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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1821 - 챕터 1830

3183 챕터

제 1821화

결혼 허락원노부인은 원경릉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어째 바보 같아 보이는데요?”“젊어서 긴장했죠.”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원노부인이 ‘아’하고 다시 몇 번을 보더니, “무공은 어떤 지 모르겠습니다?”“한 번 시험해 보세요!” 원경릉이 웃었다.사식이 어머니가 곁에서, “맞아요, 어찌됐든 시험은 해 볼 수 있잖아요. 시험해 보는데 돈 드는 것도 아니고.”서일에게 다른 건 몰라도 무공에 있어서는 요 2년동안 상당히 정진해 온 관계로 무공 시험이란 말에 순간 싸울 준비가 된 수탉처럼 자랑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원부에 들어온 뒤로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일행이 마당에서 검에 기대선 서일을 보니 확실히 영웅의 기개가 비범하다.이때 서일이 마침내 자기 미래의 위아래 처남을 봤는데 그들이 교대로 나오며 권법부터 검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시험해 나갔다.원경릉은 원래 약간 걱정된 게 서일이 무공이 세보이지 않았기 때문인데, 싸우기 시작하자 이렇게 힘이 있고 권법을 자연스럽게 시전할 줄 몰랐다. 검법이 절묘한데다 긴 봉까지 마음대로 다루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원씨 집안 사람들 얼굴이 만족스러운 표정인 것을 보고 원경릉은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시험을 마치고 사식이의 오빠는 이미 다가와 서일의 손을 잡고 매부 매부 부르기 시작했다.서일은 사람들에 둘러 쌓여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구해달라는 눈짓을 보내는데 원경릉은 서일에게 힘내라고 웃어주고 손을 흔들며 보냈다.서일은 그렇게 사랑채로 끌려들어가 남자들과 얘기를 나눴다.본관은 여전히 여인천하다.원노부인이 사식이에게 진지하게, “이 사람은 네가 정한 거니?”사식이가 곁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로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할머니, 손녀는 그 사람에게 시집 갈래요.”“인품은 어떤 지 네가 우리보다 잘 알겠지, 이건 네 스스로 결정한 거니 오늘 그가 하나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고 해도 우린 네 의사를 존중할 거야, 하지만 앞으로 어찌 되든 집안 사람을 원망해서는 안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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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2화

혼례 준비중매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혼사를 준비했다.서일이 살 집은 짓고 있으며 새신부를 맞아들일 곳은 초왕부는 아니고 서씨 그쪽 집일 가능성은 더더욱 없으며 새집이 될 것이 분명했다.탕양은 기술자를 찾아 일단 전력을 다해 서일의 집을 짓는데 밤낮을 경주해 아마도 3개월 남짓 걸릴 것 같다.혼례는 내년 봄이 적당하다고 정해졌다.하지만 원씨 집안 쪽 생각은 최대한 빨리 혼례를 치르는 것으로 원경릉이 출산 전에 하기를 원했다. 왜냐면 일단 아이를 낳으면 초왕부가 바빠 지기 시작하고 혼례를 치르는 틈에 이사까지 나가야 하면 더 바빠질 것이기 때문이다.게다가 태후 마마께서 서거하신 지 3년이 되지 않아 이 3년 안에 일은 지나치게 성대하게 할 수가 없어 간단하고 소박하게 혼례를 올려 마음의 뜻만 이루는 셈 치면 된다.여러차례 고민 끝에 탕양이 인부들에게 더 빠르게 공기를 재촉해 일단 본당과 주인이 살 방부터 우선 마무리 짓고 혼례 당일 신부를 맞은 뒤에 3일이 지나 초왕부로 돌아가서 지낼 동안 전체 집의 준공을 마무리하고 이사 하는 것으로 했다.이렇게 신부를 섭섭하게 하는 결정도 원씨 집안 쪽에서 먼저 의견을 내서 할 수 있었다.서일 이 복에 겨운 녀석.태자의 가신인 서일이 원씨 집안의 딸을 아내로 맞는 일이 삽시간에 경성에 퍼져나가 각 부마다 신혼 축하예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축의금은 보통 딸 혼주에게 보내는 것으로 어쨌든 원씨 집안 딸이 시집을 가서 서일이 아내를 맞이하는 것이니 어찌 봐도 원씨 집안이 좀 밑지는 장사다.그러나 이제 서일도 관리가 되고 또 초왕부가 이 혼례를 주관하기때문에 태자의 체면도 살려줘야 한다. 결국 축의금을 양쪽으로 보내는데 한쪽은 원씨 집안이 딸을 시집 보내는 것을 축하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초왕부가 혼례를 치르는 것을 축하하는 것이다.우문호는 창고에 쌓인 축하 예물을 보고 중얼중얼, “본전 뽑았네, 본전 뽑았어.”원경릉이 우문호의 팔을 때리며, “본전을 찾기는? 이건 서일과 사식이에게 줄 건데, 꿀꺽하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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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3화

결혼 준비우문호와 원경릉이 눈을 마주치며 아홉째가 왔으며 정집사가 따라왔을 것이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일단 오시라고 해, 바로 갈 테니.” 우문호가 말했다.두 사람이 물건을 창고에 옮겨 두고 희상궁이 내역을 기억했다. 서일도 막 돌아온 참에 누가 예물을 보냈다는 말에 예비신랑이니 만큼 감사표현을 하기위해 나왔다.원경릉이 참지 못하고 서일에게, “서일, 옷 좀 갈아 입어 응? 때가 절어서 반들거린다. 며칠 입은 거야?”서일이 정색하고, “지금 매일 공무를 수행 하는데 어떻게 관복을 안 입을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하지만 왜 관복은 두벌이 아닙니까? 전하 조복은 몇 벌이나 있잖아요?”“네가 소위 공무라고 하는 게 태자 전하를 따라 들락날락 하는 거 밖에 없잖아. 꼭 관복을 입을 필요도 없고 네 지금 몰골 좀 봐, 개인 위생에 신경 써야지. 있다가 원씨 집에서 와서 이런 불결한 모습을 보면 널 싫어할 수 밖에 없지 않겠어?” 원경릉이 서일의 옷소매와 목 깃을 보니 기름때가 반질반질한 게, 그 기름에 닭 한 마리도 튀기게 생겼다. 서일이 원씨 집안 사람이란 얘기를 듣고 가슴이 벌렁거리는 것이 후다닥, “오는 거 아니겠죠?”“글쎄, 두 집이 혼사를 치르는데 왔다 갔다 하지 않을까?” 서일이 생각해봐도, “그럼 전 돌아가서 옷 갈아입을 게요, 며칠이나 입었으니 오늘은 시큼한 냄새가 나네요.”말을 마치고 안으로 돌아갔다.우문호가 얼굴을 찌푸리고 싫다는 표정으로, “내가 뒷말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어떨 때는 머리가 모자란 게 아닐까 싶어서 데리고 다니기 창피해.”“됐어, 앞으로 아내가 잔소리할 테니 자기가 신경 쓸 거 없어.” 우문호가 원경릉을 부축하고 가며, “말은 이렇게 하지만 본판이 괜찮아서 잘 꾸며 놓으면 어디가 내놔도 별로 손색이 없는데, 굳이 이렇게 추레하게 말이야. 꼭 내가 자기를 홀대하는 것처럼.”“미워하지 마, 그나마 서일 성격이니까 자기를 참고 있지. 다른 사람이 자기한테 이렇게 갈굼을 당했으면 벌써 떠났어.” 원경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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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4화

내 딸우문호가, “이제 막 이사하고 은자 쓸 때가 얼마나 많은데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마.”우문천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으며, “형, 상으로 받은 황금 천냥을 아직 다 못 썼어요. 공짜로 얻은 것들은 모아 놨고요.”창고에 은자는 황후궁에서 상으로 아홉째에게 준 것이라 훔쳐간 게 아니니 당연히 황귀비가 채울 필요가 없고 은자를 내린 황후가 채웠다.소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작전’ 때문에 황후는 며칠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원경릉은 예물을 보고 웃으며, “좋아요, 기왕 가지고 오신 거, 저희가 받겠습니다.”원경릉이 정집사를 보더니, “수고스럽겠지만 예물을 들고 절 따라서 창고로 와 주겠어요!”정집사가 예를 취하고, “예!”“형제분들은 얘기 나누고 계세요 전 다녀올 게요.” 우문천이, “형수님, 몸 조심하세요, 왔다 갔다 하시면 안됩니다. 하인에게 시키시면 됩니다.”“괜찮아요, 전 좀 움직여야 낳을 때 순조롭거든요.” 원경릉이 얘기하며 정집사를 데리고 나갔다.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복도로 나와 원경릉이 정집사에게, “오면 안되는 거였어요. 사람들이 당신도나도 감시하고 있고, 초왕부에 남강 시녀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깊은 궁궐에서 오랜 세월 잘 참았으면서 조금 더 기다리는 게 그렇게 힘들어요?”정집사가 고개를 숙이고, “쇤네 태자비 마마께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쇤네는 오늘 순왕 전하를 모시고 예물을 드리러 온 것입니다.”원경릉이 기가 막혀서, “연극할 상대가 따로 있지, 저한테 숨겨서 어쩌겠다는 거예요.”정집사가 원경릉을 흘깃 보더니 아무 말이 없다.“다행히 초왕부 안팎으로 사람이 많이 배치되어 있어 첩자가 감히 들어올 수 없어 그나마 다행히에요, 그리고 오늘은 아홉째와 같이 왔지만, 만약 혼자 왔으면 전 아마 기가 막혀서 미쳤을지도 몰라요. 만아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만아를 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으세요. 일단 참아야 모녀가 함께할 때가 와요.”원경릉이 말은 이렇게 말했지만 마음 속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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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5화

딸이 살아온 날만아가 몰래 밖을 보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날름 먹었다.정집사가 이 모습을 보고 눈빛이 매서워지며, “못 먹게 하는 건가요?”“아뇨,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어요.” 정집사가 입술을 바르르 떨며, “거짓말 하지 말아요, 방금 고작 한 입도 몰래 먹었잖아요.”초왕부 전체가 나서서 전심을 다해 보호하겠다더니 태자비는 입만 살아가지고 겉과 속이 다르구나.만아가 창피하다는 듯 혀를 쏙 내밀고, “몰래 먹는게 아니라 이틀전에 맹세했거든요, 식탐부리지 않기로. 사식 아가씨랑 녹주가 감독하기로 해서 둘이 볼까 봐 그런 거예요.”“그래요?” 정집사는 여전히 석연치 않아서, “초왕부에 있으면서 태자비 마마와 다른 사람들이 잘 해주던 가요?”“얼마나 잘해 주는데요.” 만아가 두 손을 탁자위에 겹쳐 놓고 고개를 끄덕이며, “초왕부 사람들이 다 저에게 잘해 주세요. 그래서 그날 순왕부로 오라고 하셨을 때 제가 갈 수 없었던 거예요. 제 목숨은 태자비 마마께서 구해주신 걸요.”“태자비 마마께서 구해 주셨다고? 위험한 일을 당했어요?” 정집사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긴장했다.만아는 전에 주명양 곁에서 시중을 들 때 어떻게 태자를 모함했는지, 또 초왕부에서 와서 겪은 일도 전부 정집사에게 얘기했다.“그래서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진짜 너무너무 좋아요. 예전에 둘째 아가씨 밑에서 밥을 배불리 먹으려면 매를 맞았어야 했고, 그땐 몸에 성한 데가 없었어요. 전부 멍이 들어서. 지금 초왕부에서는 맞는 건 물론이고 욕 한마디 하는 사람도 없고, 먹고 싶으면 내가 먹을 수 있을 때까지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요. 초왕부에 들어온 이래 저랑 호명이는…… 호명이는 제가 만난 그 거지 아이로 저흰 다시는 배고플 일이 없죠.”정집사가 아주 오랫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조용히 만아를 바라보더니,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만아가 당황하며, “왜 우세요?”정집사가 눈가를 훔치며 억지 미소를 지으며, “감정이입이 돼서 그래요, 전에 그렇게 힘든 날을 보냈는 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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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6화

대마왕만아가 정집사에게 차를 따라 주며 궁금한지, “언제 경성에 오셨어요? 남강엔 아직 가족이 있어요?”정집사가 찻잔을 들고 한 입 마시니 뜨거운 차가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데, 차 잎에 조악하지 않은 게 초왕부에서는 하인에게도 아주 잘 대해주는 걸 알 수 있다.“저요?” 정집사가 잔을 쥐고 천천히 눈을 들어 만아를 보더니 앞이 뿌예지며, “전 딸이 하나 있어요.”“딸은 요? 아직 남강에 있어요? 어떻게 두고 오실 생각을 하셨어요?” 만아가 어렵사리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 방언이 터졌다. 정집사도 마음이 움직여, “혹시, 얘기 하나 해줄까요? 태자비 마마를 곁에서 모실 때 얘기를 들려드리면 시간도 때울 수 있고.”만아는 얘기를 좋아해서 기쁜 나머지, “좋아요, 저 얘기 듣는 거 좋아해요. 어서 말씀하세요.”정집사는 잔을 내려놓고 심호흡을 하더니, “얘기는 청이라는 사람한테서 시작해요. 8살이 되는 해에 청이는 마을사람들에 의해 성녀(聖女)로 추대 받았는데, 성녀는 지위가 높고 백성들은 성녀를 받들어 모시며 신앙의 지존자로 믿었어요. 그리고 청이는 성녀가 된 첫날부터 마을의 장로들에게 ‘우리에겐 철천지원수가 있다. 아주 나쁜 사람으로 우리 백성을 조종하고 마구 짓밟고 잡히는 사람은 다 죽이는 대악마가 바로 그 원수다. 우리는 반드시 그를 원수로 삼아야 한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성녀 청이가 자라 외부 일을 알게 되면서 그 대악마가 사실 장로들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나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백성을 위해 애써서 어느 지역 백성들은 그를 깊이 우러르고 존중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가 하는 일은 백성들을 위해 모든 백성을 똘똘 뭉치게 해서 중요한 시기에 외적을 무찌르는 거였어요. 전혀 딴판이었던 거죠, 장로들의 비방과 중상모략과…… 당시 성녀 청이는 대악마 통치자의 힘이 그 마을에 미치지 않아서 장로들의 비방을 믿었어요, 그러다 청이는 뒤늦게 깨닫았던 거예요. 사실 선악이나 흑백의 대결이 아니라 권력 다툼이었다는 사실을.”“청이는 그런 권력 다툼을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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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7화

성녀 청이정집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 청이가 18살이 되던 해 몰래 마을을 떠나 대마왕을 찾아가서 얘기했죠. 자기의 기구한 팔자는 어떤 살도 눌러 버릴 수 있고 그와 평생 함께할 수 있다고 말이죠. 대마왕은 마음이 움직여서 청이를 측실로 맞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딸도 하나 낳았어요.”“아니 왜 정실이 아니고 측실이예요?”정집사가 쓴웃음을 지으며, “왜냐면 대마왕의 어머니는 계속 유약한 그 여자에게 마음이 있어서 대마왕이 그 여자와 혼인하지 않아도 정실의 위치는 그 여자를 위해 남겨두어 집안에서 그녀의 자리를 지켜 준 거죠.”“하지만 마을 장로들이 성녀가 대마왕과 혼인하는 걸 내버려 둘까요?” 정집사가 고개를 흔들고, “방금 말했듯이 성녀는 몰래 도망쳐 나와서 아무도 성녀가 어디로 갔는지 몰랐을 뿐더러 성녀가 대마왕에게 시집갔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마을에 있을 때도 성녀는 대마왕을 사모하면서도 여전히 겉으로는 불구대천지 원수처럼 적대시했으니까요. 아무도 청이가 성녀의 존귀한 지위를 버리고 대마왕에게 시집갈 거란 생각을 할 수 없었죠.”만아가 긴장해서, “그럼 만약 장로들에게 발각되는 날엔 어떻게 해요?”정집사가 미간을 움찔거리더니 입술을 떨며, “성녀를 잡아가서 성약(聖藥)을 먹여 생명을 유지하게 하고 능지처참하듯 칼질을 하고 온천에 넣어두죠, 능지 도법은 대단해서 피를 많이 흘리지 않고 사람을 죽이지도 않죠. 그리고 성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정신을 잃지도 않은 채로 12시진을 물에 담가져 있다가 건져낸 후 살을 벗기고 뼈를 부러뜨리죠, 그때 죽게 되는 겁니다.”만아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아서, “맙소사, 너무 잔인해요.”“성녀는 이건 잔인한 축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가장 잔인한 건 발각되는 즉시 남편과 아이와 헤어져야 하는 거였으니까요. 그래서 마을 장로가 성녀의 행방을 찾아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성녀는 잠시 숨을 수밖에 없었죠……”정집사가 두 손으로 양팔을 꽉 잡고 표정도 상당히 고통스럽게 변하더니, “하지만 성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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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8화

진짜 신분만아가 정집사의 얘기에 완전히 빠져 성녀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원래 재미있는 이야기인 줄 알고 원경릉에게 들려주려 했는데 다 듣고 보니 원경릉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 같아 들려주기엔 적합하지 않았다.하지만 만아가 계속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걸 원경릉이 알아차리고, “만아야, 왜 그래? 저녁 내내 우거지상이네.”원경릉은 사실 정집사가 만아에게 신분을 밝혔을 까봐 걱정이 됐지만 또 정집사가 그렇게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믿었다.“쇤네 아무 일도 없어요!” 만아가 생각을 좀 하더니 역시 못 참겠는지, “성녀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원경릉이, “어느 성녀가 불쌍해?”만아는 원래 뭘 감추는 성격이 못돼서 정집사 얘기를 원경릉에게 전해주었다.얘기가 끝나자 원경릉은 한동안 놀라서 당황하고 만아 본인도 눈물을 흘렸다. “죄송해요, 쇤네 이런 얘기를 해 드리면 안되는데. 괴롭게 해드렸네요.”원경릉이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흔들며, “괜찮아, 그냥 얘기인데 뭘. 진짜가 아니라.”“쇤네 생각에 정집사가 자기 얘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마치 자기 얘기를 하는 것처럼 울 것 같은 모습을 봤거든요.”“울 것 같다고 다 자기얘기를 한다고 할 수는 없어. 너도 정집사 얘기를 듣고 나하테 전하면서 울잖아. 그냥 인간의 동정심이야. 그래, 생각하지 마. 얼른 가서 씻고 자.” 원경릉은 만아가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호수에 뛰어드는 일이 생길 까봐 걱정이 됐다.“그럼 쇤네는 물러갑니다!” 정집사는 용감하게 사랑하고 미워했던 사람이다. 남강왕을 지독하게 사랑했기에 모든 것을 버리고 남강 북쪽을 배반한 채 남강왕과 함께 하며 자식을 낳았던 게 분명하다. 이토록 사랑하는 두 사람이 죽음으로 인해 영원히 헤어져야 했으니 얼마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야?원경릉은 요즘 감정이 풍부하고 예민해 진 게 어쩌면 임신 때문인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자신을 잘 대입하곤 한다. 만약 자기가 목청청이면 남편이 죽었다는 비보를 듣고 달려갔는데 모든 게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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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9화

왕강과 소홍천원경릉은 마음이 어지러워, “그럼 우리가 만아를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만아가 남강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면 말이야.”“적어도 만아를 위한 세력을 공고히 해서 조정의 지원을 얻어내고, 남강에서 입지를 튼튼히 할 수 있도록 곁에 믿을 만한 사람이 있도록 해 주는 거지.”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안도하며 약간 놀리듯이, “그럼 만아에게 남편감을 하나 찾아줘야 하나?”“난 중매 안 서, 우리 집에는 어디다 내놔도 부끄러운 서일만 있고, 마땅한 사람이 어딨어?” 우문호가 진지하게 생각해보더니, “사촌 소형 어때? 나이도 적지 않고, 그리고 왕 선생도 있고.”“왕 선생 아직 아내가 없어?” 원경릉이 놀란 것이 천문을 좋아하는 왕강은 결코 나이가 적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눈이 천정에 붙어서 잠자리 시침을 드는 사람은 있는 모양인데 아내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어.”원경릉이 머리를 흔들며, “됐어, 쓸데없이 소개하지 마, 안 어울려.”만아는 성격이 단순하고 왕강은 겉으로는 박식해 보이지만 눈빛이 좀 그게……순수하지 않은 게 단순히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 같지 않다.부부가 얘기하고 있는데 기라가 알리러 왔다. “나리, 소 문주님이 오셨습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흘끔 보고, “남강이나 홍엽관련 소식이 있는 게 틀림없어.”“얼른 가봐!”우문호가 원경릉 손을 잡고, “같이 가서 듣자, 어쨌든 지금 당신이 알면 안되는 일도 없으니.”“지금 없다는 건, 예전엔 있었다는 소리야?” 원경릉이 허리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전에도 없었어.” 고개를 들고 원경릉을 부축해 문지방을 넘더니 그녀의 배를 보고 머리를 치며, “입궁해서 태상황 폐하께 청진기 빌려 달라는 걸 또 까먹었네.”원경릉이 눈을 빛내며, “내일 내가 할머니 모시고 입궁하니 태상황 폐하께 물어볼게.”“그래, 갈 때 조심하고.” 우문호가 잔소리를 했다.만아가 소홍천을 서재로 모시고 왔다. 소홍천이 자리에 앉자마자 우문호 부부가 들어왔다.원경릉이 들어와 소홍천을 보는데 순간 눈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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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30화

소홍천이 가져온 소식원경릉이 우문호에게 눈을 부라리며, “예의 없이 굴래 진짜!”우문호는 정말 모르고 있었다. 여자를 앞에 두고 화장한 걸 가지고 농담하면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는지 말이다.“진짜 안 이쁜데.” 우문호가 구시렁거리며, “전에 청순한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아.”“닥쳐!” 원경릉이 소리를 지르고 소홍천에게 사과하며, “소문주님 상식으로 저이를 판단하지 마세요. 상남자가 이렇게 분위기를 몰라요.”“안 예뻐요?” 소홍천이 얼굴을 만지며 원경릉에게 물었다.“예뻐요……하지만 솔직히 지금 화장은 진한 편이라 좀 연한 게 문주님께 잘 맞는 것 같아요.” 원경릉은 소홍천이 진심으로 의견을 구하는 눈빛이라 망설이다가 사실대로 말했다. “분장이야!” 우문호가 눈을 부릅떴다.소홍천이 약간 당황해서, “홍매문 사람들은 이게 이쁘다고 했는데.”“화장이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 그만 따지고, 이렇게 늦게 온 건 무슨 소식이 있어서야?” 우문호가 물었다.소홍천이 표정을 가다듬고 원경릉을 흘끔 보더니, “에……태자비 마마께서 아셔도 되나요?”“괜찮아, 모든 걸 다 알고 있어.” 소홍천이 안도하며, “그럼 다행이예요, 태자 전하께서 전에 저에게 알아보라고 하셨던 일을 조사해 보니 심인(沁人)이라는 아가씨 더군요. 취춘루(醉春樓)의 간판으로 외모도 애교도 으뜸이죠. 당연히 태자 전하도 직접 본적이 있을 것으로 이 점은 굳이 제가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게 그렇지 않으면 우리 홍매문이 나서서 알아보게 할 리가 없었겠죠. 하지만 태자 전하께서 모르고 있는 점이 이 여자는 상당히 요염하고 몸이 굉장히 유연한데 두 다리를 어깨 위로 구부릴 수 있을 정도로 어떤 자세도 어렵지 않게 소화한다는 군요. 이것도 이 여자가 취춘루의 간판이 된 원인이기도 한데 수많은 거상, 관리, 명문 세가의 자제들, 심지어 태자 전하를 포함한 황실 종친에 이르기까지 이 여자에게 달려들어 천금을 바쳐서 라도 같이 지내지 못해 안달이죠.”소홍천이 말을 마치고 원경릉을 보고 탄복하며, “남자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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