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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031 - Chapter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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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1화

아이를 가지고 싶어얘기의 끝은 다시 아이 화제로 넘어갔다.안왕비는 상태를 봐서 연말에서 2월말 정도에 낳을 것 같은데 지금 태아가 엄청 커서 손왕비가, “아들을 낳으면 폐하께서 좋아서 자네를 경성에 머물게 하실 지도 몰라.”여자들은 조정의 일을 모르고 그저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이다. 동서들은 여전히 전처럼 화기애애하고 손왕비는 기세가 등등한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넓고 약한 사람이다.안왕비가 배를 만지며 조그맣게, “난 딸을 바라는데.”원용의가 킥킥 웃으며, “딸을 낳으면 태자전하께서 또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요.”우문호는 딸을 갖고 싶어서 어느 집에 딸을 낳았다는 말을 들으면 엄청 질투의 눈빛을 보내는 걸 조정 사람들이면 다 알고 있다.요부인이 원경릉을 보고 웃으며, “이거 태자비가 딸을 낳아야 다섯째의 꿈이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거네.”원경릉이 기가 막혀 얼른 손을 젓더니, “아뇨, 지금 집에서 다섯명이 난리를 치는 것만으로도 아수라장이예요. 만약 또 낳으면 밥 먹을 틈도 없을 거네요. 그리고 딸이란 보장도 없잖아요. 하나란 보장도 없고.”번식 능력이 이렇게 강하다니 원경릉은 스스로 놀라고 있다.다들 하하 웃고 싶었지만 미색이 시샘하며, “낳을 수 있다는 것 같네요.”모두 순간 웃음을 삼키고 미색의 분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을 봤다.요부인이 미색의 손을 잡고, “그래, 너랑 여섯째는 복이 많은 사람이야. 하늘도 둘을 사랑하셔서 때가 되면 그만 낳고 싶다고 소리쳐도 마음대로 안될 거야.”미색이 입을 삐죽거리며, “꿈에도 그러지 않을 거예요, 하나라도 간절해요.”“여섯째도 급한 게 없는데 네가 왜 급해?” 손왕비가 말했다.미색이 동서들을 보더니 눈가가 빨개져서, “저 빼고 다들 안 급하네요. 전 임신을 못 했는데 구사 부인은 지금 둘째를 임신했어요. 전 아무런 기색도 없는데.”원경릉이 놀라며, “경병이가 둘째를? 왜 나는 몰랐지?”“3개월이 안 돼서 밖에 얘기를 안 한 거죠.”“그런데 미색은 어떻게 알았어?”미색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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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2화

쌍둥이의 이름원경릉이 안왕부를 떠난 뒤 구후부(顧侯府)에 갔더니 원경병은 정말 또 임신을 했는데 아직 3개월이 되지 않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원경릉은 원경병의 안색이 아직 좋은 걸 보고 입덧이 심한 것 같지 않아 몇 마디 당부를 하고 갔다.서일과 사식이는 집을 다 꾸미고 새해가 오기 전에 이사를 들어갔는데 탕대인 집은 아직 천천히 짓고 있는 중으로 탕대인의 요구수준이 높은 편이라 자재는 제일 좋을 필요 없지만 편하고 우아해야 했다. 한결같이 학문이 깊고 우아하신 탕대인이다.새집 세간살이는 전부 처가에서 마련해 주었는데 원씨 집안에서 사식이가 편히 살라고 힘을 제법 줘서 큰 돈을 들여 하나같이 좋은 목재로 가구 세트를 맞춰주고 나머지는 전부 원용의가 마련해 준 것인데 좋은 건 전부 다 갖췄으니 사식이는 작지만 갖출 거 다 갖춘 알찬 자신의 집을 가지게 되었다.서일은 기뻐서 몇 날 며칠을 잠을 이루지 못했다. 태자와 태자비 마마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고 힘주어 얘기하고 목숨도 아끼지 않겠다고 하길래 사식이가 당장 남은 은을 의대에 기부하자고 하니 한마디로 거절하고 목숨은 목숨이고, 돈은 돈이라며 바보는 아닌지 계산은 정확했다.년말, 드디어 쌍둥이의 이름이 내려졌다.이 이름은 무려 4개월한 숙고한 것으로 명원제가 좋다고 하면 태상황이 좋아하지 않고, 태상황이 마음에 들면 명원제가 별로 안 좋아하고, 부자가 쌍둥이 이름을 두고 고집을 부리며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그러다 환타는 우문엽(宇文燁), 칠성이는 우문황(宇文煌)으로 세 형이 충효인의예지신에서 따온 것과 달리, 중시하는 정도의 차이를 알 수 있는데 쌍둥이 이름에 세 형보다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엽(燁), 황(煌) 두 글자도 상당히 연구를 거듭한 것으로 불 화(火) 변은 두 사람에게 양화(阳火)의 기운을 더해주는 것으로 태상황은 둘이 늘 지나치게 조용해서 울지도 않는 게 불기운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엽(燁)자는 햇살이 찬란하게 빛난다는 뜻이다. 그리고 황(煌)자는 달빛이 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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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3화

난 나중에 황제가 될 거야.우리 떡들은 열째 삼촌이랑 정전 앞에서 노는데 열째는 뒤룩뒤룩 살이 쪄서 갈수록 손왕을 닮아갔다. 손왕이 뿌듯한 지 열째 동생을 상당히 예뻐 해서 우리 떡들에게 열째 삼촌 괴롭히지 말라고 당부했다.말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은 열째 삼촌은 서열을 내세워서 위세를 부리는데 뚱뚱한 허리에 손을 얹고 손왕에게, “난 괴롭힘 안 당해, 난 나중에 황제가 될 사람이니까.”정전에 앉은 사람들은 전부 황실의 친인척으로 이 말을 듣고 모두 당황해서 뿔뿔이 호비를 쳐다봤다. 호비가 얼굴색이 변해 일어나 꾸짖으며, “조용히 해, 무슨 헛소리야!”열째는 엄마가 갑자기 화를 내자 놀라서 당황한 나머지 명원제를 보는데 작은 눈동자에 의문이 가득한 채로 ‘뭘 잘못 한 건데요?’명원제도 호비를 흘끔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괜찮아, 계속 놀아라.”호비가 일어나 있는 채로 눈에 눈물이 일렁이는데 앉아서도 마음이 불안한 것이 누군가 가르쳐 준 게 아니라면 이렇게 어린 아이가 이런 말을 할 리가 없다고 모두 생각하고 있을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원경릉을 보니 고개를 숙이고 옆에 요부인과 작은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원경릉도 그렇게 생각해서 요부인과 이 일을 얘기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며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호비도 요부인이 대단하다는 걸 안다. 한 마디 말로도 엄청난 일을 추측해내는 사람이니 분명 지금 소근소근 분명 자기 얘기를 하는 중일 것이다.저녁 연회가 계속 되는데 눈물이 자꾸 그렁그렁 맺혀서 명원제가 몇 번이나 호비를 봤는데, 눈빛이 냉담한 것이 호비는 순간 의기소침해졌다. 자기는 완전히 명원제를 믿고 있는데 명원제는 어째서 자기를 믿지 못할까?호비는 명원제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종종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것을 발견했다. 호비는 성격이 급하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얘기하는 타입이라 이런 눈빛을 참을 수가 있나? 하지만 궁에 있으면서 법도를 배우다 보니 지금은 변명할 때가 아니라는 걸 안다.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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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4화

호비를 모함하는 자진비는 속으로 자기 아들이 밖에서 저렇게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도 서러운데 어째서 궁에서 자신의 지위는 황귀비만 못하고, 총애는 호비만 못한가. 구중궁궐이 적막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따듯한 곳을 찾으려 해도 없고 자신보다 훨씬 힘들 아들이 마음에 걸려 뭘 봐도 다 눈꼴사납다.진비는 일부러 후궁의 안정을 어질러 놓은 건 아니고 그저 원망의 마음을 좀 발산하고 싶었을 뿐으로 호비는 놀려서 안되는 걸 진비도 알고 있다. 호비가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비가 총애를 받지 못하는 건 호비 탓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호비는 성품이 강직하고 시비가 분명한 사람으로 정말 싫어하면 본인이 맨손으로 사람 하나는 패 죽일 수 있는 사람이다.황귀비는 알고 있다. 진비가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휘저어 놓고 싶긴 했지만 분명 별반 악의는 없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열째가 한 말은 확실히 좀 짜증났다. 이제 몇 살이나 됐다고? 거기서 그런 말을 할 정도면 아무도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황귀비는 어젯밤 다섯째 부부가 궁을 떠날 때를 떠올려 봤다. 우문호는 열째를 계속 유심히 보고 태자비는 계속 요부인과 얘기하는데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이, 태자비는 원래 전체적인 것을 파악하는 사람으로 어젯밤 얼굴이 어두운 것으로 봐서 열째 말에 신경을 쓰고 있는 지도 모른다.어찌되었든 최근 열째가 누구를 접촉했는지 호비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호비가 잠시 후 열째를 데리고 왔는데, 여전히 눈물이 아롱진 얼굴로 예를 취했다.황귀비가 곁으로 불러 앉히고 열째를 안았는데 열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황 어마마마 안녕하세요.” 하고 불렀다.황귀비는 열째가 좋아서 따듯하고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 규야 착하지, 황 어마마마에게 얘기 해 볼까. 오늘 뭐 먹었나?”“야채요!” 열째가 신나서 대답했다.황귀비는 고개를 들어 호비를 보는데, 새해 첫날 후궁에서 야채를 먹는 풍습은 지난 태후 마마 때 정해진 법도로 돌아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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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5화

새해 풍경황귀비가 당부하기를, “돌아간 뒤에 좀 더 신경을 쓰게. 전에 곁에서 친근했던 사람도 완전히 믿을 수 있는 건 아니야. 자네 아버지가 지금 태자와 가깝게 지내고 자네와 태자비도 서로 잘 어울리는데 만약 이 일이 마음에 걸림돌이 되면 모두에게 좋지 않아.”호비가 쓴 웃음을 지으며 눈에 눈물이 고였다. “태자비는 저를 의심하고, 폐하도 저를 의심하세요. 어젯밤 원래 태자비에게 남으라고 해서 설명하고 싶었는데 거들떠도 안 보고 바로 가버렸어요. 게다가 어젯밤 이후로 폐하는 저에게 좋은 얼굴을 짓지 않으세요. 폐하께서 어쩌면 이렇게 저를 모르실 수가 있어요? 황귀비 마마께서도 절 믿으시는데 어째서 폐하는 절 안 믿으시나요?”황귀비가 미간을 찡그리며, “자네 또 쓸데없는 망상 했지? 폐하는 자네를 아시는데 어떻게 자네를 의심하나? 태자비는 원래 대의가 분명한 사람이니 똑바로 설명하면 돼. 며칠 있다가 태자비를 불러 이 일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면 그만이야.”호비는 아직 어려서 성격은 불 같지만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으니 전부 황귀비 말을 들을 따름이다.황귀비가 몇 마디 더 위로하고 호비를 돌려보냈다.황제는 어젯밤 황귀비에게 왔지만 밤새 이 일은 들먹이지 않았다. 그저 한 동안 깊이 생각할 뿐이라 황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황귀비도 모른다.정말 황제가 호비를 의심하지 말았으면 하고 바라는 게, 그렇지 않으면 이 궁궐에 어찌 하루라도 안정될 수 있겠는가?원경릉은 정월 초이틀 가솔들을 이끌고 노마님을 뵈러 정후부에 갔다. 원경병도 돌아와서 온 집안이 같이 밥을 먹고, 노마님이 세뱃돈을 주시고 크고 작은 보따리를 싸 주셔서 각자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원경릉이 웃으며, “딸은 진짜 도둑이라니 까요. 올때마다 또 한 바탕 털어가네요. 할머니, 집에 이렇게 물건이 적으면 못 훔쳐가니 좀 많이 사두세요.”정후부 노마님이 자신만만하게, “금은 보석은 없지만 먹고 마시고 입고 쓸 거는 없는 게 없으니 언제든 가져가고 싶으면 와서 가져가.”노마님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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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6화

노인의 사랑우문호가, “이번에 한번 와서 정식으로 조정에서 봉호를 받을 거라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걔들 볼 수 있어.”“봉호를 받는다고?” 원경릉이 놀라서, 어째서 그런 말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지?우문호가 웃으며, “만아는 남강왕의 딸이고 남강은 결국 번듯한 남강왕이 필요하니까.”원경릉이 순간 눈꼬리를 치뜨고, “만아를 남강왕으로 봉하려는 거지?”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아바마마께서 나에게 연초정도로 상의하셨으니 3월 정도되겠지? 걔들이 경성으로 와서 봉호를 받고 잠시 머물 거야. 지금 만아 곁에 모인 남강왕을 모시던 부하들 있지? 그 중에 다른 꿍꿍이를 품고 있었던 사람이 있고, 진심으로 추종했던 사람도 있어. 때가 되면 그들을 전부 경성으로 들어오게 해서 일일이 가려내려고. 돌아간 뒤 만아와 아홉째가 사람을 잘 몰라서 처리 못하는 일이 없도록.”원경릉이 웃으며, “많은 일을 다 계획해 뒀네. 자기 이제 갈수록 듬직해 지는데.”우문호가 작가 탄식하며 원경릉의 희고 가는 손가락을 잡고, “듬직 안 하면? 내가 애가 다섯이야, 아직도 안절부절 못하고 촐랑대면 애들한테 무시당하지 안 그래?”원경릉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으로는, ‘걔들 지금도 별로 존중하지 않던데. 그나마 자기를 무서워해서 당분간은 케어할 수 있다고 치자.’저녁에 온가족이 같이 밥을 먹는데 술도 약간 마셨다. 희상궁이 술을 이기지 못해 몇 모금 마시더니 어지럽다며 밥도 별로 못 먹고 방으로 돌아갔다.희상궁이 술기운이 가시면 먹을 수 있게 원경릉은 사람을 시켜 음식을 좀 남겨두게 하는데 사식이가 몰래 웃으며, “남길 필요 없어요. 남기긴 뭘 남겨요? 오늘 오후부터 자기 주방에서 바쁘게 요리를 몇 개 하던데 있다가 누가 와서 같이 드시나 봐요.”“어?” 원경릉이 놀라다가 곧바로 씩 웃더니, “그런 거였군, 어쩐지 술 두어 모금 마시고 취하는 게 이상하다 했어. 알고 보니 애인이랑 약속이 있었구나.”“”재상이 일찍부터 오늘밤 올 거라고 사람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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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7화

신비한 탕양녹주가 밖에서 들어와, “노마님, 고기 완자 탕대인에게 보내 드렸습니다. 노마님의 호의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어요.”원경릉이, “매년 설날을 맞으면 늘 탕양에게 가족들을 데리고 와서 식사하라고 하는데 데리고 오지 않는 바람에 지금까지 탕양 부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원경릉이 우문호를 보고, “자기는 봤어?”우문호가 고개를 흔들며, “당신이 얘기 안 했으면 탕양이 혼인했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어.”서일이, “결국 볼 텐데요 뭘. 집이 다 지어지면 집안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살 거 아닙니까? 탕양이 부인이 있지만 아이가 없다고 알고 있어요. 서른 살이 넘도록 아이가 없으니 앞으로 탕양이 늙으면 누가 봉양하죠? 아마 초왕부에 기대서 평생 살아야 할 걸요.”서일도 원래 만약 장가를 못 가면 초왕부에 평생 삐댈 생각이었다.“그 집도 짓기 시작한 지 오래 됐는데 아직 다 안 됐네. 탕대인이 너무 바쁘니 시간이 되면 서일이 가서 감독 좀 해줘. 탕양이 하루라도 일찍 이사 올 수 있게.” 원경릉이 말했다.“소인 감독할 방법이 없는 게 안에 모든 건축은 전부 탕대인이 자기가 직접 설계해서 몇 번 봤는데 이상해요.”“어떻게 이상한데?” 원경릉이 물었다.“방과 거실의 구분이 없거나, 사방이 벽이고, 작은 마당이 있는데 돌계단도 없어요.” 서일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탕대인이 굉장히 우아하게 설계할 줄 알았는데 창고 같을 줄 누가 알았습니까. 완전 실망이예요.”이렇게 말하니 원경릉과 우문호는 가서 보고 싶은 흥미가 생겼다. 저녁밥을 먹고 여럿이 등을 들고 그쪽으로 갔다. 서일과 탕양을 위해 초왕부에서 특별히 뒤쪽으로 문을 내서 바로 다니게 했는데 왼쪽 뒤는 서일 것이고, 오른쪽은 탕양 것으로 서로 팔뚝만한 넓이의 작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있다.담장은 초왕부 것과 같은 담장이고 문은 커서 서일 쪽 집 문에는 두 개의 돌계단이 있지만 탕양 쪽은 없다. 평지에서 바로 들어오는데 과연 안의 건축을 보니 하나의 거대한 창고 같은 게 본관과 접객실의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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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8화

별별 생각 호비정월 초 사흘, 황귀비는 원경릉을 입궐 시켜 호비 일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싶었지만 잠깐 생각해 보니 초사흘은 마가 든 날로 뭔가를 시작하거나 결정하면 안되는 날이라 이 날 얘기하는 건 피하기로 하고 조령을 내리지 않았다.한편 호비는 하루가 일년 같다. 호비는 거시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자신에게 그런 의도가 있다고 오해 받는 게 싫어서 더욱 태자비에겐 정확하게 변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건 황귀비도 마찬가지로 마음이 급할 줄 알았는데 초사흘에 원경릉에게 입궁을 청하지 않은 걸 보고 몇 번이나 사람을 시켜 알아봤지만 황귀비는 조령을 내리지 않았고 따라서 태자비도 입궁하지 않았다.호비는 점점 초조해 지는 게 초하루에서 초사흘까지 폐하가 자신의 궁에 오지도 않는 건 왜일까 별별 생각이 다 들면서 모두가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생각에 더욱 의기소침해졌다.채련전에서 시중을 드는 사람을 전부 불러서 자세히 심문했으나 열째에게 그런 말을 가르치는 걸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하는 수 없이 호비는 열째에게 누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물었지만 열째는 아직 어리고 기억하는지 못하는지 말을 못하고 심지어 황제가 된다는 게 뭔 지도 몰랐다. 호비가 몇 번이나 캐묻자 열째는 아예 울음을 터트려 버렸고 호비는 화가 나서 열째를 몇 대 때렸다.열째도 성질이 있어서 이유 없이 맞자 기분이 나빠서 엉엉 울며 아바마마께 이르겠다고 하고, 호비는 열째가 울고불고 하는 바람에 몸도 마음도 진이 빠졌다. 호비는 아무도 말할 상대가 없어 황제에게 친정 사람을 입궁 시켜 만나게 윤허해 주실 것을 청했다.북당은 비빈과 비빈의 친정사람들이 만나는 것에 그다지 엄격하지 않았고 진북후는 원래도 입궁해서 호비를 봐 온 터였지만 그날 궁인이 명원제에게 상소를 올리자 명원제가 거절하며 초닷새에 일괄적으로 비빈들의 친정사람들이 입궁하니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명원제가 거절하자 호비는 생각이 더욱 많아져서 밤새 울고 다음날 도저히 참지 못하고 사람을 시켜 원경릉에게 입궐을 청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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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39화

호비의 사죄채련전에 들어가 원경릉이, “도대체 무슨 일인가요?”호비는 원경릉이 일부러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한다고 생각하고 진상을 밝히기 어렵겠다 싶어, “섣달 그믐 궁중 연회에서 규야가 한 말에 태자비는 분명 마음이 불편했을 텐데 하늘에 맹세코 쟤에게 그런 말을 가르친 적이 없고 마음에 조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어.”원경릉이 당황해서 황귀비 품에서 질질 짜고 있는 열째를 보고, “열째가 뭐라고 했는데요?”호비가 깊이 한숨을 쉬더니, “태자비는 왜 그렇게 다 들춰내려 합니까? 쟤가 바로 앞으로 황제가 되겠다고 한 그 말이요.”원경릉이 ‘풉’하고 웃으며 열째를 보고 놀리며, “오~ 요 꼬맹이 도련님이 패기 넘치십니다. 황제가 되고 싶으시다고요?”열째는 이제 그런 말을 하지 못하는게 황귀비 품에 숨어 들며, “싫어, 안 해!”원경릉이 호비에게, “이렇게 어린 도련님이 장난 하신 거로는 아무에게도 실례가 되지 않을 뿐더러 누구도 해치지 못해요. 호비 마마 이것 때문이셨습니까?”호비가, “그날 밤 자네에게 해명하려고 불렀어.”원경릉이 웃으며, “전 못 들었어요. 그리고 사실 열째 도련님 말도 못 들었습니다. 그때 희열 군주 일을 얘기하느라 열중해 있었어요. 설사 들었다 해도 그 말이 뭐가 심각한가요? 열째가 지금 뭐가 되고 싶다고 한들 아이들의 농이고 패기인데 제가 아이 말에 정색할 수 있나요? 절 너무 소심하게 보셨어요.”원경릉은 좋은 뜻으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이의 한마디 농담을 가지고 호비가 이렇게 무릎을 꿇고 울고 하는게 뭐가 뭔 지 도무지 모르겠다.호비가 이 말을 듣고 기뻐하기는 커녕 오히려 울면서, “자네도 개의치 않는데 폐하는 아니셔, 날 믿지 않으시네. 내가 규야에게 그렇게 가르쳤다고 생각하시는 거야. 태자비도 날 믿는데 어째서 폐하께서는 날 안 믿으실까? 심지어 오늘 아버지를 입궁하게 해달라는 것도 허락하지 않으셨어.”호비가 이렇게 말하며 우는 모습이 어찌나 처량한지 초췌한 얼굴에 눈물이 가득하고 눈도 코도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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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40화

다들 성숙했어명원제가 와서 원경릉은 건곤전으로 갔다. 생각이 밀물같이 쏟아져서 건곤전에서 태상황과 얘기하면서도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태상황이 무성의한 인간은 가라며 원경릉을 내쫓았다.초왕부로 돌아와 원경릉이 우문호와 이 일을 얘기하자 우문호가 재미난 지, “열째 한 마디에 그 난리가 났다고? 진짜 웃긴다.”“호비 마마 모습을 봤어야 해. 몇 날 며칠을 울었나 봐.” 원경릉은 웃기기는 커녕 오히려 약간 슬픈 게 자기와 호비 사이가 특별히 우애가 깊은 건 아니지만 몇 마디만 해도 속을 알 정도는 되는 친밀한 사이였는데 고작 한 마디 때문에 바로 서로 의심하다니 말이다.원경릉은 어디가 이상한지 콕 집어 말할 수 없지만 뭔가 갑자기 분명해진 기분이 들었다.“호비는 스스로 볶아 대는 사람이야, 누가 진심으로 받아들인다고 그래? 열째는 지금 먹고 싸고 노는 거 밖에 모를 때인데 황제가 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의미도 모를 거야. 못 믿겠으면 우리 떡들한테 물어봐. 걔들도 모를 테니까.” 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이 억지로 웃으며, “그래, 하지만 호비가 이렇게 긴장한 건 자기도 몰랐다는 얘기이고 어쩌면 누군가 이 일을 이용해 자기와 진북후와의 관계에 충격을 주려는 걸 수도 있어.”우문호가 원경릉의 어깨를 부축해주며 진지하게, “원 선생, 지금 내가 그런 일을 감당 못할 거라고 생각해? 나와 진북후를 이간질하는 건 물론이고 우리 친왕들 사이를 충동질해도 난 대처할 방법이 있어.”원경릉은 우문호의 성숙한 얼굴을 보니 문득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전부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일, 사식이, 만아, 심지어 우문호도 처음 알았을 때와 비교하니 거의 환골탈태 수준으로 달라졌다.방금 누르는 묵직함은 우문호가 이미 사전에 생각이 완전히 다 끝났음을 뜻했다.우문호는 살짝 원경릉을 끌어 안으며,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난 황위에 별로 흥미가 없어. 진짜로. 하지만 책임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알아. 처가에서 돌아온 뒤로 혼자 깊이 생각해 봤는데 누구도 안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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