찾아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돌아오는 건 여전히 똑같은 시스템 알림음이었다.순간 라엘이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박시준은 딸을 품에 끌어안았다. "라엘아, 울지 마. 아빠가 너랑 동생을 잘 보살필게.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게."라엘이는 본능적으로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아빠 외엔 기댈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힘을 너무 주지 않았다.아직 여름방학이 시작되지 않았고 라엘이는 속상했지만 집에 있으면 쓸데없는 생각이 더 많아질 것이다.그래서 라엘이는 하루만 집에서 휴식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지성이는 진아연, 한이와 떨어져 지냈지만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돌봐줄 지인이 있으면 그는 편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어차피 매일 먹을 것이 있고 마실 것이 있으며 누군가 같이 놀아주면 됐다.라엘이 학교로 돌아간 후 박시준은 집에서 하루 동안 쉬었다.정력이 어느 정도 회복된 후 그는 생각을 정리했다.진아연과 한이가 떠났고앞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엘이와 지성이가 그의 옆에 남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진아연이 먼저 라엘이를 찾아오지 않으면 라엘이도 그의 옆에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그가 마음속에서 진아연의 이름만 확실히 지운다면 그의 삶은 다시 정상대로 돌아갈 것이다.이런 일은 말로는 쉽지만 행동에 옮기기는 어려웠다.라엘이와 지성이의 생활습관에 적응하기 위해 그는 아이들과 함께 스타팰리스 별장에서 지냈다.이것은 진아연의 별장이다.이 집은 구석구석에 진아연의 그림자가 남아있었다.여기에서 그는 무엇을 하든 아무 때든 진
위정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시은이를 잘 돌보라고 부탁했어요.""다른 말은 안 했어요? 나에 관해 뭔가 말한 적은 없어요?""없어요." 위정의 대답에 박시준은 피어오르던 희망의 불씨가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박시준이 떠난 후 시은이는 위정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우리 오빠한테 무슨 태도예요!" 시은이는 자신의 느낌을 말했다.위정은 늘 예의 바른 사람이었는데 조금 전 박시준에게 조금 냉랭했다.위정은 변명하지 않았다. "분명 다 알고 있잖아요. 박시준이 아연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더라면 아연이가 왜 박시준이랑 이혼했겠어요? 현이도 찾을 수 없고 아연이에게 보상해 주고 싶은데 다 늦어버려서 저러는 거잖아요."시은: "오빠가 잘못했으면 아연이가 꾸짖으면 돼요. 하지만 위정 씨가 그렇게 말하면 안 돼요. 오빠는 세상에서 나한테 가장 잘해주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알았어요. 다음번엔 주의할게요." 위정이 말했다.B국.진아연은 병실에서 3일을 보내고 너무 답답해서 마이크의 도움으로 밖에 나가 산책하려 했다.그녀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에 적응되었고 볼 수 없다는 두려움을 차츰 떨쳐내었다."햇볕이 너무 좋아. 너무 화창해."마이크는 그녀와 함께 밖에 나왔다. 그녀는 일광욕을 즐기며 손을 내밀었다. 따뜻함이 손에 잡히는 것 같았다."매일 함께 나와서 산책해. 햇볕이 좋은 날엔 햇볕 속을 거닐고 비가 내리면 빗속을 걷자." 마이크는 그녀의 입가에 피어오른 미소를 보며 그녀에게 말했다."비가 오는 날은 됐어.""보슬비가 올 땐 괜찮아.""저기... 마이크, 한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어? 라엘이 하고는 연락해? 라엘이는 어때? 지성이는?" 진아연은 며칠 동안 아이들과 연락하지 못했다.그녀도 아이들과 연락하고 싶었지만 수술 후 눈이 너무 아팠고 예전에 아이들과 연락할 때 영상통화를 이용하곤 했는데지금 이런 모습으로 아이들과 영상통화를 할 수 없었다."한이는 괜찮아. 라엘이는, 네가 퇴원하고
그녀는 자발적으로 진명 그룹의 주식을 30% 포기했고마이크는 15%를 포기했다.그들이 자발적으로 포기한 주식은 박시준이 처분하도록 했다.…그는 사인펜을 손에 들고 서류에 자신의 이름을 사인했다."전화를 해 확인 한 번 안 해봐도 돼요?" 조 부회장은 그가 이렇게 쉽게 사인하자 깜짝 놀라며 물었다."내 전화를 받지 않아요." 박시준은 펜을 필통에 넣었다. "다른 일은 없대요?"조 부회장이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아연이가 전화했어요, 아니면 마이크가 전화했어요?" 박시준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조 부회장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가 이혼한 뒤로부터 통화가 안 돼요."조 부회장은 당황스러웠다. "진아연 씨가 전화했습니다.""그러니 내 전화를 받기 싫어서 안 받는 거군요. 그렇기도 하겠지. 이혼했으니 계속 연락할 필요 없겠지." 박시준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회사도 아이도 다 버렸어요."조 부회장은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아연 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제가 거짓말하는 것처럼 보여요?"조 부회장이 고개를 저었다. "전 아연 씨가 크는 모습을 지켜봤던 사람이에요. 늘 착하고 사리 밝았는데...""사람은 다 변해요."조 부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진아연 편을 들 수 없었다.사무실에서 나온 조 부회장은 업무 보고하러 온 조지운과 마주쳤다.조 부회장을 본 조지운이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조 부회장은 낮은 소리로 진아연과 마이크가 진명 그룹 주식을 포기한 사실을 알려주었다."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조지운은 이 소식을 믿을 수 없었다.진아연에게 진명 그룹은 아주 중요한 존재였다.진준이 설립한 이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회사라는 존재 자체를 가장 중요한 의미로 여겼던 진아연이었다."박 대표님의 표정이 안 좋아 보이던데 봉변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금 있다가 들어가세요." 조 부회장이 낮은 소리로 귀띔하고는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조지운은 심호흡을 하고 나서 자기 사무실로 돌아갔
마이크가 왜 병원에 있는 거지?누가 아픈 건가?조지운은 위치 추적 스크린숏과 물음표 한 줄을 마이크에게 보냈다.약 30분 후 마이크가 위치 추적을 끄고 조지운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자느라고 방금 휴대폰을 방해 금지 모드로 해 놓았어요." 마이크가 말하면서 하품했다."병원에 있어요? 누가 아픈 거예요? 설마 마이크 씨가 아픈 건 아니죠?" 조지운이 따져 물었다. "설마 진아연 씨가 아픈 건가요?"마이크가 쌀쌀하게 웃었다. "박시준이 아무 말도 안 해요?""무슨 뜻이에요? 대표님이 저에게 무슨 말을 한다는 거예요?" 조지운은 어리둥절해졌다."하긴, 창피하니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겠죠." 마이크가 야유를 부렸다. "진아연이 아프면 어떻고 내가 아프면 어때요? 박시준이 진아연 병문안을 온 대요, 아니면 당신이 날 보러 온 대요? 두 사람 다 안 할 거잖아요. 그러니 그런 걸 물어서 뭘 하는데요?"잇따른 질문에 조지운은 할 말을 잃었다."진아연이 국내의 모든 걸 다 포기했는데 우리가 조용히 살게 그냥 놔둬요." 마이크가 말을 이었다. "너무 늦었어요. 잠을 좀 더 자야겠어요.""아... 그래요, 그럼 위치 추적을 안 끄면 안 돼요?""이미 껐어요." 마이크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사표 내고 다시 날 찾아와요. 그때 다시 켤게요."조지운이 차갑게 웃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3일 후.진아연은 눈을 감싸고 있는 거즈를 제거했다.거즈를 벗었지만 눈앞의 세상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아연아. 느낌이 어때?" 마이크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이젠 별로 아프지 않아." 그녀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느꼈다. "눈앞에 온통 빨간색이야.""아프지만 않으면 돼. 나랑 함께 검사받으러 가자.""그래." 마이크는 진아연을 부축하며 병실을 나섰다.의사는 진아연의 상황을 검사한 후 그녀에게 말했다. "회복이 잘 돼가고 있어요. 조금만 있으면 상처가 잘 회복될 거예요. 그러면 각막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어요."마이크가 황급히 의사에게 물었다. "알맞은
라엘은 화가 났다. 화가 아주 많이 났다.하지만 아직 아이라 얼마 안 가 곧 영상통화를 받았다."나한테 영상통화는 왜 걸어?” 라엘이 씩씩 거리며 영상 통화 속 한이를 바라보며 소리 질렀다. “날 모른 체하잖아, 그냥 영원히 모른 체하지 그래?”한이는 화가 난 라엘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전학 온 지 얼마 안 돼서 좀 바빠. 그리고 엄마가...”"엄마가 왜? 날 버린대? 내가 엄마한테 전화해도 안 받고. 나 지금 화났어.” 라엘이 소리 지르는 바람에 박시준이 다가왔다.오늘 박시준은 라엘과 지성이를 데리고 쇼핑하러 나왔다.라엘의 학교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파티를 개최했다.박시준은 라엘과 함께 라엘의 옷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사려 했다.박시준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자 한이는 입가까지 나온 말을 도로 삼켜버렸다."널 버리는 게 아니야. 내가 떠나기 전 별로 안 바쁠 때 전화하겠다고 했잖아.” 한이는 여기까지만 설명하고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너의 아빠랑 계속 쇼핑해.”한이는 영상통화를 끊었다.라엘은 박시준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빠가 날 버리는 게 아니래요.”"엄마는 어때? 엄마 봤어?" 박시준의 물음에 라엘은 고개를 숙였다.라엘은 엄마를 보지 못했고 엄마의 설명도 듣지 못했다.마음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했다."라엘아, 예전에 널 엄마한테 보내려 했었어. 하지만 엄마의 태도가 모든 걸 설명해 주잖아. 앞으로 엄마가 후회하고 너의 양육권을 원한다고 해도 난 주지 않을 거야.” 박시준은 딸에게 조용히 설명해 줬다. “아빠가 잘 돌봐줄게.”"엄마도 아빠를 믿지 않는데 제가 어떻게 아빠를 믿을 수 있겠어요? 엄마는 절 모른 체하고 오빠도 그저 절 달래느라 저렇게 말하는 거예요. 선택할 수 있다면 엄마랑 아빠 중 전 누구도 선택하지 않을 거예요.” 말을 마친 라엘은 지성이에게 다가갔다. “동생이 아쉽지만 않았어도 세연이 삼촌한테 갔을 거예요.”박시준은 김세연의 존재를 잊을뻔했다."라엘아, 방학 때 삼촌한테 가도 돼. 하지만 평소에는 아
엄마의 표정이 순간 굳어지고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는 걸 들은한이는 눈시울이 촉촉해졌다.한때 천하무적이었던 엄마는 지금 날개가 부러진 채 더는 자랑스럽게 날개를 펼칠 수 없다.앞으로 엄마를 보호해야 한다는생각이 마음에 뿌리내리고 빠르게 커가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한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A국.여름방학이 다가왔다.여소정은 하준기에게 박시준의 집에 가서 라엘과 지성이를 집에 데려와 놀자고 했다.임신 막달에 다다른 그녀는 배가 불러와 움직임이 불편했다. 그렇지만 않았어도 여소정은 직접 두 아이를 찾아갔을 것이다.박시준은 두 아이와 함께 여소정의 집에 가려 했으나 라엘이 거절했다.하준기가 두 아이를 데리고 차에 탄 후 궁금한 듯 라엘에게 물었다. “왜 아빠가 같이 가겠다는 걸 거절한 거야?”라엘: "아빠가 어디든 따라오는 게 싫어요. 제가 애도 아닌데요.”"하하, 라엘아. 넌 복에 겨웠구나. 내가 어릴 때 아빠가 저렇게 내 옆에 있어준다면 난 아주 기뻐했을 거야.”“저의 아빠를 드릴 테니 가질래요?” 라엘이 진지하게 말했다. “아빠가 매일 출근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자꾸 내 공부에 대해 묻지 않을 거고 제가 기분 좋은지 자꾸 살피지 않을 테니 말이에요.”"네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날 걱정할수록 난 엄마가 버린 아이라는 걸 떠오르게 해요.” 라엘이 말을 하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준기 아저씨, 아빠 대신 변명하지 말아요.”"알았어, 내가 아빠에게 일을 많이 하고 널 그만 지켜보라고 얘기해 줄게.”"네."여소정의 집에 도착하자 여소정이 라엘을 다정하게 안았다."라엘아, 키가 또 컸어. 네 동생도 컸네.” 여소정은 지성이를 안고 싶었지만 배가 너무 불러 있어서 감히 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손을 내밀어 지성이의 머리만 쓰다듬었다.지성이는 어색한 듯 라엘의 뒤에 숨어서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여소정의 배를 유심히 쳐다보았다."소정이 이모, 동생이 곧 태어나는 거예요?” 라엘이 손을 내밀어 여소정의 배를 만졌다.
"소정아, 아연 씨가 휴대폰을 꺼놓았어. 시준 형도 연락이 안 된대. 시준 형이 아연 씨와 연락하지 못하게 한 게 아니야.” 하준기가 그녀의 말을 바로잡았다."두 사람이 이혼할 때 비슷한 약속 같은 걸 했을 수도 있잖아, 그런 약속이 아니라면 아연이가 왜 아이들과 연락하지 않겠어? 박시준이 당신에게 하는 말을 그대로 다 믿지 마. 난 남자들이 피해자인 양 여자를 원망하는 꼴이 싫어. 분명 남자가 먼저 잘못해놓고 왜 꼭 여자가 무정한 것처럼 그러는 거야?”여소정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말을 뱉었다."소정아, 흥분하지 마. 난 너랑 싸울 생각이 없어. 난 그저 네가 라엘의 앞에서 시준 형을 그렇게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뿐이야... 라엘은 원래도 시준 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잖아...”"자업자득인데 왜 그래? 설마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앞으로 당신도 똑같이 배우는 거 아니야? 당신도 밖에서 다른 여자랑 사생아를 낳아...”"여소정, 무슨 말이야? 나는 그저 애 앞에서 그런 공공연한 말을 하지 말라고 그러는 거잖아.”"뭐가 공공연한 말이야? 당신이야말로 불공평해. 나는 전부 사실만 말했을 뿐이라고.” 여소정은 화가 나 얼굴이 빨갛게 된 채 씩씩거렸다.분에 못이긴 그녀의 모습을 본 하준기는 황급히 다가가 달랬다."소정아. 흥분하지 마. 물 좀 마실래? 소파에 좀 앉아 있어. 내가 가서 물을 따라줄게.”하준기가 물 따르러 갈 때 라엘이 여소정의 옆에 다가가 뭔가 말하려 했다. 그때 여소정이 갑자기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비명을 질렀다."하준기, 나 양수 터진 것 같아!”라엘은 깜짝 놀라 연신 뒷걸음질 쳤다. 자신이 소정 이모가 아기를 낳는 데 방해될까 걱정했다.하준기는 잔을 내려놓고 소파에 다가가 여소정을 눕혔다.여소정의 어머니가 황급히 휴대폰을 들고 구급차를 불렀고15분 만도 안 돼 구급차가 별장 앞에 도착했다.여소정은 들 것에 들려 나가며 미안한 표정으로 라엘에게 말했다. “라엘아, 이모가 일부러 오늘 낳으려고 한 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