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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1화

홍엽과 원숭이홍엽과 잠시 얘기하고 못난이의 처지를 알게 되었다.원경릉이 전혀 상상도 못한 채 놀란 것이 고지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무녀였다는 사실로, 고지의 여동생은 오히려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어쩐지 못난이는 항상 잔혹하고 사납게 보인 게 원래 어릴 때 고생을 해서 그런 것으로 다른 누구였더라도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었을 것이다.원경릉이 말했다. “절 찾아오게 설득할 수만 있으면 전 상관없어요.”“내 명령이면 들을 거야.” 홍엽이 원경릉에게 말했다.“좋아요. 요 며칠 일이 없으니 오라고 하세요.” 원경릉이 사람을 시켜 차와 간식을 내오게 하고 홍엽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 참이죠?”홍엽이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나한테 관심 있는 겁니까?”“물어본 것 뿐이에요. 한 때 친구니 당신한테 관심을 두는 것도 정상이죠.” 원경릉은 최선을 다해 의심받을 만한 구실을 만들지 않으려 했다. 비록 지금 홍엽과 악감정이 없다고 해도 홍엽의 생각은 추측하기가 너무 어렵다.홍엽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친구라, 참 좋군요. 제가 잠시 경성에 살면서 마마께서 경호에 대해 알아내시는 걸 기다리죠.”“경호를 통해 어디로 가려고요?” “몰라요.” 홍엽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단지 이생에는 유감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지 말았어야 할 잘못도 있고, 만약 경호로 미래나 과거로 갈 수 있으면 가서 바로잡고 싶어요.”원경릉이 놀라며 말했다. “바로잡는다고요? 그러니까……어머니?”홍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그 중 하나고, 그때의 늑대골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홍엽은 말하며 똑바로 원경릉을 보며 말했다. “앞으로 당신 말하는 건 믿을 거예요. 당신은 원숭이의 죽음을 막을 방법이 있어요. 당신이 살아있으니 원숭이도 원래 틀림없이 살 수 있었다. 그런 이치인 거죠?”원경릉이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원숭이 실험 모든 데이터는 전부 원경릉이 제어한 것으로 당시 성공한 것으로 보여 인체 실험에 들어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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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2화

못난이의 얼굴원경릉은 첫날 못난이로부터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 못난이는 원래 모순된 정서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나 홍엽의 엄명에 방에 들어와 가면을 벗고 원경릉에게 얼굴을 살짝 보여주었다.사람 가죽으로 된 가면 뒤의 얼굴은 창백하고 혈색이 없는데 이목구비가 전부 전율이 일만큼 예뻤다.못난이와 미색은 같은 선상에 있었는데 외모로 보자면 못난이는 미색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단지 손으로 왼쪽 볼을 살짝 긁어내더니, 다시 거기서 가면 가죽을 벗겨 내는데 볼에 불이 하나 있는 게 보였다.정확히 말하면 불꽃으로 솟아오르는 불꽃은 검붉고 잘 빠진 곡선으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꽃망울을 머금은 연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불꽃 가운데 콩알만 한 크기의 검은색 꽃술 같은 게 있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털끝만치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요염하고 신비한 아름다움을 더했다.못난이가 담담하게 말했다. “남강에서는 얼굴에 검은 모반을 가진 사람은 악마가 세상에 강림한 거라고 해요. 전 악마라고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죠.”못난이는 잽싸게 가면을 다시 썼다. 이 모반 때문에 못난이는 2중으로 된 가면을 썼던 것이다. 모반이 얼마나 큰 재앙을 몰고 왔는지 상상이 가고도 남았다.“무섭죠?” 못난이가 당황한 듯 원경릉을 보더니 냉소를 지으며, 슬픔과 분노가 눈가에 서서히 떠올랐다.원경릉이 느릿느릿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의외로 못난이가 이렇게 아름답게 생겼을 줄 몰랐네요.”“당신……” 못난이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날 놀리는 거야?”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갔다. 사람 가죽 가면 뒤에 분노를 감추고 말이다.원경릉은 손을 뻗어 못난이의 소매를 잡고 심호흡을 하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놀리는 게 아니에요. 비위를 맞춰주는 것도 아니고. 정말 당신이 아름답다고, 그 불꽃은 못난이 얼굴에 금상첨화라고 느낀 거예요. 남강 사람은 왜 얼굴에 검은 모반을 가지고 태어나면 악마의 현신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쳐도 그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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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3화

못난이 얼굴에 불꽃원경릉이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역시 내가 얘기할 게.”홍엽이 원경릉에게 부탁한 것이니 원경릉이 답을 주는 게 맞다.원경릉이 홍엽을 찾아 이런 결정을 얘기하자 홍엽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리 저리 돌려 말해도 결국 당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못난이의 존재에 편견을 가지고 있군요.”원경릉이 평정심을 가지고 대꾸했다. “못난이는 저에게 사실상 낯선 사람입니다. 제가 그녀에게 편견이 없다고 해서 그녀를 집에 데려가겠다는 건 아니에요. 당신은 자신이 언젠가 떠나면 못난이를 돌볼 수 없는 게 걱정돼서 초왕부가 그때 대신 돌봐 주길 바라는 건데. 제 생각에 못난이는 누군가의 돌봄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고 아무도 그녀를 괴롭힐 수 없어요. 그래도 공자의 얼굴을 봐서 초왕부가 그 점은 최선을 다할 게요.”홍엽이 다 듣고 잠시 아무 말도 없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좋아요!”홍엽이 가고 원경릉은 그가 분명 화가 났을 것으로 본인이 부탁한 일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원경릉도 속으로 사실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못난이가 오늘은 아마도 오지 않을 거라 원경릉은 할머니를 찾아갔는데 할머니는 오늘 진료라 가서 할머니를 도와드렸다.원경릉은 최근 한의학을 배우고 있는데 한의학은 지식이 방대하고 심오해서 하나라도 더 배워 두는 게 낫다.병자들이 전부 간 뒤 할머니가 정리하는 걸 돕는데 원경릉의 얼굴에 근심이 있는 것을 보고 할머니가 물었다. “뭐 기분 안 좋은 일 있어?”원경릉은 할머니를 자리에 앉히고 홍엽이 부탁한 일을 얘기하고 못난이 얼굴에 불꽃과 어릴 때 만난 일 전부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사실 못난이가 어릴 때 닥친 그런 처참한 일을 생각하면 홍엽의 부탁을 거절해서는 안 되는 거지만 사람이란 게 이기적이잖아요. 못난이가 알고 있는 무고술을 전 털끝만치도 몰라요, 그래서 못난이에게 줄곧 어느 정도 경계하게 돼요.”할머니가 다 듣고 원경릉에게 말했다. “왼쪽 볼에 불꽃 무늬가 있고, 불꽃 가운데 검은색 심지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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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4화

불꽃 표시의 의미할머니는 유감이라는 듯 말했다.“안타깝게도 기억이 안 나, 당시 지역 괴담 정도로 여기고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제대로 듣지를 않았거든.”원경릉이 새겨듣고 돌아와 이 일을 우문호에게 얘기했다.당연히 시공간이 다를 수 있고 어쩌고 하는 나라의 황실이 꼭 사실이란 보장도 없다.우문호가 다 듣고 심사숙고하더니 냉정언을 찾아갔다. 냉정언은 그런 표식이나 주술적인 도안에 대한 이해가 제일 높았다.지금 남강은 내란 중으로 비록 모든 게 아홉째와 호 대장군의 통제 범위 안에 있다고는 하나 단시간 내에 전체 국면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았다.그리고 진정한 의미에서 보자면 철저하게 남강 북쪽을 얻으려면 이번 전쟁은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고 3~5년, 아니 7~8년, 지금은 조정이 말려들지 않았지만 내란이 장기화하면 조정의 보급이 필요해진다.냉정언이 엄청난 책을 뒤적여 조사한 끝에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은 이 표식은 사실 남강 북쪽 천무당(天巫堂)의 표시라는 것이다.냉정언이 도안을 그려서 우문호에게 보여주는데 우문호가 미간을 찡그리고 보면서, “아닌데, 원 선생은 이 중간 꽃술 자리가 검은색이라고 했어. 자네가 여기 표시한 건 붉은 색이잖아, 그리고 천무당은 연꽃이고 못난이는 불꽃이야. 불꽃송이.”냉정언이 고개를 흔들며, “그럴 리 없어, 이건 사람에 의해 바뀐 거야. 많은 책을 찾아봤는데 거기엔 심지어 남강 북쪽의 밀서도 있다고. 천무당의 표시는 타고나는 거라 500년 동안 한 명의 천무당도 태어나지 않을 수 있으며 천무당은 지극히 높은 존재로 모든 무당과 무녀들은 전부 천무당의 말을 들어야 하지만 천무당이 출생했을 때 일부 무당이 어떤 수단을 써서 표식을 속여서 고치기도 한다더군요.. 예를 들어 무고술로 표식을 못난이 얼굴에 있는 이런 모양으로 바꾸는 거죠. 보세요……”냉정언이 고서적을 우문호에게 보라고 전해주자 고서적에 도안이 하나 그려져 있는데 바로 우문호가 설명한 그대로 못난이 얼굴에 표식과 분명 같을 것이다. “이건 고쳐진 다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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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5화

검은 꽃술 표식술이 세 순배쯤 돌아가자 취기가 오르면서 홍엽을 부추겨 방으로 들어가게 한 뒷문을 걸어 잠그고 냉정언이 조사한 내용을 얘기했다.홍엽이 약간 놀라고 말했다. “그건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게 천무당은 이미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고 역대 천무당은 전부 남자로 여자였던 적이 없어요.”“진짜인지 아닌지 알아야 해. 냉정언이 검은 꽃술을 없애는 방법을 찾아내길 기다리면 자명하게 되겠지!”“역시 불가능해요.”“어떻게 그렇게 단정할 수 있지? 냉정언 말로는 무당이 천무당을 해친 적이 있고, 이렇게 천무당의 표식을 없애려는 시도도 있었다는 기록이 있어. 그들이 지난날의 낡은 수법을 다시 써먹었을 가능성도 있잖아.”홍엽이 당황하고 여전히 고개를 저으며 그다지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천무당이 남강 북쪽에서 뭘 의미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천년을 내려온 신앙에서 천무당은 모든 남강 북쪽 사람이 신처럼 떠받드는 존재로 어떻게 일개 무당이 천무당에게 독을 쓸 수가 있다는 거야?그리고 무당들이 못난이가 천무당인 걸 뻔히 아는 상황에 못난이가 맞고 괴롭힘을 당하는 걸 내버려 두는 건 자신들의 신앙 자체를 저버리는 행위잖아?홍엽이 지나치게 비관적인 게 아니라 남강 북쪽에 오래 있어서 남강 북쪽 사람들이 천무당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익히 알고 있다. 매년 천무당절(天巫堂節)이 있어 남강 북쪽에서 성행하고 있는데 모든 남강 북쪽의 백성들이 이레간 경건하게 죽은 천무당에게 봉공하는 축제다.홍엽이 우문호에게 남강 북쪽의 풍습에 대해 말하고 천무당이 남강 북쪽 백성의 마음속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얘기했다. 얘기를 듣고 보니 우문호도 못난이가 천무당일 가능성이 별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럼 됐어, 일단 냉정언이 조사를 마치면 다시 얘기하지.” 우문호가 마지막으로 말했다.술이 얼큰하게 취한 채 초왕부로 돌아와 원경릉을 안고 냉정언의 발견을 얘기했다. 하지만 홍엽이 별로 가능성이 없다고 해서 더는 상의하지 않았다고 했다.남강에서 연락이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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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6화

냉정언과 냉정언의 어머니냉정언이 아연실색했다. 어떻게 그 점을 생각 못했지?“냉대인, 우선 못난이를 우리 의대로 오라고 해서 치료해보고 만약 얼굴에 검은색이 사라지고 천무당의 표식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녀에겐 좋은 일이지요. 얼굴의 그 흉터가 신경 쓰였을 테니까요.”할머니는 여전히 습관적으로 환자의 각도에서 생각한다. 못난이 몸에 그런 표식이 있는 걸 본인이 원하지 않고 할머니가 마침 치료할 수 있으니 일단 치료부터 해보자는 것이다.냉정언이 말했다. “그럼 알겠습니다. 저는 먼저 태자 전하께 가서 상의드리죠. 노마님 감사합니다!”냉정언이 일어나 예를 취하고 물러나는데 가기 전에 자기도 모르게 노마님을 흘끔흘끔 봤다. 이 노인은 나이가 이렇게 많지만 머리는 더욱 맑고 명석하다. 냉정언은 스스로 지혜롭다고 자만했으나 어르신 한 분보다 못하다.부끄럽구나!못난이는 노마님 쪽에 가고 싶지 않은 게 누군가 얼굴에 표식을 없앨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았기 때문으로 공자가 분부하니 따르지 않을 수 없어 의대에 발걸음을 해 노마님과 같이 앉았다.못난이에게 있어 생긴 게 아무리 추하고 못생겨져도 상관없었다. 이 악마가 강림하는 표식만 없어진다면 죽는다고 해도 아무런 원망도 후회도 없다. 따라서 공자때문에 왔다고 하지만 사실 본인도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할머니가 치료하는데 적어도 한 달은 걸린다고 하고 열흘까지는 효과가 천천히 나타날 거라고 했다.최근 냉정언이야 내내 초왕부를 드나들었지만 이날은 냉씨 집안 부인이 갑자기 명함첩을 보내 초왕부에 손님으로 오겠다는 것이다.원경릉은 다소 의외인 것이 냉정언과는 친한 사이지만 냉씨 집안 부인과는 왕래가 거의 없어 그저 궁중에서 내명부 부인들이 모일 때 얼굴을 한 번 봤을 뿐이다.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다니 무슨 일이지?사식이의 태아가 안정된 뒤로 늘 원경릉 곁에 있는데 명함첩을 본 첫 반응이 경악해서 말했다. “설마 그날 주명양의 헛소문 때문은 아니겠죠?”원경릉이 이도 저도 아닌 표정인데 주명양이 조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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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7화

냉정언의 중매냉씨 집안 부인은 마치 지음(知音, 자신을 알아주는 벗)이라도 만난 듯 부랴부랴 말을 이었다. “맞아요, 제 생각이 딱 그렇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태자비 마마를 특별히 찾은 것은 바로 이 일 때문입니다.”원경릉이 놀라서 냉씨 집안 부인에게 말했다. “저요? 전 냉대인을 설득시키지 못해요.”“설득하는 게 아니라,” 냉씨 집안 부인이 함박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태자비 마마께서 나서서 중매를 서주시길 바라는 거예요!”원경릉이 혀를 내두르며 아니 원경릉이 언제부터 중매쟁이가 된 거야? 서일이 자기에게 중매를 서달라고 하고, 지금은 냉씨 집안 노마님도 자기에게 중매를 서달라고 하는데 본인은 그런 깜냥이 전혀 못 된다고.그리고 이 일에 중매를 서는 건 잘하면 모두에게 큰 기쁨이지만 잘못 하면 누군가의 일생을 망치는 일로 원경릉은 절대로 승낙할 수 없었다.그래서 냉씨 집안 부인이 말을 마친 후 원경릉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부인, 제가 돕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실 제가 잘 모르기도 하고……”원경릉이 아직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냉씨 집안 부인이 얼른 낚아챘다. “태자비 마마 제발 거절하지 말아주세요. 이 중매는 마마께서 해 주시는 게 가장 적합해요. 태자비 마마께서 나서시면 반드시 이뤄질 거라고 믿어요.”희상궁이 이 말을 듣고 물었다. “어느 집 규수인지 모르겠습니다만?”냉 부인이 웃음을 띠고 말했다. “원씨 집안 일곱째 아가씨요!”원경릉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했다.“네?”이게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야? 사식이는 올해 겨우 17살이다, 넷째인데, 일곱째 아가씨면 올해 7살인가?사식이가 막 와서 이 말을 듣고 자기가 임신한 몸이라는 것도 잊고 미친 듯이 기뻐하며 말했다.“원 언니가 우리 집 일곱째 고모한테 혼담을 넣는 거예요?”“일곱째 고모?” 원경릉이 사식이를 보더니 자기는 그녀에게 일곱째 고모가 있다는 걸 몰랐다.“허락하세요, 얼른 허락하세요.” 사식이가 기뻐서 말했다.원경릉이 사식이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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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8화

일곱째 고모와 냉정언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원경릉은 사식이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 냉부인과 다시 얘기하는데 냉부인이 비로소 진짜 얘기를 했다. 이틀 전에 부인이 냉정언에게 혼인을 재촉했는데 냉정언이 전부터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고 할 줄 몰랐다. 그 사람은 바로 일곱째 아가씨로 냉부인은 일곱째 아가씨란 말을 듣고 좋지 않았지만 남편과 상의해 보니 나이가 좀 많은 건 중요하지 않고 다행히 아들이 좋아해서 아내로 맞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게 어디냐며, 서른이라도 아이를 낳을 수 있고 시집와서 아들딸을 낳으면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독거노인은 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이렇게 찾아온 것으로 어쨌든 원경릉은 원씨 집안 쪽과 관계도 좋으니 일단 물어라도 봐줘서 정말 그런 뜻이 있으면 다른 매파를 찾아 정식으로 집에 찾아가려는 것이다. 즉 진짜 중매쟁이를 하라는 건 아니다.원경릉은 바로 답을 하지 못하고 우선 가서 분위기를 떠보겠다고만 하고 냉부인이 간 뒤에 사람을 시켜 원용의를 집으로 불렀다. 일곱째 고모가 그 나이에도 혼인을 하지 않은 걸 보면 사연이 있는 게 틀림없는데 사식이는 물어도 모르고 원용의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만약 냉대인이 정말 그런 생각이 있고 일곱째 아가씨를 좋아한다면 원경릉이 원씨 집안 쪽 분위기를 떠보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원용의가 말했다. “우리 일곱째 고모는 사람은 괜찮은데 고집이 세서 할머니가 늘 그 놈의 성질머리는 한 가지를 단정하면 죽어도 변하지 않는다고. 장사도 그렇게 해요. 사람들이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걸 고모는 반드시 해야 하고 심지어 그 어려운 걸 또 해내요. 최근 몇 년간 고모 때문에 우리 상점이 확장해서 북당의 각 주(州)와 부(府)에 전부 우리 점포들이 있다니까요.”“그럼 그녀는 왜 혼인을 하지 않으시죠?” 원경릉이 물었다.원용의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고모 혼담이 나올 때 제가 나이가 아직 어렸거든요, 하지만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오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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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9화

부부의 장점원용의와 원경릉이 고개를 들자 우문호가 불쾌한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게 보였다.원경릉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떻게 이 시간에 돌아왔어?”“하필 이때 돌아왔지? 지금 돌아오지 않았으면 당신의 진심도 못 들었을 텐데 말이야.” 우문호가 손을 들어 때리는 연기를 하자 원경릉이 딱 맞춰서 고개를 옆으로 떨구고 아파하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더니 외쳤다. “제가 잘못했어요!”둘 다 웃으며 우문호가 그 참에 원경릉의 이마에 뽀뽀하고 사랑이 넘치는 눈빛으로 패기 넘치게 속삭였다. “앞으로 이런 말은 다시 하지 않기.”그들 둘의 연기에 원용의는 화들짝 놀라 태자가 정말 원 언니를 때리는 줄 알았는데 알고는 따라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몇 년을 부부로 지내니 이렇게 손발이 척척 맞고 농담이 통하는구나. 정말 부럽다. 일곱째는 완고하고 보수적이라 전에는 그래도 낭만이 있었는데 지금은 눈에 딸만 들어오고 집에 돌아오면 일단 금지옥엽 딸부터 보러 간다. 몇 번이나 아무 생각없이 원용의에게 집에 여자가 둘이나 있는 줄 몰랐네 할 때는 완전 뚜껑이 열린다.우문호도 앉아서 그녀들과 얘기를 나누고 냉정언의 혼사를 듣더니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데 마음 쓸 필요 없어, 정언이는 혼인할 생각이 없으니까.”원경릉이 말했다. “하지만 냉부인 말씀이 본인 입으로 만약 상대가 일곱째 아가씨면 자기도 원한다고 했다잖아.”“아마 어물쩍 넘어간 걸 거야. 정언이가 일곱째 아가씨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고 일곱째 아가씨와 몇 번 만나보긴 했을까부터 의문인데.” 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게 냉정언 이 사람은 정말 이름처럼 냉.정.해서 마치 속세에 속하지 않은 사람 같다. 전에 이리 나리가 찾아왔을 때 우문호를 좋아하는 듯한 태도를 가장해 이리 나리를 냉정언과 싸잡아 보내려고 했다. 둘은 같이 있으면 행복할 것이 서로 상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아니면 자기가 냉대인에게 가서 좀 물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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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30화

냉정언의 혼담과 미색의 방문“좋아하지!” 냉정언이 말했다.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좋아한다는 네 글자를 말하는 걸 보고 우문호와 구사는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럼……원 선생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해? 물어보면 너 정말 아내로 맞을 거지? 그때 가서 마음 변하면 원 선생 완전 나쁜 사람 되는 거야.” 우문호가 좀 놀라기는 했지만 확실히 냉정언이 방금 한 말도 상당히 진실인 게 냉정언 주변 거의 모두가 혼인을 해서 짝을 지었는데 본인만 독신이니 분명 괴로울 거다.“아내로 맞을 거야!” 냉정언의 이 말은 목소리를 한참 높여 긍정하며 말했다.냉정언이 그렇게 말했으니 우문호는 술을 다 마시고 돌아가서 원경릉에게 얘기하고 우선 준비를 위해 원씨 집안에 가보라고 했다.요 며칠 우문호는 직접 북군영에 갔는데 아마 2~3일은 지나야 돌아올 것으로 우문호는 냉정언에게 사람을 보내 알리게 했다. 만약 그 불꽃 도안에 진전이 있으면 홍엽을 찾아가 홍엽과 대화하고 교섭하라고 말이다.우문호는 짐을 챙겨 북군영에 가고 원경릉은 원씨 집안에 갔다.원씨 집안 노마님이 원경릉의 말을 듣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하시며 당장 자초지종은 됐으니 명령을 내려 일곱째 아가씨를 경성에 빨리 돌아오라고 했는데 당연히 혼사는 언급하지 않고 단지 본인의 생일잔치를 빌미로 일곱 째에게 시간을 지체하지 말라고 했다.원씨 집안 노부인이 원경릉의 손을 잡더니 거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만약 내가 이 딸내미를 시집 보낼 수 있기만 하면 태자비 마마께 큰 은혜를 입고 신세를 집니다.”원경릉이 웃음을 띠고 말했다. “노마님 과하십니다. 전 그저 여쭤만 본 거예요.”원씨 집안 노부인이 탄식했다. “그렇게 물어봐 주시는 것만으로 이 늙은이의 목숨을 구하신 거예요. 이렇게 계속 딸의 고집과 싸우다가는 제가 제 명에 못 삽니다.”다들 웃었는데 웃으면서도 가슴이 찡했다. 분명 일곱째 아가씨의 혼사는 오랫동안 노부인의 가슴에 납덩이였을 것이다.원씨 집안에서 돌아오니 회왕부 마차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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