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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601 - Chapter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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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1화

우문호의 추론우문호는 비록 화가 났지만 주재상이 이렇게 말하는 건 자신을 믿는다는 소리이므로 분노가 조금씩 사그라 들어 다시 자리에 앉아, “그럼 절 믿으시는 겁니까?”주재상이 심장위에 손을 올리고, “믿을 수 밖 에요. 저도 공처가 거든요.”우문호가 목을 길게 빼고 침을 삼키며, “이 일은 보안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가 사적으로 조사하고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해서는 안됩니다. 안 그러면 끝장나요.”“반드시 비밀을 엄수하죠!” 주재상이 엄숙하게 말했다.희야가 만일 주씨 집안 여식과 태자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걸 아는 날엔 주재상도 희야를 볼 낯이 없다.우문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홍엽공자의 미소 띤 얼굴이 생각나 탁자를 치며, “분명 홍엽이 날 모함하기 위해 꾸민 흉계가 분명해요. 홍엽은 어디서 나와 생김새와 키가 비슷한 사람을 찾아내서. 어쩐지 나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하더니, 이 비굴한 소인배 놈.”“홍엽의 혐의가 짙어요, 전체적인 함정을 파고 홍엽이 뒤에서 지시했을 겁니다.” 주재상이 담담하게, “안타까운 건,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았어요. 즉 그를 체포할 증거가 없어요.”우문호의 마음이 싸늘해 식어서, “홍엽이 북당에서 판을 벌이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면 일을 성사시키기 어려워요. 그를 돕는 자는 반드시 고위층입니다. 종일 고생고생 뛰어다니며 밤낮으로 외부의 적을 방비하느라 애를 써도, 안에 있는 도둑은 막기가 어렵군요.”“누가 의심스럽습니까?”우문호가 천천히 냉정을 되찾아, “선비족이 대주와 맞서는 건 단지 눈가림일 뿐으로 최종 목적은 북당을 상대하려는 게 아닐까 해요. 대주에는 인재가 많고 조정은 위아래 할 것없이 화목하고 왕위다툼도 없을 뿐더러 조정과 재야에서 똘똘 뭉쳐 강대한 힘을 발휘하는데 선비족이 잠식해 들어가기가 만만치 않을 걸요? 반대로 우리 북당에는 진심으로 조정을 위하는 자가 몇이나 있을까요? 태자가 정해지기 전엔 조정이 사분 오열로 갈라져서 다들 자신의 이익을 쫓아 주판을 튕겼죠. 사람의 마음이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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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2화

원경릉에게 들키나?가기 전에 우문호는 주재상에게 이 일은 절대 밖에 새 나가서는 안되며, 특히 초왕부 누구도 알게 해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랬다간 엄청난 재앙을 만나게 될 거라고 말이다.따라서 우문호는 초왕부에 돌아와서도 조심조심, 마음은 초조했지만 얼굴은 누구에게 친절하고 온유하게 대했다. 순간 욱했다가 꼬투리를 잡히지 않도록 말이다.원경릉은 오늘 할머니 건강상태를 검사하고 전부 건강하셔서 안도했다. 만두 늑대도 크게 칭찬해 특별히 고기 2근을 더 주었다.원경릉은 우문호가 비정상이란 걸 눈치챘다. 엄숙하고 위엄 있는 미소 아래 뭔가 켕기는 구석을 감추고 있는 게 빤히 보이는 것이 원경릉을 속이려면 아직 멀었다. 하지만 결코 지적하지 않고 저녁에 침실로 돌아오기를 기다려 우문호에게 여기 좀 앉아 보라고 했다.우문호는 벌써 불안 초조로 어쩔 줄 몰라 하며 원경릉과 시선도 마주치지 못하고, “무슨 일이 있다는 거야? 그냥 피곤해서 그래.”“부부 사이엔 솔직한 게 최고야.” 원경릉이 말했다.우문호는 생각했다. 여인의 입은 사람을 홀리는 물귀신 같아서, 얼마나 많은 부부가 ‘솔직’이란 함정에 빠져 죽었는가?“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만일을 대비해 한 마디 덧붙이며, “있어도 가짜야.”“그럼 확실히 있는 거네. 말 안 해? 자기 평생 날 속일 자신 있으면 말 안 해도 되는데 아니면 그나마 빨리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원경릉이 딱 부러지게 말했다. 부부생활 2년여 기간 원경릉은 우문호의 작은 몸짓에 해당하는 심리상태도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다.우문호는 침묵하고 아무 말이 없다.“또 여자 문제야?” 원경릉이 떠보듯 우문호를 쳐다봤다.냉정을 가장하고 있던 얼굴이 순식간에 허물어지며 불현듯 고개를 들고 하늘을 가리키며 맹세하길, “이번은 나랑 조금도 관계 없어, 난 건드리지도 않았다고. 그 여자 배속에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야.”원경릉이 여유 만만하게 차를 따르며, “응, 그 여자란 사람, 누구야?”“주명양 그 미친 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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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3화

홍엽과 주명양의 아이“그자가 분명해, 당신 오늘 못 들었어? 나에게 선물을 준비한다고 했잖아.” 우문호가 홍엽 얘기를 하며 이를 갈았다.“좋아, 행동의 의미를 파악했으니 동기만 찾으면 되겠네.”우문호가 투덜거리며, “동기는 무슨 동기? 나로 분장한 다음 그 미친 여자를 구슬려서 자기를 위해 일을 저지르게 만든 거잖아? 네 아버…… 장인 어르신이랑 마찬가지로, 여자가 목숨 걸고 자신을 위하도록 만드는 놈이 홍엽 밖에 더 있어?”“그렇게 이해할 수 있지. 그런데 피임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왜 아이를 남기려고 했을까? 잘 생각해 봐!” 원경릉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우리 둘이 치고 받고 하라고?” 우문호는 여전히 아이에 대한 동기를 제대로 생각해 보지 않고 그저 큰 대세만 분석했다.“우리를 서로 싸우게 하는 건 쉬워, 자기가 주명양이랑 한번 잤다는 것만 나한테 알려줘도 우리는 같이 못살 테니까, 아이까지 내세울 필요 없지. 왜냐면 아이가 태어나면 여기의 관습대로 피를 떨어뜨려서 친자 여부를 확인하거나, 생긴 게 자기랑 딴판이라 아예 혐의를 깨끗하게 벗을 수도 있거든.”“내 명성을 헤치기 위해서?” 우문호는 실지로 최근의 일로 머리가 굳어버렸다.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도 대략 목적 중 하나일 걸? 북당의 태자가 뜻밖에도 형수를 꼬드겨서 애를 배게 했다. 이렇게 소문 나면 자기 명성은 철저하게 망가지는 거지.”우문호의 눈빛이 싸늘해 지며, “최종 목적은 그게 아닐 걸, 나와 주씨 집안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걸 지도.”원경릉이 감탄하며, “홍엽이란 인간의 일하는 방식이 가랑비에 옷 젖게 만드는 것 말고도 상당히 환경 친화적이네, 일석 몇 조야 이게.”우문호가 원경릉을 째려보며, “당신 그 놈을 칭찬하는 거야?”“자기가 냉정해 져야 한다고 일깨워주는 거야. 이런 사람이랑 맞서려면 초조하면 안돼. 성급하게 굴면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게 되 있어,” 원경릉이 작게 한숨을 쉬더니 찡그리고 있는 우문호를 바라보고, “일을 이렇게 크게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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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4화

주명양을 찾아간 원경릉우문호는 여자의 직감을 믿고 잠시 망설이다가, “일단 요부인을 찾는 일은 서두르지 말자. 소문이 밖으로 드러날 때 해도 늦지 않아.” 원경릉이 이상하게 여기며, “왜? 일이 커져서 반박해 봤자 지금 우문군이 인정하는 것만큼 효과가 좋지 않을 텐데.”우문호가 끙끙거리며, “아니, 아니야, 명성은 중요하지 않고 좀 두고 보고 싶어서 그래, 소문이 어디부터 퍼지기 시작하는지 말이야. 이렇게 크게 한 방 먹었는데 그들 정체도 조금은 폭로해 줘야지.”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거 좋네, 나 화장 지우고 목욕할 게.”원경릉은 일어나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에 가득한 보석 장신구를 빼고, “자기 생각에 주명양이 지금 어떤 기분일 거 같아?”“흥, 그 여자 얘기도 꺼내지 마. 열 받아서 못 참겠어!” 우문호가 또 순식간에 욱하는 마음이 들었다.“내가 내일 주명양을 찾아가서 물어보려고, 그자가 살까지 섞었다는 건 틀림없이 주명양 입에서 뭔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는 거잖아. 제일 중요한 건 본인과 같이 있었던 그자가 자기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거지만.” 그게 사실 제일 중요한 목적이다.“가지마, 들으면 귀만 더러워져.”“괜찮아, 난 버틸 수 있어. 엄밀히 말해 이 일에서 주명양은 피해자고 불쌍해. 이용당한 거잖아. 그 놈 진짜 증오스러워, 여자의 감정과 몸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다니, 저질이고 비열해.”비열한 남자를 성토하는데 우문호도 맞장구를 치지 않을 수 없어서, “맞아, 그래, 비열한 놈!”주재상이 주명양을 집 안에 있는 하지원(夏至院)에 가두고 여자 하인에게 지키게 한 뒤 하지원 문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게 했다.집안의 여자 식구들도 주명양에게 접근할 수 없게 한 것은 어떤 소문도 새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주명양은 한동안을 울었다. 그녀는 우문호가 이렇게 배신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수없이 많은 달콤한 속삭임이 귓가에 쟁쟁한데 싹 안면을 몰수하다니 말이다.어제 하지원에 갇힌 다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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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5화

주명양의 독설만아가 주명양의 앞을 막아 서며 경고하듯 그녀를 바라봤다.주명양이 만아를 가리키며 실성한 것처럼, “너…… 넌 내 노비니까 저 여자를 죽여. 저 여자를 죽이라고.”만아는 주명양에게 아직도 약간 겁이 났다. 오랜 시간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주명양이 진노하는 모습을 대할 때는 여전히 다리에 힘이 풀리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명양을 막으며 태자비가 주명양에게 다치지 않도록 막았다.원경릉은 난처해 하는 주명양을 보고 그녀가 전에 얼마나 날뛰며 오만했는지 떠올랐다. 사람이 이렇게 변하다니, 여자를 가장 다치게 하는 건 역시 감정이다.주명양은 만아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만아 얼굴에 따귀를 때리려, “이 비천한 게!”만아는 숨지도 반항하지도 못하고 따귀를 맞으려던 찰나, 원경릉이 갑자기 만아 뒤에서 손을 뻗어 주명양의 팔목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멈춰!”주명양은 보기에 그럴싸한 약간의 무공을 할 줄 아는데다 지금 뚜껑이 열린 상황이라, 엄청난 힘이 손에 들어간 상태였으나 다행히도 원경릉이 한동안 무공을 수련한 게 헛되지 않았는지 나름 효과가 있었다.주명양의 손목을 잡고 뒤로 비틀어, “왜 무고한 사람에게 화풀이해요!”주명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분노의 불꽃을 내뿜으며 이를 갈더니, “원경릉, 네가 정말 이겼다고 생각하나 봐? 그이는 형세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나와 결백한 체 하는 거야.”주명양의 흉측한 얼굴에 음산한 미소가 떠오르며, “그이가 나랑 같이 있을 때 내 몸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아, 아마 넌 알 수 없겠지. 그이가 직접 내게 얘기 했어. 그이가 너와 이혼하지 않는 이유는 태상황 폐하께서 널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천한 계집, 별 방도가 없으니까 의술 좀 아는 걸 가지고 태상황 폐하 비위나 맞추는 주제에. 그거 아니었으면 넌 애진작에 이혼 당했어.”원경릉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그런 말을 믿다니 참 불쌍하네요. 한마디만 확실히 하죠. 당신과 같이 있던 사람 절대로 그 사람 아니예요.”주명양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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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6화

우문호와의 사랑원경릉이 소매를 털더니 담담하게, “운다고? 전 안 울어요. 날조한 거짓말에 왜 울죠?”주명양이 냉소를 지으며 천천히 마주 앉더니 거리는 1장(약 3m)이 되지 않는데 적의가 가득 감돌았다.“맞아, 내가 전에 그이를 좋아했지. 그렇게 문무에 뛰어난 남자를 어느 여자가 좋아하지 않겠어?” 주명양의 눈에 조롱의 빛을 띠더니, “너도 똑같이 그이를 깊이 사랑하는 거 아냐? 단지 넌 더러운 수단으로 얻었고 최후의 승자라고 착각하는 게 다른가? 나도 원래 그가 널 보호한다고 생각했지. 마음속에는 네가 있을 거라고. 하지만 나와 만나고 그이가 속으로 삼킨 억울함을 듣고 그이가 받아온 압박과 고난을 알게 됐어. 원경릉, 넌 자기 얼굴이 가증스럽다는 거 알아?”“자세히 듣고 싶네요,” 원경릉이 소름이 돋는 걸 꾹 참고, “하지만 사실, 당신 뱃속의 아이가 그이의 아이라고 해도 분명히 당신이 먼저 그이를 꼬드긴 거고 그이는 좀 놀았을 뿐이니까요.”주명양이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띠더니,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렇게 생각했다면 틀렸어. 당초에 내가 친정에 돌아왔을 때 그이가 먼저 갖은 수단을 동원해 나에게 서신을 보내 밖에서 만나자고 초대 했어. 처음에 난 그이에게 증오가 가득해서 다른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나에게 보낸 서신을 전부 태워버렸지. 딱 하나 마지막에 보낸 것만 아직 간직하고 있어. 그이 글씨를 넌 알아보겠지.”주명양은 소매 속에서 서신 하나를 꺼냈는데 그 편지는 조심스럽게 접혀 있고 열었을 때 종이의 접힌 자국이 심한 것으로 보아 수없이 여러 번 읽고 또 읽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만아가 다가가 가져오려 하자 주명양이 손을 흔들며 차갑게, “증거를 없애려고? 볼 수 있으면 이렇게 봐. 짧게 몇 마디만 있으니까.”주명양이 서신을 턱 부근 위치에 펼쳐 원경릉에게 보여줬다.“명양 동생, 무례하게 굴 생각 전혀 없고, 그저 직접 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니, 만약 날 용서한다면 내일 오시(오전11시~오후1시)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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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7화

주명양에게 진실을 알리는 원경릉“맞아,” 주명양은 아직도 그 달콤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그때 그이는 나에게 수도 없이 약속 했어, 나에게 기왕부로 가서 기왕부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고, 이 일에 내가 가장 적합하다며. 왜냐면 아무도 날 의심하지 않을 거라고, 내 생각도 그래, 누가 날 주목 하겠어? 그래서 난 계속 그이를 위해 기왕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 했어. 잎새에 이는 바람까지도 다 알렸지.”주명양의 붉어진 눈에 증오와 집착이 가득 차서, “난 그이의 아이를 가졌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나에게 합당한 지위를 줄 거라고 했어. 안심하고 기다리라고. 너와 헤어지고 나와 혼인할 거라고. 넌 왜 안 죽어? 원경릉, 뒈져버려. 뒈지라고. 그이가 더는 거리낌 없이 나를 아내로 맞을 수 있게.”주명양은 악독하게 원경릉을 저주했다. 마치 우문호의 앞뒤 태도가 다른 게 원경릉 탓인 것처럼. 하지만 주명양도 알고 있다, 황제의 지위를 차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원경릉이 황제와 태상황의 마음에 들었고 민심을 얻었으므로 이때 원경릉과 헤어지는 것은 그가 황제가 되는데 미치는 영향이 크다.원경릉은 이 정보에 불만을 드러내며, “하지만 이 편지 한 장 말고 계속 너와 만난 사람이 태자라는 걸 믿게 할 방법이 없잖아.”주명양은 이미 산발이 된 머리를 매만지더니 예쁘지만 사납고 고집스럽게, “넌 계속 자기 기만이나 해. 필적을 알아봤어, 인정하지 않는다고 사실을 바꿀 수 있겠어? 네가 모든 걸 부정할 수 있어도, 내 뱃속에 아이가 태자의 핏줄이란 걸 부인하지는 못해. 태자 전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내 아이는 천자의 후손이요 미래의 제왕이야. 태자 전하께서 일언지하에 승낙하신 일이야.”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의외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주명양은 이렇게 이상을 쫓는 사람이 아니고 현실을 중시하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믿을 수가 있는 거지?백배 양보해서 주명양과 같이 있었던 사람이 우문호라고 해도 적장자가 앞에 있는데 주명양의 아이가 미래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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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8화

요부인을 찾아간 원경릉원경릉이 하지원을 나와 본관으로 가서 주재상과 희상궁을 만났다.원경릉이 주재상에게, “그 쓰레기같은 놈 등에 흉터가 한 줄 있는데 필적은 태자와 7,8할 비슷하다는 것 외에 별다른 정보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주재상이 원경릉을 보고 문득 호기심이 들어, “태자비 마마는 그자가 태자 전하가 아니라고 그렇게 확신하십니까?”일반적으로 증거를 보기 전에 대부분의 여자는 남자를 믿지 않는다.“확신해요.” 원경릉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어째서 입니까?” 원경릉이 웃으며, “일단 직감인데 사실 직감에 의지하지 않고 떠봤죠.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밤이 늦어서야 돌아오고 쉴 때는 거의 집에서 저와 함께 있고 제일 중요한 건 주명양에게 무슨 감정이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어요. 더욱 믿지 않은 건 주명양에게 자기를 위해 기왕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했다는 말을 듣고 나서예요. 기왕이 매일 뭘 먹고 화장실을 몇 번 가는지 알려고만 하면 전부 알 수 있으니까요.”당시 기왕비가 있었는데 기왕부에 무슨 첩자가 필요한가? 기왕비가 없다고 해도 소홍천 사람이 감시하는 게 뭐가 어렵지? 자신의 몸을 바칠 가치가 있을까?주재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희상궁을 보고 자랑스럽게, “봐요, 믿음이 중요하지 않습니까?”희상궁이 위엄 있게, “당신 말을 안 믿는 게 아니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물어봤을 뿐입니다. 손녀가 원래 매일 집에 있고 출입할 때도 따라가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할아버지란 사람이 조금도 알아채지 못할 수가 있습니까?”주재상이 뒷짐을 지고 투덜거리며, “본디 나는 조정의 일을 처리하는 것 외에 따로 집안일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거였나 봅니다?”주재상의 저택을 나와 원경릉은 희상궁 먼저 돌아가라고 하고 만아를 데리고 요부인을 찾아 갔다.요부인은 왕비가 아니게 된 이후로 심성을 갈고 닦느라 종일 자수를 하는데, 원래보다 꽤 자애롭고 선해진 데다 소박한 옷을 입고 소매엔 흰 꽃을 수놓아 태후의 명복을 빌고 있다.주명양이 회임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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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09화

무기력한 요부인“이런 안정된 날이 얼마나 좋은 데요, 외롭긴 뭐가요?” 요부인의 눈에 그윽한 빛이 떠오르고 손에 든 바늘이 멈춰 있다. 원경릉은 요부인이 수놓고 있는 그림을 보니 큰 폭으로 된 모란이다. 모란은 부귀와 화목함 속에서도 기품이 있고 드높은 기세를 상징한다.요부인은 원래 기세가 드높은 사람으로 지금의 지위를 참고 견디고 있지만 재능에 어울리지 않는 하찮은 자리에 있는 게 사실이다.“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일거예요.” 요부인이 잠시 추억에 빠지더니, “사실 예전 집에 있을 때도 이런 안정된 날을 보낸 적이 있었죠, 투쟁도 적었고 권모술수도 적었던 순간, 하지만 그때의 안정은 더욱 흉악하기 그지없는 폭풍우가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면, 지금은 폭우가 그치고 밖에 던져져서 약간 헤매며 낯선 느낌이랄까요, 당연한 거겠죠? 내가 쓸모 없는 존재 같아요.”“자기는 진짜 일복을 타고났나 봐요, 난 너무너무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요. 남편과 같이 아이들 키우며 짬 나면 개랑 산책하고 꽃 심고 책 보고 이게 사람 답게 사는 거라고요.”“태평성대면 그런 나날이 좋지요. 하지만 지금 밖은 태평하지 않잖아요!” 요부인이 수틀을 밀어두고 원경릉에게, “어렵사리 찾아왔는데 말해봐요, 내가 뭘 하면 되는지. 주명양 뱃속의 아이와 관련이 있는 거죠?”“귀신 같이 아네요.” 원경릉이 웃으며 요부인을 일으켜 같이 나갔는데 가을바람이 상쾌하고 햇살도 딱 좋아서, “누군가 태자로 분장하고 주명양이랑 밀회를 가졌어요. 주명양 뱃속의 아이도 그 남자 아이고, 변장에 대해서는 묻지 마요. 어쨌든 주명양이 속아넘어갔다는 건 이자가 변장술의 고수라는 걸 증명하니까요. 지금 주명양은 뱃속의 아이가 태자의 아이라고 하고 있어요.”요부인이 듣더니 담담하게, “태자의 명성을 땅에 떨어뜨리고 당신 부부 사이를 멀어지게 하려는 거겠죠. 이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으나 우리 내부도 엉망이 됐으니 상대입장에서는 털끝만큼도 손해가 아니네요. 본전 없이 이자가 생기는 최고로 좋은 계책이군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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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10화

우문군을 찾아간 요부인요부인은 다음날 우문군을 찾아갔다. 요부인은 기왕부를 떠나면서 아무도 데리고 나오지 않고 원래 시중을 들던 사람들은 전부 내보냈다.지금 이 시녀도 미색이 요부인을 위해 구해준 시골 출신 아이인데 깜시라고 부른다. 깜시는 안색을 살펴 의중을 헤아리지는 못하지만, 장작 패고 밥짓고 주인을 자상하게 돌볼 줄 아는 아이다.깜시는 어떨 때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잘 알아서, 요부인은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우문군은 그동안 요부인처럼 이렇게 안정적이고 자유로워지지 못한 채 처음엔 종일 술독에 빠져서 자신을 마비시키고 살다가 간혹 개과천선한 모습으로 과거의 신하들에게 연락을 하고 거절당한 뒤엔 울분이 가득해 집으로 돌아와 욕하고 울고 실성한 것 같은 상태를 반복했다.원래는 태후 쪽에 희망을 품고 있었으나 태후가 돌아가신 뒤 자신이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철저하게 깨닫고 더 의기소침해져서 밤이고 낮이고 술만 마시며 경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알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요부인이 찾아갔을 때, 우문군은 고주망태가 되어 어수선한 마당에 누워있고 시종은 옆에서 졸고 있다. 이런 게 일상인듯 익숙해 보였다.시종이 요부인을 보더니 모르는 사람이라, “누구신지?”요부인이 담담하게 바닥에서 코를 고는 우문군을 보고 그 시종에게, “날이 이리 찬데 주인을 이렇게 땅바닥에 눕혀 두면 얼어 죽는 게 걱정되지 않느냐?”시종이, “못 움직여요, 움직이려고 하면 때립니다.”요부인이, “그래, 술 마시면 아무나 때리곤 하지. 그동안 익숙해 졌다.”하인이 이상하다는 듯, “부인께서는 우리 주인 나리를 아십니까?”“알지, 우리가 부부였거든.” 요부인은 우문군의 엉망진창으로 부어 오른 얼굴에 시선을 옮기더니, “가서 해장국을 한 그릇 끓여오너라. 마시게 하면 좋아 지실 거다.”시종은 요부인이 위엄이 있어 감히 저항하지 못하고 바로 가서 탕약을 달여왔다.요부인은 깜시에게 물을 끓이게 한 뒤 직접 우문군의 손과 얼굴을 깨끗하게 씻어주었다.해장국 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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