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3121 - Chapter 3130

3180 Chapters

제3121화

심부인은 심지어 눈시울을 붉히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부인이 울먹이며 말했다.“나는 아직도 그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서 집안을 맡겨야 하지 않겠느냐?”“어찌 젊은 나이에...”“정말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구나.”심면은 가식적인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역겨움을 느꼈다.하지만 파살문 사람도 죽은 상황이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흉터가 있는 남자도 고용주의 진정한 모습을 본 적 없기에 증언을 할 수 없었다.심면은 시간을 들여 심부인을 조사해야 한다.충분한 증거를 찾아야만 부모님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그만하시고 별일 없으면 나가주십시오.”심면은 못내 짜증이 났다. 원수가 자기 앞에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싫었다.“아면아, 슬퍼하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몸을 잘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 일단 밥부터 먹거라.”“네 여동생이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심부인이 계속 심면을 설득했고 심면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심면이 내키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어서 나가십시오. 혼자 있고 싶습니다.”“아면아...”“나가십시오!”심면이 화를 버럭 냈다.심부인은 깜짝 놀란 채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그녀는 방문을 나서자마자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마당에 있던 하인들이 그 모습을 보고 심부인께서 아가씨한테 괴롭힘을 당했다고 추측했다.심면은 하인들의 수군거림을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녀는 증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자객을 시켜 사람을 죽이려면 돈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집안의 장부를 조사한다면, 아마도 단서가 있을 수 있다.심면은 생각을 마치고 바로 움직일 준비를 했다.하지만 그때, 심부인이 심시몽을 붙잡고 다시 돌아왔다.끌려가는 심시몽이 아프다고 소리쳤지만, 심부인은 개의치 않고 계속 그녀를 끌고 마당으로 왔다.“무릎을 꿇거라!”심부인이 심시몽을 눌러 앉혀 무릎을 꿇게 했다.심시몽은 놀란 나머지 조금 두려웠고 저도 몰래 눈시울을 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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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2화

심시몽은 세게 맞고 하마터면 반쯤 목숨을 잃을 뻔했다.심시몽의 얼굴은 창백했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아파서 떨리는 몸을 이끌고 무릎을 꿇은 채 심면을 향해 절을 하며 사과했다.“언니, 송구합니다.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제발 살려주십시오!”심시몽은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정도로 시선이 흐릿해졌다.심면은 손을 꽉 움켜쥐고 심부인을 바라보았다.“친딸에게도 어찌 이렇게 독하단 말입니까?”심부인이 눈시울을 붉히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내가 딸을 잘못 가르쳤구나. 다 내 탓이다.”“불만이 있으면 얼마든지 화를 내렴! 시몽이를 때려죽인다고 해도 난 할 말 없다!”“화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면, 나까지 때려죽여도 된다!”심부인은 말을 마치고 두 손으로 나뭇가지를 심면에게 건넸다.구경하던 하인들이 다들 큰 아가씨인 심면이 독하고 매정하다 혀를 끌끌 찼다. 그저 밥을 먼저 먹었을 뿐인데, 두 모녀를 이 지경으로 괴롭히냐며 탄식했다.게다가 가냘픈 심시몽의 몸에 상처가 가득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이 모습에 심면이 아랑곳하지 않는다니, 정말 매정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심부인은 심시몽이 먼저 밥을 먹었다고 이런 짓을 꾸민 것이 아니다. 그저 심면의 부모님을 죽인 죄를 덮으려 스스로를 괴롭히는 계략일 뿐이다.심면은 그녀의 생각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심면은 용서한다고 말할 수도 없었고 말할 생각도 없었다.“심시몽을 끌고 와서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심시몽을 혼내라 강요한 적도 없고 심시몽을 탓한 적도 없습니다. 대체 왜 심시몽을 이렇게 때린 것입니까?”“누가 보면 제가 두 분을 이 지경까지 괴롭힌 줄로 알 것입니다.”“보아하니 미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나 봅니다.”“의원을 먼저 부를까요? 아니면 관아에 먼저 고할까요?”“저는 어른과 동생을 괴롭혔다는 죄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심부인은 심시몽의 목숨으로 그녀를 위협해 부모님의 일을 추궁하지 않게 하려고 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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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3화

“큰 아가씨가 제때 저를 불러와서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둘째 아가씨는 정말 맞아 죽었을 것입니다.”의원이 심시몽의 상처를 확인하고 약을 처방했다.정신을 차린 심시몽은 방안에서 구슬프게 울고 있었다.심면은 하인을 시켜 심시몽에게 약을 제때 바르라고 분부한 후 방에서 나와 집안사람들을 불러 모았다.“할아버지께서는 어의원에서 몸조리 중이라 돌아올 수 없다. 그리고 부인께서 갑자기 실성하셔서 의원이 일을 그만두고 조용히 쉬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오늘부터 부인이 방문을 나서지 못하도록 번갈아 문 앞을 지키거라.”“보름 동안 서원을 못 갈 것 같다고 청을 올릴 테니, 당분간 심부의 일들은 모두 내가 맡을 것이다.”“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테 보고하거라.”“다들 알겠느냐?”심면의 태도는 침착하고 기세등등했다.다들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예!”예전 같았다면 다들 심면이 어린 나이에 이렇게 큰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돌아온 심면은 침착함과 위엄을 뿜어내고 있어 아무도 의혹을 제기하지 못했다.말을 끝내고 심면은 다시 심부인의 방으로 향했다.심부인은 다급히 앞으로 걸어갔다.“아면아, 어찌 나를 가두는 것이냐? 나는 미치지 않았다!”심면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의원께서 실성하셨다고 했습니다. 실성한 사람이 어찌 스스로 실성했다고 하겠습니까?”“당분간 몸조리를 잘하십시오. 집안일은 제가 맡겠습니다.”“어서 창고 열쇠와 장부를 제게 주십시오.”심면은 사실 당당하게 장부를 조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침 심부인이 이 기회를 주었다.그녀가 의원을 시켜 심부인이 실성했다고 말하게 했다.마침 심부인이 오늘 평소와 달리 딸을 그렇게 때렸으니, 실성했다고 해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심면은 이 기회를 빌려 당당하게 집안의 대소사를 도맡고 정정당당하게 장부와 증거를 조사할 수 있게 되었다.심부인은 깜짝 놀라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아면아, 지금 나를... 내쫓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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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4화

서월과 엽순은 못내 떨려와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잠시 망설이다가 서월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희가 추측하건대 심면의 둘째 숙모인... 서은서 같습니다.”“이 일을 맡기 전, 저희는 심면을 조사한 적 있습니다. 심면의 부모님도 저희가 암살했기에 그녀의 집안 사정을 그나마 잘 알고 있었습니다.”“심면의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고 심면의 부모님까지 돌아가시면 심가의 재산은 심면과 심시몽의 몫입니다. 거금을 들여 심면을 죽이고 가장 큰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서은서입니다.”“다만 이것도 저희의 추측일 뿐 증거가 없습니다.”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이니, 서월은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제가 이렇게 물으니, 그녀도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낙요의 눈빛은 조금 차가웠다.“알겠다.”“부 태사가 너희에게 약속한 것은 내가 줄 것이다.”“서월의 독술 실력이 꽤 뛰어나니, 도성에 남아 어의원을 위해 독을 만들고 해독약을 만드는 것이 어떠냐? 새로운 독을 연구하고 만들려 해도 괜찮다. 어의원에 해독약만 따로 놓으면 된다.”“다달이 봉록을 받을 수 있고 풀 수 없는 독을 알아냈을 때 네가 만약 해독할 수 있다면 따로 상을 내릴 것이다.”“귀한 약재들도 청을 올려 허락을 맡으면 사용할 수 있다.”“도성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고 해치지 않으면, 궁의 규칙을 지킬 필요가 없다.”“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환경에 약재를 살 돈도 있고 게다가 중요한 건 안전이 아니냐?”“받아들일 것이냐?”기산쌍살 같은 인재를 놓아주면 그녀의 손실이다.게다가 앞으로 돈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장사를 계속할 수도 있으니, 차라리 도성에 남겨 두는 것이 그녀에게도 쓸모가 있다.서월과 엽순은 살짝 놀라 서로 시선을 마주하고 눈빛을 주고받은 후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이렇게 좋은 일을 거절하는 것은 염치가 없는 것이다.“그래. 사람을 시켜 도성의 한적한 곳에 자택을 마련하라 명하겠다. 필요한 약재들도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해 줄 것이다.”두 사람은 공손히 예를 올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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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5화

백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예. 그들에게 명을 전하겠습니다.”“참, 오늘 심가에 가서 심부인이 심시몽을 때렸다고 들었습니다. 심부인이 실성하여 심시몽을 반쯤 죽일 정도로 때렸다고 의원에게서 들었습니다.”“친딸에게도 어찌 그렇게 잔인한가 했더니, 실성한 것이었습니다.”그 말을 듣고 낙요는 살짝 멈칫하다가, 이 일이 심면과 연관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어의를 보내 심부인을 살피라 하거라. 병은 제때 치료를 해야 하는 법이다.”“예!”-심면은 심가로 돌아와 밤새 장부를 조사했다. 비록 조목에 문제가 없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온 집안의 한 달간 음식비만 이백 냥에 이르렀다.부유한 명문가도 아니고 매일 산해진미를 먹는 것도 아닌데 아무리 먹어도 이백 냥은 안 될 것이다.게다가 겨울에 장만한 옷과 이부자리, 환절기에 장만한 새 옷과 하인들의 솜옷까지 일 년에 오백 냥이 든다.심면은 심가의 먹는 것과 입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비록 일반 백성들이 쓰는 옷감보다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비단을 쓸 정도는 아니었다.한 해에 오백 냥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그리고 정원을 보수하고 뒤뜰의 지붕을 보수하는 것도 한 해에 삼사백냥은 들어갔다.가장 심면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할아버지가 드시는 약과 보약이었다. 그녀는 약과 보약의 가치를 훤히 알고 있었다.하지만 심부인은 장부에 수천 냥이 되는 거금을 썼다.심가의 점포 두 개가 장사하며 버는 돈은 지출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그래서 장부에는 전당포에 관한 조목도 많았고 대부분 심가의 물건이었다.서은서는 분명 몰래 심가의 자산을 적지 않게 빼돌렸을 것이다. 만약 이 일이 터지면 서은서는 얌전히 잡히지 않고 분명 도망갈 것이다.반드시 서은서가 돈을 어디로 빼돌렸는지 알아내야 한다.서은서가 파살문을 찾아갔다는 것은 누군가 그녀에게 소개를 시켜준 것이니 그자가 증거일 수도 있다. 서은서가 자주 가는 곳부터 조사해야 한다.다음 날 아침, 심면이 서은서를 모시는 시녀를 불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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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6화

면심이 순순히 답했다.“부인은 평소 특별히 좋아하는 곳이 없습니다. 가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도성 아가씨들의 연회에 참석했습니다.”“친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인께서는 순향루 맞은편의 만둣집 안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다른 것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저는 비록 부인을 모시는 유일한 시녀지만, 저를 그다지 믿지 않으셔서 무슨 일을 하시든 늘 저를 따로 내보내셨습니다.”“저와 함께 문을 나서도 저에게 따르지 말라 명을 하고 홀로 다른 곳에 가셨습니다. 노비로서 쓸데없는 말을 물을 엄두도 나지 않아 그저 분부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그 말을 듣고 심면은 곰곰이 생각했다.“순향루...”“기생집 아니더냐?”면심이 고개를 끄덕였다.“예. 하지만 부인께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심면은 그제야 서은서의 과거가 생각났다.서은서는 순향루 출신이었다.순향루를 떠난 지 이렇게 오래됐지만 순향루 주변에 가는 것을 좋아하다니. 돌이키고 싶지 않은 과거라, 그곳을 떠난 이상 더 이상 그곳과 엮이지 않으려 하고 피하는 것이 상식적이다.하지만 서은서는 순향루 맞은편 가게를 자주 찾고 있었다.설마 그 만둣집이 특별한 점이 있는 건가?“알겠다. 가보거라.”“내가 물은 것은 아무에게도 언급해서는 안 된다. 특히 부인에게.”면심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예. 알고 있습니다!”면심이 떠난 후 심면은 순향루로 향했고 멀리서 그 만둣집을 보았다. 아침을 먹을 때라, 갓 빚은 따끈따끈한 만두가 보였다.만둣집 안주인은 일여덟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있었고 아이는 가게에서 일을 도우며 손님에게 만두를 올려주었다.다들 바빠 보였다.심면은 만두 한 그릇과 차를 시켰다.주인아주머니가 아이를 불러 손님에게 차를 올리라 했다. 아이는 무거운 찻주전자를 들고 걸어가다 의자에 걸려 몸을 휘청하며 뜨거운 찻물을 심면에게 쏟을 뻔했다.심면은 재빨리 찻주전자를 들어 탁자 위에 놓고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아이고! 괜찮으십니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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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7화

“아이를 좀 쉬게 하시오.”주인아주머니는 깜짝 놀라 멈칫하다 이내 감격했다.“참 고맙습니다. 아가씨.”“괜찮소.”이내 심면은 손님에게 차를 따르고 음식을 내는 일을 도왔다.한 시진 남짓 바삐 일하고 나서야 겨우 일을 끝마쳤다.“아가씨, 참 고맙습니다. 만두는 조금 남겨놓았으니, 그냥 가져가십시오.”아주머니가 열정적으로 만두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그리고 몸을 돌려 아이에게 돌아가서 글을 익히라 재촉했다.아이는 얌전히 가게 모퉁이에서 책자와 붓을 꺼내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심면이 물었다.“홀로 고생하고 있는데 남편은 어디 있는 것이오? 어찌 도우러 오지 않는 것이오?”주인아주머니의 안색이 살짝 변했고 웃으며 답했다.“저는 과부입니다.”“혼자 아이를 데리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고생시키고 있구먼요.”심면은 살짝 놀라 얼른 사과했다.“미안하오. 그런 줄도 모르고...”“괜찮습니다. 이 거리 사람 모두가 과부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뭐 말 못 할 사정도 아니고 괜찮습니다. 아가씨를 본 적 없는듯한데, 저희 만둣집은 처음이지요?”심면이 고개를 끄덕였다.“난... 소문을 듣고 왔네.”주인아주머니는 멈칫하다 이내 천천히 말했다.“우리 집 손님들은 대부분 남자고, 기생집 아가씨들이라 이렇게 멀쩡한 아가씨가 오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내가 과부라, 다들 재수 없게 생각하여 만둣집을 임대하지 않았습니다. 임대할 수 있는 곳이 이곳뿐이라...”“이곳에서 만두를 판지도 7, 8년이 되니, 거리 사람들은 거의 다 알고 있습니다. 뭐 묻고 싶으면 얼마든지 물어보십시오.”그 말을 듣고 심면은 의아했다. 주인아주머니가 그녀가 일을 알아보려 온 것을 알아차리다니, 꽤 똑똑했다.하지만 과부가 혼자 장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이 정도 능력도 없었다면 이런 곳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똑똑한 분이시니, 솔직히 묻겠소.”“혹시 서은서를 아시오?”이 이름을 들은 후 아주머니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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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8화

그 말을 듣고 심면은 의혹이 생겨 눈살을 찌푸렸다.“한창 잘나갈 때 순향루를 떠나려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서은서를 놓아주지 않을 것 아닌가?”주인아주머니가 연달아 고개를 끄덕였다.“예! 누가 쉽게 돈줄을 놓아주겠습니까? 하지만 은서 아가씨는 그렇게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몸값을 물고 순향루를 떠났지요.”“자세한 건 모르지만, 손님들이 의논하는 것을 들은 적 있습니다.”“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은서 아가씨가 다른 사람과 몰래 만나다 순결을 잃었다지 뭡니까? 순향루에서 몸을 팔지 않는 예기라 자리를 잡았고 뒤를 쫓는 남정네들도 순결한 처녀라 생각해 왔는데 이미 순결을 잃었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난리 아니겠습니까?”“소문이 나면 순향루도 장사를 못 할 수 있으니, 이것을 빌미로 순향루를 협박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녀를 풀어주거나 아니면 모두에게 공개하고 순향루와 함께 망할 수도 있다고요.”“순향루도 어쩔 수 없이 높은 몸값을 받는 걸로 은서 아가씨를 놓아줬지요. 그렇게 양쪽 다 명성을 지켜냈습니다.”“그 후 많은 사람이 서은서를 찾아 순향루로 왔고, 순향루도 기회를 빌려 신인을 키워내 장사를 지켜냈지요.”“양쪽 다 좋은 결과지요.”말하다 주인아주머니가 탄식했다.“아이고, 아가씨는 모르실 겁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누군가 은서 아가씨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만둣집에 와서 순향루 간판을 보며 넋을 잃고 있지 뭡니까?”“이렇게 여러 해가 지나, 재산도 많아지고 장사도 잘 되지만, 기다릴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찍이 장가갈 나이도 지났지만, 아직도 혼자지요...”눈빛을 반짝이며 심면이 다급히 물었다.“그리 정이 깊은 사람이 있단 말이오? 누구요?”주인아주머니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바로 일품향주루의 임 장궤입니다.”“장사가 그렇게 잘 되니 원한다면 무슨 산해진미를 못 먹겠습니까? 매일 저희 만둣집에 와서 만두를 먹고, 자리에 몇 시진씩 있다 갑니다.”“누굴 보는 건지 매일 순향루 대문만 보고 있었습니다.”심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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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9화

그때 둘째 삼촌이 어떻게 이런 인물을 심가에 데리고 왔는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서은서에게 명분도 주지 않았고 그저 첩으로 들였다.서은서의 어머니는 첩실 출신이었고 낳은 딸까지 모두 팔아버렸다. 이런 비극을 서은서는 결코 다시 범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이치대로라면 그녀는 첩이 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그때 둘째 삼촌에게 시집간 일에 따로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이렇게 많이 얘기해주셔서 고맙소.”“늦었으니, 오늘은 먼저 돌아가겠소. 다음에 또 만두를 먹으러 오겠소.”심면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자 주인아주머니가 친절하게 배웅해 줬다.만둣집을 떠난 후 심면은 일품향주루를 찾아가 보았다. 비록 주루가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장사는 괜찮았다.이리저리 알아보니, 임 장궤는 그동안 장가를 가지 않았고 이 일로 부모님과 사이가 틀어져 이미 수개월간 집에 돌아간 적 없다고 한다. 하인을 시켜 물건을 보내 부모님이 잘 계신지 살펴보게 할 뿐이었다.심면은 임 장궤 부모님 댁 인근을 찾아가 이리저리 수소문했다. 이웃들이 그들이 아들과 싸우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부모님이 중매를 통해 열 군데가 넘는 집안을 찾아, 드디어 잘 맞는 처녀를 찾았다. 품행도 좋고 용모도 단정하며 임 장궤를 퍽이나 마음에 들어 하던 처녀였다. 하지만 임 장궤는 줄곧 혼사를 원치 않았고 면전에서 처녀를 거절한 바람에 그 처녀도 화를 내며 떠났다고 했다. 게다가 중매도 화가 나서 더 이상 혼사를 돕지 않기로 했다.이 일로 두 사람은 임 장궤를 집에서 내쫓고 아들도 없다고 큰소리를 쳤다고 한다.심면은 그 말을 듣고 임 장궤의 확고한 정에 못내 감탄했다.서은서를 기다리기 위해 부모님의 화를 돋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니.곰곰이 생각해 보니 임 장궤와 서은서가 일찍이 연관이 있었을 수도 있다. 서은서가 남편을 잃고 두 사람이 함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확고하게 서은서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한 사람을 이렇게 사모한다면 그녀와 연관된 일을 모두 알아보려 할 것이다. 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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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0화

주인아주머니가 그릇과 젓가락을 치우면서 답했다.“전 나리를 말하는 것입니까?”“전장을 대신해 돈을 받는 사람이라 수십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 거리에서 오래된 인물이라 아무도 건드리지 못합니다.”“전 나리도 과거 은서 아가씨한테 마음이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듣기론 은서 아가씨가 돈을 빌린 것 같던데, 아마 돈을 갚으라고 하려는 것 같습니다.”심면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것이오?”돈과 연관이 있는 듯하니 반드시 알아봐야 한다.-이틀 후.심면은 서은서의 옷으로 갈아입고 유모를 쓰고 면심을 데리고 전 나리를 객사로 청했다.전 나리는 방문을 열고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어찌 이곳으로 오라고 한 것이오? 옷차림은 또 왜 이렇게 신비로운 것이오?”심면은 쉰 목소리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요즘 몸이 아파 집에 갇혀 있었소. 겨우 기회를 찾아 나왔지만, 집안에서 단단히 감시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하오.”말을 마치고 심면은 면심을 힐긋 보았다. 면심은 바로 뜻을 알아차리고 방에서 물러나 밖에서 기다렸다.“예전에는 저 계집애를 피하지 않았소? 어찌 오늘은 데리고 온 것이오? 우리 사이를 말하고 다니는 것이 걱정되지 않소?”전 나리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그녀를 떠보려 했다.“중요한 고비에 곁에 쓸만한 사람이 없어선 안 되오. 저 계집애는 충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전 나리는 웃으며 차를 한 모금 마셨다.“하긴 파살문도 멸문되지 않았소. 이게 다 심면을 죽이려다 생긴 일이오. 조정은 반드시 이 일을 조사하려 할 것이오. 지금 자네도 의심받고 있지 않소?”전 나리가 이 일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심면은 깜짝 놀랐다! 설마 전 나리가 서은서와 파살문 사이에 그 사람인 건가?심면은 그의 말에 따라 답했다.“이미 나를 조사하고 있소. 그렇지 않으면 어찌 심가를 나서는 것이 이렇게 힘들단 말이오?”“대체 무슨 일로 나를 찾은 것이오?”심면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하지만 전 나리는 그 말을 듣고 차를 마시던 동작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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