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극 로맨스 / 명의 왕비 / Chapter 1591 - Chapter 1600

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591 - Chapter 1600

3189 Chapters

제 1591화

안풍친왕비와 보친왕하지만 보친왕의 말에 안풍친왕은 당혹스럽다 못해 전혀 감이 안 잡힌다고 느꼈다.겉으로 보면 이미 북당에 침투해 있고, 보친왕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건 홍엽인데 보친왕은 기어코 북막의 진씨 집안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안풍친왕 일생 중 지난 30년을 전부 북막 진씨 집안과 싸우며 보냈다.그래서 알 수 있다. 진씨 집안은 음모나 계략엔 서투르고, 무력과 전투력만 믿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침투하는 건 진씨 집안 솜씨가 아니며, 진씨 집안은 이 일을 할 수도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랜 시간 포석을 갖추고 잠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 십년 전의 일에 대한 앙금을 읽어내 글로 풀어야 하는데 진씨 집안에겐 어불성설이다.하지만 보친왕의 진지한 얼굴을 보면 거짓말 같지도 않다.이건 뭔가 음모가 있는 게 분명해!“네 죄는 천인공로 할 대죄로 널 어떻게 처리할지는 황제께서 결정하실 거다. 네 자신이 벌인 일의 죄과는 네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안풍친왕이 보친왕에게 말했다.보친왕은 안풍친왕비를 향해 무릎을 꿇고 절하며 슬픔과 후회가 가득한 목소리로,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안풍친왕비는 눈을 감았지만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잠시 후 안풍친왕비가 눈을 뜨고 안풍친왕에게, “먼저 돌아가세요. 전 여기 며칠 있으려고요. 마당에 대추가 익었던데 맛이 그립네요.”안풍친왕이 왕비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 나갔다.보친왕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고, 안풍친왕비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보친왕을 보지 않고 문 밖에서 안으로 아주 조금씩 더 안으로 비춰 드는 햇살만 본다. “일어나거라!” 안풍친왕비가 마침내 보친왕에게, “남강의 무고 환술은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집념으로 작동되는 거지. 그 말은 네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내가 한 말을 완전히 믿은 적이 없었다는 말이고, 그게 누군가가 틈탈 기회가 됐구나.”보친왕이 몸을 부르르 떨며 얼굴이 잿빛이 되었다.안왕과 위왕은 왕릉 순장 구
Read more

제 1592화

홍엽을 만난 우문호어떤 사람은 멋대로 날뛰고 흉악한 표정을 지어도 악의가 없다고 느껴지고, 반대로 또 어떤 사람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자애롭고 선한 눈짓을 해도 위험인물이라는 경계심이 드는 사람이 있다.홍엽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우문호가 아직 대답하기도 전에 마차 가리개가 훅 젖혀지며 만두 늑대가 고개를 내밀더니 바닥에 뛰어내려 우문호 앞에서 발라당 누워서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한다.그리고 가리개가 다시 젖혀지더니 할머니가 얼굴을 내밀고 기쁜 듯, “태자 전하!”우문호는 장검을 칼집에서 꺼내 홍엽을 가리키며 싸늘하고 예리한 눈빛으로, “네가 할머니를 납치했나?”칼날이 날카로운 빛을 발하며 홍엽의 목을 겨누자 흰 피부에 푸른 혈관이 또렷하게 보이는데, 조금만 옆으로 비껴도 칼날이 피부를 가르며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게 만들 태세다. 홍엽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우문호가 손을 쓰지 않을 거란 걸 아는 듯, 여전히 해맑은 미소가 걸려 있다. “태자 전하 오해 십니다. 딱 그 반대의 경우지요. 제가 노마님을 구해드린 겁니다.”서일이 달려가 할머니를 부축해 내려오며 화난 목소리로, “그런 선한 마음을 품었을 리가 있나? 노마님을 납치해 간 건 분명 당신이야.”할머니가 얼른 해명하며, “아니, 아니야, 이 젊은이가 날 구해줬어. 좋은 사람을 억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네.”우문호가 홍엽을 노려보자 홍엽은 눈을 굴리며 다른 데를 보는데 눈동자가 초롱초롱하고 더도 덜도 말고 딱 적당한 미소가 입가에 걸려있다.우문호가 검을 거두었으나 여전히 예리한 눈빛으로, “그런 가요, 그거 참 절묘합니다. 내가 막 노마님을 구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공자께서 한 걸음 빠르셨군요.”“가다가 우연히 목격했을 뿐이니 태자 전하께서는 굳이 감사하실 정도 아닙니다.” 홍엽이 정색하고 느긋하게 말했다.우문호가 칼을 칼집에 넣으며 담담하게, “그렇게 말씀하시니 감사하지 않도록 하죠, 그럼 이만!”서일에게 노마님을 말에 태우라고 했다.“태자 전하!” 홍엽이 불렀다.우문호가 막 말
Read more

제 1593화

홍엽과 우문호의 신경전홍엽이 명랑하게 웃으며, “그거 잘 됐네요. 가는 길 내내 태자 전하와 함께 할 수 있다니 지겹지 않겠습니다.”“그러게요. 얘기를 나눌 수 있겠군요. 공자께서는 어떻게 마침 딱 노마님을 구하신 겁니까?” 서일은 어리둥절했다. 전하의 말은 무슨 뜻이지? 홍엽을 나쁜 놈이라고 했다가, 또 홍엽을 데리고 경성을 들어간다고 하고. 게다가 두 사람이 말하는 태도가 사뭇 화기애애 한 것이 이해가 안간다.서일이 자기 말을 홍엽에게 주고 마차를 몰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에 우문호가 마차에 올라 할머니께 안부를 묻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할머니가 우문호의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저 젊은이가 우아해 보이지만 무공이 굉장해. 배에서 내린 뒤 우리는 육로로 서절까지 갔는데, 기슭에 세워져 있던 마차에 태워 어느 집에 가두더군. 첫날 밤에는 아무 일 없다가 둘째날에 그 풍야라는 아가씨가 우리 늑대를 죽이려고 마당에 고기를 떨어뜨려 놓고 늑대를 유인해 내는데 수많은 사람이 늑대를 때려 죽이려고 매복을 하고 있고, 난 안에 갇혀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지. 엄청난 소리만 들리고 잠시 후 늑대가 문을 부수고 나를 꺼내 줬어. 그때 이 젊은이와 그들이 싸우는 걸 봤는데 젊은이가 몇 사람을 죽이고 결국 곤경에서 우리를 구해 마차로 도망 시켰지. 우리는 거기를 빠져나가서 객잔에서 하룻밤 묵고 오늘 비로소 경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른 걸 세.”우문호가 듣더니, “놀라셨겠습니다.”할머니가 웃으며, “처음엔 좀 놀랐는데 뒤엔 늑대가 따라와서 안 무서웠어. 배에선 아무도 날 괴롭히지 못하게 해서 고생도 겁날 일도 없었지.”말을 하며 할머니는 눈 늑대의 머리를 쓰다듬고 부드럽게 칭찬하며, “정말 생각도 못 했어. 늑대가 이렇게 총기가 있다니.”눈 늑대는 칭찬을 듣고 사정없이 꼬리를 흔들어 댔다.우문호가 한마디 꾸짖으며, “자중해. 넌 늑대야, 개냐 꼬리 흔들게?”눈 늑대는 우~하고 울더니 할머니 발치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았다.“저 홍엽공자란 자는
Read more

제 1594화

경성으로 돌아온 우문호경성으로 돌아오는 길, 늦가을 경치가 상당히 아름답다. 관도 양 옆은 반쯤 단풍이 든 나무가 늘어서 있고 옅은 노란색으로 물든 낙엽이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데 한층 또 한층 금빛 찬란하다.말은 매우 빨리 달릴 수 있지만 할머니의 몸이 마차가 까부르는 것을 견디지 못해 서일에게 천천히 몰라고 했다.홍엽공자는 마치 북당의 경치를 특별히 좋아하는듯 길을 따라가며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고, 가끔 말을 따라가는 걸 놓치기도 했다.특히 회관(回關)에 도착했을 때는 온 산과 들이 반은 단풍이 들고 반은 녹색인 것을 보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며, “전하께서 아까 제가 만약 낯선 땅에서 객사하면 하고 말씀하셨을 때 슬프고 처량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니 여기서 죽는 것도 일종의 행복 아닐까요?”우문호는 홍엽이 산수를 보느라 넋이 나간 모습에 조금도 경계를 풀지 않고 오히려 이자의 마음이 음흉해 본심을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공자께서 여기서 죽는 게 행복하다고 느끼시면 저는 말리지 않겠습니다.” 우문호는 시선을 거두고 말을 달렸으며, 홍엽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웃었다.명원제는 보친왕에게 첫번째 처벌이 내려져 친왕의 봉호를 박탈했다.보친왕은 당초 휘종제가 책봉한 것으로 그가 어릴 때 친왕의 자리를 허락했다. 규정에 따르면 황제의 아들만 친왕으로 책봉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당시 유친왕은 모반하지 않았어도 보친왕은 고작해야 군왕에 봉해질 수 있었다.휘종제는 이 조카에게 한량없는 황은을 베풀었고 그의 충심과 경건한 마음을 결코 바꾼 적이 없었다. 그런데 왕릉의 무덤을 파헤쳐 휘종제의 시체를 훔쳐 가다니 명원제가 어찌 진노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보친왕을 죽여도 할 말이 없다.하지만 병여도를 아직 찾아오지 못했고, 그 일은 아직 완벽한 조사 결과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명원제는 잠시 그의 목숨을 살려 두기로 했다.우문호 일행이 오주(梧州)에 도착하자 구사가 사람을 데리고 맞으러 와서 보고하고 정보를 교환한 후, 우문호는 할머니와
Read more

제 1595화

병여도 사건에 대한 보친왕의 고백“박원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고?” 우문호는 전혀 믿기지 않아, “박원은 당신을 봤는데 만약 죽이지 않으면 자신의 신분을 폭로하는 꼴이 되는 거 아닙니까?”보친왕이 담담하게, “정말 봤을까? 당시 칠흑같이 어두워서, 박원의 관찰력이 예민했다고 해도 내가 부인하기만 하면 누가 그의 말을 믿겠나? 내가 당시에 갑자기 그를 공격한 건 그저 말을 빼앗아 달아나기 위해서로 살인을 하려던 게 아니었어. 전체 큰 그림에서 살인하지 않을 수 있으면 나는 절대로 살인하지 않아.”“애민 정신이 철철 넘치게 말씀하시는 데 놀잇배 아가씨같이 왜 이러십니까? 잔인하게 사람을 죽였잖아요? 당신이 세운 일련의 계략에 일곱째도 말려들 뻔 하지를 않나, 심보가 아주 악하기가 이를 데가 없던 데요?”보친왕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맞아, 그 아가씨와 몸종은 내가 죽였네. 일곱째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그런 거지 무슨 악한 심보 때문은 아니야. 일곱째는 괜찮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단지 당시 국면이 어지러우면 어지러울 수록, 여러 사람이 연루되고 반대로 난 안전해 지거든.”“그럼 철패는요? 일부러 철패를 남겨두어 아바마마의 손발을 묶어 둔 것도 국면을 더욱 어지럽히기 위해?”보친왕이 한탄하며, “그 철패는 일찌감치 수중에 넣었던 거지. 만일 발각되더라도 이 철패가 우리집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쉽게 쓸 생각이 없었어. 그런데 너희들이 내가 그날 밤 도망간 길을 추적해냈고, 놀잇배를 탄 것까지 알아냈어. 내 얼굴을 아는 아가씨와 몸종을 죽였지만 안심이 안됐네.”우문호가 차갑게, “안타깝게도 당신은 모르셨 더군요. 그날 당신을 접대한 건 오월이가 맞지만 오월이의 몸종은 아파서 오지 않고 버들이의 시녀가 대신했다는 사실을. 그래서 당신은 오월이와 몸종을 죽였지만 당신을 진짜로 본 사람은 버들이의 하녀였어요. 그녀가 당신이 남긴 철패를 주웠고요.”보친왕이 우문호를 보고 담당하게 웃으며,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우문호도 보친왕을 보고 갑자기
Read more

제 1596화

보친왕과 접선한 자는 누구인가보친왕이, “북막 진씨 집안의 밀정이야. 기왕비는 자기가 똑똑하다고 자만하고 있었지만, 저택에 이미 사람이 잠입해 있었던 거야. 우문군이 강남 거상의 지원을 받으려고 자기 딸의 혼사를 거래 조건으로 삼아 기왕비를 격노하게 만들었지. 부부의 내분은 언젠가는 있을 일로 내가 마침 그 기회를 틈타 우문군을 희생시켰으나 조금도 안타깝지 않네. 우문군은 멍청하고 못 됐어. 내 손에 당하지 않아도 조만간 다른 사람 손에 당하게 돼 있는데 굳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나?”“우문군의 후궁 주명양과 당신은 왕래가 있었습니까?” 우문호가 다시 물었다.보친왕이 고개를 흔들며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주명양과 뭐 하러 왕래를 해? 걔가 뭘 할 수 있다고?”우문호가, “기왕비가 서재의 도난 사건을 꾸밀 때 사람을 시켜 소문이 밖에 세나가도록 했습니다. 당신들 사이에 접촉이 없었으면 주명양이 접촉한 사람은 바로 당신과 결탁한 자일 겁니다.”보친왕이 놀라서, “주명양이? 그건 몰랐어. 북막 사람은 자신들 방법이 있어서 주재상의 손녀를 찾더라도……”보친왕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그래서 나와 접촉한 게 진짜 북막 사람이 아니다?”“이렇게 빙빙 돌려서 말하고, 큰 그림대로 배치하고 각계 각층에 침투하는 게 북막 사람일 거라 생각합니까?”북막 사람은 사지 육신은 발달했지만 뇌는 단순해서, 무력과 전투를 숭상하고 싸워서 해결되지 않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략을 꾸미는 것 따위는 자기들이 먼저 못 견딜 게 틀림없다. 그러니 북당 재상의 손녀 주명양을 내부 첩자로 포섭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누구지?” 보친왕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다시 생각해 보세요. 당신과 접선한 사람이 선비족일 가능성은 없나요?”보친왕이 고개를 저으며, “나와 접선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건 진씨 집안의 영패였어. 그리고 진대장군의 친필 서신도 있었지. 절대로 잘못 봤을 리가 없어. 진씨 집안 영패는 내가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자네가 태자로 책봉될 때 북막
Read more

제 1597화

주명양의 폭탄 선언“입구에 홍등을 걸어 놓으면 그자가 오기로 했지.”우문호는 망설였다. 지금 계획을 망친 가운데 홍등을 걸어도 올 리 만무하지만 홍등을 건 뒤 의심스러운 사람이 부근에 어슬렁거리는지 살펴 볼 수는 있다.그래서 우문호가 갈 때 보친왕부의 늙은 집사에게 입구에 홍등을 걸어 두라고 하고 홍매문 사람에게는 입구를 주목하고 있으라고 했다.이틀간 지켜봤으나 아무 결과가 없고 도리어 구사가 홍엽을 데리고 할머니를 경성에 보내 드려, 할머니를 태운 마차가 문 앞에 이르자 우문호가 직접 나가 맞이했다. 홍엽이 싱글벙글 웃으며, “외람되게도 선물을 미쳐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일단 들어가서 방해하지 않고 있다가 며칠 후 선물을 준비한 뒤에 다시 태자 전하를 찾아 뵙겠습니다.”우문호는 홍엽의 악의 없이 수려한 외모를 보며 마음속으로 저자가 이 모든 일을 배후에서 지시했다는 생각에 아무 증거도 없지만, “선물은 됐고 공자께서 오셨으니 주인의 도리를 다해야 지요. 공자의 시중을 들 두 사람을 보내드리겠습니다.”홍엽이 인사하며 눈을 반짝이더니, “그러면 감사하죠. 저는 해복객잔(海福客棧)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하, 선물은 역시 보내야 하지요. 전하께서는 기다렸다가 받기만 하시면 됩니다.”말을 마치고 유유히 사라졌다.우문호는 탕양에게 염탐꾼 둘을 홍엽 신변에 붙여 살피라고 명했다.원래 주명양이란 끈은 가지고 있으려 했으나 지금 상대방이 추호도 틈을 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주재상이 주명양을 직접 심문했으나 주명양은 한사코 불지 않고 입을 꾹 닫았다.주재상이 마음을 모질게 먹고 주명양의 입에서 뭔가를 끌어내기 위해 매를 들겠다고 하자 주명양이 그제서야 겁을 먹고 형장이 가해지자 날카로운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태자 전하, 태자 전하 절 구해주세요……”재상의 저택 사람은 다급히 태자를 청해 우문호가 왔을 때는 큰 마당에 모든 하인을 전부 물리고 주재상이 복도 태사의에 앉아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있었다.주명양이 마당에 꿇어 앉아 있는데 전신이
Read more

제 1598화

명월루 사람의 증언주명양은 우문호의 말에 가슴이 와르르 무너지는 얼굴이다. 자신이 들은 걸 도저히 믿을 수 없는지 전신을 부르르 떨며 분노와 슬픔으로, “정말 무정하네요, 어떻게 인정하지 않을 수가 있죠? 내가 임신한 걸 알았을 때, 때가 무르익으면 날 위해 혼례를 치르고 당당하게 아내로 맞겠다고 하더니 어떻게 저를 속일 수가 있나요?”우문호는 당장 주명양의 목을 조를 듯 소리치며, “무슨 개소립니까? 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큰형의 첩으로 이혼장이 없으니 부부의 명분도 아직 없어지지 않았는데.”“이혼장은 간단한 거잖아요?” 주명양이 울며, “내가 그를 찾아가서 이혼장을 받아오면 바로 나랑 혼인할 건 가요?”“그런 문제가 아니라 난 절대로 당신과 어떤 관계도 없으니, 닥쳐요!” 우문호가 폭발했다. 주씨 집안에서 사람이 와서 우문호를 청할 때, 재상이 주명양을 엄히 심문 중이라고 알려줘서 뭔가를 알아냈나 하는 생각에 황급히 달려왔건만 정보는 커녕 도리어 구정물만 뒤집어 썼다.주명양은 슬프고 화가 나서 우문호를 가리키며, “결백한 체 하면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나 본데 우리가 명월루에서 만난 걸 명월루에 있던 사람들은 다 알아요. 당신이 발뺌해도 그들을 오라고 해서 물어보면 확실하죠.”“데려와, 당장 데려와!” 우문호는 한 순간도 주명양을 보고 싶지 않았으나 이 오해를 깨끗하게 씻지 않으면 주재상에게 송구하다.주재상이 우문호를 보는 시선이 의혹으로 가득하다.주재상이 우문호만 본관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주명양도 밖에 두고 문을 닫았다.우문호가 씩씩거리며 앉아, “재상, 다시 말하지만 손가락 끝도 건드린 적이 없어요.”주재상이 책상 곁에 앉아 차를 끓이는 난로에 탄을 더 넣고, 두 손을 소매속에 넣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담담하게, “형을 가하기 전에 명양에게 귀영위가 쓰는 자백을 강요하는 약을 썼네, 이런 약은 내공이 심후한 사람에게는 쓸모없지만 명양이처럼 연약한 여자에겐 약효가 뛰어나지. 태자전하는 이 약의 효능을 알고 있을 겁니다.”우문호가 등골이
Read more

제 1599화

명월루에 우문호가?우문호가 의자에 앉아 부리부리한 눈으로 위아래를 훑어보며 위압적이라 두 사람은 순간 멈칫하며, “그……”“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 사실대로 말해.” 재상이 날카롭게 말했다.주명양도 울며, “말해, 알아 몰라? 내가 몇 번을 같이 간 거 너희들도 다 알잖아. 본 대로 얘기해.”두 사람은 주명양도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어르신께 말씀드립니다. 이분은 다섯째 나리로 뵌 적이 있습니다. 매번 오실 때마다 이 아가씨와 같이 오셨고 별실에서 반나절 정도 계시다 가셨습니다.”우문호가 책상을 내리치며, “간이 배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날 모함해?”명월루의 두 사람은 놀라서 떨며, “다섯째 나리 저희를 탓하지 마세요. 그저 사실대로 말씀드릴 뿐입니다.”그들은 눈을 가린 채 데려왔기 때문에 여기가 어디이고 주재상이 누구이며, 눈 앞에 다섯째 나리의 신분은 더더군다나 알지 못했다.“너희들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란 말이지?” 주재상이 두 사람을 보고 설렁설렁, “만약 너희들의 말에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을 시엔 목이 떨어질 것이다.”두 사람이 이 말을 듣더니 주재상이 관원임을 알고 얼른 엎드려 황공해 하며, “소인 감히 거짓을 고하지 못합니다. 명월루에 기록이 있을 것입니다. 언제 오시고 언제 가셨는지 전부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르신께서 만약 못 믿으시겠으면 명월루로 사람을 보내 찾아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방에서 시중을 들던 시녀 홍매(紅梅)도 증인이고요, 홍매가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며칠 있으면 옵니다. 어르신께서 직접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광분해서, “좀 똑바로 봐, 저 여자가 데리고 온 사람이 태……평한 내가 맞는지!”그 둘은 고개를 들어 우문호를 보고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면서도 똑똑하게, “맞습니다……당신이십니다, 다섯째 나리, 나리께서는 소인에게 상을 내리신 적도 있습니다.”주명양이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할아버지, 봐요, 들으셨죠, 제가 모함한 게 아니죠, 제 뱃속에 아
Read more

제 1600화

주재상과의 싸움다들 물러간 뒤 본관에는 침묵이 감돌고 주재상이 눈이 음험하게 우문호를 한동안 주시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전하, 그 홍매라는 시녀를 불러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까?”우문호는 이미 얼빠진 모습이다. 주명양이란 이 끈에 기대를 품고 있었고, 언젠가 뭔가 뽑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우문호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겨눌 줄 상상이나 했을까.“믿으십니까?” 우문호가 주재상에게 물었다.주재상은 다소 어렵게, “만약 전하께서 아니라고 고집하시면, 전 믿을 수 밖에요.”“마음 속으로 믿느냐 아니냐 묻는 겁니다. 입으로가 아니라.” 우문호는 마음이 복잡했다. 다행히 이 일을 다른 사람이 모르고 방금 두 사람은 입도 뻥긋 못할 거라, 원경릉 모르게 덮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주변 사람이 믿고 안 믿고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하께서 결백하시면 되지요.” 주재상이 고개를 흔들며 온화한 말투로, “전하께서 하신 잘못이 뭐 별 겁니까. 장인이신 정후와 같은 정도인 걸요 뭐.”“말이 지나치네.” 우문호가 화를 내며 자신을 누구와 비교하는 것도 별로인데, 하필 장인과 비교하다니 정후는 사람답지 못하다.주재상이 탁자를 치고 눈을 부라리며, “그럼 어떻게 말합니까? 전하께 반항이라고 할까요? 증인도 증거도 다 있는데 제가 눈이 멀어서 맹목적으로 전하의 결백을 믿어야 합니까?”우문호가 돌아버릴 지경으로, “전 결백합니다. 주명양의 머리카락 한 올도 건드린 적이 없어요.”주재상이 냉랭하게, “그래요, 머리카락 말고 다른 데를 건드렸겠죠. 그렇지 않으면 뱃속에 아이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우문군은…… 그쪽으론 무능한 인간이고.”“천하에 우문군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천하에 남자가 이렇게 많은데 왜 다른 사람을 모함하지 않고 당신을 모함할까요?”“그걸 어떻게 압니까!” 우문호가 펄펄 뛰며 주재상의 반응을 믿을 수가 없어서, “어떻게 하면 믿을 겁니까? 제 인품을 기본적으로 이해하잖아요? 언제 여인을 얼마나 원했다고? 하필 왜……”“하필
Read more
PREV
1
...
158159160161162
...
31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