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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2961 - 챕터 2970

3033 챕터

제 2961화

이리 나리가 손을 뻗어 우문령의 손을 잡았다가 원경릉이 미간을 찡그리고 상당히 심각한 표정을 취하자, 손을 거두고 약간 불안한 듯 물었다. “그…. 그게 지금 어떤가요? 약을 먹을 수는 있습니까?”그러자 원경릉이 화내듯 쏘아붙였다. “무슨 약을 먹어요? 우선 담백한 음식으로 견디세요. 아이를 가지면 먹는 것에 집착이 생기는 거 알아요. 하지만 태아가 이미 너무 커서 낳을 때 상당히 고생스럽고 위험할 수 있어요. 신중하게 행동하셔야 해요.”“새언니 안심하세요. 꼭 기억하고 안 먹을게요!”“먹어야 할 때는 담백하게. 적게 여러 번 먹고 꾹 참아야 돼요. 예정일이 금방이니까 두 달만 참도록 해요.” 원경릉이 다시 한번 잔소리했다.우문령의 눈가가 붉어졌지만 끝내 약속했다. “알았어요.”원경릉은 자신이 좀 심하게 말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리 나리에게는 심각하게 중간보고해야만 했다. 이리 나리는 원래 이성적인 사람인데 아내의 식욕을 눈감아 주는데 만큼은 비이성적이었다.원경릉이 가기 전에 직접 식단을 정해주고 우문령에게 식단에 따라 음식을 먹게 했다. 이리 나리는 지난 실수를 반성하고 온 집안 식솔들에게 공주와 함께 식단에 참여하도록 했으며 매끼 정략대로 할 것을 명했다.이리 나리의 보배 같은 아이를 맞이하기 위해, 산모가 출산할 때 고통이 조금 줄이기 위해, 다들 우문령과 함께 살을 빼겠다고 자진해서 나섰다.손왕이 이 말을 듣고 여동생이 안 돼서 1월 3일에 손 왕비를 데리고 이리 나리 저택으로 갔다. 자신이 수년간 쌓은 다이어트 경험을 여동생에게 전수하기 위해서였다.손왕이 이리 저택에 도착해 우문령에게 운을 띄웠다. “살 빼는 비법은 북당에서 네 둘째 오라비 따라올 사람이 없지.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고, 하루에 다섯 끼, 배에 약간의 음식물만 들어가면 되니까 끼니마다 조금씩만 먹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가서 걷고, 하루 30분씩 운동을 계속하면 돼. 둘째 오빠 방법대로 하면 반드시 살을 뺄 수 있어.”“둘째 오빠도 이 방법대로 한거예요?” 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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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2화

손 왕비가 다소 불쾌해했다. “자기가 자기 입단속을 못 하고 누구를 원망해요? 공주, 저이를 부르지 않는 게 좋아요. 저이는 말이죠. 혼자 먹으면 별로 맛이 없다며 같이 먹자고 부추겨요. 저이가 오면 공주의 절식 계획이 엉망이 될 게 분명해요. 온 집에 가솔들이 다 같이 망한다니까요?”“당신 지금 누구 무시해? 잘 들어. 내가 살을 꼭 빼고야 말겠어!” 손왕이 화가 나서 말했다.“오빠, 저도 응원해요!” 우문령이 곧바로 지지했다.손왕이 감동한 목소리로 답했다. “응, 동생, 오빠가 가서 짐 싸서 올게, 같이 지내자.”그러자 손왕비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비꼬았다. “어디 사흘을 넘기나 두고 봅시다.”이건 손왕을 무시하는 게 아닌, 그가 실제로 살을 빼겠다는 소리를 수백 번도 더 했고 2근을 빼면, 그것보다 더 먹어서 5근이나 더 찌운 예가 부지기수였기 때문이다. 지금 이렇게 뒤룩뒤룩 오른 살집이 다 그렇게 생긴 것이었다.그러자 손왕은 불같이 화를 내며 곧바로 짐을 챙겼다. 우문령은 이리 나리가 공무를 마치고 돌아오자, 이 일을 얘기했고 이리 나리는 담담하게 웃으며 한마디 했다. “둘째 형수님이 형님을 무시하셨으니, 우리가 둘째 형님을 도와 같이 힘을 내는 거 어때?”“좋아요, 꼭 둘째 오빠가 살 빼는 걸 도울 거예요!” 우문령은 반드시 과식을 참고 자기도 오빠를 돕겠다고 결심했다.이리 나리는 쭈그리고 앉아 우문령을 부축해 앉히고는 우문령의 신발을 벗기고 발을 살살 주물러 주었다. 그녀의 두 발은 아직 부어있었다. 이리 나리는 길고 아름다운 손으로 부드럽게 복사뼈를 주무르며 걱정했다. “아파?”“오늘은 괜찮아요. 별로 오래 안 걸었거든요!” 우문령이 이리 날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이리 나리가 고개를 들어 그녀와 눈이 마주쳤는데, 맑고 순수한 눈동자에 자책감이 서렸다. “내 탓이야. 제자가 몇 번이나 당부했는데 내가 마음이 약했어. 당신이 임신 중에 힘들어하니 나도 어떻게든 해 주고 싶은데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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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3화

손 왕비는 여전히 남편을 매도하며, 그가 살을 뺀다고 동서들 모임에도 전해주었다. 못 할 게 틀림없다고 확신하는 말투로 말이다.이번엔 화통한 성격의 미색조차도 손 왕비의 행동을 참지 못했다. “둘째 형님 같은 아내가 어딨습니까? 둘째 아주버님이 어렵사리 살을 빼겠다고 결심하셨는데 지지는 못할망정 아주버님을 그렇게 얘기하시다니요. 알고보니 아주버님께서 이리 저택으로 가신 게 형님에게 공격당할까봐였군요.”손 왕비가 반박했다. “내가 지지를 안 한다고? 내가 얼마나 지지했었는데! 그 사람 본인이 계속 못 한 거지. 내가 무시하는 게 아니라 실지로 실패한 횟수가 너무 많아. 이제 살 뺀다는 소리가 아주 지긋지긋해. 못 믿겠으면 두고 보라니까, 열흘도 못 돼서 포기할게 분명할테니까.”미색이 제안했다.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저희 내기 한 판 어떠세요?”“찬성!” 원용의가 얼른 말하고 슬쩍 원경릉을 밀었다. “원 언니는 누구한테 거실 거예요?”원경릉이 미소를 지었다. “전 빠질래요.”미색이 말했다. “판돈은 은자 천 냥이요.”그러자 원경릉이 얼른 말을 바꿨다. “그럼…. 해봐도 될 것 같은데.”미색이 씩 웃었다. “형님도 둘째 아주버님께서 성공하는 쪽이죠? 좋아요, 우리 같이 둘째 아주버님께 힘을 실어줍시다.”원경릉은 사실 손왕이 못 뺀다는 것에 걸고 싶었다. 손왕이 포기한 횟수가 너무 많아서 도통 신뢰가 가질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긴 거나 다름없다는 손 왕비는 그가 포기할 걸 아주 당연시하고 있었기에 원경릉은 어떻게든 손왕이 아내 앞에 위신을 만회했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맞아, 둘째 아주버님이 살을 빼신다는 것에 걸 거야.”그렇게 동서들 모두가 손왕이 살을 뺀다는 것에 걸었다.사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중에 진짜 손왕을 신뢰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원경릉과 같이 손 왕비가 손왕을 지지하지 않는 게 느껴져 본인들은 손왕을 지지하는 쪽에 선 것이었다. 은자 천 냥은 아마 잃겠지만은 말이다.이건 원래 미색이 시작한 작은 규모의 내기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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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4화

손 왕비가 껄껄 웃으며 떠나는 게, 마치 2만 냥이 이미 수중에 들어온 듯했다.손왕은 이를 악물고 속으로 다시한번 굳게 결심했다. ‘이번은 반드시 모질게 마음먹어야지. 여섯째 제수씨 가산을 탕진하게 할 수는 없다.’한편, 미색은 경성 사람들이 손왕은 못 믿어도 황후의 식단은 신뢰할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로 대부분 손왕이 진다는 쪽에 걸었다. 계산해 보니 사람들이 700만 냥을 손왕이 진다는데 걸었고, 이는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만약 손왕이 정말 살을 못 빼서 지면 미색은 1,400만 냥을 배상해야 하므로 정말 가신을 탕진하고 만다. 미색의 계산 실수였다. 아니, 늑대파 사람들의 꾐에 빠져서 홀랑 판을 키운 것으로 그들은 전부 손왕이 살을 빼지 못한다는 쪽에 걸어 버린 것이다.미색은 서둘러 혜민서에 가서 원경릉과 상의했다. 원경릉은 너무 놀라 소름이 돋았다. 미색 이것이 나이가 어려 멋모르고 방정을 떨더라니. 그래도 둘째 아주버님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줄 몰랐다.원경릉은 적어도 4:6이 아닐까 해서 본전을 손해 보더라고 그 정도면 크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판이 이렇게 커진 것을 보고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이고 맙소사, 어쩌자고 이렇게 큰 판을 만들었어?”“어떡하죠? 둘째 아주버님께서 정말 살 못 빼실까요?” 미색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원경릉은 손왕의 지난 수년간 다이어트 결과를 떠올리며 하는 수 없이 답했다. “응, 그럴 수도 있어..”미색이 울상을 지었다. “그럼 어떻게 해요? 전 그냥 둘째 아주버님을 응원해 드리고 싶었던 건데 집안을 말아먹을 줄은 몰랐다고요!”원경릉이 미색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너랑 나랑 같이 책임을 지자. 난 돈이 많지 않으니 이리 나리께 빌릴 수 있는지 물어보고 최선을 다해 둘째 아주버님이 살을 빼시도록 도울 거야. 우리가 역전하기를 바라자.”미색이 감동해서 원경릉을 끌어안았다. “황후 마마는 정말 너무 좋은 분이세요. 마마께서 나서시면 이리 나리도 분명 수수방관하지는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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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5화

원경릉은 매일 출궁해 손왕을 감독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손왕과 함께 달리도록 했다.손왕은 엄청난 판돈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마음을 굳건하게 먹었다.매일 원경릉의 식단대로 하는 건 별로 힘들지 않고 고기도 먹을 수 있었다. 단지 전처럼 기름기가 듬뿍 있는 고기는 입도 댈 수 없어서 처음엔 몰래 한두 점 먹고 싶었지만, 수백만 냥 판돈을 다시금 떠올리며 꾹 참았다.홍려시 관리들 대부분은 손왕이 살을 못 뺀다는 것에 걸었는데, 모두 사악한 마음뿐이라 매일 관아에서 먹는 거로 손왕을 홀렸다. 모든 관리가 집에서 아내가 해 준 고기 요리와 과자를 가져와서 손왕 책상에 두기까지 했다. 손왕은 결국 분통을 터트렸다. 음식을 아깝게 여기는 손왕은 버리지 못하고 사촌 소형을 시켜 그 음식을 밖에 거지들에게 주게 했는데, 며칠 지나자 홍려시 문밖은 거지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사촌 소형이 음식을 가지고 나오기를 기다렸다.그렇게 살 빼기 시작한 지 보름 만에 손왕은 이미 4kg나 넘게 뺐다. 여러 번 다이어트를 하며 이번이 제일 효과가 좋아서 손왕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그리고 점점 살이 빠지기 시작하자 살을 빼고자 하는 의욕이 더 커지고 자신감도 강해져 더 빼고 싶어졌다. 거기에 만두와 아이들과 함게 매일 같이 달리고 황후도 매일 와서 용기를 북돋아 주니 더욱 의욕이 넘쳐났다. 손왕은 평생 이렇게 관심을 받고 살아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손왕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반드시 손 왕비가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들겠다는 결심이었다.그렇게 보름이 지났는데, 다이어트 정체기가 찾아오면서 체중은 떨어지지 않고 연속 사흘간 체중 변화가 없자 손왕은 점점 마음이 급해지고 맥이 빠졌다. 그러자 남들 듣기 좋은 말은 하지 못하는 홍엽 또한 원숭이를 데리고 와서 손왕에게 같이 힘내자고 응원했다.전 황제도 사람을 보내 산에서 심은 잡곡을 보내주며 지켜보고 있으니, 자신과의 전투에 반드시 이기라고 했다.손왕은 순간 피가 끓어오르며 투지가 되살아났다. 계속 식단대로 식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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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6화

살 빼는 것이 비록 많은 사람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겠지만 손왕에게는 얼마나 커다란 난제인지 아마 아무도 모를 것이다.손왕이 사실 살 빼기를 결심한 그날부터 실패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까지 견디고 이렇게나 많은 살을 빼니 자신이 봐도 불가사의했다.그저 살이 빠졌을 뿐인데 손왕은 마치 인생에서 새롭게 한 계단 올라선 기분이 들었고, 환희와 자신감은 이루다 설명할 수 없었다.다섯째가 보위에 오르고 책봉례를 치르고 수많은 경사가 줄지어 펼쳐질 때도 오직 손왕만 자신에게 회의적이었다. 평생 뭐든 해서 성공한 게 있기나 한가, 사람들이 모두 원만한데 유독 자신만 서글프고 자신만 의기소침하고 실망스러웠다.하지만 지금 손왕 스스로 성공을 쟁취했다.이때 누군가 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하는 소리가 귀에 익었다. “문 열어요, 저예요!”손왕의 왕비다. 여태껏 손왕을 무시하고 원망하던 왕비다.선왕은 심호흡하고 문을 열었다. 손 왕비가 밖에 서서 손에 지폐 묶음을 들고 웃고 있었다.손왕이 고개를 들었다. “돈을 잃었는데 웃음이 나와?”손 왕비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와 손왕을 한참 보더니 갑자기 손왕의 품에 뛰어들어 울먹였다. “아뇨, 이겼어요!”손왕이 당황해서 무의식적으로 손 왕비를 밀치려 했다. “누가 보면 민망하게…. 당신… 왜 그래? 내가 살을 못 뺀다는 것에 걸었던 거 아냐?”그러자 손 왕비가 두어 걸음 물러섰는데, 살짝 빨개진 얼굴과 눈물이 번진 눈으로 손왕을 한없이 바라봤다. “당신이 살을 뺀다는데 몰래 오만 냥 어치 샀어요. 어떻게 당신을 도와줘야 할지 몰라서 약 올리는 방법을 썼어요. 당신은 정말 대단해요.”아내가 자신을 칭찬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는 손왕은 약간 당황했다. “나라에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일으켜야 진정 대단한 거지, 난 그냥 살 뺀 거에 불과한데 대단할 게 뭐가 있어? 당신은 내가 쓸모없다고 생각하잖아...”손 왕비가 고개를 흔들며 다시 손왕의 품에 뛰어들어 다정하게 말했다. “전 당신이 나라에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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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7화

원경릉은 돈을 벌어 혜민서에 투자해 할머니 전속 약재 실험실을 만들 생각이었다.아이들을 현대로 유학 보내기로 한 일도 슬슬 날을 잡아야 했다.우문호는 아쉬웠지만 아이들이 더욱 넓은 시야와 깊은 지식을 가질 수 있다면 어쩔 수 없었다. “령이가 아이를 낳으면 직접 애들을 데리고 가자. 그런데 애들 신분은 처리해 두었나?”“오빠가 이미 로양에게 부탁했으니 잘 처리해 뒀을 거야.” 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손을 뻗어 원경릉의 볼을 만졌는데, 눈가엔 아버지의 자애로움이 번졌다. “어깨가 무겁겠지만 견문을 넓혀두면 앞으로 아이들이 맞닥뜨릴 각종 문제에 도움이 될 거야. 그러니 우리도 아쉬워 말고 놔 줘야 해.”원경릉이 우문호의 손을 잡고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알아, 난 서운하지 않아. 보고 싶으면 만나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 연말연시에는 돌아올 수 있고, 또 애들도 많이 가고 싶어 하니까. 애들이 즐거우면 된 거지.”우문호는 그래도 좀 감상적인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이 태어나던 때를 돌이켜 보니 마치 어제 같은데 갑자기 독립해서 자신을 떠나 공부하러 간다니 울적해졌다. 다행히 너무 사랑스러운 아기가 아직 곁에 있지만 말이다.2월 중 이리 저택에서 공주가 출산하려고 한다고 원경릉을 찾았다.원경릉은 얼른 약상자를 들고 출궁해 이리 저택에 갔는데 친왕비들도 전부 와서 시누이의 출산을 지키고 있었다. 출산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에 우문령 친정 사람이 와 현장을 장악하고 있어야 했다.우문령은 아침에 약간 복통이 시작돼서 산파가 진찰해 보더니 때가 됐다며 이리 나리에게 꼼짝 말고 우문령 곁을 지키라고 했다.줄곧 별거 아닌 척하던 이리 나리가 긴장하기 시작해 얼굴에 초조한 빛이 감돌더니 원경릉의 손을 잡고 정중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아내의 안전을 확보해 주셔야 합니다. 어떤 대가도 아끼지 않겠습니다.”“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원경릉이 이리 나리의 손을 두드리며 힘을 보태주었다. “제가 계속 시누이를 진찰해 왔는데 태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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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8화

신시경이 되었는데 아직도 아무 변화가 없어 이리 나리는 미색과 요 부인에게 들어가 보라고 했다. 둘은 공주에게 힘을 북돋아 줬다. 두 사람 모두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기에 그들이 곁에 있으니 우문령은 안심이 됐다.그렇게 유시경이 되자, 자궁수축이 빈번해지면서 자궁문이 열려 드디어 낳을 수 있게 되었다.이리 나리는 밖에서 기다리며 종일 밥 한 숟가락 물 한 모금 입에 넣지 않았다. 늑대파 사람도 이리 나리가 이렇게 긴장한 모습을 본 적이 없어 같이 안절부절 했다.그런데 잠시 후 안풍 친왕비가 오고 나니 이리 나리의 긴장이 약간 풀어졌다.안풍 친왕비가 이리 나리 손을 꽉 잡고 조그맣게 말했다. “괜찮아, 황후가 있잖아. 그녀랑 같을 리 없어.”이리 나리 눈에 반짝하고 눈물이 빛나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네!”잠시 후 이리 나리가 중얼거렸다. “계속 주의하고 있었는데 잠시 소홀해서 제가 너무 많이 먹게 했어요…”“아무 일도 없을 거야.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안풍 친왕비가 꾸짖었다.이리 나리는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안풍 친왕비의 손을 꽉 잡았다.안에서 우문령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우문령은 여전히 힘든 소리를 내지 않았고 다시 진통이 와도 묵묵히 참고 견뎌냈다. 오히려 산파와 원경릉의 힘주라는 목소리만이 계속 들려왔다. 공주는 두 손으로 침대보를 움켜쥐고 입에 부드러운 천을 물었는데 잇몸에 피가 밸 정도로 꽉 물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초산이라 역시 좀 힘든 데다 태아가 꽤 컸다. 우문령 체질이 나쁘진 않았지만 곱게만 자란 공주로 출산 과정이 그녀에게는 모든 힘과 의지력을 다 소모하는 일이었다. 지켜보는 사람들마저 가슴이 아파졌고 아무것도 도울 수가 없는 상황에 괴로워했다.아기의 울음소리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처럼 모든 사람을 구했다. 아이가 나오는 것과 거의 동시에 우문령의 머리가 한쪽으로 푹하고 꼬꾸라졌는데 기절한 건지 아니면 잠든 건지 모를 정도였다. 원경릉이 놀라 산파에게 아이를 씻기게 한 뒤 자신은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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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9화

원경릉은 아이를 안고 나가 안풍 친왕비에게 보여주었는데, 안풍 친왕비는 아이를 받아 안고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한테 평생 자기 애는 없을 줄 알았는데 정말 잘됐네. 걔가 갈수록 사람 냄새가 난다니까! 근데 이 아이.. 정말 어렸을 때 이리율을 쏙 빼닮았네. 이리율은 어릴 때 너무 말랐지만.”원경릉이 왕비를 보고 자리에 천천히 앉았다. “이리 나리가 이번에 상당히 긴장해 보이던데 아내가 아이를 낳을 때 남편이 긴장하는 건 당연하지만, 제 생각에 이리 나리는 태산이 무너져도 얼굴색 하나 안 변할 사람인데 이번엔 좀 심하게 긴장하더라고요. 이니 나리에게 무슨 사연이 있나요?”왕비가 원경릉을 보고 약간 감동했다. “정말 꼼꼼하게 관찰했네. 이리율에게 관심을 가져줬구나. 사실 이리율은 너란 제자를 자랑스러워하지. 넌 이리율이 평생 단 하나 보호해야 할 여자야.”“에?” 원경릉이 약간 당황했다. “첫 번째는 왕비 마마실걸요? 마마는 이리 나리의 사부님이시잖아요.”“이리율은 어릴 때부터 누구의 보호가 필요 없다는 걸 알았어.” 왕비는 살짝 자기 이마를 아가 이마에 대고 원경릉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포대기를 토닥였다. “이 아기는 복 받았네. 태평성대에 태어나 부모 출신은 존귀하지. 이 아이는 많은 사람들이 지키고 사랑하고 아낄 운명이야. 하늘의 사랑을 받은 아이니 이름을 이리천행이라 하자, 아이가 자라면 하늘의 도를 행해 백성을 보호하고 고통을 덜어주길 바라는 뜻으로. 어때?”“하늘의 도를 행한다, 천행.. 이리천행.. 이름 참 좋은데요. 뜻도 깊고요!” 원경릉이 안풍 친왕비 말에 찬성했다. “이리 나리…. 아이 이름은 마마께서 붙이셨는데 이리 나리 부모님께서는요?”이리 나리의 이력은 줄곧 베일에 싸여 있어 공주와 결혼할 때도 이리 집안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전에 듣기로 이리 나리도 부귀한 집안 출신으로 적어도 상인 집안일 거라고 했으나 이 외에 다른 건 아무것도 몰랐다.원경릉은 원래 이리 나리 개인사를 수소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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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70화

그러자 원경릉이 한 번도 보인적 없는 완력으로 미색을 끌고 나가 마차에 곧바로 태웠다.미색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위아래로 원경릉을 쳐다봤다. “언제부터 이렇게 힘이 세졌어요? 최근 무공수련이라도 한거예요? 계속 혜민서에 있지 않았어요? 이리 나리도 마마를 가르칠 틈이 없었는데. 폐하께서 직접 가르치신 건가요..? 폐하 성격에 마마께 무공을 가르치는 걸 마마께서는 참으실 수 있으세요?”“일단 그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물어볼 게 있어. 이리 나리 이력을 아는 게 있어?” 원경릉이 미색의 손을 누르며 물었다.“이리 나리 이력이요? 왜 갑자기 그런 개인적인 일을 물으시는 거지요?” 미색은 약간 의외였다.“그냥 우리가 이리 나리에 대해 아는 게 없는 거 같아서, 좀 알아두고 싶어서 그래.” 원경릉은 이리 나리가 거의 무너질 것 같은 모습을 본 순간을 떠올리며 속으로 강렬한 불안을 느꼈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문령이 아이를 낳으면서 이리 나리 마음속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모양이었다.미색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사실 이리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저도 잘 몰라요. 밖에 소문은 많이 돌죠. 누구는 이리 집안이 부유하다고 하고, 누구는 이리 집안이 어떤 방면에는 최고 부자라는 소리도 있지만 고아라는 말도 있어요. 제가 유일하게 아는 건 바로 이리 나리 어머니가 이리 나리를 낳을 때 난산으로 돌아가신 것으로, 이리 나리는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아 눈늑대봉에 나타난 것을 눈 늑대가 구해서 돌아왔다는 거예요.”원경릉이 화들짝 놀랐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눈늑대봉에 나타났다고? 누군가한테 버려진 거야?”“그건 잘 모르겠어요. 이리 나리가 얘기를 안 하시고 아무도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셔서 저도 무심코 이리 나리가 안풍 친왕비 마마께 눈 늑대를 달라고 하실 때 한 번 얘기하신 걸 들은 거예요.”원경릉이 놀라서 말했다. “어쩐지 이리 나리가 눈 늑대에 그렇게 깊은 집념을 보이더라. 알고 보니 이리 나리를 구한 게 눈 늑대였군.”미색이 고개를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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