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에서 만난 조굉방우문호는 변장한 뒤 가마를 타고 바로 저택에서 나가 제왕 쪽으로 가서 가마를 내린 뒤 잠시 있다가 늙은 하인 몇명과 같이 나섰는데 전부 늙은 하인들이라 행동이 느려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 않고 거리에 나가 각자 흩어져 물건을 사고 군중속에 섞여버리니 더욱 찾기가 쉽지 않았다.이런 복잡한 절차 거치는 까닭은 초왕부는 이미 대비하고 있지만 밖은 미행하는 자가 많으니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편이 좋기 때문이다.우문호가 조굉방의 약방에 들어가니 조굉방은 계산대에 서있고 병자가 약을 짓고 있길래 잠시 기다렸다가 병자가 약을 다 지은 뒤 다가갔다.“어르신, 약을 사실 겁니까 아니면 처방대로 약을 지으실 겁니까?” 조굉방이 상당히 다정하게 묻는다.우문호가 조굉방에게 말했다. “주인장, 당귀를 좀 사고 싶네.”“예,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조굉방이 당귀가 든 서랍을 열며 저울을 꺼냈다.“반근!” 상당히 익숙한 손놀림이다.“예이, 기다리십쇼!” 조굉방은 당귀 반근을 달더니 기름 종이를 한 장 찢어 계산대에 놓고 재빠르게 포장했다.“50전입니다.” 조굉방이 당귀를 우문호에게 넘겨주며 한 마디 했다.“당귀는 어르신이 드실 건가요? 이 약은 열이 있어서 어르신 연세에는 신중하게 쓰셔야 합니다.”“응, 고맙네!”우문호가 은 조각을 꺼내며 말했다.“동전을 가진 게 없어서, 이 은자를 좀 달아줄 수 있겠지.”“예이!” 조굉방이 가져다 재 보더니 우문호에게 말했다. “어르신, 이건 두 냥짜리 은자입니다. 동전으로 바꿔 드려도 되겠습니까?”“그러지!” 우문호는 조굉방이 동전을 세는 동안 얼른 점포 안을 둘러보니 다른 사람이 없자 바로, “안……”그러자 조굉방이 얼른 동전을 우문호에게 주며 재빨리 말을 끊더니 말했다. “이거 받으시고 어서 가세요.”이 말을 하며 눈짓으로 가리개 뒤쪽을 흘끔 가리키더니 우문호를 뚫어지게 보고 경고하는 눈빛으로 그만하라고 손짓했다. 우문호가 자세히 들어보니 한 명 더 기척이 느껴지는데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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