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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1화

산상 일출우문호와 원경릉 가족은 위풍당당하게 만불산에 도착해 경호까지 등산했다. 만두와 아이들은 교외 나들이가 드물어서 흥분한 나머지 산꼭대기를 뱅뱅 돌며 노느라 여념이 없다.원경릉은 아이들을 데리고 경호에 가려고 마음이 급한데 날은 벌써 저물어 가고, 경호 쪽은 바람이 불어서 뛰며 노느라 땀이 흠뻑 난 아이들이 바람을 맞아 감기에 걸릴까 봐 하는 수없이 오늘 밤은 묵고 내일 일찍 가기로 했다.도장에서는 원경릉 일행의 신분을 알아서 도사가 최고의 예의를 갖춰 접대하고 말린 나물에 야채로 식사도 한사코 산해진미로 차려냈다.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 적막한 산중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잠자는 것뿐이라 도사가 차를 대접했으나 산을 오르느라 피곤해서 우문호도 몇 마디 건성으로 맞춰주고 돌아와 원 선생과 같이 꿈나라로 갔다.다음날 아직 날이 밝기 저에 우문호가 흥분한 표정으로 원경릉을 흔들어 깨우더니 나가서 일출을 보자고 했다. 어렵사리 등산을 했으니 모처럼 일출 보는 것도 좋은데? 의관을 정제하고 부부는 몰래 빠져나갔다.우문호가 원경릉을 산 정상으로 데리고 갔다. 사실 도장 자체가 이미 거의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지만 우문호는 정상에서 일출을 보는 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다.정상은 운무가 짙었는데 우문호는 그럴 줄 알고 미리 옷을 하나 더 입고 와서 벗어서 풀밭에 깔고 하늘이 푸르스름해지는 것을 지켜봤다.원경릉이 고개를 우문호 어깨에 기대자 우문호는 원경릉의 허리를 감싸고 차가운 얼굴에 키스하는데 감동이 밀려왔다. “원 선생, 우리 여기서 일출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같이 못 해 본 일이 산처럼 많을걸.”“당신 돌아가면 목록 만들어줘. 우리 하나씩 해치우자.” 우문호의 짙은 눈썹 아래 사랑의 눈짓을 하며 말했다.원경릉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하늘에 옅은 오렌지빛이 번져가고 아직 태양이 보이지 않는데 우문호는 벌써 흥분해서 아이처럼 소리쳤다. “빨리 좀 봐!”오렌지빛이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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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2화

소용돌이뒤이어 쌍둥이도 되똥되똥 걸어오는 게 보여 안으려고 두 손을 벌렸다.원경릉이 이걸 보고 웃으며 말했다. “자기 말이 맞네, 눈 늑대랑 호랑이로도 바빠 죽겠어. 봉황은 무슨 봉황?”방으로 돌아가 아침을 먹고 일행은 씩씩하게 경호로 갔다.날이 덥고 오래 비가 오지 않아 대부분 호수가 말랐는데, 경호 물은 예전 모습 그대로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감을 자아냈다.소용돌이도 여전히 있었다. 하나 하나가 마치 아래에 보이지 않는 물결이 있는 듯 원경릉이 뚫어지게 보니 눈이 뱅뱅 돌아서 오래 응시할 수가 없고 고개를 돌려 우리 떡들에게 말했다.“너희들 좀 봐줘, 이 소용돌이 안에 뭐가 있니?”홍엽이 얼른 다가와 기대하는 눈빛으로 우리 떡들을 봤다.우리 떡들이 기슭에 쪼그리고 앉아 가장 가까운 소용돌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한참 보고 만두가 외쳤다. “엄마, 이 소용돌이 안에 길이 있어요.”“길?” 원경릉이 약간 의문스러워서 말했다.“길이야? 사람은 없고?”“없어요. 사람이 있는지 안 보여요.” 만두가 말했다.원경릉이 경단이와 찰떡이를 보자 둘 다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사람은 없어요,. 그냥 길이에요.”“어떤 길이니?” 우문호가 열심히 봐도 소용돌이는 소용돌이일 뿐 어디 길이 있다는 거지?“큰 길이에요.” 만두가 손으로 흉내 내며 말했다.“이렇게 커요.” “이게 큰 거야?” 만두가 두 손을 펼친 걸 보고 우문호가 이게 큰 길이라고?“어쨌든 엄청 큰길이에요. 제가 손을 편 거보다 훨씬 크단 말이에요.” 만두가 길을 봐도 딱히 예쁜 게 없어서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슭에 엎드려 다른 소용돌이를 한참을 주목하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세상에, 여기 기린이 엄청 많아요.”“기린? 무슨 기린?” 우문호도 같이 봤지만 소용돌이는 기슭에 붙어있어 썩은 잎이 말려 올라가 있고 여전히 시커먼 덩어리일 뿐이다.“외할머니 집에 있을 때 우리 데리고 갔던 그, 게임하는데 옆에 동물원이요.” 만두가 또 뚫어지게 보고 작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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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3화

집으로 가는 길이날 경호에서 거의 해질 무렵까지 있다가 돌아갔는데 밥도 도중에 사람을 시켜 가져오라고 했다. 목적은 우리 떡들이 소용돌이 속 환상이 변하는 장면을 확실히 보게 하려는 것이었다.원경릉은 대략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했다. 이 소용돌이는 시간 터널이지만 계속 바뀌어서 원경릉이 있는 세계화 정확하게 동기화하려면 규칙을 분명하게 탐색해야만 했다.그래서 우리 떡들이 보면서 얘기하면 원경릉이 바로 받아 적었다. 이런 어지러운 데이터 속에서라도 일정한 규칙을 찾아내고 싶었다.원경릉이 진지하게 집중한 것을 보고 우문호는 감히 방해 못 하고, 홍엽도 다른 세상에 대한 간절한 염원 때문에 원경릉이 규칙을 밝혀내기를 바랬다. 홍엽은 날고 기는 인재지만 이쪽 분야는 몰라서 아무것도 도울 수 있는 게 없었다.우리 떡들은 처음엔 귀찮아하며 몇 개 보고 그만 보려 했는데, 많이 보면 볼수록 환상이 빠르게 변하는 것에 빠져들었다. 소용돌이 속에서 볼 수 있는 건 아이들이 본 적도 없고 접촉해 본 적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찰떡이는 전에 없던 주의력과 관심을 가지고 피곤함도 잊고 소용돌이를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봤다.일련의 규칙을 더듬어 내는데 하루만 보는 걸로는 부족해서 그들은 경호에서 열흘이고 아니면 그보다 더 길게 묵었다.우문호는 눈에 띄게 심심했다. 우문호는 사실 관광하고 즐기러 온 건데 결과적으로 모자 넷이 매일 기슭에 엎드려 소용돌이를 관찰하는 것이다. 하루면 그나마 괜찮은데 연속으로 사나흘을 그러니 우문호는 눈이 다 짓무를 지경이다.한쪽에서 열심히 딴생각에 빠져 있는 원경릉에게 우문호가 말을 걸었다. “쌍둥이를 데리고 뒷산에 다녀올까?”“응, 가봐!” 원경릉이 노트에 적으며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우문호는 서러운지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너무 무리하지 말고, 눈 피로하지 않게 해. 다들 이렇게 뚫어지게 보면 순간 뭐가 뭔지 구분 안 되니까 좀 쉬면서……”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갑자기 고개를 들어 우문호를 보는데 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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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4화

기쁜 원경릉“맞아, 이 소용돌이는 시진과 방위에 따라 변하는 거지, 그래서 우리는 이 교점을 골라야 하는 거야.” 원경릉이 말을 마치고 신나서 걸어갔다.우문호가 뒤를 돌아 홍엽을 보고 이번엔 정말 1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도대체 무슨 소리야?”홍엽도 더는 아는 척할 수 없어서 말했다. “모르겠어요!”우문호는 홍엽에게 기대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깨닫고 마당으로 가서 되똥되똥 걸어오는 쌍둥이를 안고 말했다. “가자, 형아들 마중 가야지, 형아들 아직 경호에 있어.”경호에 도착하자 못난이가 아이들과 같이 여기 있고 만두와 경단이는 돌아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찰떡이는 완전 빠져들어서 기슭에 엎드려 소용돌이를 바라보고 있는데, 우문호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 모양이다.우문호가 쌍둥이를 내려놓고 다가가서 찰떡이 등을 들어 올리자 그제야 깨어난 듯 한참 놀라더니 말했다. “아빠, 저 뛰어들어가서 좀 볼게요.”“안돼!” 우문호가 듣자마자 화들짝 놀라서 찰떡이를 잡아채더니 데리고 갔다. 있다가 원 선생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해야지 안 그러면 찰떡이 정말 뛰어내리겠다.“저 어떻게 돌아오는지 알아요.” 찰떡이가 툴툴거렸다.“그래도 안돼!” 우문호가 혼을 냈다.찰떡이는 아빠가 화난 걸 보고 더는 아무 말도 못하고 미련이 철철 흐르지만 아빠를 따라갔다.도장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우문호는 원경릉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하자 원경릉이 그러자고 했다. “그럼 우리 내일 돌아가자, 대충 어떻게 되는지 알았으니까.”“응, 그럼 됐네!” 우문호가 원경릉에게 뽀뽀하고 말했다.“우리 사람들한테 짐 꾸리라고 하고 내일 일찍 가자.”원경릉이 일어나 우문호를 안더니 말했다. “자기야, 지금도 나랑 같이 돌아가고 싶어?”“당신이 가고 싶으면 난 꼭 당신과 같이 갈 거야. 하지만 돌아간 다음에 반드시 다시 돌아와야 해.” 우문호 말했다.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만약 못 돌아오면 우리 거기서 살지 뭐.”우문호가 화들짝 놀라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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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5화

호비의 둘째 임신짐을 꾸려 경성으로 돌아왔다.경성은 점점 정상을 되찾았고 제왕은 정식으로 경조부 부윤 직을 맡았으며, 여섯째 회왕도 안일하게 지낼 수만은 없는지 전에 일곱째가 담당했던 경조부 보좌관에 임명됐다.조정은 독고가 난을 일으키기 전에 이미 한차례 피바람이 불었던지라 이상적인 새 사람을 발탁했다. 우문호는 이 신인 발탁을 통해 북당은 생명력이 왕성해질 거라고 확신했다.그리고 우문호가 경조부를 떠난 뒤 동궁 작은 조정도 정식으로 설립되어 우문호가 여전히 병부 상서를 역임하며 병권을 장악했다.변경에서 상소가 올라왔는데 북막이 꿈틀꿈틀 움직이려 하고 있으나 북당은 이미 준비에 만전을 기해서 만약 북막이 감히 국경을 쳐들어오면 정면으로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했다.며칠 전 우문호는 대주에 서신을 보내 대주의 진정정 장군이 직접 전차와 무기를 변경으로 호송해 위왕에게 인수인계해달라고 했다.이와 동시에 호 대장군이 남강으로 가서 순왕과 남강왕을 도와 내란을 평정하게 해 남강 통일이 실현되는 순간이 그리 멀지 않았다.안왕은 상처가 나은 뒤 경성을 떠나겠다는 성지를 청했다. 경성을 떠나기 전에 안왕비는 안왕부에서 연회를 열어 모두를 집으로 초대해 석별의 정을 나눴다. 그래도 다행히 평화로운 마음으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정화 군주는 경성을 떠나지 않았으나 최씨 집안에 머무르지 않고 밖에 방을 구해 시녀 둘과 혼자 살았다.그리고 궁중에서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호비가 회임을 했다는 것이다.명원제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전에는 열째가 제일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호비가 자신을 위해 하나 더 가질 줄이야.명원제는 호비의 이번 임신에 상당히 긴장해 며느리 원경릉에게 시간을 내 입궁해 호비를 보도록 했다.원경릉은 당연히 부르면 반드시 왔는데 분명 큰 경사일 게 틀림없다.호비의 태아는 상당히 안정적이라 어쩌면 또 아들이 아닐까 했다. 호비는 울적해하며 원경릉에게 딸은 엄마랑 마음도 잘 맞는다던데 딸을 낳고 싶다고 했다. 제왕비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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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6화

황귀비의 충격적인 소식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문진한 뒤 심박을 듣고 물었다. “배 아프세요?”“약간, 설사를 이렇게 많이 했는데 어떻게 안 아파?” 황귀비가 따질 힘도 없는지 말했다. “어지러워 죽겠네.”“만약 아직 설사가 나면 금식하셔야 해요.” 원경릉이 명을 내리고 처방전을 쓰며 물었다. “월경은 언제 있었나요?”“요 1년 동안 두세 달 만에 한 번씩 금방 끝났어. 최근 한번 한 게 두 달 전일 거야.” 황귀비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원경릉이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났는지 황귀비에게 말했다.“임신일 리는 없으세요?”황귀비는 이 말을 듣고 ‘풉’하고 웃으며 원경릉에게 말했다. “놀리지 마, 아주 날 홀랑 가지고 놀고 말이야.”원경릉은 침착하게 임신 테스트기를 꺼냈다. 최근 이게 아주 대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북당이 좋은 일이 연달아 있는 김에 미색도 얼른 쓸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황귀비는 별로 검사해보고 싶지 않았지만 원경릉이 겸사를 하지 않으면 약을 쓰기 어렵다고 고집을 부렸다.황귀비는 거스를 수 없어 구시렁거렸다. “그건 불가능해, 내가 올해로 사십이 넘었고 만약 정말 그런 복이 있으면 지금은 손주도 있는 데다 일 년에 폐하 시중을 한두 번밖에 못 들겠어? 지난번 시중도 두세 달 전이었어.”이렇게 말하면서도 풍집사의 부축을 받아 화장실에 갔다.원경릉은 사실 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전에 우문호가 말하는 걸 들었는데 지금 아바마마께서 호비를 총애하고 궁중의 다른 비빈들은 나이가 많아서 아들과 손자가 있으니 마음이 아예 그쪽으로는 없는지 가끔 폐하께서 가셔도 그렇게 기쁘게 맞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황귀비는 슬하에 자식이 없어 우문호가 양자가 된 뒤로, 우리 떡들과 쌍둥이가 자주 궁에 드나들고 황귀비 본인도 방대한 후궁을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폐하의 시중을 들 정력은 남아있지 않았다. 거기다 폐경 전후라 황귀비가 방금 말한 대로 1년에 한두 번 하는 건 부부 사이 의무방어전 정도 의미다.잠시 후 풍 집사가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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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7화

황귀비의 임신, 미색의 불임황귀비가 중얼거렸다. “늘그막에 자식을 보는 건가?”원경릉은 황귀비가 이렇게 자조하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어마마마, 기쁘십니까?”“기뻐 죽을 것 같아!” 황귀비가 천천히 자리에 앉아 몸을 약간 떨었다. 고여서 썩은 물 같던 나날이 갑자기 벅찬 환희가 되어 황귀비는 감히 믿기지가 않았다. 지금 이 모든 게 꿈인 것만 같아서 원경릉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실수는 아니겠지?”“그럼 어의를 불러 다시 한번 진맥을 하세요!” 원경릉이 말했다.황귀비는 이렇게 큰일을 경솔하게 처리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일단 본인부터 믿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풍집사가 급하게 알리러 간 게 원망스러운 것이 나중에 혹시라도 회임이 아니라고 하면 꼴이 우습기 때문이다.원판이 어의 몇 명을 데리고 왔다. 돌아가며 다가와 진맥하는 동안 명원제도 왔는데 얼굴에 기쁨이 가득하고 놀라움에 차서 황귀비를 바라봤다.마지막으로 원판이 황귀비 마마는 분명 회임하셨다고 선포하고 이미 두 달이 되어 심지어 호비마마보다 약간 앞선다고 했다.명원제는 좋아 죽을 것 같다. 남자는 말이지, 아빠가 되는 거라면 몇 번이라도 좋다. 낳으면 키울 수 있으니까.황귀비가 기쁨에 벅차 눈물을 흘리자 원판이 정상이라며 임부는 울었다 웃었다 하는 게 당연하다며 따지고 들면 안 된다고 했다.황귀비는 기쁨에 겨워 울고 걱정이 돼서 눈물이 났다. 최근 며칠 동안 계속 설사를 했기 때문에 아이를 잃을까 걱정이 됐다.다행히 원경릉이 당분간은 괜찮으니 음식을 담백하게 드시면 곧 좋아질 거라고 했다.황귀비가 원경릉의 손을 잡고 아직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로 계속 되뇌었다. “노부인께 정말 감사드리네. 노부인이 나에게 처방해 준 약을 두세 달 먹고 이렇게 회임할 줄 몰랐어. 노부인은 자식을 점지해주는 삼신할미시다.”황귀비가 이 말을 한 지 사흘도 되지 않아 온 경성에 소문이 쫙 퍼져서 일순간에 할머니의 명성이 경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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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8화

못난이가 준 탕미색의 뒷모습을 보니 원경릉도 기분이 착잡했다. 미색과 여섯째는 맥으로 볼 때 아무런 문제가 없고 할머니도 그들 맥을 짚었으나 맥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물론 여섯째 쪽 올챙이가 힘찬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만약 그런 문제라면 정화 군주의 방법이 어느 정도 유용할 것이다.원경릉이 집으로 돌아와 계속 경호의 수수께끼를 파고들고 있었다. 홍엽은 요즘 일이 있든지 없든지 초왕부를 찾아와 어슬렁거렸다. 주요 이유는 진도를 파악하는 것으로 원경릉이 홍엽에게 설명하기를 보기엔 쉽지만 계산하는 건 상당히 복잡해서 1~2년 안에 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에 홍엽은 상당히 실망한 눈치다.하지만 홍엽은 여전히 매일 와서 매번 우문호와 원경릉에게 탕을 선물했다. 못난이가 새로 배운 요리라는데 맛있다.하지만 우문호는 마시지 않고 매번 전부 버렸다. 왜냐면 이 탕은 국물 말고 아무것도 없어서 뭘 끓인 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며칠 온 뒤 홍엽이 탕을 마시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물었다. 서일 이 녀석은 솔직하고 입바른 소리를 잘해서 말했다. “안 먹었어요. 전부 버렸습니다.”“버렸다고?” 홍엽이 화를 내며 말했다. “못난이의 정성인데 당신들 어떻게 버릴 수가 있지?”우문호가 서일을 째려보고 홍엽에게 변명했다. “뭘 끓인 건지 모르는데 누가 감히 먹을 수 있어? 그리고 못난이는…… 늘 원 선생에게 엄청 적의를 품고 있는데 몰래 뭔가 수작을 부렸을 수도 있잖아?”“어떻게 그런 식으로 사람을 의심할 수 있습니까? 만약 독이 걱정됐으면 저한테 말하면 될 것을 그럼 제가 먹는 걸 보여 드렸을 텐데. 못난이가 생긴 건 그렇지만 마음은 선량하단 말입니다.” 홍엽이 화를 냈다.“그래, 못난이 마음이 선량하다고 쳐. 그런데 왜 우리에게 탕을 주는 건데? 음식솜씨를 연습하는 거면 자네가 먹으면 되잖아.” 우문호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걸 아예 이참에 까놓고 말했다.홍엽이 입을 다물고 한참 있더니 드디어 입을 열었다. “어쨌든 당신들에게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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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19화

우문호와 홍엽의 몸싸움우문호가 변명을 전혀 듣지 않자 홍엽이 화가 나서 말했다. “전부 오해라고 했잖아요. 저도 태자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건 전부 한바탕 오해였어요. 아직 안 끝났습니까? 전 당신들 북당을 위해 공을 세우고……”“공을 세우면 안 때린다고 했어?” 우문호가 앞으로 덮치며 이를 갈고 으르렁거렸다. “그녀를 넘보면 네가 내 목숨을 구했다 해도 목숨 걸고 싸울 거야. 네가 경호에서 나한테 한 말 기억 좀 해보지그래. 일부러 심오한 척 2년 후에 원 선생이 자기 손에 들어올 거라고 했던 거 기억나지, 능력도 좋아.”“일부러 뭐? 내가 그녀를 빼앗자고 치면 성공하지 못할 것도 없는데 내 기분 상하게 하지 말지, 작작하라고, 됐거든!” 홍엽이 우문호와 드잡이하는데 진짜 열 받는 건 2년간 유지해 온 신비함을 우문호가 까발려서 공든 탑을 한순간에 무너뜨려 버린 사실이다.원경릉이 멀리서 우문호와 홍엽이 싸우는 걸 보는데, 사식이가 가서 우문호를 돕고 싶어 안달이다. 원경릉이 말했다. “가지마, 싸우게 내버려 둬.”“홍엽이 대단한데 태자 전하께서 다치시는 거 아닙니까?” 서일이 물었다.원경릉이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말했다. “그럴 리 없어, 저 사람들 친해지는 중이야.”요 며칠 둘이 서로 예의를 차리는 게 원경릉까지 어색할 지경이었다. 둘은 타고난 원수인데 갑자기 예의를 차리면 둘은 같이 지낼 수가 없다. 결국 더 나은 공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앞으로 홍엽이 다시 오면 둘은 서로 원망의 말을 할 거고 그런 상태가 좋다.하지만 못난이가 원경릉과 우문호에게 무고술을 썼을 줄 몰랐다. 원경릉은 못난이는 홍엽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못난이 자신이 홍엽의 짝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느끼고 시녀의 신분으로 홍엽의 곁을 지킬 뿐이라고 생각해 왔다.하지만 못난이가 우문호와 원경릉에게 무고술을 쓴 건 원경릉과 우문호를 갈라놓으려는 것이고 핵심은 홍엽을 위해 길을 터주려는 목적이다. 못난이는 홍엽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그런 걸 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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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20화

못난이의 마음못난이는 믿기지 않았다. 이 약은 효과가 없었던 적이 없는 게 절대적으로 서로 믿는 부부는 천하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홍엽은 못난이한테 신경 쓰지 말고 마당에 있는 안락의자에 벌렁 드러누워 구름 하나 없는 하늘을 바라봤다.못난이는 여전히 저쪽에서 계속 절대 그럴 리 없다며 중얼거리고 있었다.문득 홍엽이 못난이에게 말했다. “못난아, 만약 태자비가 계속 경호의 비밀을 못 알아내면 우리 북당에 눌러앉자, 아무 데도 가지 말고.”못난이가 놀라서 홍엽을 바라봤다. 공자가 북당에 머무르고 있는 건 원숭이의 고향을 찾기 위해서고 원숭이의 고향의 관건이 되는 인물을 찾았더니 바로 태자비였다. 만약 태자비가 찾아내지 못하면 공자는 왜 굳이 여기 있으려는 거지?“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우리를 믿지 않고 저들은 늘 우리가 자신들을 해칠 거라고 생각하잖아요.”“그럼 걱정하라고 내버려 둬, 늘 경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도 좋잖아?” 홍엽이 입을 실룩거리며 미소를 짓는데 눈에 장난기가 다분하다.못난이는 가만히 홍엽을 보는데 아무래도 공자가 최근 좀 이상하다.“남강으로 돌아가고 싶어? 돌아가고 싶으면 내일 내가 여비를 줄 테니 가봐.” 홍엽이 물었다.못난이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못난이는 안 갑니다. 못난이는 계속 공자 곁에 있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마음대로 해!” 홍엽이 여전히 강요하지 않았다.못난이는 약간 실망해서 말했다. “그럼 우리는 경성에서 뭘 하죠?”’“첫 번째 일은 너한테 남편감을 구해주는 거.” 홍엽이 못난이를 보고 살포시 웃음을 지었다.못난이가 화들짝 놀라 자신의 얼굴을 만지더니 말했다. “아뇨, 아니에요. 전 시집 안 갑니다. 절 마음에 들어 할 사람도 없고요.”“가면 쓸 필요 없어, 벗어 버려. 너 예뻐.” “아뇨, 안돼요. 안됩니다!” 못난이가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벗을 수 없어요. 벗으면 맞아 죽을 거예요.”“못난아, 여기는 그럴 리 없어. 여기는 남강 북쪽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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