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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ua Bab 명의 왕비: Bab 2041 - Bab 2050

3165 Bab

제 2041화

탕양 집들이원경릉이, “새집이잖아요. 사야할 물건이 있으면 다 사 놔야죠.”탕양이 감동한 눈빛으로 예를 취하며, “태자비 마마께서 신경 써 주시니 감사합니다만 괜찮습니다. 그간 필요를 대비해 모아둔 은자가 있습니다.”“그럼 다행이네요!” 원경릉은 마음 속으로 이상한 게 돈이 있으면서 인테리어가 왜 이렇게 후진 건데?“언제 이사 들어갈 생각이죠? 고사는 지낼 건가요?”“내일 이사 들어갑니다. 거창하게 고사까지는 아니고요. 같이 밥이나 먹죠, 제가 초대하겠습니다.”“그거 잘 됐네요. 부인을 뵌 적이 없는데 이 참에 만나 뵙고 앞으로 자주 걸음 하면 좋겠어요.”탕양이 미소를 지으며, “예, 저도 가급적 아내가 태자비 마마께 자주 문안 드리게 데려오겠습니다. 원래도 여러 번 태자비 마마를 뵙고 싶어 했어요.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무슨 말씀을!” 원경릉이 미소를 지었다.탕양이 물러나다가 갑자기 돌아서서, “태자비 마마, 소인의 새 집에는 의자, 탁자가 부족하니 왕부에서 좀 가져갈 수 있을까요? 내일 저녁 먹을 때 왕부 사람들도 좀 빌려서 식사 시중도 좀 돕게 하고요?”“그렇게 하세요, 초왕부는 기본적으로 탕대인이 주관하니까, 저에게 물어보실 필요 없어요.”“예, 태자비 마마 고맙습니다!” 탕양이 인사하고 나갔다.탕대인이 집들이에 초대하자 모두 기뻐했다. 탕대인은 ‘짠돌이’ 중에 ‘짠돌이’라 요 몇 년 동안 자기 지갑에서 돈을 꺼내 사람들에게 식사대접을 한 적이 없이 때문이다. 서일이 더욱 좋아하는 게 앞으로 탕대인이 이웃이 되기 때문으로, 두 집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앞으로 탕대인 부부가 부부싸움을 하면 자기들이 들을 수 있겠다며 사식이에게 몰래 키득대며 얘기했다.사식이가 무표정하게, “응, 앞으로 내가 당신 때리는 것도 저 집에서 다 듣겠지.”사식이는 결혼 뒤로 딱 한 달만 부드럽고 자상했지 지금은 완전 원래 모습을 회복해서 말끝마다 꼬투리다.각자 선물을 준비하고 기다리는데 다음날 새집에서 폭죽을 터트린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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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2화

탕양의 아내잠시 후 탕양이 한 여인의 손을 잡고 천천히 부엌에서 나오는데, 나이는 대략 서른 전후로 눈을 사로잡을 만큼 찬란하고 알록달록한 옷을 입었는데 노랑, 빨강, 파랑, 보라…… 무지개를 통째로 입고 있는 것 같지만 의외로 조잡한 느낌이 없다.가늘고 윤기나는 머리를 틀어 올리고 자수정 비녀를 꼽았는데, 야윈 얼굴이 아주 예쁘지는 않지만 품위가 있고 옅은 화장을 한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살포시 번져 있다. 눈을 살짝 내리깔고 탕양의 손을 잡고 나오는 거동이 침착했다.서일이 장난삼아, “오~ 탕대인과 부인이 이렇게 금슬이 좋으실 줄이야, 걸어 나올 때도 손을 잡네요.”원경릉이 서일을 살짝 밀쳤는데 탕부인의 눈에 초점이 없는 것을 보고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과연 탕대인이 미소를 지으며, “예, 아내는 눈이 좀 불편합니다.”탕양은 아내를 데리고 앞으로 와서 작은 소리로, “당신 앞이 바로 태자 전하와 태자비 마마,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서일과 서부인 사식이, 이 사람들은 얘기 많이 들어 아는 분들이니 긴장할 필요 없어.”탕부인이 함박웃음을 짓고 절 하며, “태자 전하, 태자비 마마를 뵙습니다. 서장군 안녕하십니까. 서부인 안녕하십니까!”원경릉이, “부인 괜찮습니다. 어서 앉으세요!”서일과 사식이가 서로 마주보고 살짝 놀랐다. 탕대인 부인이 맹인이라고? 그럼 왜 태자비 마마께 봐 달라고 하지 않으셨지?탕양이 부인을 부축해 앉히고 탕부인은 얼굴을 정확히 돌려 원경릉과 마주하더니 감사인사를 하며, “태자 전하, 태자비 마마, 이 집은 너무 귀한 것이라 저는……저는 태자비 마마의 큰 은혜를 갚을 길이 없습니다.”원경릉이 웃으며, “부인 그건 겉만 보고 하시는 말씀 이세요. 요 몇년간 초왕부 안팎으로 얼마나 많이 탕대인의 신세를 지고 있는데요.”탕부인이 스르르 웃는 게 주변 사람이 탕양을 칭찬하는 소리를 듣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다.그리고 탕양도 부인에게 꽤 자상해서 요리를 집어 와서 부인 앞접시에 덜어주고 생선 가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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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3화

탕양의 다른 여인원경릉은 그런 줄 모르고, “그럼 아내에 대해……죄책감과 동정?”탕양이 웃으며, “구분해본 적이 없어서요, 그저 이 생에 그녀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원경릉이 살짝 걱정하며, “만약 죄책감이나 동정이라면 저는……”탕양이 원경릉의 말을 자르며, “태자비 마마의 걱정을 이해합니다만 걱정하시는 상황은 없을 겁니다. 태자비 마마도 틀림없이 제가 젊었을 때 좀 놀았다는 얘기를 들으셨겠죠. 그래서 남녀의 그렇고 그런 사랑은 ‘빠삭’합니다. 더이상 저에게 매력이 없어요.”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그 뜻이 아닌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탕양과 부인이 진짜 사랑을 하길 진심으로 원하며 책임감이나 죄책감 때문인 걸 바라지 않는 건데 말이다.하지만 이렇게 곤경에 빠진 사람들끼리 서로 다독이는 모습도 아름답다. 사랑은 결국 모두 정으로 변하기 마련이니까.탕양이 웃으며, “태자비 마마,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원경릉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흔들며, “아뇨, 전혀요. 오해하지 마세요. 이건 아름다운 일이예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소꿉친구가 커서 부부가 되고 게다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전 아름답다고 생각해요.”탕양이 미소를 지었으나 기쁜지 슬픈지 드러내지 않고 물러났다.원경릉은 탕양의 뒷모습을 보며 누군가의 반려가 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이 있고 희망이 있으니까.돌아가서 우문호에게 얘기했더니 우문호가 미간을 찡그리고 생각하다가 결국 아무 말도 안 했다.원경릉은 우문호 표정이 이상해서, “왜 그래?”“탕양이 막 날 다르기 시작했던 때가 생각나서.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거든. 그 사람이랑 결혼할 생각이었어.”“지금 아내?” “아마 아닐 거야. 그 아가씨는 눈이 보였으니까. 그리고 상대적으로 어렸어, 그때는 탕양도 방탕한 생활을 접고 착실하게 정착한 것으로 봐서 그 아가씨와 혼인하려고 했던 것 같아, 몇 번이나 얘기했으니 분명 좋아 했겠지. 아니면 남들 앞에서 그 아가씨 얘기를 할 리가 없거든.”“탕양이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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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4화

진북후의 말실수부부 두 사람은 이미 결정했다. 대주에서 새끼 봉황 한 트럭을 줘도 안된다고 말이다.두 번의 출산, 애 다섯 명, 이미 집안은 난장판이다. 여기에 새끼 봉황이 더 생기면 그야말로 미쳐버릴 거다. 따라서 안전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우문호가 비록 딸을 원하지만 더는 낳지 않고 정말 딸을 갖고 싶으면 쌍둥이가 큰 뒤에 한 명을 데려다 키우는 것으로 이미 상의를 마쳤다. 우문호는 아이가 많아서 집이 아수라장인 건 전혀 두렵지 않지만 원 선생이 아이를 낳는 위험을 또 감수하는 건 두렵기 때문이다.우문호는 위험부담은 싫고 딸은 갖고 싶다. 하지만 딸이 있던 없던 제일 중요한 건 아내다.우문호가 다음날 경조부에 출근하자 진북후가 찾아와 긴요한 용건이 있으니 상의하기를 원했다.우문호는 아마도 호비 일이 아닐까 하고 접객실로 안해하고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데 과연 열째가 한 그 말 때문이었다.“열째가 이제 고작 몇 살입니까? 걔가 한 마디 한 걸 다들 너무 정색하고 비판하는 거 아닐까요? 진북후 나리도 그렇습니다. 그 말에 연연하실 필여 없어요.”진북후는 오히려 주춤거리며 얼굴이 하얘지더니, “아니요, 실은 그 말은 제가 가르친 겁니다.”우문호가 당황해서, “예? 나리께서?”“가르친 게 아니라!” 진북후가 뉘우치는 얼굴로 발을 구르며, “어쩌다 그런 말이 나왔을 뿐입니다. 황자께서 듣고 기억하실 줄이야, 저녁 연회에서 그 말을 듣고 전 하마터면 까무러치는 줄 알았습니다.”우문호가 담담하게, “됐습니다. 이건 아무도 모르니 나리도 다른 데 말씀하시 마세요.”진북후가 망했다는 얼굴로, “아는 사람이 있어서 이미 폐하께 보고드렸어요. 궁에서 사람이 와서 전 내일 입궐합니다.”“누가 폐하께 보고했습니까? 나리는 누구에게 얘기했길래? 아니 어찌 그렇게 바보같이 구셨습니까?” 우문호는 진북후 행동에 뚜껑이 열렸다. 진북후는 절대로 그런 마음이 없는데 입단속을 못하고 허풍 떨기를 좋아해서 그렇다. 전에 냉정언이 진북후는 그 버릇때문에 죽을 거라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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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5화

우리 아빠가 그랬다고?진북후가, “마마와 열째 황자를 연루 시킨 것이 두렵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 두렵지 않아요. 고작해야 제 목숨, 이 머리인데. 전하께서 역정내지 않으셔도 이미 죽어 마땅한 걸 압니다.”“돌아가서 잘 생각해 보세요. 도대체 그날 거기 있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나리의 그 말을 듣고 호비 마마께 얘기하지 않고 아바마마께 알린 자는 어찌 됐든 찾아내야 합니다.”“찾아내야 지요. 그럼 내일 전하께서 먼저 입궐하셔서 저에 대해 어전에서 몇 마디 해 주실 수 있으실 까요?” 한때 황제 앞에서 장인이라고 으스대던 진북후가 지금 딸과 열째 황자가 연루될 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아바마마께서는 나리를 믿으실 게 틀림없어요. 하지만 반드시 정확히 물어보실 겁니다.” 진북후에게 그런 야심이 없다는 걸 아바마마는 우문호보다 잘 알고 있다. 우문호는 조금 있다가, “하지만 폐하를 대하기 전에 사람을 호비 마마께 보내 이 일을 알리세요. 마마께서 진상을 모르시면 내일 나리가 궁으로 소환되어 추궁을 당하면 마마께서는 나리가 무고하다고 생각하고 소동을 일으키실 수도 있으니까요.”“지금 성지가 없으면 저도 궁에 들어갈 수 없는데 태자비 마마께서 저를 대신해 한 번 다녀와 주실 수 있으실 까요?” 진북후가 애원했다.우문호는 호비의 성정이 맹렬한 것을 알고 만약 아무것도 모르면 나중에 정말 소동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그럼 알겠습니다. 사람을 시켜 태자비에게 얘기하죠. 급히 궁에 가서 호비 마마를 만나 뵈라고.”“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전하!” 진북후는 자신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우문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진북후의 이런 모습을 보고 패기가 넘치던 대장군의 위용은 어디 갔나 싶다. 경성은 역시 무장이 있을 곳이 못 된다. 조심성이 생기고 트집 잡히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을 배우지만 패기가 없어진다.하지만 방법이 없다. 문관들이 가장 눈에 거슬려 하는 것이 무장들의 나쁜 습관이 바로 이것으로 특히 무장이 기고만장해서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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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6화

평남왕명원제는 다음날 진북후를 궁으로 불러 우문호가 말한 대로 말로 몇 마디 경고할 뿐 어떤 처벌도 내리지 않아 장인의 체면을 그래도 살려줬다.진북후가 궁을 떠나며 점점 경성에서 지내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참에 우문호를 찾아가 외부로 부임을 받아 다시 군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했다.우문호는 마침 일손을 키우려던 때라 진북후를 강북부로 일단 보내서 잠시 셋째 위왕의 병마를 맡도록 했다.진북후가 경성을 떠나 강북부로 가는 게 우문호에게 안심이 되는 것이 진북후가 있는 곳은 자연스럽게 장벽이 되어 강북부와 북막의 국경선을 지켜줄 것이다.그리고 셋째가 상처를 치료하고 돌아오면 우문호는 다른 생각이 더 있다.이 때 냉정언이 와서 알리기를 폐하가 첩보를 받았는데 평남왕부에 선비족 사람이 출입을 하고 평남왕이 선비 사람 몇 명을 모아서 집으로 들여 시위로 삼았다는 것이다.평남왕은 헌제의 황태손(皇太孫)으로 나중에 휘종제가 등극한 뒤 그를 성태손(聖太孫)으로 봉했다. 태상황이 등극한 뒤에는 평남왕으로 봉해 평남을 봉지로 하사하고 스스로 번왕(藩王)이 되어 그동안 풍족한 생활을 하며 조정일에 관여하지 않아 왔다.평남왕은 이미 예순이 넘은 나이로 평생 혼인하지 않았으며, 슬하에 아들을 하나 양자로 들여 경성에서는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 평남왕을 선비와 엮어보려고 해도 우문호는 결코 믿을 리 없는 것이 그가 정말 선비와 교분이 있어도 다른 속셈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우문호는 누군가 평남왕을 들어 괜히 크게 떠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평남왕 우문극(宇文极)과 안풍친왕 부부가 가깝게 왕래하기 때문이다. 안풍친왕은 헌제 때의 대장군으로 황태자에 봉해진 적이 있으나 일신의 영달을 버리고 조정을 떠났다. 그 원인은 아무도 모르지만 밖에서 추측하기로는 태상황과 싸워서 이기지 못해 달아난 것으로 원래는 제위에 야심을 품었다고 했다.하지만 그건 소문일 뿐 진상이 어떤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를 계속 끌어들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감춰진 적수는 물을 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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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7화

홍엽이 따라 와?당연히 우문호의 뒤에는 주재상과 소요공이 있고 그 최고봉엔 태상황이 지탱하고 있으므로 조직 결정은 신속했다.우문호는 여전히 경조부를 맡으나 지금은 제왕이 이미 제 몫으로 자라서 우문호는 이름만 걸어 놓고 동궁을 전전해 우문호의 조직은 동궁의 작은 조정과 마찬가지였다.원경릉은 한가한 이 기회에 만두를 데리고 경호에 다녀오고 싶었다.지금 우문호는 움직일 수 없지만 원경릉은 계속 경호의 비밀에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사식이도 같이 가고 만두도 데리고 갈 거라 만두 늑대는 분명 따라 올 것으로 가는 길이 위험할 걱정은 없다.하지만 마차가 막 경성을 떠나는데 뒤에서 홍엽과 못난이가 말을 달려 쫓아왔다.사식이가 상황을 보고 차갑게 한 마디 하는데, 나쁜 느낌이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했다.홍엽은 경성에서 거의 투명인간처럼 사람들 앞에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다수의 경우 사람들은 홍엽을 잊고 있다가 문득 허를 찔렸다.초봄 날씨는 아직 추워서 원경릉은 솜을 두른 옷을 입고 있는데, 홍엽은 붉은 옷에서 흰 옷으로 갈아입고 가볍게 겉옷 하나에 바람을 맞으며 말을 달리고 있었다. 쫙 빠진 몸매가 여실히 드러나는 게 전형적인 ‘얼죽아(한겨울 얼어 죽어도 폼을 위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심)’다.중간에 여관에 식사를 하러 들어가자 홍엽도 자연스럽게 따라 들어와 원경릉에게, “사실 이번에 경호에 가면 경호가 아직 얼어 있을 수도 있겠어요.”“그럴 리 없습니다. 계속 경호에 사람을 보내 확인하고 있으니까요.” 원경릉은 홍엽이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고 따라오든 말든 상대하지 않기로 헀다.“경호를 통해 분명 그쪽으로 갈 수 있죠?” 홍엽이 물었다.“꼭 그런 건 아니 예요. 경호의 비밀은 저도 지금까지 풀지 못했으니까요.”“경호에서 물건을 건지는 걸 봤는데 집에서 보내 온 건 가요?”원경릉이 홍엽을 보고 웃는 건지 아닌지, “계속 사람을 보내 경호를 감시했죠? 그럼 방금 얼음 얘기는……”“그렇게 말해야 제가 사람을 그쪽에 안 보낸 것처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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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8화

홍엽과 못난이원경릉이 홍엽을 내버려두는 건 신상을 대략 이해하고 자신에게 그런 쪽 의도가 없음을 깊이 신뢰해서, 자신이 홍엽 어머니와 어느 정도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란 걸 알아서다.주진이 얘기한 것처럼 홍엽의 일생은 어린 시절에 대한 치유의 과정이다.홍엽이 태자 일행을 데리고 남강 산에 들어간 일, 그 마음은 기억해 둘만 하다.밥 먹는 동안 홍엽은 내내 말이 없고 원경릉에게 요리를 집어주는 일도 없어서 사식이는 그 점이 만족스러웠다. 홍엽이 주제넘는 행동을 할 까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만두는 심심해서 좀이 쑤셨다. 이번 외출에 자기만 있고 동생들이 없어서 인데, 전에는 늘 동생들 때문에 시끄럽다고 짜증이었지만 막상 동생들이 없으니 이게 또 적응이 안 된다. “엄마, 다 먹었어요!” 만두가 젓가락을 던졌다.“그럼 늑대 데리고 나가서 놀아 주렴, 멀리 가지 말고.” 만두는 얼른, “아저씨 천천히 드세요. 사식 이모 천천히 드세요!” 말을 마치자마자 눈 늑대를 데리고 달려나갔다.홍엽이 미소를 머금고 만두를 보더니 잠시 생각에 잠기며, “아이들을 잘 가르치셨네요.”“기본 예의니까요!” 원경릉이 국을 먹고 고개를 들어 홍엽의 그릇을 보니 밥은 거의 다 먹었는데 밥만 먹고 요리는 먹지 않았다. “요리가 입에 맞지 않나요?”홍엽이 고개를 흔들고, “아뇨, 몇 번 먹었어요.”“좀 더 드세요. 이렇게 많은데.” 원경릉은 홍엽이 주문한 요리가 사실 굉장히 입에 맞아서 많이 먹었고 사식이도 좋아했다. 그런데 정작 홍엽 본인은 별로 안 먹고 거진 남겼다.“좀 더 드세요.” 홍엽이 원경릉에게, “잘 드시던데 좀 더 드세요.”원경릉이 어이 없이 웃으며, “제가 아무리 잘 먹어도 이렇게 많이는 못 먹어요, 배 불러요.”홍엽이 그제서야 젓가락을 들고, “배가 부르다니 그럼 제가 더 먹죠.”이건 원경릉을 놀리는 말로 마치 원경릉이 성격이 더러워서 홍엽을 못 먹게 하다가 남은 걸 먹이는 것처럼 보였다. 홍엽이 계속 먹는데 먹는 모습이 조금도 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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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9화

원경릉을 죽이려는 못난이원경릉은 못난이의 손을 치우고 고개를 돌려 못난이의 얼굴을 봤다. 못난이 얼굴은 한 덩어리로 비틀려 있어 쭈글쭈글 주름 진 것이 아주 흉악하고, 세모난 눈에선 흉악한 빛을 쏘는 게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악의가 느껴진다.원경릉은 원인 모를 충격을 느꼈다.“못 들었어?” 못난이가 날카롭게 말했다.원경릉이 마음을 가다듬고 차갑게, “너네 공자를 과대평가 했구나!”못난이는 원경릉의 턱을 쥐고 벽으로 밀어붙이며 흉악한 눈빛으로, “공자를 헐뜯거나 무시하기만 해봐.”원경릉은 호흡이 곤란해서 손을 들어 못난이의 얼굴을 때리고 무릎을 찍어 못난이의 배를 때리려고 했으나, 원경릉의 하룻강아지 같은 무공으론 못난이 따귀를 때리는 게 고작으로 발을 들자 못난이가 한걸음 물러나 원경릉의 종아리를 세게 걷어차서 원경릉은 고통으로 눈물이 찔끔 나고 종아리 뼈가 부서진 느낌이다.이때 못난이 어깨에 검 한 자루가 닿는데 등뒤에서 조용히 사식이의 차가운 얼굴과 분노한 눈이 드러났다. “원 언니를 풀어줘!”못난이가 흥 하고 깔보며 원경릉을 풀어주고, “뭐 하는 것들이야!”사식이가 분노해서 따귀를 때리며, “넌 뭘 믿고 지랄이야?”못난이가 지기 싫어서 바로 받아 치고 사식이와 못난이가 싸우기 시작했다. 사식이는 이 참에 따끔한 맛을 보여주겠다고 생각했으나 못난이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어서 맨손으로 사식이의 검을 상대로 결코 꿀리지 않았다.원경릉이 이리 나리에게 몇 초식을 배우긴 했지만 두 사람이 계속 싸우면 사식이가 못난이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건 알 수 있었다.마음이 급한데 이층에서 홍엽의 화난 일갈이 들렸다. “못난이, 물러서!”못난이는 마침 사식이를 궁지에 모는 순간이라 홍엽의 목소리를 듣고 내키지 않는다는 아쉬운 눈빛으로 물러서며, “공자 잘못했습니다!”홍엽이 옷자락을 휘날리며 내려와 잘생긴 얼굴이 분노로 가득한 채 못난이의 따귀를 때리더니, “누가 손대랬어?”못난이는 사납고 고집스런 눈빛을 거두고 따귀를 맞고도 아무 변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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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50화

다리를 다친 원경릉홍엽이 원경릉을 보고 긴장한 눈빛으로, “왜요? 상처 심각해요?”원경릉이 두 걸음을 걸어보려 했으나 여전히 욱신거리는 통증이 분명 골절이다. “괜찮아요, 저 약 있어요. 가서 약 바르면 돼요.”홍엽이 손을 내밀어 원경릉을 부축하려 하자 원경릉이 담담하게, “필요 없어요. 사식이가 부축해 줄 겁니다. 공자는 얼른 쉬세요 내일 각자 길을 떠나죠.”홍엽은 뻗은 손이 무안해서 천천히 거둬들였다. 사식이가 부축해서 가는 걸 보는데 발자국 소리가 통증이 심한 게 분명하다. 홍엽은 원경릉의 눈가에 눈물이 반짝이는 것을 묵묵히 보고 있는데 본 적이 없는 표정이다.방으로 돌아가 사식이 도움으로 옷을 올려보니 종아리가 부었고 사식이가 손으로 누르자 원경릉은 아파서 견디기 힘들다, “진짜 뼈가 부러진 거 같아.”만두가 달려와서, “엄마 누가 때렸어? 내가 나설 게.”“괜찮아 놀러가.” 만두가 ‘흠’ 하더니 눈 늑대와 나갔다.사식이가 분개하며, “못난이 년이, 못생긴 게 마음도 못돼 쳐 먹어서 이렇게 심한 짓을, 홍엽은 저런 사람을 곁에 데리고 다니다니 우리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어요. 못난이 무공이 그렇게 뛰어난 게 앞으로 정말 왕래를 하지 말아야지, 만약 태자 전하께서 아시면 분명 가슴 아파 하실 걸요.”원경릉은 다리에 약을 뿌리자 잠시 진통효과가 있지만 상처가 이러니 경호에 가는 건 어렵겠다.원경릉은 확 열이 받았다. ‘못난이는 자신과 무슨 불구대천지 원수를 졌다고? 이러는 건데?’“경호에 갈 때 네가 날 부축해 줘야 할 것 같아.”“언니 업고 가도 돼요.” 사식이가 미간을 찡그리는데, 못난이에 대한 증오와 원경릉에 대한 가슴 아픔이 교차했다.원경릉이 약을 뿌린 후 붕대로 칭칭 감고 사식이 도움을 받아 누운 뒤 다리를 높이 올리고 진통소염제를 먹었다. 그리고 사식이에게 나가서 만두를 봐 달라고 하고 자기는 좀 쉬기로 했다.사식이가 안심이 안되는지, “못난이가 또 오면 어떻게 하죠?”“홍엽이 못난이를 지켜보고 있어. 정말 사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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