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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2장

"아연아,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한테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여소정은 아이 얘기에 낮은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알렸다. "김영아 씨와 그 아이가 죽으면 너와 박시준 씨도 이제 더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박시준 씨가 Y국에 간 것도 그냥 이들의 마지막을 보내주기 위한 걸지도 몰라. 아무래도 인제 김형문 씨의 집안에 산 사람이라곤 없으니까 말이야."

진아연은 여소정에게 박시준과의 이혼이 박시준이 Y국에 갔다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걸 알리지 않았다.

이제 곧 눈이 멀게 될 거라 생각한 그녀는 박시준에게 남아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결국 Y국으로 떠났다.

"소정아, 난 이미 결정했어. 이번에 진짜 결심했어." 진아연은 자신의 결정을 다시 한번 여소정에게 알렸다.

"나도 이번에는 진짜라는 걸 알아. 그래서 마이크 씨가 곁에 있는 거겠지. 너도 며칠 동안 힘들게 지냈지? 그런데 왜 나한테 알려주지 않은 거야?" 여소정은 진아연이 제일 힘들 때 그녀의 곁을 지킬 수 없어 후회했다.

"네가 생각한 것처럼 힘들지 않았어.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마음이 전보다 훨씬 넓어진 것 같아." 진아연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임신해서 알려주지 않은 거지?" 여소정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며 말을 이었다. "가끔 인생이 정말 지루하다고 느껴져. 그래서 말인데, 자세히 생각해 보면 학생 시절이 제일 자유로웠던 것 같아."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네 삶도 충실해질 거야."

"그런데 이제 네가 멀리 떠나면,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프네." 여소정은 진아연이 곧 떠날 생각에 그저 슬펐다.

"소정아, 나 계속 해외에 있을 생각 없어. 가끔 돌아올 거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걱정이 놓이네. 난 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어. 아무래도 회사가 거기에 있으니까 말이야..."

"언제까지나 A국은 내 고향이야. 그리고 나중에 A국에서 여생을 보낼 생각이야."

마이크는 큰 나무에 기대어 휴대폰을 보며 진아연이 있는 쪽을 힐끔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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