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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65화

작가: 유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원경릉은 매일 출궁해 손왕을 감독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손왕과 함께 달리도록 했다.

손왕은 엄청난 판돈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마음을 굳건하게 먹었다.

매일 원경릉의 식단대로 하는 건 별로 힘들지 않고 고기도 먹을 수 있었다. 단지 전처럼 기름기가 듬뿍 있는 고기는 입도 댈 수 없어서 처음엔 몰래 한두 점 먹고 싶었지만, 수백만 냥 판돈을 다시금 떠올리며 꾹 참았다.

홍려시 관리들 대부분은 손왕이 살을 못 뺀다는 것에 걸었는데, 모두 사악한 마음뿐이라 매일 관아에서 먹는 거로 손왕을 홀렸다. 모든 관리가 집에서 아내가 해 준 고기 요리와 과자를 가져와서 손왕 책상에 두기까지 했다.

손왕은 결국 분통을 터트렸다. 음식을 아깝게 여기는 손왕은 버리지 못하고 사촌 소형을 시켜 그 음식을 밖에 거지들에게 주게 했는데, 며칠 지나자 홍려시 문밖은 거지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사촌 소형이 음식을 가지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살 빼기 시작한 지 보름 만에 손왕은 이미 4kg나 넘게 뺐다. 여러 번 다이어트를 하며 이번이 제일 효과가 좋아서 손왕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리고 점점 살이 빠지기 시작하자 살을 빼고자 하는 의욕이 더 커지고 자신감도 강해져 더 빼고 싶어졌다. 거기에 만두와 아이들과 함게 매일 같이 달리고 황후도 매일 와서 용기를 북돋아 주니 더욱 의욕이 넘쳐났다. 손왕은 평생 이렇게 관심을 받고 살아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손왕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반드시 손 왕비가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들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렇게 보름이 지났는데, 다이어트 정체기가 찾아오면서 체중은 떨어지지 않고 연속 사흘간 체중 변화가 없자 손왕은 점점 마음이 급해지고 맥이 빠졌다. 그러자 남들 듣기 좋은 말은 하지 못하는 홍엽 또한 원숭이를 데리고 와서 손왕에게 같이 힘내자고 응원했다.

전 황제도 사람을 보내 산에서 심은 잡곡을 보내주며 지켜보고 있으니, 자신과의 전투에 반드시 이기라고 했다.

손왕은 순간 피가 끓어오르며 투지가 되살아났다. 계속 식단대로 식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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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은 아이를 안고 나가 안풍 친왕비에게 보여주었는데, 안풍 친왕비는 아이를 받아 안고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한테 평생 자기 애는 없을 줄 알았는데 정말 잘됐네. 걔가 갈수록 사람 냄새가 난다니까! 근데 이 아이.. 정말 어렸을 때 이리율을 쏙 빼닮았네. 이리율은 어릴 때 너무 말랐지만.”원경릉이 왕비를 보고 자리에 천천히 앉았다. “이리 나리가 이번에 상당히 긴장해 보이던데 아내가 아이를 낳을 때 남편이 긴장하는 건 당연하지만, 제 생각에 이리 나리는 태산이 무너져도 얼굴색 하나 안 변할 사람인데 이번엔 좀 심하게 긴장하더라고요. 이니 나리에게 무슨 사연이 있나요?”왕비가 원경릉을 보고 약간 감동했다. “정말 꼼꼼하게 관찰했네. 이리율에게 관심을 가져줬구나. 사실 이리율은 너란 제자를 자랑스러워하지. 넌 이리율이 평생 단 하나 보호해야 할 여자야.”“에?” 원경릉이 약간 당황했다. “첫 번째는 왕비 마마실걸요? 마마는 이리 나리의 사부님이시잖아요.”“이리율은 어릴 때부터 누구의 보호가 필요 없다는 걸 알았어.” 왕비는 살짝 자기 이마를 아가 이마에 대고 원경릉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포대기를 토닥였다. “이 아기는 복 받았네. 태평성대에 태어나 부모 출신은 존귀하지. 이 아이는 많은 사람들이 지키고 사랑하고 아낄 운명이야. 하늘의 사랑을 받은 아이니 이름을 이리천행이라 하자, 아이가 자라면 하늘의 도를 행해 백성을 보호하고 고통을 덜어주길 바라는 뜻으로. 어때?”“하늘의 도를 행한다, 천행.. 이리천행.. 이름 참 좋은데요. 뜻도 깊고요!” 원경릉이 안풍 친왕비 말에 찬성했다. “이리 나리…. 아이 이름은 마마께서 붙이셨는데 이리 나리 부모님께서는요?”이리 나리의 이력은 줄곧 베일에 싸여 있어 공주와 결혼할 때도 이리 집안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전에 듣기로 이리 나리도 부귀한 집안 출신으로 적어도 상인 집안일 거라고 했으나 이 외에 다른 건 아무것도 몰랐다.원경릉은 원래 이리 나리 개인사를 수소문해

  • 명의 왕비   제 2970화

    그러자 원경릉이 한 번도 보인적 없는 완력으로 미색을 끌고 나가 마차에 곧바로 태웠다.미색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위아래로 원경릉을 쳐다봤다. “언제부터 이렇게 힘이 세졌어요? 최근 무공수련이라도 한거예요? 계속 혜민서에 있지 않았어요? 이리 나리도 마마를 가르칠 틈이 없었는데. 폐하께서 직접 가르치신 건가요..? 폐하 성격에 마마께 무공을 가르치는 걸 마마께서는 참으실 수 있으세요?”“일단 그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물어볼 게 있어. 이리 나리 이력을 아는 게 있어?” 원경릉이 미색의 손을 누르며 물었다.“이리 나리 이력이요? 왜 갑자기 그런 개인적인 일을 물으시는 거지요?” 미색은 약간 의외였다.“그냥 우리가 이리 나리에 대해 아는 게 없는 거 같아서, 좀 알아두고 싶어서 그래.” 원경릉은 이리 나리가 거의 무너질 것 같은 모습을 본 순간을 떠올리며 속으로 강렬한 불안을 느꼈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문령이 아이를 낳으면서 이리 나리 마음속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모양이었다.미색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사실 이리 집안이 어떤 상황인지 저도 잘 몰라요. 밖에 소문은 많이 돌죠. 누구는 이리 집안이 부유하다고 하고, 누구는 이리 집안이 어떤 방면에는 최고 부자라는 소리도 있지만 고아라는 말도 있어요. 제가 유일하게 아는 건 바로 이리 나리 어머니가 이리 나리를 낳을 때 난산으로 돌아가신 것으로, 이리 나리는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아 눈늑대봉에 나타난 것을 눈 늑대가 구해서 돌아왔다는 거예요.”원경릉이 화들짝 놀랐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눈늑대봉에 나타났다고? 누군가한테 버려진 거야?”“그건 잘 모르겠어요. 이리 나리가 얘기를 안 하시고 아무도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셔서 저도 무심코 이리 나리가 안풍 친왕비 마마께 눈 늑대를 달라고 하실 때 한 번 얘기하신 걸 들은 거예요.”원경릉이 놀라서 말했다. “어쩐지 이리 나리가 눈 늑대에 그렇게 깊은 집념을 보이더라. 알고 보니 이리 나리를 구한 게 눈 늑대였군.”미색이 고개를 끄덕

  • 명의 왕비   제 2971화

    우문호는 자기가 외삼촌이 된다는 것이 기뻐서 원경릉에게 아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꾸 물었다. 원경릉이 웃음을 지었다. “그래, 우리 그때 같이 가자. 외삼촌인데 조카한테 선물도 해야 하고.”“걱정하지 마, 목여한테 준비하라고 했어. 때 되면 여덟째랑 우리 애들이랑 같이 이리 저택으로 가자!” 우문호 또한 기쁜듯 힘차게 말했다.누구를 닮았는지는 세삼때 출궁해서 보기로 했다.우문호는 자신이 아버지로서의 비결을 전수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느꼈다. 이리 나리가 다른 건 뭐든지 다 알지만 아빠는 처음이라 허둥지둥할 게 분명하니 자신처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곁에서 하나하나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이다.원경릉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채로 알았다고 했고 우문호는 너무 흥분한 탓에 원경릉이 이상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심지어 목여를 불러 황제의 신분으로 아이에게 이름을 하사하려고 했다.원경릉이 얼른 말렸다. “그럴 필요 없어, 아기 이름 붙였어. 이리천행이라고, 안풍 친왕비께서 붙여주셨어.”우문호가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 “천행? 어쩌자고 역병 이름을 붙이신 거야? 재수 없게. 안 좋아, 안 좋다고!”생각지도 못한 우문호의 반응에 원경릉도 놀라서 잠시 생각해 보니 유행성 돌림병이 떠올랐다. 천행은 역병 이름이긴 하지만 왕비가 아마 그것을 놓칠리는 없었다. “천행이라고 해도 단순히 유행성 돌림병만 지칭하는 건 아니고 보살이 수련하는 오행 중 하나도 그렇게 부른다고 들었어. 그리고 자연법칙을 따르고 흐름에 따라 행한다는 의미가 있잖아?”그리고 왕비는 ‘하늘의 도를 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즉, 자연의 순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기에유행성 돌림병 어쩌고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어쨌든 이 아이는 계란이와 같은 운명으로 많은 별들이 하나의 달을 에워싸듯 추앙받을 것으로 이름은 그다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리천행 듣기 좋잖아.’원경릉은 다음날 혜민서로 돌아갔다. 지금 혜민서 쪽은 할머니가 약재를 제련하는 실험실을 짓기 위해 확장 건축하고 있어 자신이 지켜봐

  • 명의 왕비   제 2972화

    하지만 미색도 이리 나리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눈늑대봉에 버려졌다고 했으니 이리 나리의 모친이 난산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래서 그 탓을 전부 이리 나리에게 돌린것이라는 가능성이 있었다. 민간에도 그런 미신을 믿는 사람이 있지만 난산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많은 평민 백성이 전부 산모의 죽음이 난산 때문이라고 간신히 살아남은 아이에게 분노를 쏟아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살아남은 아이를 너무도 소중히 여긴다. 하지만 매정한 아버지도 있으니 이리 나리 일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왕비 마마께서 그러시는데 이리 나리 가족을 전부 다 죽었데요.” 원경릉이 슬쩍 떠봤다.하지만 소요공은 처음듣는 듯 놀라 물었다. “다 죽어요? 정말입니까? 어머니만 돌아가신 게 아니었어요…?”보아하니 소요공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본래 원경릉도 더 이상 떠볼 필요 없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도사린 불안감이 점점 강해져서 시시각각 초조해지기 시작했다.원경릉은 궁으로 돌아와 경단이 늑대를 세삼때 데려가서 한 달간 이리 나리에게 빌려 주기로 경단이와 상의했다. 원경릉은 이게 이리 나리에게 위로가 될지는 확신이 가지 않았지만, 늘 눈 늑대를 갈망했었고, 전에 며칠을 빌려줬을 때도 몹시 기뻐했던 것을 기억했다. 원경릉은 눈 늑대와 새로 태어난 아이가 이리 나리의 심령에 위안이 되어 붕 뜬 마음이 평온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었다.세삼 때가 되자 원경릉 가족은 눈 늑대를 데리고 이리 저택을 찾았다. 이리 나리는 눈 늑대를 보더니 역시나 좋아하며 눈 늑대를 끌고 허스키와 후원으로 가더니 그들에게는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세삼 의식도 꽤 거창해서 안풍 친왕비가 주관해서 씻긴 후 원경릉이 안아서 공주에게 주는데 공주 눈가가 빨갛게 된 것이 운 모양이었다.원경릉이 좌우를 물리고 침대에 앉아 부드럽게 우문령에게 물었다. “왜 그래? 누가 서럽게 했어? 이리 나리가 잘 안 해주셔?”공주가 침대에 앉더니 아이를 안았다. 얼굴이 초췌한 것이 아직 창백한데 억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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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여에게 구원 병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리 나리 일행이 성을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대오가 경성에서 출발하기 전에, 안풍 친왕비가 미리 사람을 풍도성으로 보내 각처, 특히 성 수비군과 군대에 잠입시켜, 음식에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독을 풀어, 오늘 중독 증상이 나타나도록 독의 분량을 조절했다.적어도 내일까지는 안지여를 도우러 올 사람은 없었다. 독성은 적어도 이틀이 지나야 깨끗해지기 때문에 이틀 동안 그들은 설사와 전신 무기력으로 성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걸 알아도 와서 도울 수 없었다.그리고 그들이 기력을 회복할 때쯤이면, 안지여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는 성을 통제하고, 안지여 부부를 제압해 두 사람을 줄로 묶고 지혈시켜 주었다.안지여는 요 몇 년 동안 자신이 상당히 대단하다고 여겼다. 이는 풍도성이 부유하기 때문으로, 돈으로 많은 사람을 살 수 있었으며, 여러 곳에서 추켜세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처절하게 패배한 적이 없었던 이유는 진정한 적이 없기 때문으로, 주변의 떠돌이 비적은 작은 마을 규모로 너무 작아서 소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코 그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이 너무 약해서였다.조정 사람과 비교했을 때, 그는 제대로 훈련받은 적 없는 비적었기에 일격도 감당할 깜냥이 못됐다.이리 나리는 둘을 중정에 묶어 두었다. 온 바닥에 남은 음식과 깨진 기와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본 안지여는 마음속 깊이 분노가 일었다. 자신의 생일날, 그를 다치게 한 것이 바로 그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더욱이 오늘 이렇게 많은 고수가 현장에 있었는데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이런 결말을 맞다니 너무 불쾌했다. 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을 부축하고 안지여 부부 앞으로 가서, 그녀가 안지여 부부를 내려다보자, 그들은 낭패에 달가워하지 않는 기색으로, 이리봉청은 분노하는 마음과 함께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그들을 죽이면 커다란 복수는 이뤄 천문 세가 망자의 원혼은 달랠 수 있었다.하지만 저들을 이렇게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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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리 나리가 검을 휘두르며 안지여를 겨누자, 안지여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후퇴했다.공자들은 돕고 싶었으나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안지여는 이리율 것으로 그들은 주변 사람을 제압하기만 할 뿐 옆에 서서 전투를 관전하고 있었다.이리율의 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를 가르친 안풍 친왕 부부를 제외하고, 사실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다.이리율의 검법은 신속하고 맹렬해서 안지여는 상대하느라 쩔쩔매고 구석으로 몰리고 있었다. 성안의 호위들은 늑대 무리와 늑대파, 홍매문 사람들에게 막히는 바람에 안지여는 홀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30분을 못 가서 안지여는 질게 틀림없었다.놀란 나머지 계속 실성해 있던 소여쌍이 갑자기 이리봉청을 향해 바싹 마른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조르며 광적인 집착과 분노에 사로잡혀 성질을 부렸다. “멈춰, 다들 멈추라고. 안 그러면 내가 이년을 죽여버릴 것이니까!”소여쌍은 무공을 할 줄 알았지만 잘하지 못한 것이 어릴 때부터 계속 중병을 앓아 무공 연습에 소홀했고 성주 부인이 된 뒤로는 더욱 병기에 가까이할 일이 없었지만, 공력만큼은 아직 약간 있었다.소여쌍은 증오의 힘으로 이리봉청의 목을 졸랐는데, 소여쌍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이리봉청의 목을 부러뜨릴 것만 같았다.안풍 친왕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서려 하자, 안풍 친왕비가 말리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참으라는 눈짓을 하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모두가 이리봉청이 제압당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손가락으로 뭔가를 쥐고 있어 소여쌍의 어깨 위를 휘감고 팔을 눌러 소여쌍이 머리를 돌리게 했다. 이리봉청 손에 쥔 것은 바늘로, 그대로 소여쌍의 오른쪽 눈을 찌르고 들어갔다.소여쌍이 절규하며 이리봉청을 놔주고 선혈이 흐르는 눈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져 데굴데굴 구르며 새된 소리를 지르는데, 원망과 저주의 말을 끊임없이 쏟아

  • 명의 왕비   제 3031화

    풍도성 중정에는 안지여의 아들들과 사위가 그의 곁에 남았는데,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점점 공포에 질려가고 있었다.‘이 사람들, 아주 대단하구나!’안지여는 이리봉청을 보고 비록 조금 냉정해 보였지만, 여전히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갑자기 소여쌍이 큰 소리로 웃으며, 몸을 앞뒤로 흔들며 눈물을 찔끔거리더니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이리봉청을 가리키며 원망했다. “뜻밖에 네가 안 죽었단 말이지? 게다가 아들까지 있고. 참으로 황당하구나. 정말 너무 황당해. 원래 죽어야 했을 인간은 죽지 않고, 잘 살아야 할 사람은 36년간 괴로움을 당했어. 이리봉청 네가 날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넌 이제 지옥에 떨어져야 해.”이리봉청은 소여쌍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했는데, 그녀 눈에는 지금 안지여만 들어왔다.안지여는 36년을 살아왔지만, 이리봉청에게 있어 36년은 마치 사라진 시간처럼 멸문지화의 원한이 어제 일 같았다.안지여도 이리봉청의 눈에서 분노와 악랄함을 보고, 처음으로 마음속에 두려움을 느꼈다.안지여는 억지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네 사람을 데리고 가. 지난 일을 묻지 않을 테니. 그렇지 않으면 풍도성에서 곧바로 10만 대군이 올 것으로, 살아서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아.”이리봉청의 목소리가 낮게 잠겼다. “우리는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바로 네 성으로 쳐들어갈 수 있어. 넌 이미 졌어.”안지여가 웃었다. “졌다고? 그래?”안지여는 수하의 대장군이 믿음직해서, 그들을 당하게 놔줄 수도 있다고 여겼다. 대장군의 부대는 분명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을 것으로, 아마 지금쯤이면 궁수들이 이미 배치를 마치고 그들을 전부 쏴 죽이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머니, 저자와 말 섞으실 필요 없어요. 앉아서 지켜보시기만 하면 됩니다!”말을 마치고 의자를 올리더니 이리봉청을 부축해서 앉혔다.안지여가 이리 나리를 보는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 명의 왕비   제 3030화

    안지여가 퍼뜩 눈을 돌려 이리 나리를 보았다.‘이리봉청이 저자를 아들이라고 불렀다는 건러니까?이리 나리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찬찬히 훑어보더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안 성주와 좀 오래된 원한을 따져야 하는데, 관련되기 싫으신 분은 자리를 피해 주시지요!”그때 한 사람이 검을 짚고 일어나 호통을 쳤다. “넌 도대체 어떤 놈이냐? 무슨 자격으로 자리를 피해라 마라야? 안 성주를 귀찮게 할 생각이면 일단 나부터 통과해 보시지!”그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장검을 뽑아 파죽지세로 이리 나리를 향해 휘둘렀다.이리 나리는 손을 살짝 움직여 손바닥으로 칼자루를 밀자, 검이 날아가며 그 사람의 귀를 베어 한 줄기 피가 공중에 뿌려지더니, 방금까지 기고만장하던 자가 비명을 지르고 귀는 바닥에 떨어졌다.검이 다시 이리 나리 수중으로 정확히 돌아왔다.이 모든 게 3초 안에 벌어진 일이었다.“회선검?” 검법을 아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외쳤다.현장은, 숨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았다.회선검은 검마의 검법으로, 그렇다는 건 저 사람이 검마의 계승자?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무리에서 검마를 찾았다. 과연 두 손으로 검을 안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도 차가운 안광이 느껴졌다.과연 진짜 검마구나, 사람들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검마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이리 나리를 흘끔 보더니 속으로 의아해했다. ‘이 자식, 언제 내 비장의 검법을 배운 거야?’이리 나리의 검 끝에선 아직 선혈이 떨어지는데, 여전히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말했다. “이 아수라장에 끼고 싶은 거라면, 제가 무례하다고 원망할 생각 마세요.”“무엄하도다!” 안지여가 몹시 놀랐다가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눈을 치켜뜨며 이리 나리를 노려봤다. “너는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 내가 네 아버지다!”이리 나리가 코웃음을 쳤다!안지여의 몇몇 아들이 달려 나와 소리쳤다. “아버지, 저희가 지켜드리겠습니다.”안풍 친왕이 젓가락을 던지고 일어나 차갑게 명을 내렸다

  • 명의 왕비   제 3029화

    오늘은 성주의 생일이기에 경사라 섣불리 피를 볼 수는 없으므로 칼은 빼 들었지만 먼저 나서서 늑대를 죽이는 사람은 없었다.안지여는 어두운 눈빛으로 ‘늑대 무리라고? 척후병의 보고로는 안풍 친왕이 늑대 무리를 끌고 온다고 했는데, 저들이 의외로 성으로 직접 쳐들어 왔다 이거지?’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안지여는 잔을 들고 꿈적도 하지 않은 채, 무너지기 직전까지 미동도 없는 태산처럼 냉정하고 침착했다. 늑대 무리는 안으로 들어온 뒤로 두 패로 나뉘어 서서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호시탐탐 엿보며 으르렁거렸다.“성주님, 성주님, 저들이 기어코 쳐들어오겠다고….” 문지기가 외치는 소리는 들렸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더니, 그보다 조정에서 보낸 사람들이 먼저 들이닥쳤다.앞에 걸어들어오는 두 사람을 안지여는 본 적이 있었는데, 바로 안풍 친왕 부부로 예전에 그들이 천문 세가 사람들을 조사하러 왔을 때 그에게 속은 적이 있었다. 비록 당시 일면식 뿐이었으나 천문 세가 일을 캐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탓에 그들의 얼굴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어째서 별로 변한 게 없는 거지?’안풍 친왕 부부 뒤에 따라오는 10여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노인은 그들의 호위 무사일 것으로, 주인인 안풍 친왕 부부는 별 표정이 없었으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들어와 고개를 들자 괴팍하고 악랄한 얼굴이 안지여 마음에 들지 않았다.안지여는 여전히 일어나지 않았고, 미소는 띠고 있었지만 매서운 눈빛으로 저들이 돌계단을 오르면 그때 일어나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게 그의 태도였다.하지만 안풍 친왕 부부는 돌계단을 오르지 않았고, 손님 중 건배를 권하느라 자리를 비운 사람들 의자에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이 차지하고 앉아, 그들을 대놓고 밀치더니 품에서 자기 젓가락을 꺼내 옆 사람 상관하지 않고 먹기 시작해 사람들이 다 경악했다.그들이 자리를 잡고 앉자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들이 보였다.두 사람이 사람들에 둘러싸여 천천히 걸어들어오고 있었

  • 명의 왕비   제 3028화

    풍도성 안은 술잔을 주고받고 건배하며 흥겨운 잔치가 한창 무르익고 있었다.안지여는 오늘 황금색 예복을 입었는데 예복에 거대한 이무기를 수놓았으며, 황실의 밝은 황색과는 약간 구별되었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진짜 곤룡포로 착각할 만큼 거대한 이무기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상이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는 용과 매우 흡사했다.안지여는 자신의 야심을 이미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당연히 안지여는 오늘도 야심을 감출 생각 없이 손님들에게 보란 듯이 자세를 잡았다. 심지어 인근 지역 조정 관리들이 손님으로 왔어도 안지여는 전부터 맺어온 관계였기에, 그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매우 두터워 산 넘고 물 건너 저 멀리 있는 황제가 그들을 시시콜콜 관리할 수 없었다.그 자리 있던 사람들은 모두 오늘 황실에서 파견한 일행이 온다는 것을 알고, 연회석에서 큰 소리로 물었다. “성주님, 듣자하니 안풍 친왕 전하와 이리 부마께서 오늘 오신다던데 어째서 안 보입니까?”안지여가 잔을 들고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진심으로 생일을 축하한다면 결국 오겠지요.”“여정을 듣기론 오늘 분명 풍도성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어째서 밤이 되도록 아직 안 보입니까? 설마 성주님이 직접 나가서 맞이하셔야 하는 건 아니겠지요?”“성주님이 가서 맞이하셔야 한다고? 아주 허세가 대단한데? 퉤!”“누가 아니랍니까? 진심으로 생신을 축하하는 거였으면 며칠 전에 풍도성에 도착해 성의를 보여야지, 오늘까지 늑장을 부리다가 늦게서야 와서, 아직도 잔치에 오지 않은 건 분명 성주님의 체면을 안중에도 두지 않은 행태입니다. 제가 보기에 못 들어오게 막고 돌려보내시지요, 마음만 받은 셈 치고요. ”“맞습니다. 그동안 조정에서는 풍도성에서 받은 공물이 적지 않았으니, 만족한 줄도 알아야죠.”“풍도성은 더 이상 조공을 바칠 필요 없어요. 뭐 때문에 그럽니까? 수백 년 전에 풍도성은 원래 북당의 영토가 아니었어요. 선을 긋고 나와 독립해야 합니다.”모두 안지여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서, 몇 잔 들어가자, 비위를

  • 명의 왕비   제 3027화

    소여쌍의 욕은 거의 반 시진 동안 계속되었다. 이것도 별로 드문 일이 아니라 무쌍거 사람들은 다 익숙해져 있었다. 성주가 오지 않거나 소여쌍이 아프기 시작해도 이렇게 욕을 해댔다.욕하다 지치기를 기다렸다가 늙은 몸종이 가서 달랬다. “부인 그러실 게 뭐가 있으십니까? 몸이 가장 중하십니다.”소여쌍이 의자에 기대 늘어졌다. 극도로 피곤해 풀린 눈으로 천정을 보며 비참함이 가슴 깊은 곳을 타고 내렸다. “오늘이 초엿새지?”“네!” 늙은 몸종이 대답했다.소여쌍이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곧 15일이구나. 또 내 명을 재촉하는 고통이 오겠지. 죽으면 죽었지 다시는 그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다.”그러자 늙은 몸종도 매우 괴로워했다. “부인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고통도 며칠이면 그럭저럭 지나가서, 그동안도 그렇게 지내셨잖아요?”“며칠이면 뭐 그럭저럭 지나가나?” 소여쌍이 잔인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건 네가 이 고통을 안 당해봐서 그래. 이게 다 이리봉청 그년 짓이야. 오빠가 그년을 쫓아가서 죽이게 한 걸 정말 후회해. 그년을 잡아 와서 가두고 내가 한 번씩 아플 때마다 그년을 갈기갈기 찢어발겨 나보다 수천 수백 배 고통스럽게 해야 했어.”늙은 몸종이 소여쌍의 손을 쥐었다. “부인 그런 생각 마세요. 벌써 죽은 사람을 이제 와서 생각해 봤자 아무 도움도 안 됩니다. 성주님과 자꾸 다투지 마세요. 자꾸 다투시다 보면 감정이 사라집니다.”소여쌍이 처연한 웃음을 지었다. “오빠는 진작부터 나한테 아무 감정 없어.”“성주님은 이리봉청에게 아무 감정 없으세요. 감정이 있을 리도 없고요. 안 그러면 당시 부인을 위해 이리봉청을 죽이고 천문 세가 사람을 다 죽이셨을 리가 없죠.”소여쌍이 고개를 돌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전에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요 몇 년간, 성에 들어온 여자들 생긴 걸 보라고. 전부 이리봉청을 쏙 빼닮았잖아? 오빠는 역시 후회하고 있는 거야. 날 위해 이리봉청을 죽인 걸.”소여쌍은 늙은 몸종의 손을 잡는데 고여서 썩

  • 명의 왕비   제 3026화

    안지여는 소야쌍을 놓고 천천히 안으로 걸어갔다. “이틀 뒤가 내 생일인데, 당신 몸 상태는 어때?”그러자 소여쌍은 시녀의 손을 뿌리치고 얼른 안으로 따라 들어가려 했는데, 몇 걸음 만에 휘청거리더니 하마터면 안지여 뒤로 넘어질 뻔했다.안지여는 소여쌍을 잡아줄 수 있었지만, 손을 뻗지 않고 그녀를 등지며 보이지 않는 척했다.시녀는 이미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얼른 소여쌍을 부축해 바닥에 넘어지는 것까지 막았다.소여쌍이 숨을 돌리고 살짝 웃었다. “몸이 많이 좋아져서 오빠 곁에 있을 수 있어요. 오빠 생일에 당연히 제가 곁에 있어야죠.”안지여는 그제야 소여쌍을 돌아봤다. “생일엔 손님이 많이 올 거야, 올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 성대하게 하니까 당신도 잘 차려입어. 내가 내일 사람을 시켜 장신구를 보내도록 하지.”“네, 알았어요!” 소여쌍이 기쁜 듯이 말하며 안지여를 한없이 바라봤다.하지만 안지여는 소여쌍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사정 설명했고 체면도 차렸으니 됐다 싶어 말했다. “난 아직 일이 있어서. 당신 쉬는 걸 방해하지 않을 테니 잘 쉬고 있어.”안지여는 말을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려고 했다.이때 소여쌍이 갑자기 닭발 같은 손을 뻗어 안지여의 팔을 붙잡으며 서둘렀다. “오빠, 어렵사리 왔는데 저랑 얘기 좀 더 해요.”안지여가 고개를 숙이고 소여쌍의 마르고 늙은 손을 바라봤다. 손등에 주름이 자글거리는 것이 구겨진 비단 뭉치처럼 너무 흉해서 혐오감이 든 나머지 쓱 손을 뺐다. “말했잖아, 일이 바쁘다고.”소여쌍의 눈빛이 갑자기 매서워지며, 늙고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일이 바쁜 거예요, 아니면 그 여우 년을 찾아가는 거예요? 제가 모를 줄 아세요?! 여자를 성에 얼마나 숨겨놨는지.”안지여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헛소리야?”소여쌍이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축 처진 눈에서 원한이 쏟아져 나왔다. “제가 늙었다고 싫어하는 거잖아요, 아녜요? 잊지 마세요. 오빠의 동안도 결국 늙는다고요. 이리봉청이 아직 살아있어도 지금 저보다

  • 명의 왕비   제 3025화

    안지여의 생일잔치에 상인, 인근 주와 현의 관리, 무림 사람들, 강호의 무리가 모여들었다. 안지여는 그동안 사교의 폭이 넓고, 각계각층 인사들과 교분을 맺고 있어 이번에 생일잔치란 이름을 빌려 그들 모두 한자리에 모아 대사를 논의하고자 했다.안지여는 너무 오래 기다려왔다. 전에 시기를 놓치고 이제 우문호가 등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민심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이때가 대사를 치를 적기였다.우문호가 몇 년 더 북당을 다스리고 나면 그에게 더는 기회가 없을 지도 몰랐다.그래서 조정이 사람을 파견한다는 소식에 그는 기뻤다. 이를 빌미로 조정에 본때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천문 세가의 무덤도 생일잔치 후 태워버릴 계획으로, 물론 완벽한 구실을 붙여 백성들에게 설명할 생각이었다.조정에서 사람을 보내온 건, 안지여에게 아주 완벽한 빌미를 제공해 주는 셈이었다. 모든 것을 이리 부마 탓으로 돌리고 백성들에게 조정이 저지른 일이라고 알리면 천문 세가를 그토록 떠받들던 풍도성 백성들은 조정을 증오하게 될 것이다.안지여는 부마 이리율을 별로 개의치 않았으나 그의 내력 정도는 알고 있었다. 거부이자 늑대파 문주라고 했으나 그건 전부 민간에 있을 때 신분에 불과했다. 결국 공주와 결혼해 부마가 되는 길을 택한 이 사람은 극도로 지위와 재산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이런 사람을 다루기 어렵지 않은 건, 안지여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부마 이리율의 마음 저 밑엔 상인이란 출신을 벗어던지고 상류 계층에 들어 후작 세가가 된 후 2~3세대가 지나면 철저하게 이전 상인의 신분을 벗어던질 수 있다는 목표가 있을 게 틀림없었다.생일까지 아직 이틀 남았다.안지여는 두번 다시 소여쌍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한번은 가야 했다. 그의 생일잔치에 소여쌍이란 성주 부인이 자리를 지켜야 했기 때문이었다.성주 부부가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다고 믿게 해서, 백성들에게 아름다운 허상을 심어주려는 것뿐이었다.소여쌍은 풍도성 동쪽 무쌍거에 살고 있었다. 혼인하던 그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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