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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1811 - 챕터 1820

3183 챕터

제 1811화

프로포즈원경릉과 우문호가 서로 마주보더니 그……그러니까 둘이 어울린다고 생각해? 사식이가 뻘 소리하는 거지?사식이가 웃으며, “만아야, 서일 괜찮은 사람이야. 잘 생각해봐.”서일이 사람들 속에서 사식이를 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그쪽으로 걸어갔다.“서일, 오늘 진짜 멋지다. 진심으로 잘됐어.” 사식이가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서일은 똑바로 사식이를 보고 갑자기 황당한 말을 뱉는데, “나한테 시집 올래?”사식이가 당황해서 헛웃음을 짓더니 만아를 자기 앞에다 세우고, “너 엄청 당황했구나, 만아는 여기 있어.”“너한테 묻는 거야!” 서일이 만아를 흘끔 보고, “만아와 상관없어. 만아와 나는 오누이 같은 사이야.”서일이 단숨에 해치우겠다는 용기가 충천해서, “너한테 물을 게. 사식아, 원용선(袁詠善). 너 나한테 시집 올 거야?”이 사태에 사람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서일 이 얼빠진 놈이 무려 사식이를 좋아한다고? 언제부터 그런 거야?’‘하여간 간도 크네, 원씨 집안 아가씨를 사모하다니.’사식이는 미소가 점점 사라지고 서일이 뚫어질 듯 바라보고 있어 숨을 곳도 없다. 살금살금 머리를 만아 뒤에 숨기고 조그만 목소리로, “서일, 장난치지 마.”서일이 용기가 서서히 사라져 가자 돌아서서 우문호와 원경릉을 바라봤다. 둘은 힘내라는 눈빛을 보냈다.서일이 심호흡을 하더니, “만약 네가 나한테 시집오겠다고 하면 너한테 평생 잘 할 거야.”사식이가 몰래 빼꼼히 내다보며, “하지만 전에…… 맨날 내가 널 좋아한다며, 넌 내가 마음에 안 드는데.”서일이 주먹을 꽉 쥐어서 손바닥에 땀이 난다, “그건 자기 비하였어, 내가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 처지라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거야. 하지만 이제 관리가 됐으니 연봉도 있고 널 먹여 살릴 수 있어.”사식이 심장이 마구 나대는데, “그러는 너 지금 연봉이 얼마야.”서일이 뒤를 돌아 주재상을 쳐다보자, 주재상이 웃으며 무의식적으로 희상궁 곁으로 다가서며, “연봉은 은괴 600냥에 매달 비단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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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2화

후회돼?관복을 입은 채로 하회탈처럼 웃으며 신이 나서 뛰어갔다.서일은 역시 그 서일이다.원경릉은 서일에게 은자를 상으로 준비하고 모처럼 궁에서 사람들이 온 김에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고 청했다.주재상은 희상궁의 손을 잡고 가을날의 정원을 거니는데, 가을 국화가 만개하고 장미가 담벼락에 쓸쓸히 타고 올라 분홍색, 자주색 꽃을 피우고 있다. 이리 나리가 보내온 모란은 지금도 아름답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정원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두 사람은 정자에 앉아 가을 바람이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을 보며 감개무량하다는 듯, “그때 나도 사람들 앞에서 당신한테 구혼했다면 당신은 승낙했을까?”먼 과거를 떠올리면 늘 희비가 교차한다. 희상궁이 살짝 고개를 흔들며, “모르겠어요, 정말 다시 한번 해보면 답을 알 것도 같은데.”“후회한 적 있어?” 주재상은 여전히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아 희상궁에게 물었다.“매 순간이 후회죠. 하지만 그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하기도 하니까요.” 희상궁이 눈을 내리깔고 자신을 오랜 시간 괴롭혀왔던 결정과 그 후회의 나날을 떠올렸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한다고 무슨 방법이 있을까? 주재상은 당시에 주부 출신의 공자였지만 주부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고, 두각을 드러내자 마자 노마님 손에 꽉 잡혀서 반드시 집안의 격이 맞는 귀족 아가씨를 아내로 맞아야만 했다.주재상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때는 모두 너무 힘들었다. 살아 있는 게 힘들었는데 남보다 뛰어난 사람은 말할 필요도 없다.이제 그는 한 나라의 재상이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존재로 더이상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던 쓸모없는 꼬마가 아니다. 주재상은 인생 역전을 이뤘으나 그의 일생은 그다지 즐겁지 못했다.어떤 진리는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태자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니 천천히 나도 물러나서 앞으로 당신과 조금 더 같이 있어야지.”희상궁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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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3화

중매원경릉이 상당히 의아해 하며, “서일, 이 일은 어머니께 나서 달라고 해야 맞아, 내가 어떻게 서일을 대신해서 혼담을 넣을 수 있어?”서일이, “가능해요, 태자비 마마. 소신이 지금 비록 관원이지만 여전히 태자 전하에 속한 신하로 태자비 마마는 제 주인이니 저와 함께 가서 혼담을 넣어 주시면 됩니다.”“하지만……” 원경릉은 우문호가 얘기한 서일의 집안 사정이 생각나서 떠보듯이, “어머니께서 나서기 힘드실까? 관리로 책봉된 건 말씀 드렸지?”서일이 망설이더니, “다녀왔는데 아직 이 일은 말씀드리지는 않았어요. 혼담을 얘기하니 부모님 생각이 소신이 좀…… 좀 너무 이상적이라고 어머니는 원씨 집안에 찾아가서 혼담을 넣으면 창피를 당할 거라며 싫어하셨어요.”원경릉은 서일이 우물쭈물하는 것을 보고 어머니가 원래 했던 말은 서일이 지금 한 것처럼 순화된 말이 아니라 송충이가 솔잎이나 먹을 것이지 하는 식의 말이지 않았을까 싶다.“서일, 내가 가서 혼담을 넣는 게 법도에 맞는지 먼저 탕대인에게 물어볼까?” 서일은 원경릉이 나서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얼른, “태자비 마마 안심하세요. 혼담을 넣을 때 가져갈 예물과 중매인 비용, 그리고 나눠줄 축의금 봉투 전부 소신이 낼 게요. 절대로 태자비 마마께 한 푼도 신세지지 않겠습니다.”원경릉이 해명하며, “서일, 난 그런 뜻이 아니야. 돈에 인색하지도 않고. 단지 혼례라는 것이 부모님의 명에 따른 중매인의 말을 중시한다고 들었어. 서일 부모님이 계신데 혼담을 넣을 때 집안의 어른이 나타나지 않으면 노마님께서 원씨 집안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실 까봐 그래. 어쨌든 보통 집안이면 중매인을 불러서 물어보면 그만이지만 원씨 집안은 법도가 있는 집안에 대가족으로 우리도 그 집안의 법도를 따라야지 안 그래?”서일이 고개를 숙이고, “그……그럼 먼저 탕대인에게 물어봐 주세요. 제 자신도 법도가 어찌 되는지 잘 모르겠고, 마마께서 말씀하신 대로 만약 노마님이 그렇게 느끼시면 좋지 않으니까요.”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고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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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4화

결혼 비용은자가 많이 필요하다는 말에 원경릉은 속으로 당황했지만, “근처에 집을 구하려면 은자가 얼마나 필요할까?”탕양이, “서일의 지금 연봉으로 초왕부 부근에 집을 사려면 100년이 걸려도 못 사죠.”“아!” 원경릉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집이 그렇게 비싸다니 서일의 지금 연봉이 600냥인데 10년이면 6000냥, 100년이면 6만냥이다. “하지만 대저택 열 몇 채는 지을 정도로 의대를 세울 때 땅이 엄청 컸는데, 꾸미는 것까지 다 해서 20만이 안 됐어.”탕양이 웃으며, “태자비 마마, 그게 어떻게 같습니까? 거기는 외딴 곳이고 20만냥 속에 땅값은 아예 치지도 않았어요. 왕부 주변의 집이 비싼 건 땅값이 비싸기 때문으로 이 일대는 경성에서 최고 번화가인 데다 권력자와 귀족, 왕부가 모여 있는 곳이라 이미 빈 땅이 없습니다. 밀고 다시 짓는 수밖에 없으니 생각해 보세요. 안 비쌀 수가 있겠습니까?”“그럼 탕양 생각엔 10만냥이면 구할 수 있을까?”“10만냥이면 가능하지요, 내일 중개인을 데리고 가서 보겠습니다.” 탕양이 고개를 끄덕이고 주저하며, “그런데 10만냥은 서일이 못 냅니다.”“내가 일단 내고 서일 연봉에서 깎아야지.” 탕양은 원경릉이 착한 걸 알지만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여 서일에게 집을 구해주는 건 정말 의외라 놀랍기도 하고 감동도 돼서, “태자비 마마는 정말 좋으신 분입니다.”“중요한 건 사식이지……어휴, 사식이를 그렇게 멀리 시집 보내야 하다니. 날 오래 따라서 자매처럼 생각했는데.”우문호가 그날 저녁 늦게 돌아와서 원경릉은 일단 집을 찾은 다음 얘기하기로 했다.다음날, 탕양과 약속대로 집을 보러 갔다.본 집은 멀지 않아서 초왕부와 길 2개거리로 걸어서도 갈만큼 위치는 아주 좋다.하지만 집 앞에 서 보니 좀 망설여지는 게 집이 아주 낡았고 작다. 초왕부의 20분의 1만하다.중개인은 원경릉의 신분을 모르고 이집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지 추켜세우는데 문을 열자 마당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으나 한쪽 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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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5화

서일의 집안 사정“가서 상의 좀 해 볼 게요.” 원경릉은 이 집에 이만한 돈을 쓸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초왕부로 돌아오니 기상궁과 서일도 돌아왔는데 기상궁 안색이 어둡고 서일도 아무 말 없이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왜 그래?” 원경릉이 묻자, 기상궁이 서일을 힐끗 보더니 억지 웃음을 웃으며, “서부인께서 오늘 바쁘셔서 몇 마디 나누지 못하는 바람에 다음에 쇤네가 다시 한 번 다녀오겠습니다.”서일을 보니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보여 일단 서일을 내보내고 기상궁에게 들어오라고 해서 얘기를 들었다.기상궁이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투덜거리기 시작하는데, “태자비 마마, 쇤네 살다 살다 이렇게 무지막지한 여자는 처음입니다. 오랜 시간 푸대접한 건 그렇다고 쳐도 아들 공부하는데 방해된다며 집에 들이지도 않고, 서일의 혼담을 꺼냈더니 서일에게 욕을 하며 높은 가문의 아가씨에게 장가들어 이 집을 나눌 셈이라며 그럴 자격 없다고 하는 거예요. 서일에게 오르지 못할 나무 꿈도 꾸지 말고 평범한 여자를 골라 혼인하면 그만이라고 하더라고요.”원경릉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 집은 필요 없다는 얘기 안 했어요? 그저 중매하는데 얼굴만 보이시면 되는 거라고.”“했어요,” 기상궁이 열이 받아서, “싫다고, 쪽팔린다며 원씨 집안이 어떤 신분이고, 서일이 어떤 신분이냐, 서일에게 분수를 모르는 놈아, 네 꼬라지를 보라고 조상님 묘자리를 잘 쓴 적도 없는데 언감생심 그런 복이 어디 있겠냐며. 제가 서일이 지금 관직에 올랐다고 5품관이라니 자기도 안다며 관리면 뭐하냐고 실제 관직 없이 초왕부 하인에 불과한데 언제 파면 당할지 알 수 없다는 거예요 서일을 손가락질 하며 주제를 모른다고 요 몇달 집에 은자도 안 가지고 오고 부모형제가 죽던지 말던지 신경도 안 쓴다며.”원경릉이 성격이 좋지만 이 말을 듣고는 정말 화가 나서, “서일이 몇 개월을 출정한 사실을 모르나요?”“거기까지 신경이나 쓰겠어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니 이 사람은 기대할 게 못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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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6화

신혼집우문호가 원경릉을 품에 안고, “오늘 우리 딸 말 잘 들었어?”“얌전했어.” 원경릉이 배를 만지며 웃었다.우문호가 흐뭇해서, “역시 우리 딸, 엄마 아낄 줄도 알고.”원경릉이 웃고 있는데도 얼굴에 근심이 어린다.“왜? 누가 기분 나쁘게 했어?” 지금 원선생은 살이 약간 쪄서 얼굴이 생기발랄해 지니 완전 귀엽다.“서일 신혼집있잖아. 오늘 집을 몇 군데 보러 갔는데 작은데 비싸기만 해.”“초왕부에 살라고 하면 안돼? 따로 별채 하나 내 주고.” “그럼 나중에 자기 딸이 시집을 가는데 사위가 딸을 주인집에서 데리고 산다고 하면 자기는 좋아?”우문호가 순간 눈이 부리부리해 지며, “이 놈 자식이, 집도 없이 감히 내 딸이랑 혼인을 해?”“그러니 원씨 집안에서도 사식이를 어떻게 보낼 수가 있겠어?” 원경릉이 한숨을 푹푹 내쉬며, “그런데 이 부근 집값이 이렇게 비싼 줄 생각도 못했네, 십만 냥이 훌쩍 넘어.”“십만 냥이 넘는다고? 서일은 못 사.” 우문호가 나한상에 원경을 안고 이리저리 편안한 자세를 찾아 눕히는데 배에 귀를 대고 딸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내가 서일에게 사주려고.”“당신이? 십만 냥이 넘는데 안 아까워?” 우문호가 고개를 들고 깜짝 놀라 말했다.“사식이 때문에 그래. 나랑 가까이 있으면 좋겠거든.”우문호도 생각해 보니 사식이는 줄곧 원경릉 곁에 있었는데 만약 결혼해서 떨어지는 건 좀 잔인한 감이 있다. 거기다 사식이가 특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게 사람이 기민하고 무공도 뛰어나다. 우문호가 심사숙고 끝에, “그럼 한 채 짓자. 왜 굳이 사야 돼? 한 채 짓는데 만 냥 정도면 적당할 것 같은데.”“짓자고? 땅이 어디 있어서? 그리고 우리집 근처여야 해. 너무 멀면 안 되고 길 3개 정도가 제일 이상적이지.”“길 3개까지 떨어질 필요 없이 우리집 뒤에 땅 있잖아? 거기 우리집 거야. 거기 지으면 돼.”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너무 좋아서 우문호의 팔을 잡고, “뒤쪽에 그 땅이 우리집 거야? 세상에, 그런데 왜 말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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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7화

멋진 남자“좋아, 좋아, 자기 뜻대로 해.” 원경릉은 걱정 하나를 해결하니 날아갈 것 같다. 특히 돈을 별로 안 써도 되는 게 제일 좋다.원경릉은 바로 탕양을 오라고 해서, “바로 공사를 시작할 사람을 찾아서 집 두 채를 지어주세요. 한 채는 대략 400평 정도로 세부 규격은 알아서 하시면 되고 어쨌든 제가 4만냥을 낼 테니 아마 충분할 거예요.”탕양은 우문호가 그 땅을 내 놓을 거라고 생각도 못한 게 우문호가 오매불망 그 땅에 연무대를 만들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원경릉이 2채를 짓는다는 말에 어리둥절해서, “왜 2채 입니까?”원경릉이 미소를 머금고, “서일은 있는데 어떻게 탕대인이 집이 없을 수가 있어요.”“예?” 탕양이 화들짝 놀라며, “태자비 마마, 그건……”“이렇다 저렇다 하기 없기 예요. 탕대인, 내일 착수해 주세요. 공사자금은 더 들어도 괜찮지만 공기는 반드시 엄수해는 걸로.” 원경릉이 말을 마치고 들어갔다.몇 걸음 가다가, 뒤에서 감격한 탕양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태자비 마마 감사합니다!”신혼 집 문제를 해결했다는 걸 사식이에게도 얘기했는데 이 집이 앞으로 사식이가 살 곳이라 사식이가 좋아해 주길 바랬기 때문이다.사식이가 듣고 한참 부끄러워하더니 몰래 원경릉의 귀에, “그럼 담 넘으면 올 수 있는 거네요? 너무 잘됐어요. 결혼하면 초왕부를 떠야야 하는 게 두려웠는데 어휴, 몰라요, 친정에 다녀올 게요.”말을 마치고 웃으며 달아났다.원경릉은 사식이의 그림자를 보며 ‘정말 잘 됐어, 이젠 친정이라고 말하네.’원경릉이 뒤를 돌아보니 우문호가 여전히 복도 앞에 기대 있는데 늘씬하게 큰 키에 잘 생긴 얼굴, 짙은 눈썹과 그윽한 눈매, 팔을 벌리고 원경릉에게 오라고 하더니 그녀를 품에 안고, “원선생, 우리집이 갈 수록 사람사는 집 느낌이 나.”원경릉이 고개를 들어 잘 생긴 우문호 얼굴을 봤다. 처음 봤을 땐 어쩜 이렇게 포악하고 사납고, 어쩜 이렇게 자기만 알고 오만한 데다 철도 덜 들고 거슬리는 인간이 다 있나 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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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8화

옷이 날개기상궁도 한숨도 못 자고 다음날 일찍 와서 시중을 들고, 우문호는 아침 일찍 4경(새벽 3시~5시)이 지나자 문을 나섰다. 보통 우문호는 아침형 인간이라 원경릉도 일찍 일어나야 했다.그래서 기상궁이 왔을 때 원경릉은 이미 방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어떻게 됐어요?” 원경릉이 기상궁의 화난 표정을 보며 어젯밤에 여의치 못했음을 알고 안색이 침울해 졌다.기상궁이 원경릉에게 대추차를 따라 나한상 차탁 위에 올려 두고 한숨을 쉬며, “태자비 마마, 이번 일은 마마께서 직접 나서셔야 할 듯 합니다. 어젯밤 쇤네가 서일과 다시 갔는데 서대인이 더 역정을 내시며 대놓고 체면을 구겨도 유분수지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며, 자기는 혼담을 넣는 것을 승낙하지 않는게 동료들 앞에서 체면을 상하고 싶지 않고 원씨 집안에 거절당하는 건 물론이고 심하게 창피당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서일이 신분 높은 사람과 혼인하겠다는 되도 않는 망상을 한다며 하여간 몹쓸 말을 하고 서일을 때렸어요.”“뭐하는 인간이야?” 원경릉이 완전 열 받아서, “좌우간 아직 아들의 행복을 위해 시도라도 해봐야 하는 거 아냐.”“시도요? 자기 체면만 생각할 뿐입니다. 쇤네가 사식 아가씨께서 초왕부에서 서일과 종일 서로 마주하다 보니 감정이 싹 텄다고 말했더니, 서대인이 사식이는 사식이고, 원씨 집안은 원씨 집안이다. 자기가 감히 혼담을 꺼내서 원씨 집안에 밉보이면 원씨 집안에서 보복으로 둘째 공자님 과거시험에도 영향을 미칠 거다. 그러느니 아예 서일과 부자관계를 끊겠다고 했습니다.”“원씨 집안이 보복을 해? 머리가 어떻게 됐길래 원씨 집안에서 보복할 거란 생각을 하는 거지? 원씨 집안에서 승낙하지 않더라도 기껏해야 혼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뿐이지 원노부인을 어떻게 보고? 자기에게 보복을 해?” 원경릉은 완전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다. ‘서대인이란 인간은 뇌가 어떻게 생겨 먹은 거야?’기상궁도 실망이 커서, “서일 마음이 아주 안 좋아요, 어젯밤 지붕 위에서 잤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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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19화

감시의 눈“전장에 나가는 것도 긴장 안 하면서 긴장 할 게 뭐가 있어?” 원경릉이 웃으며 다독이는데 서일 얼굴에 아직 옅게 손가락 자국이 남아 있어 눈을 돌리고 말았다.서일은 마치 어젯밤의 불쾌한 일을 이미 잊은 듯, 온 마음을 다해 오늘 혼담이란 인생 최대의 일만 생각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집안의 그쪽 사람들 하는 짓에 이미 익숙해져서 큰 충격을 받더라도 금방 차분해 지는 모양이다.낙천적인 사람의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손왕비와 미색이 와서 서일의 잘생긴 모습을 보고 전에는 눈이 삐었는지 제대로 못 봤는데 이렇게 꾸며 놓으니 완전 잘 생긴 공자로 거듭났다고 탄성을 질렀다.줄곧 바보처럼 웃던 서일은 자신감이 생긴 표정이다.원경릉이 미색을 보고, “미색은 어떻게 온 거야? 둘째 형님이랑 약속했던 거야?”미색이, “아뇨, 형님께 얘기해 드릴 게 있어서 오는 길에 마침 둘째 형님을 만나서, 오늘 서일이 혼담을 넣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무슨 일?” 미색이 틀어 올린 머리를 누르며, “일단 방에 가서 비녀 좀 빌려줘요. 오늘 급하게 나오느라 제대로 하고 나오질 못해서.”나가는 길에 미색이, “누가 순왕부를 지켜보고 있어요.”“이렇게 빨리?” “그 뿐이 아니예요, 순왕부 말고도 우리 회왕부, 손왕부는 물론이고 예친왕부, 원부 전부 누가 감시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그날 마마와 같이 입궁했던 사람은 전부 감시당하고 있는 거죠.”원경릉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렇다는 건 남강 북쪽에서 정집사 정체를 벌써 알고, 단지 정집사가 궁에 있었기 때문에 들어가지 못했을 뿐이란 거네. 궁밖으로 불러낸 이유는 남강왕의 딸 때문으로 그녀를 미끼로 남강왕의 딸을 찾아내겠다, 태자는 이 일을 알아?”“태자 전하는 아침 조회 중이예요. 늑대파와 홍매문이 정보를 연합한 건 처음으로 일단 마마께 알려드리고 나중에 누가 태자 전하께 알릴 거고요.”“응, 알았어. 지켜봐 줘. 그들이 당분간은 정집사에게 손을 쓰지 못할 거야, 정집사를 미끼로 만아를 유인해 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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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20화

중매일행은 호탕하게 원씨 집으로 왔다.명함첩을 이미 보낸 뒤라 오늘 혼담을 넣을 사람이 태자 저택에 서일이라는 말을 듣고, 원노부인은 바로 서일에 관해 전부 수집해 오라고 했다.한 시진이 채 되지 않아 서일의 출생부터 어제 있었던 일까지 전부 원노부인 귀에 들어갔다.원씨 집안은 원래 여인이 주도하고 남자는 그저 거드는 정도로 이 일도 앞에 나선 것은 여인으로 사식이의 어머니는 특히 긴장한데다 원용의까지 바로 불러들였다.사식이 어머니가 탄식하며, “내가 딸을 몇 명 낳고 시집 못 가는 거 아닌가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용의는 이혼당해 돌아왔지만 다시 데려갔지. 사식이가 제일 걱정인 게 애가 천방지축에 여자다운 구석 이라고는 없어서 영락없이 떨이가 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사식이를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니 어머니, 역시 어머니는 생각이 치밀하세요. 일찍부터 초왕부로 보내서 얼굴을 드러내게 하시고 게다가 돈까지 벌게 하시니 말입니다.”사식이 엄마는 지금 장사를 하고 있어서 말끝마다 떨이니 돈이니 하는 말을 달고 산다.원노부인이 도도하게, “우리 원씨 집안 여자에 자신을 가져. 성격을 제외하면 어디다 내 놔도 손색이 없으니까.”이 말은 자신을 빤히 속이는 말로 그동안 원씨 집안 아가씨에게 누가 혼담을 넣기나 했나?지체 높은 사람들은 원씨 집안 아가씨를 건드리고 싶어하지 않은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신분이 맞지 않는 경우 높은 신분의 아가씨를 맞을 필요를 못 느끼는 게 창피당하는 것이 두렵고 원씨 집안은 경성에서도 이름이 상당한 집안으로 그중 가장 만만치 않은 분이 바로 원노부인이다.대다수 사람들은 원씨 집안은 이치를 따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원씨 집안은 보통 집안과 달리 자신의 신분으로 문하 사람들을 통제하는 법도를 세워, 법도를 준수하는 사람은 도덕 표준을 지키는 것으로 간주했다.그래서 원씨 집안 아들 딸은 아내나 남편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사식이는 어젯밤 돌아왔지만 서일이 오늘 혼담을 가져오는 건 모르고 그저 마음의 준비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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