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과 새로운 시작요부인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이혼장을 잘 접어 마치 귀한 보석이라도 되는 듯 소매 속에 넣고 우문군에게 예를 취하며, “그동안 은혜를 입어 돌봄을 받았습니다. 오늘 이렇게 헤어지면 아마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옥체 보중하세요!”요부인은 보따리를 든 채 고개를 들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나갔다.원경릉과 미색은 문밖에서 요부인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얼른 가서 한 사람이 한쪽 팔 씩 잡고 밖으로 갔다.마차가 바로 밖에 대기하고 있어 미색이 요부인을 부축해 태우고 가리개를 내리기 전, 원경릉은 요부인이 밖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내다볼 줄 알았는데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눈을 감아버렸다.원경릉이 마부에게, “가자!”가리개를 내리고 말발굽소리가 ‘따가 닥’ 거리로 퍼져 나가고, 뒤쪽엔 요부인이 보낸 10여년의 청춘이 속절없이 지나가버렸다.“이혼하길 잘했어요!” 요부인이 괴로워할 까봐 미색이 서툰 위로로, “나중에 좋은 남자 몇 명 소개 시켜 드릴 게요. 남편 걱정은 마세요.”요부인은 고개를 들어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됐어요, 이렇게 편한 적 없었으니까.” 미색이, “다시 남편감을 찾는 것도 좋아요. 시집 못 가는 고통이 얼마나 외로운지 제가 깊이 체험해 봤잖아요.”원경릉과 요부인은 웃음이 터졌다. 그렇다. 하마터면 잊을 뻔 했다. 미색은 시집가길 얼마나 애절하게 기다렸던가.요부인은 원경릉의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걱정 하지마요, 난 좋으니까. 가장 좋은 결말이 지금인 걸요.”원경릉은 요부인의 손등을 살포시 두드리며, “그럼 됐어요.”미색이 약간 이해가 안되는지, “지금 그 사람 아무것도 없는데 왜 이혼을 했을까요? 형님께 묻어가면 적어도 처가에서 나오는 콩고물이라도 얻어 먹을 텐데.”요부인은 우문군을 알겠다며, “우문군은 오만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라 제가 그 사람을 배반했는데 어떻게 절 용납할 수가 있겠어요? 평생 절 뼈 속까지 증오할 거예요.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자신이 마침내 태자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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