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정집사요?” 만아가 머리를 쥐어 짜며 고심하더니 고개를 흔들고, “모르겠어요.”원경릉은 만아의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그만, “만아야, 내가 너한테 최면을 한 번 걸어도 괜찮을까?”“그럼요, 태자비 마마께서 쇤네에게 뭘 하시겠다면 쇤네는 할 겁니다.” 만아가 착하게 말했다.원경릉은 우선 침향(沉香)에 불을 붙이고 장의자에 방석을 깐 뒤 만아를 편안하게 눕히고 의자 하나를 만아 앞으로 가져와서 부드러운 눈빛으로 만아를 주시하며, “만아야, 지금 상상하는 거야, 너희 남강의 산, 물, 숲, 사람, 그리고 산속을 뛰어다니는 동물을.”만아가 생각하기 시작하는데 장면마다 분명하지 않고 약간 모호하기까지 하다.“좋아, 이제 눈을 감아, 방금 네가 생각했던 그것들 다시는 생각하지 마,” 원경릉의 목소리가 부드러운 것이, 마치 봄바람이 귀를 간질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순간 평온해 지기 시작했다,” 그 구불구불한 산길을 생각하면 안되고, 그 빽빽한 숲도 생각하면 안되고, 온 산을 마구 뛰어다니는 동물을 생각하면 안되고, 또 고요히 흐르는 강물, 강물 위를 떠다니는 낙엽, 낙엽이 물 위에 일으키는 파문, 넌 다시 이런 걸 생각하면 안돼. 잊어버려.”원경릉의 목소리가 멀리 울려 퍼지며 만아는 남강의 자연에 대한 기억이 오히려 점점 분명해 지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자신에게 얘기할 수록 집념은 계속 거기서 배회하고 있다.산길 양쪽으로 산사나무가 가득 심어져 있고, 붉은 과실이 길 쪽으로 늘어져 가끔 산사가 떨어지는 소리는 들려온다. 온 산은 오색찬란한 천사의 나팔꽃, 산 중턱에는 야생 백합이 피어 있어 어느 산길을 가도 뒤에는 토끼 한 마리가 따라와 고개를 돌리면 토끼가 풀무덤으로 숨어 한동안 나오지 못하곤 했다.누군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대답하고 누군가의 손을 잡고 앞으로 가는데 앞에 가는 커다란 뒷모습을 가진 사람은 그녀 혼자 돌아다니면 안된다고 하고 있다.그녀는 그 사람을 이렇게 불렀다, “아빠!”그 사람이 뒤를 돌자 눈매는 모호하지만 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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