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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1561 - 챕터 1570

3189 챕터

제 1561화

드러나는 보친왕의 계획온화하고 자애롭던 얼굴이 내키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며, “그리고 내가 감당 못할 게 뭐 야? 재산 몰수와 일가 참수?”마지막 말에 눈빛이 돌연 차가워 지고, 그 차가움 속에 숨겨진 화염이 불붙는데 얼굴 근육이 순간 팽팽하게 경직되고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 사나워졌다.보친왕 마음 속의 증오가 ‘재산몰수 일가참수’란 8글자로 폭발하고 만 것이리라.우문호가, “이 정도면 인정하신 거군요.”보친왕은 우문호를 한동안 노려보다니, “원래 한해쯤 이걸 가지고 놀 생각이었는데 초왕부 개가 날 문 뒤로 우리 집에 지켜보는 사람이 붙더군. 너희들이 날 의심한다는 걸 알고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어.”“어? 왕야의 원래 계획이 뭐 였죠? 지금 계획은 또 어떤 거고요?” 보친왕이 깔깔 웃으며, “맞춰봐!”우문호가 차갑게, “서절 지역은 산세가 험하고 가난해서 계륵과 같은 봉토인 건 맞습니다. 황숙이 봉토에 있고 싶지 않아 경성으로 돌아와 장사를 하시는 것도 이해가 되고요. 어쨌든 왕야가 서절에 없으니 거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고, 왕야가 서절에서 토호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서절에서 전쟁을 준비하는 건 쉽지요. 경성에서 온화한 태도로 황실의 대소사를 직접 담당하니 사람의 이목을 가리기에 편하고, 황자들이 지들끼리 싸우느라 바빠서 왕야에게 주의를 기울이기나 하겠습니까? 대주와 군사동맹이 아니면 대주에서 병여도를 보낼 일도 없었고, 절대로 이렇게 빨리 왕야가 드러날 리도 없었겠지요. 병여도는 이미 당신 손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원래 계획을 추측해 보죠. 자신이 병장기를 만들어 모반을 기도해 스스로 황제가 되려 했다.”보친왕이 미소를 띠고 어디 한번 들어보자 하는 눈빛으로, “태자가 똑똑하다고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상당히 짧은 시간동안 조리 있고 깔끔하게 분석해 냈어, 하지만 절반만 맞았군.”“그래요? 어디가 잘못 됐죠?” 우문호가 긴장한 얼굴로 보친왕을 쳐다봤다.보친왕이, “정권을 들어 엎고 싶은 건 사실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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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2화

보친왕의 목적우문호는 이미 옷자락 떨치고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말해!”보친왕이 소매속에서 옥가락지를 꺼내 손가락에 끼고 천천히 돌아서서 냉담한 말투로, “이상하지 않아? 대주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병여도를 다시 보내오지 않는지?”우문호는 확실히 이상하게 여기고 있었다. 몇달 전에 사람을 보냈는데 보낸 자는 돌아오지 않고 아무 소식도 없어, 두번째 사람을 보냈으나 역시 소식이 없었다.“당신, 사신을 죽여버렸나?” 우문호의 눈초리가 가늘어졌다.보친왕이 고개를 흔들며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으로, “죽었지, 하지만 나도 부질없는 짓을 했어. 병여도는 진정정의 손에만 있는데, 대주에 변고가 나고 진정정 부부에게 일이 생겨 아직도 깨어나지 못했거든. 그러니 네가 아무리 많은 사람을 보내도 병여도를 가지고 올 수 없지. 병여도는 지금 내 수중에 딱 한 부 있어. 너희와 대주가 동맹을 맺어서 이미 선비족과 북막에 미운 털이 박혔으니, 만약 너희들이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북막과 선비의 밥이 돼서 심하게 유린당할 걸. 어때 내가 북당의 생명줄을 쥐고 있지? 넌 말야, 두번째 가능성을 잘 생각해 보라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서절로 보내지 말고. 그럴 필요 없어. 난 군사를 일으킬 생각도 없고 서절은 포기했거든.”“그러니까 아직 당신 목적이 뭔 지 얘기 안 했어!”“가라,” 보친왕이 하품을 하며, “난 졸려, 내일 안풍친왕이 오면 정의를 따져야 되거든. 만약 정의가 세워지면 너희를 곤란하게 하지 않을 거야.”말을 마치고 직접 앞으로 가서 우문호에게 문을 열어주며 하인을 부르더니, “태자 전하께서 가신다!”칠흑 같은 어둠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을 봤다. 고개를 숙이고 우문호에게 예를 취하며, “태자 전하 나가시지요!”우문호가 보니 아는 사람이다. 이자는 보친왕의 가신 박집(朴集)으로 보친왕의 예전 모습처럼 온화하고 자애로운 분위기지만, 지금은 검은 옷을 휘감고 싸늘한 얼굴로 발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고 스르륵 걸어오는 것이 상당한 무공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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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3화

격분“이렇게 오랜 시간 아무도 보친왕이 아버지의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눈치채지 못했단 말이야?” 원경릉이 의아해하며, “올해 40~50정도 되지 않았어?” 이렇게 오랜 시간 잠복해 있었는데 아무도 모르다니 보친왕이 연기를 잘한 거야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위기 의식이 없었던 거야?”“아무도 보친왕을 대비하지 않았어. 왜냐면 봉토가 있었고 계속 경성에 있었고, 서절은 거의 가지 않았거든. 거기다 조정의 정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데다 출사할 의사도 전혀 없고 누가 이런 돈 많은 한량을 대비 하겠어?”원경릉이 생각해 봐도 그렇다. 황실 일족은 지금까지 사람 수가 많아 충분히 감독할 수 있었다고 하기 어렵다.특히 조금의 허점도 드러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주목을 끌기 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다.“병여도를 훔쳐 간 건 병기를 제조해서 모반을 일으키려고 한 거야?”우문호가, “물어봤는데, 원래는 확실히 그럴 생각이었다는 군. 나중에 다바오에게 물리고 우리의 주의를 끌면서 계획을 바꿨데.”“계획을 바꿨다고? 어떻게?” 원경릉이 천천히 생각해 보더니, “보친왕이 할머니를 납치해 간 건 당신이나 나를 위협하려는 게 아니라, 분명 할머니가 병여도와 병장기를 제조하는 걸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일 거야. 하지만 군사를 일으켜 모반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면…… 누군가와 거래하려는 게 아닐까? 병여도와 할머니를 누군가에게 말이야?”“보친왕이 말이 진정정 부부에게 의외의 일이 생겨서 병여도는 오직 자기 거 한 부라고. 하지만 병여도만 보고 무기를 제조해 내기 어렵거든, 그래서 할머니와 병여도를 한 벌로 해서 진정한 병여도가 되는 거지. 적어도 보친왕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내 추측에 당신이 애기한 그 상황 아니면 안풍친왕과 거래를 하려는 게 아닐까. 만약 후자라면 이 거래는 진짜 엄청난 거지.”“진정정 부부에게 무슨 의외의 일이 일어난 거야?” 원경릉이 황급히 물었다.우문호가 고개를 흔들며, “아직 몰라, 그러고보니 나도 한동안 진정정의 편지를 못 받았어. 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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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4화

배에 탄 할머니와 눈 늑대명원제는 금군에게 보친왕부를 포위하라는 어명을 내리지도 않았고, 오히려 휘종제의 시신이 도난당한 일을 떠벌리지 못하게 했다. 만약 북당의 백성이나 다른 나라에서 알 경우 우문 왕조에 있어 씻어낼 수 없는 오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명원제는 불같이 화가 나서 보친왕을 천 갈래 만 갈래 찢어 죽여도 아깝지 않지만, 분을 삭이고 안풍친왕이 도착해 보친왕과 담판 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명원제는 경성에 야간 통행 금지를 명하고 성문을 출입하는 자를 면밀히 검사해 의심스러운 자가 있으면 일단 끌고가서 엄중히 조사했다.상선 한 척이 강을 따라 내려오는데 서절 방향으로 가고 있다.상선은 상당히 컸지만 선채가 깊이 잠기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배에 화물이 많이 실려 있지 않고 물결을 따라 내려가서 속도가 매우 빠르다.돛대의 돛이 바람을 받아 펄럭이고, 갑판에는 사람이 지키고 있는데 미동도 하지 않고 사방의 수면을 주시하는 것이 마치 따라오는 선박에 대비하는 듯 일반적인 상선과 비교해 상당히 수상해 보였다.더욱 수상한 점은 돛대 아래 눈처럼 흰 늑대가 엎드려 있는 것으로, 늑대의 귀가 쫑긋하고 눈은 붉은데 조용히 엎드려 움직이지 않고 두명의 선원과 대치하고 있는 듯한 형국이었다.검은 옷을 입은 건장한 남자가 갑판으로 나와 눈 늑대를 흘겨보며 경계하더니 두명의 선원에게, “지켜봐, 다른 자가 쫓아 올지도 모른다.”“알겠습니다. 오 나리!” 선원 한명이 대답했다.다른 한명이 눈 늑대를 보고, “오 나리, 어떻게 처리할 까요?”오 나리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게 이 배에 고수는 열명이 되지 않고 늑대와 한 시진 가까이 싸웠는데 늑대의 털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으니 어쩌란 말인가?“어쨌든 고작해야 들짐승인데 설마 사람을 구할 수 있겠느냐?” 오 나리가 콧방귀를 뀌며, “신경 쓰지 마라, 서절 부두에 도착하면 강에 밀어버릴 방법을 생각해서 익사 시켜.”“지금도 강에 못 빠뜨리는데 부두에 가면 더 못 건드릴 거 같은데요.”오 나리는 귀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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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5화

눈 늑대에게 비상을?눈 늑대는 쫑긋하게 세운 귀를 천천히 늘어뜨리고 침대 곁에 엎드려 지키고 있다.이때 누가 들어왔는데 석류색으로 붉은 옷을 입은 여자로 손에는 죽과 고기가 놓인 쟁반을 받쳐들고 있다.눈 늑대는 뒤로 몸을 뻗더니 여자 앞으로 뛰어 올라 착지했다. 여자 이름은 풍야(馮若)로 보친왕부의 평범한 시녀 중 하나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신분은 자객으로 거금을 받고 보친왕부에 속한 사람이다.풍야는 방금 만두 늑대와 얽혀 싸워 봐서 능력이 어떤 지 알고 있었는데 방금 힘차게 하늘로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속으로 다시 흠칫했다. 하지만 늑대 감정을 상하게 해서 대사를 그르치지 말라는 오 나리의 분부가 있었으므로 천천히 쪼그리고 앉아 쟁반을 내밀며, “먹을 걸 가지고 왔어, 고기 먹고 싶지?”풍야는 고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생고기는 피가 뚝뚝 흐르고 약 3~4근은 돼 보이는데 생고기 표면에 흰색 가루가 발라져 있다. 만두 늑대는 상당히 배가 고파서 한 입 베어 물더니 먹기 시작했다.“안돼……” 할머니가 몸을 일으키며 고기에 묻은 가루를 보고 얼른 못 먹게 말렸지만 만두 늑대는 이미 먹기시작해 할머니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두서너 입에 고기를 홀랑 다 먹어 치웠다.풍야는 음산한 웃음을 짓고 죽을 바닥에 내려놓더니, “그래봤 자 들 짐승이지, 사람한테 덤벼 봤지?”“너…… 얘한테 독을 탄 거냐? 무슨 독이야? 해독제는?” 할머니가 다급하게 묻는데 두통이고 뭐 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몸부림을 치며 일어나 걸어오더니 풍야의 소맷자락을 잡아 끌며, “해독제 내놔, 해독제!”풍야는 할머니를 부축하며 담담하게, “노마님, 전 마님도 도와드리지 못하는데 늑대를 어떻게 돕겠어요. 살고 싶으시면 죽 드세요.”“해독제 내놔……”할머니는 흥분이 심장에 미치고 배가 흔들리는 바람에 기혈이 뒤틀리고 위장이 뒤집히면서 하마터면 토할 뻔 했다.“비상이에요. 해독제는 없어요. 이정도 양이면 화타와 편작이 같이 살아 돌아와도 늑대 못 살려내요.” 풍야는 한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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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6화

장한 늑대와 안풍친왕눈 늑대는 천천히 바닥에 엎드려 눈에 붉은 불꽃도 사라지고 대신 온순하고 말 잘 듣는 순둥이로 돌아와 있었다.할머니는 풍야의 몸에서 나는 피비리내를 맡고 힘겹게, “날 놔줘요. 어서 가서 지혈하게. 피를 많이 흘리면 죽을 수도 있어요.”늑대한테 입은 상처라니 풍야의 일생 최대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비록 눈 늑대가 지금 엎드려 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할머니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꽉 붙잡고 자신이 나가는 걸 엄호하게 한 뒤에 할머니를 선실 안으로 밀어 넣었다. 풍야는 가리개 밖에서 눈 늑대를 노려보고 살의를 번뜩이며 왜 아직 독이 발작하지 않는지 의혹이 들었다.좋아, 조금 더 살게 해 주지. 독으로 죽지 않아도 널 죽일 테니까. 풍야는 이를 갈며 바로 지혈하러 갔다.할머니는 몸을 일으켜 눈 늑대를 끌어안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긴장도 돼서, “중독됐으니 어떻게 하면 좋으냐? 비상이 엄청 많던데 진짜 목숨이 위태로워.”하지만 눈 늑대는 귀를 쫑긋 세우고 바닥에 앉아 앞발을 할머니 어깨에 올리고 의기양양한 것이 전혀 중독된 모습이 아니다.할머니는 이상하단 생각에 눈 늑대의 머리를 안고 눈을 들여다 보고, 심장 소리를 들어봐도 전혀 중독된 것 같지 않다.“너 진짜 대단하구나!” 할머니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눈 늑대는 머리를 쳐들고 칭찬해 달라는 포즈를 취했다.“하지만 다시는 사람을 물어서는 안돼. 만약 또 사람을 물면 저들이 전력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야. 그럼 우리 처지는 비참해진단다.” 눈 늑대는 바닥에 엎드려 ‘우우’하고 우는 게 당연히 알고 있다며 안 그랬으면 아까 여자를 물어 죽였을 거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만두 늑대는 사람을 물어 죽이면 강 한가운데서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만큼 지혜로웠다.풍야는 오 나리에게 눈 늑대에게 독을 먹였으나 소용없어서 독이 발작하는 대신 자기를 물었다고 알렸다.오 나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독에 안 죽었다고? 일반적인 늑대는 아니군. 넌 괜히 늑대 건드려서 쓸데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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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7화

안풍친왕과 유친왕안풍친왕이 평소처럼, “이 일이 있은 뒤 조정과 후궁에 함구령을 내리고 실록에도 싣지 못하게 해서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다 보니 잘못된 부분이 생긴 모양이야. 당시 헌제께서 아직 붕어하지 않으셨고 정신도 또렷하셨지. 성지를 내리실 때 나이 든 신하 두셋이 그 자리에 있었고 황실 사람도 누군가 있었어.”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이상하게 여기고, “전하의 말씀에 따르면 휘종제께서는 오히려 유친왕을 위해 누명을 벗겨 주신 셈인데 보친왕은 왜 휘종제 무덤을 파내야 했을까요?”‘복수를 위해서라면 헌제께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솟아 올라왔지만 꾹 참았다.“내가 방금 말한 대로 많은 사람들이 휘종제의 생각이라고 오해하고 있어. 휘종제께서 등극하시고 얼마 되지 않아 유친왕 전하의 누명이 벗겨졌으니 다들 휘종제께서 짐짓 태평한 척, 자신이 숙부를 살해한 죄를 덮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거지. 휘종제께서 더러운 면을 감추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신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황실을 위해서 였어. 당시 유친왕은 역심을 품고 모반을 하려 했거든.”우문호가 깜짝 놀라, “정말 모반을?”“그래, 재산몰수와 일가 참수는 확실히 중한 벌이지. 하지만 유친왕은 조금도 억울하지 않아. 억울한 걸로 치면 그와 같이 죽은 가족과 신하들이지. 이 일은 당시 많은 것에 연루되어서 유친왕 외에 십여명의 조정 관리의 목이 떨어졌는데 그들은 다 임금의 자리를 찬탈하는데 가담한 자들이야.”“그렇게 심각했나요?” 우문호가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십여명의 관원이 같이 목이 날아갔다는 건 북당 왕조가 생긴 이래 가장 심각한 사건이나 이 일은 뜻밖에도 감춰진 채로 실록에는 간단하게 약술되었고 마지막엔 심지어 억울한 누명을 벗겨준 것으로 되어 이 사건은 억울하게 모함을 당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그렇게 심한 죄를 어떻게 누명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까? 누명이라고 치부한다는 건 곧 헌제께서 잘못 판결하신 셈이 되지 않습니까?” 원경릉이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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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8화

안풍친왕 부부가 말하는 진실우문호는 안풍친왕 부부가 말년에도 여전히 서로 사랑하는 모습이 부러웠으나 원경릉은 의미심장하게 안풍친왕을 흘깃 봤다.안풍친왕비의 눈빛이 원경릉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 담담하게, “네가 생각하는 그렇게 멋진 얘기 아니야.”원경릉이 바로 ‘깨갱’하며, “알겠습니다!”“무슨 멋진?” 우문호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 물었다.원경릉이 목청을 가다듬더니, “일단 왕비 마마 말씀을 들어보자.”우문호는 안풍친왕비가 계속 얘기하길 기다렸다.“그들 모자를 구한 뒤 먼저 안전하게 숨겨뒀다가 일이 잠잠해지면 경성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는데, 보친왕의 어미는 조정 사람이 자신을 찾아낼 까봐 두려워서 날이 어두울 때 몰래 상인들 틈에 섞여 성에서 도망쳤어. 걔를 별장에 남겨두고. 어쩔 수 없이 내가 사람들에게 아이를 하나 주웠다고 하고 우리 집에 데리고 와서 직접 키웠지. 걔는 내 품에서 자랐는데 당시 이 사건에 대해 함구령이 내려져 있어서 걔 앞에서 언급하는 자가 없었지. 휘종제께서 이 사건의 누명을 벗겨 줄 때까지 말이야. 그제서야 내가 대략의 과정을 걔에게 얘기해 줬고 자세한 건 얘기하지 않았어. 어쨌든 그 속엔 더럽고 잔인한 일이 많으니. 걔는 당시 아직 어려서 얘기를 듣고 상처를 받았었는데 금방 다시 회복 했어. 모반이 대역죄라는 걸 알고 비록 연루된 가족을 생각하면 괴롭지만 휘종제는 자신의 아버지가 생전에 지은 모반의 오점을 말끔히 씻어주어서 그 아이를 원래 부모에게 입적 시켜 주셨지. 그래서 조정에 원한이 없었는데 오랫동안 은밀하게 계획을 세웠 다니 믿을 수가 없어. 북당이 그동안 수차례의 위기를 겪어왔는데, 복수하자면 좋은 기회가 벌써 있고도 남았어. 왜 미적미적 행동하지 않다가 지금에 와서야?”“그럼 마마께서 생각하시기엔 그가 언제부터 원한을 품기 시작했을까요?” 우문호가 물었다.왕비가, “분명 최근일 거야. 속일 수 없겠네, 지난 몇 년간 우리 부부는 계속 서절에 있었어. 2년전 경성으로 돌아와 매화 산장에서 살았지만. 우리가 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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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69화

보친왕을 편드는 안풍친왕비우문호는 원경릉과 태후의 일을 상의했던 게 생각나서, “이해가 잘 안되는 일이 있는데, 보친왕이 왕릉에 수작을 부려 고의로 우리가 휘종제의 시신을 도난 당했다는 것을 알게 했다면 그는 황조모께서 붕어하실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그가 설마……”왕비는 바로 우문호의 생각을 부정하고, “아니, 그냥 우연일 뿐이야, 태후 마마께서 병으로 서거하지 않으셨어도 다른 방법으로 너희에게 알렸을 테니까. 걔는 모반을 하려는 게 아니고 우문씨 집안의 강산을 못 쓰게 만들 생각도 없어. 그저 마음이 달갑지 않아서 아버지를 위해 정의를 되찾아 드리고 싶은 거지. 그래서 휘종제의 시신을 훔쳐간 거고, 병여도도……”왕비가 여기까지 말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미간을 서서히 찌푸렸다.우문호는 왕비 표정이 이상한 것을 보고, “뭔가 떠오르신 건 아닌가요?”왕비가 고개를 흔들며, “아니, 내가 잘못 봤을 리 없다고 믿어. 어쨌든 내가 키운 아이니까. 걔는 천성이 나쁜 사람이 아닌 걸 알아.”우문호는 안풍친왕비가 과단성이 있고 똑똑한 데다 공평무사하다고 들었는데 이제 보니 기른 정에 이끌려 객관성이 떨어진다.안풍친왕 표정이 일관되게 엄숙하고 냉정한 것이 왕비의 말에 맞장구를 치지 못하는 한 가닥 찜찜함이 느껴졌다.그래서 우문호는, “왕야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안풍친왕은, “일단 서둘러 결론을 내릴 필요 없이 내가 걔와 만나고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우문호가 바로, “마차를 준비시키겠습니다.”안풍친왕이 느긋하게, “서두를 필요 없네. 일단 이 삼일 뒤에 가도 늦지 않아.”우문호가 급해서, “이틀을 더 기다려요? 못 기다릴 것 같습니다. 보친왕이 노마님을 납치해 갔어요. 노마님은 연세가 있으셔서 험한 꼴을 견디지 못하십니다.”원경릉도 애가 타서 간절하게, “왕야, 조만간 그를 만나실 건데 조금 일찍 만나시면 안 될까요?”안풍친왕이 금빛 호랑이 머리를 쓰다듬자 호랑이가 천천히 일어나 앞발을 앞으로 쭉 뻗어 위세가 등등한 자세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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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70화

할머니의 안위우문호와 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란 것이 홍엽과 결탁했다고? 그건 외적과 결탁했다는 소리잖아?우문호가 보친왕에게 물었을 때, 마지못해 다음 계획을 선택했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어쩌면 정말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보친왕은 아직 한쪽 날개를 다 펴지도 못했는데 일찍 신분이 드러나는 바람에 사적으로 병장기를 제조할 수 없어 전투력 규모를 발전시킬 수 없으므로 본인의 힘으로 모반을 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보친왕이 복수를 포기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북당에 심각한 타격을 주려면 적과 내통해 병여도를 선비족이나 북막에 준다면 북당은 대주에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며, 북막과 선비족이란 두 강대국과 직면해 고립무원이 처할 것이 틀림없다.만약 보친왕이 선비족과 결탁했다면 그는 일찍 이런 수를 남겨두고 홍엽과 연합전선을 유지했을 것이다. 작년에 홍엽이 왔을 때 넷째와 접촉한 적이 있어서 당시엔 넷째만 대비했지 홍엽이 접촉한 건 어쩌면 넷째가 아니라 보친왕이었을 지도 모른다.왕비는 원경릉이 근심하는 것을 보고, “할머니의 안위는 안심해도 돼, 눈 늑대가 같이 갔으니 위험한 순간 눈 늑대가 할머니를 구할 거야. 그리고 할머니께서 서절 땅을 밟을 때까지 누군가 지켜보고 있으니 아무도 할머니를 해치지 못해.”“하지만 서절은 물길을 따라 간다는데 눈 늑대가 따라간다는 보장이 없어서.” 원경릉이 걱정스레 말했다.“따라갔어, 지금 배에 있어.” 왕비가 말했다.원경릉이 놀라서, “어떻게 아세요? 배에 마마 사람이 있나요?”왕비가 미소를 지으며, “눈 늑대는 전부 GPS를 차고 있거든.”“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원경릉이 경악하며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여기엔 위치 측정 시스템이 있을 리 없고 안풍친왕비가 어딘 가에서 꺼낸 칩을 이식했다고 해도 여기엔 현대문명이 전무한데 어떻게 위치 추적이 가능하단 말이야?왕비가 미소를 지으며, “비유적으로 말한 거야. 난 걔들의 어머니라 자연스레 걔들과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어.”우문호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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