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왕 도둑 사건이때 미색이 입구에서, “사식아, 만아야, 너희들 이리 좀 와봐.”두 사람이 대답하고 정집사와 스쳐 밖으로 나갔다.정집사가 멈칫하고 뒤를 돌아 만아와 사식이의 뒷모습을 암담하게 쳐다봤다.정집사는 핑계를 대고 기라에게, “아가씨, 방금 그 두 아이는 어느 집 사람입니까?”“만아와 사식 아가씨 말씀인가요?” 기라가 허리를 펴고 물었다.“예, 만아……” 입으로 이름을 중얼거리는 눈빛이 슬프다.“만아는 남강 노비로 비천해서 이집 저 집에서 막일 해요, 아무도 다룰 수가 없거든요.” 기라가 비웃으며, “하지만 만아는 분명히 막일 말고는 아무것도 못해요, 늘 주인을 화나게 해서 걸핏하면 두들겨 맞죠.”“맞아요?” 정집사 얼굴 근육이 팽팽해졌다.“안 그러겠어요?” 기라가 사방을 보더니 목소리를 낮춰 미소 띤 얼굴에 악의가 가득한 채로, “만아는요, 이름처럼 미련해서 맞아도 잘 참으니까 주인들이 기분이 나쁠 때 만아에게 화풀이를 하고 툭하면 때리는데, 그리고나서 상으로 고기를 먹여주면 좋다고 씰룩거려요. 어쨌든 만아한테 고기만 먹여주면 아무 때나 만아의 이목을 속일 수 있어요.”정집사는 눈이 커지며 갑자기 벼락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그 자리에 우두커니 있더니 여전히 표정 변화는 없으나 눈에 분노의 불꽃이 타오르며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그렇군요, 남강 노비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죠.”정집사가 뒤를 도는데 살짝 떨고 있는 것이 보이고 어깨에 애써서 힘을 주고 있었다.이때 한 무더기 축하 선물 속에서 내탕고 인감이 찍힌 황금 2천냥 찾아냈고, 팔황자의 물건도 있었는데 순왕부가 기록한 선물 목록을 찾아보니 누가 보낸 건지 알 수 없다. 각 궁과 각 부에서 보낸 물건은 전부 기록해 두었는데 유독 그것만 기록이 없다.황후가 보낸 사람은 바로 궁으로 보고하려고 하는데 황귀비 사람이 이 일을 원경릉에게 보고 하자 원경릉이, “순왕부에는 보내온 곳에서 직접 보내준 선물 목록이 있을 테니, 다시 각 궁과 각 부에서 선물을 보낼 때 첨부하여 보낸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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