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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명의 왕비: Kabanata 2291 - Kabanata 2300

3155 Kabanata

제 2291화

휘몰아치는 전황원경릉은 밖에 나가지 않고 방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있었는데 오히려 눈 늑대가 한곳에 가만히 있지를 못하며 밖으로 나가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만두는 이참에 황태손의 위엄을 차리려고 늑대들을 죄다 별궁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쌍둥이는 보통은 이 시간 때면 잠들 시간이었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자지 않고 나한상에 차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꼬마 미륵보살 같았다. 하지만 쌍둥이가 그 날카로운 눈빛으로 뭘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꼼짝하지 않고 전장을 관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아기 호랑이는 쌍둥이 곁에 엎드려 밖을 내다보며 언제 달려 나갈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원경릉은 우문호가 걱정되지만, 새끼 호랑이가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우문호 쪽은 별일 없다고 생각했다.국고 밖.우문호 쪽 상황은 결코 가벼운 상황이 아니었다.홍엽과 두 사람 모두 다친 상황이라 대처하기 여간 힘들었다.하지만 독고는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 독고는 싸울수록 용맹해지는 듯 피로한 기색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눈에 뵈는 거 없이 사납게 공격했다.이것은 독고의 마지막 기회로 오늘 대패하면 북막은 다시 그와 연합하지 않을 것이며 독고도 북막 진씨 가문을 설득할 만한 충분한 돈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그 전에 도망치며 독고가 데리고 간 병마는 사실 고작 8만 명으로 이 8만 명중 2만 명은 대주와 대월국의 장사치로 위장해 경성에 있고, 나머지 6만 명은 수도권에서 경성으로 들어가는 선상에 있어 금을 옮기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었다. 그래서 독고는 경성에 자신에게 속한 사람이 2~3만 명 있고 그 나머지는 전부 모반을 꾀한 북군영 병사였다.우문호 말이 딱 들어맞았다. 이 계획은 물샐틈없어 보이지만 사실 급조되었음을 가리기 위해 나눠서 공격하는 것으로 우문호의 시선을 분산해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독고도 국고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자 유일한 희망은 병여도를 빼앗아 북막과의 연합을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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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92화

홍엽을 공격한 독고우문호가 소식을 듣고 크게 고무되었다. 과연 외곽을 셋째에게 맡긴 것은 잘한 일로 셋째가 전장을 통제하고 황실 별궁과 병기고 쪽 상황을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었다.박원과 전진 장군은 병기고 쪽으로 역시 비교적 힘이 들었는데 탕양이 평남왕 세자를 제압한 뒤 신속하게 사람을 보냈고 일부분은 귀영위를 지원하러 갔다.경성 안팎으로 여기저기 전쟁의 불길이 치솟았으나 경조부의 병사들이 호들갑을 떨며 백성들에게 문을 걸어 잠그고 들어가 있게 해 백성들에 영향은 크지 않았다. 전에 이렇게 호들갑을 떤 일이 없었기 때문에 백성들도 놀라서 너나 할 것 없이 피난을 갈 정도였다.독고의 분산 공격은 우문호의 각개 전투로 전부 궤멸하었다.독고는 몹시 열 받고 초조했다. 황실 별궁 쪽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는커녕 오히려 누군가 우문호에게 보고하길 별궁의 적은 이미 격퇴됐다는 소식이었다.그 말에 독고는 더욱 열 받아 더는 희망이 없으므로 황궁을 쳐들어가 명원제를 주살하고 우문호를 죽여 북당에 머리가 없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며 북막을 위해 공을 세운 셈 칠 수 있고 북막도 이 혼란을 틈타 공격해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궁문 밖.명원제는 명덕전에서 모든 비빈과 모여 있었는데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없는 것이 이번 전투에서 우문호에 대한 상당한 믿음이 있었다. 모든 계획과 배치는 독고의 군대가 모두 경성에 집결하게 하는 것으로 명원제도 동의한 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단기간 내 독고를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기회를 만들면 독고가 기회에 편승해 일망타진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양쪽 다에게 모험으로 만약 지게 되면 정말 끝장나고 말 것이었다.호비는 명원제 곁에 앉아 있었는데 복숭아색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흰 눈 같았고 오늘따라 유난히 흰 피부가 돋보였다. 하지만 눈에서는 살기가 뿜어져 나와 혹여나 독고 쪽 사람이 침입해 들어오면 힘차게 방어할 태세였다.목여 태감이 300명을 데리고 명덕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와중에 해는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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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93화

힘겨운 결전독고는 경공이 상당해서 하늘로 솟아올라 몇 걸음 걸으니 곧 궁의 담장을 넘을 것 같았다.독고의 무공을 그 자리의 누구도 당해낼 수 없는데 궁중의 금군 대부분 다른 곳으로 옮겨서 안에 각 궁문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다 해도 몇백 명에 지나지 않았다. 독고가 궁 안으로 들어간다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다.우문호와 이리 나리는 날아올라 독고를 막으려 했으나 그들의 경공은 독고와 한참 차이가 나서 전신의 내력을 끌어올려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오히려 위기일발의 상황에 접전을 치르던 중 서일이 담에 뛰어올라 독고를 끌어안아 아래로 끌어내렸다. 독고가 도약하려는 찰나 서일에게 막히는 바람에 완전 뚜껑이 열려서 서일의 가슴에 일장을 가했다. 그러자 서일은 순간 눈앞이 새빨개지더니 입에서 피를 뿜고 솜뭉치처럼 나가떨어졌다.“서일!”우문호가 달려가서 서일을 안고 이리 나리가 독고를 막는데 곧 나장군이 달려와 두 사람이 독고를 포위하고 공격했다.홍엽이 중상을 입고 숨을 몰아쉬며 못난이의 손을 잡고 격렬하게 외쳤다.“그를 죽여, 그를 죽여버려!”못난이는 애초에 말을 잘 들었건만 그마저도 흐느꼈다.“공자 버티셔야 합니다. 못난이가 그를 죽이고 돌아오겠습니다.”못난이가 품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서 홍엽의 입에 털어 넣었으나 홍엽은 약을 넘기지 못하고 오히려 몇 번이나 피를 토하는 것이 가망이 없어 보였다.못난이가 갑자기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미친 사람처럼 검을 들고 닥치는 대로 베면서 독고의 앞에 섰는데 죽이려고 눈이 뒤집힌 짐승처럼 검을 마구 휘둘렀다. 못난이는 쾌검으로 승리를 취하는 전법으로 전에 이성이 또렷할 때는 검법과 장법이었으나 지금은 분노에 사로잡혀 머릿속에는 오직 독고를 죽인다는 생각만 있어 마구잡이로 베려 하자 독고가 성을 내며 일갈했다. “못난이야, 네 주인이 누구냐?”못난이가 미쳐서 울부짖으며 외쳤다. “공자, 공자야말로 내 주인이다. 널 죽여 공자의 복수를 할 거야, 널 죽여버리겠어.”못난이는 미쳐 날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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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94화

최후특히 못난이는 지치지 않고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몸에 몇 군데나 검상을 입었는데도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다칠수록 사나워졌다. 독고가 가장 두려워한 건 오히려 못난이였다.협공 끝에 독고가 드디어 지친 듯 검을 드는 힘이 상당히 느려져 팔과 가슴에 몇 군데나 상처를 입었다. 곧바로 우문호의 초식이 유성처럼 회전하며 검이 독고의 가슴을 항해 후려쳤다.지금까지 독고는 족히 3 시진을 싸웠으며 1 대 다수인 데다 적들은 죄다 무림에서 한 싸움하는 초일류 고수들이었다.우문호는 독고가 얼굴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보았다. 눈가의 음험함과 교만함이 아직은 살아있었지만, 뜻밖에도 선혈이 가슴을 타고 아래로 흘렀다. 독고는 그렇게 오만하게 우문호를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도 전혀 쓰러지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무릎을 꿇지도 않은 채 마지막 남아있는 힘까지 다해 버티며 천천히 숨을 거두기를 기다렸다.우문호 쪽 사람들도 하나같이 다들 몰골이 말이 아닌 게 다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고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이리 나리조차 검에 의지해 겨우겨우 버티고 서 있었는데 머리가 싹 다 헝클어지고 옷은 반쯤 찢겨 나간 것이 이런 험한 꼴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당해본 적이 없었다.독고가 죽어가면서까지 험한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채 우문호만 노려보는 것이 마치 본인을 죽게 한 사람을 똑똑히 기억에 남겨두려는 것처럼 보였다.그리고 이내 검을 바닥에 짚고 끝까지 버티고 서 있다가 결국 서서히 허물어지며 기세가 드높던 일생은 한 차례 전투로 장렬하게 끝났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안왕이 독고에게 이를 빠득빠득 갈며 힘겹게 검을 들어 올려 노한 목소리로 외쳤다.“감히 내 연아를 납치하다니 널 곱게 죽도록 놔둘 것 같으냐?”안왕이 검을 들어 독고의 목을 베려 하자 우문호가 뭔가 번뜩 떠올라 소리 질렀다.“안돼!”그 순간, 독고가 갑자기 붉어진 두 눈을 번쩍 뜨더니 검을 움직여 곧장 안왕의 배를 찔러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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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95화

불안한 예감궁 안과 궁 밖은 마치 전혀 다른 세계 같았고 밖은 선혈이 낭자하고 시체가 널브러져 있건만 궁 안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고요하고 평온했다.명원제 앞에 무릎을 꿇자, 명원제가 매우 감격해하며 서둘러 일어나라고 했다. 하지만 둘은 채 일어나기도 전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더니 완전 녹초가 되어 대자로 뻗어 헉헉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황귀비가 어의에게 분부해 두 사람의 상처를 치료하게 하고 두 사람은 눈을 감고 이 정도의 상처로는 끄떡없다는 듯이 아파하는 기색 하나 없이 잠자코 치료받았다. 이번 전투는 여전히 가슴이 벌렁거리지만 그래도 돌아볼 가치가 있는 게 특히 독고의 검법이었다.황실 별궁, 전쟁의 북소리가 멈췄다.원경릉이 깜짝 놀란 건 전장을 통틀어 아무도 중상을 입은 사람이 없었다는 점, 고작해서 몇 명이 경상을 입고 대충 싸매도 괜찮다는 점이었다.원경릉이 밖으로 나와 삼대 거두와 안풍친왕 부부가 본관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은 전장에서 막 돌아온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고 마치 유원지에서 실컷 놀다 들어온 것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원경릉이 서둘러 들어가 물었다.“다섯째 쪽에서는 아무 소식 없나요?”“태자비, 조바심 낼 필요 없어. 태자 쪽은 별일 없을 거니까.” 소요공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잎담배를 더듬으며 태연하게 말했다.태상황이 소요공에게 달라고 손을 뻗더니 고개를 들어 말했다.“과인에게도 한 대 주렴, 그리고 걱정하지 마, 계속 사람을 보내 정보를 확인하는 중이야.”원경릉이 조바심이 나서 애간장을 태우는데 저들의 느긋한 모습을 보니 그나마 위기는 조금은 해소된 것 같은 분위기에 원경릉도 계속 땍땍거릴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한 발짝 물러나 어르신들이 계속 전장의 여운을 나누시도록 했다.밖에는 사식이가 문 앞에 앉아 계속 밖을 내다보고 있다. 원경릉이 다가와 같이 돌계단에 앉아 걱정하고 있는 사식이를 다독였다. “걱정하지 마, 내가 방금 태상황 폐하께 가서 여쭤봤는데 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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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96화

중상을 입은 서일과 홍엽사식이가 돌계단을 내려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 “소녀 원용선, 저는 뭣 모르는 철부지라 전에는 부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남편이 북당 강산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있사오니 부처님, 보살님 부디 그이가 무사히 돌아오도록 지켜 주시고……”사식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말발굽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이 얼른 고개를 들어보니 말 몇 마리가 시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이리로 달려오고 있었다.말 위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은 전신에 붉은 옷을 입고 있었고 다른 말에서는 살짝 튀어나온 갑옷이 보였다. 그 순간 사식이가 다리에 힘이 풀리며 울부짖었다. “서일……”보내진 사람은 홍엽과 서일이었고 귀영위가 서일을 번쩍 안고 말 위에서 내렸다.그때, 사식이가 달려들어 서일 몸에 피를 보고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맙소사, 서일, 서일!”“어서 안으로 들이게!” 원경릉이 낮은 목소리로 분부했다.서일과 홍엽 공자는 둘 다 중상을 입고 숨이 간신히 붙어 있는 정도였다.“먼저 서일을 구해요, 서일을 구해요!” 사식이가 원경릉의 어깨에 기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울부짖었다.“그래, 알았어, 알았어!” 원경릉이 사식이를 흘끗 쳐다보니 다리에 힘이 풀려 귀영위를 간신히 잡고 있었다.“태자 전하는? 태자 전하는 다치지 않으셨고?”원경릉이 귀영위를 향해 물었다.“태자비 마마 안심하세요. 태자 전하는 무사하십니다!” 귀영위가 답했다.원경릉은 눈시울을 붉히며 사람들을 지휘해 서일과 홍엽을 후원에 붙어 있는 사랑채 두 방으로 각각 나뉘어서 들여보내려고 했는데 돌연 사식이가 원경릉을 홱 잡아 끌고 서일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사식이가 연신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빨리, 빨리 좀 봐줘요.”원경릉이 진찰해 보더니 서일의 심장박동과 맥박이 조금 약했을 뿐 상처는 비교적 가벼웠다. 하지만 가슴에 손바닥 자국이 유독 크게 나 있는 것을 보니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원경릉은 내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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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97화

치료원경릉은 홍엽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큰 짐을 덜어낸 듯한 홀가분한 목소리에 이상하게도 가슴을 저미는 슬픔이 몰아쳤다.원경릉은 애써 마음을 추스르고 홍엽의 치료에 집중했다.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우문호와 서일이가 매우 걱정됐다.사식의 울음소리가 옆방까지 울려 퍼졌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식이 인생에 그렇게 큰 좌절을 겪은 일이 여태껏 없었고 서일에게 시집온 이후로 매일 같이 지지고 볶으면서 매우 행복한 나날을 보냈었다. 둘은 백년해로를 약속했건만 만약 서일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원경릉은 사식이가 무슨 짓을 할지 전혀 상상도 안 갔다.원경릉은 이런 생각을 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이내 생각을 떨쳐버리고 정신을 가다듬고 상처를 계속하여 꿰맸다. 홍엽의 몸에는 꿰매야 할 상처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고 그중 배에 찔린 상처가 가장 심각해서 단순히 상처를 꿰매는 걸로 될 만한 그런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내장이 파손된 것은 아닌지 자세히 검사해 봐야 했다.사식이가 상심에 빠져 있 한 시진이 훌쩍 지난 후에야 비로소 홍엽의 상처 치료를 마쳤으나 상황은 별로 낙관적이지 않은 것이 심장박동이 현저히 느려지고 있었다.다른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는데 문득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원경릉은 무의식중에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못난이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못난이가 난리법석을 치며 들어오는 것을 보고 노해서 날아올라 못난이와 몇 수를 겨루더니 못난이는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라 사식이는 아예 못난이의 적수가 되지 못했고 하마터면 못난이의 칼에 다칠 뻔 했다.다행히 안풍친왕비가 달려와 한 손으로 못난이의 검을 빼앗았는데 맨손으로 상대의 검을 빼앗는 초식에 사식이는 간담이 서늘해졌으나 방금 안풍친왕비의 손에서 늑대의 발톱 같은 게 뻗어 나가는 걸 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쉽게 못난이의 검을 빼앗을 수 있었나 보다.’못난이는 검을 빼앗긴 후 홍엽을 보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자, 안풍친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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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98화

서일이 깨어나길 기다리며“얼른 먹어요!” 원경릉이 너무 피곤해서 의자에 털썩 기대 앉아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서일을 보러가야 겠다고 마음먹었다.못난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안 먹어요. 공자를 위해 남겨둘 거예요. 전 아픈 게 두렵지 않아요.”못생긴 얼굴에 또 얼마나 고집이 센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럴 필요 없어요. 여기 더 있으니까.”못난이는 진통제를 손에 쥐고 못 들은척 하면서 홍엽 곁을 지키고 있었다.원경릉이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잠시 쉬었다가 서일을 보러 나갔다.사식이가 서일 곁에서 지키는데 서일은 마치 흙 인형처럼 기척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침대에 누워있었다. 서일을 알고 지낸 지금까지 늘 펄펄 날뛰는 모습만 봤는데 갑자기 이런 모습을 보니 원경릉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원 언니, 왕야께서 그러시는데 그이의 의지에 달렸대요!” 사식이의 목소리가 사식이 것 같지 않게 울리고 떨렸다. “깨어날 수 있을까요?”“분명 깨어날거야. 서일이 널 얼마나 아끼는데?” 원경릉이 살며시 사식이를 안아주자 사식이가 원경릉의 품에 안겨 눈물만 주룩주룩 흘렸다.원경릉이 깊은 한숨을 쉬면서 사식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사식이 착하지,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건 조금 더 강해지는 거야. 서일에게 끊임없이 말 걸어주고 서일이 깨어날 수 있도록 격려하자. 서일에게 넌 이 세상에 남은 가장 큰 미련인걸, 아마 서일은 네가 한 말을 들을지도 몰라.”사식이가 천천히 원경릉을 놔주면서 심하게 부은 눈에 엄청 맹맹한 목소리로 말했다. ““얘기도 하고 이름도 불렀지만 대답이 없어요.”“계속 얘기 해야지, 계속 부르고.” 원경릉이 청진기를 대고 서일의 심장소리를 들었는데 안풍친왕이 어떤 묘약을 썼는지 금방 여기로 보내졌을 때보다 심장 뛰는 소리가 확연히 좋아졌다.사식이가 침대에 엎드려 서일의 귓가에 대고 말을 끊임없이 하는데 서일은 당연하게도 반응이 없었다. 이때 사식이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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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99화

사식이의 임신사식이가 이 말을 듣고 창백해진 얼굴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아뇨, 서일이랑 상의해서 다 평안해진 뒤에 아이 낳는 거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그럼, 둘은 피임하는 거야?”“제가 피임약을 먹고 있어요.”원경릉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생리대를 꺼내서 사식이를 부축해 작은 사랑채로 데려갔다.사식이가 병풍 뒤에서 정리하고 와서 원경릉에게 말했다. “확실히 달거리네요.”사식이가 옷을 가지고 들어가서 갈아입고 아랫배 통증이 더욱 심해진 것을 느끼고 서둘러 말했다.“일단 서일한테 가서 거기서 쉬고 있을게요.”원경릉이 부축해서 나가는 와중에도 아파하는 모습에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서일 방에 돌아와서 약상자를 열어 뒤져보는데 과연 진짜로 임신 테스트기가 떡하니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혹여라도 정말 임신했을 까봐 걱정이 되었다.원경릉이 임신 테스트기를 사식이에게 주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르쳐 주었다.사식이가 요강을 들고 병풍 뒤로 들어가 잠시 후 임신 테스트기를 가지고 나와 원경릉 말 대로 평평하게 놓고 잠시 있자 빨간 두 줄을 볼 수 있었다.“사식아, 너 임신했어.”사식이가 당황해하며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전 계속 피임약을 먹었는데?”“너 나한상에 누워서 움직이지 마.” 원경릉이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사식이가 눈가에는 또 눈물이 차오르면서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럴 수 없어요. 정말 안돼요. 이럴 때 임신하면 안돼요. 서일이 깨어날 때 까지 제가 곁을 지켜야 해요.”“사식아 내 말 들어!” 원경릉이 사람을 오라고 해서 사식이를 나한상에 눕는 걸 도와주었다. “네가 여기서 서일을 지켜도 똑같아. 그럼, 나한상을 옮겨서 둘이 같이 누워 있어. 내 말 좀 들어. 여기에 너랑 서일의 아이가 있다고. 경솔하게 굴어서는 안 돼. 너 방금 못난이와 싸우고 지금 피를 봤잖아. 분명 아이한테 영향이 갈 거란 말이야.”사식이가 마음이 어지러워 눈물이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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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00화

약 상자와 머리의 빛약상자를 다시 열어 보았지만 역시나 없었다. 원경릉은 당황스러운 게 이 약상자라면 생각대로 바로 이루어지는 마법의 약상자인데 어째서 이번엔 효과가 없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너 중요한 순간에 꼭 이렇게 말을 안 들으면 곤란해. 사식이라고, 사식이란 말이야. 사식이 아이한테 무슨 일 생기면 절대 안 돼.” 원경릉은 거의 우듯이 애원했다.원경릉이 반복해 몇 번이고 애원했으나 약상자는 미동조차 안 했고 어디서 부터 잘못됐는지 약상자 안의 약품은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원경릉은 정확한 까닭을 몰라 불안한 마음에 서둘러 만두를 찾아갔다. 만두를 이끌고 방으로 들어가 엄숙하게 물었다.“우리 만두, 엄마 좀 봐, 엄마 머리에 아직 빛나는 거 있어?”만두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더니 약간 주저하며 말했다.“있어요!”“있다고?” 그거 좀 이상한데, 왜 약 상자는 원경릉의 의지대로 변하지 않지?“응, 있어요, 여기요!” 만두가 손가락으로 원경릉의 오른쪽 머리를 가리키며 가리키는 김에 꾹 눌렀다.원경릉이 만두에게 뽀뽀해주며 말했다.“그래, 좋아, 아참, 방금 엄마가 너에게 물어봤던 거 아빠에게 말하면 안 돼.”만두가 두 손을 소매속에 넣고 작은 얼굴을 치켜들더니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말 안 해요. 아빠랑 할 말도 없고.”“그러면 못써, 아빠가 그러셨어. 큰 위기가 해결되면 너에게 사과 하시겠다고.” 원경릉은 우문호가 만두에게 무섭게 군 일을 기억하고 있다. 만두는 건성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마음이 아주 여린 아이였다.만두가 두 손을 머리 뒤로 깍지를 끼고 나가며 말했다. “좋으실 대로!”엄마가 그날 만두에게 대신 변명해서 화가 나지 않았지만, 아빠가 자신에게 무섭게 굴 때 모습을 떠올리면 여전히 화가 났다.만두가 문 앞에 와서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잠시 쭈뼛쭈뼛하다 말했다. “엄마, 엄마 머리에 빛나는 거 방금 잠시 끊어졌어요.”“끊어졌어? 지금은 있니?” 원경릉이 또 가슴이 철렁했다.“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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