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나리는 우문호를 보고 의외라고 생각해 얼른 물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정무 보셔야 하는 것 아닌지요?”우문호는 이리 나리의 피곤함에 절은 얼굴과 눈 밑에 다크서클을 보고 마음이 시큰거렸지만, 일부러 대충 말했다. “정무는 봐도 봐도 끝이 없으니, 우리 천행이 보면서 한숨 돌려볼까 해서 왔지.”“무리하지 마세요. 그러다 몸 상하지 마시고!” 이리 나리가 웬일로 자상한 말을 했다.그러자 우문호는 살짝 눈시울이 붉어져 이리 나리와 안으로 들어갔다.셋이 본관에 들어가니 마침 안풍 친왕비가 차를 끓이고 있다가 그들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잘됐네, 막 고산운무차를 우리는 참이였는데, 다들 먹을 복은 있네!”이리 나리가 의아해했다. “차를 우리셨다고요?”“내가 차를 우리면 안 돼?” 안풍 친왕비가 뿌루퉁하게 반문했다.이리 나리가 웃음을 지었다. “목이 마르면 우물 물을 드시지 않나요? 혼자 차를 다 우리시고 정말 해가 서쪽에서 뜨는 일이네요.”안풍 친왕비가 이리 나리에게 살짝 눈을 흘겼다. “사람이 즐길 줄 알아야 한다던 때는 언제고, 자신을 함부로 하지 말라며? 네 말대로 한 건데 별론가 봐?”이리 나리가 안풍 친왕비 곁에 앉고는 왕비 어깨에 비스듬히 기대 느긋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게 잘하시면 저야 물론 기쁘죠.”안풍 친왕비는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웃으며 우문호와 원경릉에게 인사했다. “이리 와, 황제, 황후, 너희들도 와서 한잔하면서 차 끓이는 솜씨가 어떤가 봐줘. 좀 진전이 있지 않아?”우문호와 원경릉은 전에도 안풍 친왕비의 차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솜씨가 늘었는지 어쨌는지 전혀 알 도리가 없지만 안풍 친왕비가 차에 뭘 넣었는지는 알겠다. 이리 나리를 재우려하는 것이었다.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과연 안풍 친왕비가 이리 나리에게는 공도호에 들어 있는 차를 따라주고, 원경릉 부부에게는 자사호에 들어 있는 차를 따라주었다. 안풍 친왕비는 차를 따르며 이리 나리의 주의를 끌기 위해 계속 주절거렸다. 이리 나리는 안풍 친왕비를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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