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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521 - Chapter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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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1화

희열이와 희성이다들 아무 말 없이 기왕비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본관에 이름있는 탁자와 의자는 전부 가져가고 걸상 몇 개와 등받이 없는 의자가 놓여 있는데, 원래는 없던 것으로 우문호가 자상하게 옮겨 놔 준 것이다.기왕비가 눈물을 닦고 웃으며, “군주들이 없어서 다행이에요. 애들이 봤으면 놀라 자빠졌을 걸요.”원경릉이 기왕비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아니면 자기도 우리집에서 좀 묵는게 어때요?”“아뇨, 죄인의 몸으로 어디 감히 초왕부에 들어갈 수가 있어요? 다섯째 아주버님께 폐가 되지 않게 전 여기서 마지막 성지를 기다릴 게요.” 기왕비가 고개를 흔들었다.미색이, “정리가 끝났으니 일상용품을 채워드릴 게요. 그건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 데요.”“그럴 필요 없어요. 수고하실 필요 없어요.” 기왕비는 긴 걸상에 걸터앉았는데 걸상이 좀 삐그덕 거려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 한 걸 미색이 얼른 손을 뻗어 부축했다.말은 안 했지만 여전히 허리를 곧게 펴고 있는 기왕비는 마지막 남은 일말의 존엄을 유지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다들 가요, 전 혼자 좀 걷고 싶어요.” 다들 알고 있다. 이 때 그들이 곁에 있으면 오히려 안 좋다는 걸, 그러면 계속 즐거운 척 사람들과 보조를 맞춰줘야 해서 너무나도 고통스럽다.그래서 다들 자리를 떠났다.기왕부가 재산 몰수를 당했다는 얘기는 경성에 큰 반향을 끼쳤는데 아무리 경조부가 은밀히 일을 처리했다고 해도 문 밖에 병사들이 지키고 있고, 마차에 물건을 실어 내가지를 않나, 기왕부의 문패마저 떨어지고 없으니 백성들도 전부 어떻게 된 일인지 직감하고 구경하러 몰려들었다.원래 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재난을 당한 모습은 곁에서 호박씨나 까 먹는 사람들에겐 그저 구경거리에 불과하다.재산 몰수 다음 날 경성엔 ‘기왕부에 도둑이 들어 경조부에서 왔다가 밀실에 저주인형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소문이 쫙 퍼진 것이 당시 현장에는 기왕부 하인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현 황제 폐하와 태자 전하를 저주하는 것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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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2화

기왕을 만난 기왕비다음날 원경릉은 기왕비를 이리 저택으로 부르고 자신은 희열이와 희성이를 데리고 갔다.출발 전 자매에게 결코 어마마마 마음 아프게 눈물을 흘리면 안된다고 신신당부 했다.희열이가 어젯밤 동생과 같은 침대에 누워서 애기한 덕분에 희성이는 오늘 결연한 태도다.기왕비를 보니 눈가가 붉어지긴 했지만 젖 먹던 힘을 다해 눈물을 참고 있었다.희성이는 기왕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고 아빠가 보고싶다고 하면서 아바마마가 걱정되니 어마마마가 가서 상황을 좀 봐 달라고 했다.기왕비는 기왕이 별채에 계시며 고생하지 않는다고 얘기해 주고, 기왕을 보고 오겠다고 희성이에게 약속했다.이리 저택에서 한 시진(2시간)정도 있으며 같이 밥도 먹고 헤어질 때 기왕비는 진중한 모습으로 두 딸에게, “잠시 초왕부에 있지만 매사에 작은 아버지와 숙모 말씀 잘 듣고 아무렇 게나 행동하지 말고 울고 불고 해서는 절대 안되고 집에 있을 때보다……”원경릉이 옆에서 듣다가 끼어들며, “얘들한테 뭐 라는 거예요? 초왕부가 자기 집보다 편해야지, 전에 집에서 하던 대로 초왕부에서도 하면 돼요. 기왕비는 맘 푹 놔요.”기왕비는 감격해서, “감히 고맙다는 말도 못하겠네요, 이 은혜는 갚을 길이 없지만 다음 생애는……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꼭 보답할 게요.”“누가 뭐 라는 거야 하나도 안 들리네.” 원경릉이 눈을 흘기고, “됐어요, 우선 애들 데리고 갔다가 내일 다시 기왕부로 보러 갈게요.”기왕비는 기왕부에 자주 출입하는 건 좋지 않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딸들이 있어서 걔들이 걱정할 까봐 말을 아꼈다.대리사, 형부에서 경조부와 함께 우문군의 병여도 절도 사건을 심리하기 시작했다.이 사건의 심리는 사실 삼사(三司)를 무척 난감하게 만드는 안건으로 방증 없이 밀실에서 병여도를 찾아냈을 뿐이며, 기왕은 죽어도 인정하지 않고 계속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처음 재판은 형식적으로 대강대강 끝이 났다.우문군이 옥으로 다시 보내질 때 우문호가 인계하며 사람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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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3화

기왕비의 토로우문군은 기왕비가 너무 증오스러워 목을 졸라 머리를 창살에 밀어붙이자 기왕비의 두 다리는 바닥에서 떨어졌다.기왕비는 전혀 반항하지 않고 우문군이 목을 조르는 대로 가만 있더니 눈에 흰자가 희번덕거리며 넘어가서야 우문군은 기왕비를 내려놨다.기왕비는 바닥에 무너지며 컥컥 숨을 쉬는데 머리가 어지럽고 순간 토할 것 같았다.또 기왕비가 정신을 차리자 우문군은 제일 먼저 기왕비 따귀를 때려 기왕비는 바닥에 나가 떨어지고 머리가 찬합에 부딪혔다.“말해, 왜 나를 모함 했어?” 우문군이 한 손으로 기왕비의 머리채를 쥐고 억지로 고개를 들어올리고, 분노와 증오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말했다. 결혼을 잘못 했어. 자기가 왕비 손에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 사실이 우문군을 열 받게 했고 분노하게 한 것이다.기왕비의 입에서 선혈이 베어 나오는데 이를 악물고 두피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눈에는 똑같은 증오가 가득한 채로, “내려놔…… 날 어서. 그럼 왜 그랬는지 얘기해 줄 테니.”우문군은 기왕비를 풀어주면서 한대를 또 내리쳐 기왕비는 정신을 잃고 눈앞에 별이 번쩍했다.옥졸이 밖에서 보고 기왕비가 간섭하지 말라고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만 해!”우문군이 문득 길길이 날뛰며 기왕비의 배를 밟아 뭉개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얼굴로 옥졸에게, “뭐하는 새끼가 감히 이 몸에게 명령질이야?”기왕비는 배를 감싸 쥐고 바닥을 구르며 옥졸에게 손을 내저었다.10년이 넘는 부부생활을 했는데 어떻게 우문군의 인간성을 모를 수가 있을까? 반항하지 않고 분이 풀릴 때까지 놔두면 끝나지만, 옆에서 누가 나서면 기왕비만 더 힘들어질 뿐이다.옥졸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어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다.기왕비가 고통을 참으며 찬합을 열자 안에 음식들이 다 엎어졌는데 기왕비가 잘 수습해서 바닥에 차려 내 놓았다.우문군이 그것을 보고 발로 차며 반찬을 사방에 흩뜨리고, “왜? 내가 안 죽으니까 독살이라도 하게? 이 독한 년, 죽어라 이년!”광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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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4화

진실을 안 기왕우문군은 소리를 지르며, “그럼 누가 날 모함 했어? 누구야?”우문군은 기왕비를 밀치고 미친 사람처럼 벽을 발로 차자 회벽이 얼룩덜룩 떨어져 내리고 몇 번 차니 흙먼지가 뿌옇게 일며 옥중은 먼지 구덩이가 됐다.기왕비가 목이 잠겨 기침을 하고 심호흡을 몇 번 하고 기왕을 봤는데, 올 때 사실 기왕을 욕할 말을 잔뜩 생각했으나 한마디 하고 싶어도 지금 이 꼴을 보니 말해도 소용없고, 욕을 먹어도 말귀를 알아 먹지 못하는 상태다. 그냥 묻어버리고 지나가자. 괜히 입만 아프지.우문군은 한바탕 하고 나니 정신이 돌아와서 바닥에 앉아 지푸라기를 한줌 들고 바닥을 정리하더니 눈엔 핏발이 서고 이를 갈며, “도대체 누구 날 해치려 한 거야? 우문호인가?”고개를 들어 기왕비를 보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난 정말 모르겠어, 부부는 같은 입장인데 왜 팔이 밖으로 굽는 거지? 네가 전처럼 날 돕기만 했어도 나도 희열이를 어떻게 할 생각은 없었다고. 전부 네가 자초한 거야. 넌 매정하고 냉담한 인간이라고. 어떻게 외부인을 도와줄 지언 정 남편을 돕지 않을 수가 있어, 내가 앞으로 보위에 오르면 널 섭섭하게 할 것 같아?”기왕비는 그 말을 듣고 기가 차서, “앞으로 당신이 보위에 오르면 날 섭섭하지 않게 해? 당신이 대업을 이루면 내 목숨도 못 건질까 걱정이네. 내가 더이상 이용가치가 없다고 느꼈을 때 후궁에게 지위를 넘겨주려고 나한테 약 먹였던 거 기억 안나? 왕야님께서 기억력이 영 부실하시네. 자기가 한 짓도 기억을 못하시고.”우문군이 냉랭하게, “네가 안 죽었으면 됐지? 여자는 당최 큰 일을 못한다니까. 이런 옹졸한 거나 기억해서 분란이나 일으키고.”기왕비가 천천히 일어났다. 14년간 봐온 얼굴이 이토록 낯설구나, 극도로 이기적이고 오만과 광기가 갈 데까지 갔다. 그래. 죽지 않았으니까 계속 자기를 위해 이용당해야 한다는 게 이 인간의 생각이었던 거야.기왕비의 마음이 순간 평온해 졌다. 작은 소리로, “내가 이번에 온 건 희성이가 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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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5화

진비의 발악진비궁(秦妃宮)에서 몇 번이나 사람이 와서 원경릉의 입궁을 청했다.처음 한두번은 사람만 보내더니 사건 재판이 시작되자 진비는 지폐와 장신구를 보내며 원경릉에게 반드시 입궁해 달라고 했다.원경릉이 이 사실을 우문호에게 알리자 우문호는 대가가 우문군 일을 사정할 것이란 걸 알고 원경릉에게 부부가 곤란해지지 않도록 가지 말라고 했다.원경릉도 그렇게 생각하고 몇 번이나 미루며 가지 않았다.초하루가 되자 법도에 따라 입궁해서 문안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원래는 아예 안 가고 다음날 몰래 입궁해서 진비 쪽을 건드리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런데 이게 무슨, 오후가 되니 태후궁에서 사람을 보내 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라고 재촉했다.원경릉은 피할 길이 없어 세 아이들을 데리고 입궁했다.아니나 다를까 용화전에 막 도착하자 마자 진비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태후는 우문군의 사정을 모르고 있었다. 현비 일 이후 명원제가 엄명을 내려 조정에서 일은 용화전에 전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결국 진비가 들이닥쳐서 갑자기 원경릉 앞에 무릎을 꿇었다.이 행동에 원경릉은 기겁하고 얼른 진비를 부축해, “진비 마마 이러시면 아니 되십니다. 저는 감당할 수 없으니 어서 일어나세요.”태후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라고 하고는 진비를 보고 화내며, “네 위치를 모르는 게냐, 어찌 며느리에게 무릎을 꿇는단 말이야? 어서 일어나!”진비가 처절하게 울며, “태자비, 몇 번이나 와 달라고 했건만 오지를 않으니 이럴 수 밖에 없었네, 날 원망하지 말게!”원경릉이 힘껏 일으켰으나 진비는 무릎을 꿇고 꿈쩍 하지 않자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고, “진비 마마께서 이러시면 저는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도대체 무슨 일이냐?” 태후는 진비가 약간 오만한 구석이 있는 것을 아는데 지금 신분도 개의치 않고 원경릉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보면 큰 애가 무슨 일을 저지른 모양이라. 태후는 입술을 실룩거리며 원경릉에게, “말해보거라, 무슨 일이야?”“태후 마마!” 진비가 태후를 향해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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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6화

태후가 알다태후는 눈가에 맥이 펄떡펄떡 뛰며 순간순간 눈앞이 아득해 지는데 간신히 떨리는 손으로 원경릉을 가리키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너……당장 말해. 큰애가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재산을 몰수 당하고 참수를 당한다는 말이냐? 내정 간섭이 어쩌고 하지 말고, 다섯째가 널 싸고도니 네가 물어보면 반드시 알려줬겠지. 감출 생각하지 말고 당장 말해!”원경릉은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이 일은 자신의 입으로 얘기할 수 없는 것이, 자기 입으로 뱉으면 본인이 뭐든지 안다는 말이 되고 그 때문에 우문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또 이 일을 태후가 있는 여기서 어떻게 정확히 말할 수 있을까?태후는 원경릉이 말하지 않자 진비에게 화를 내며, “넌 왜 울고 있어? 말해봐 도대체 무슨 일이냐?”진비는 무릎걸음으로 태후 앞으로 와 눈물 콧물을 흘리며, “신첩도 무슨 일인지 잘 모르지만 기왕부가 재산 몰수를 당하고 기왕도 옥에 갇혔는데, 태자가 큰애에게 모반죄를 내려 일가를 참수한다고 했습니다!”“일가를 참수한다고?” 태후가 이 말을 듣고 부들부들 떨더니, “세상에, 맙소사,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돼. 누명일 게 분명해. 왕년에 휘종(暉宗)께서도 큰 실수를 범해 유친왕(裕親王) 일가를 멸문했어. 만약 12황자를 안고 나오지 않았으면 유친왕의 핏줄은 대가 끊어졌을 것이네. 다시는 이런 큰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돼. 이리 오너라, 가마를 대령해라 황제를 만나야 겠다.”명원제는 태후가 알면 이 일에 관여 할 것을 두려워 했는데, 멀리 태후가 성난 얼굴로 급히 오는 모습을 보니 명원제도 더이상은 감출 수가 없게 되었음을 직감했다.진비와 원경릉도 같이 오는데, 두 사람을 보고 얼굴이 어두워지며 원경릉을 노려봤다.원경릉은 아무 잘못도 없지만 아바마마께서 자기에게 밖에 화풀이 할 데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넌 나가 있어!” 명원제가 담담하게 원경릉에게 말했다.원경릉도 이 자리에 남아서 시비에 얽힐 까봐 걱정이었는데 명원제의 말을 듣고 얼른 예를 취하고 나와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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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7화

보친왕과 진비“그 집? 12황자를 빼고 온 집안이 천상에 올랐지!” 태상황이 눈을 감고 말했다.황실의 참사였다고 해도 그때 태상황도 나이가 어렸고 유친왕이라는 황숙에 대해 별반 감정이 없는데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 전부 아득한 옛일로 당연히 무슨 슬픔 같은 건 없었다.“그럼 그 12황자는요? 아직 안녕하신가요?” 태상황이 눈을 뜨고 원경릉을 흘겨 보며, “잘 있지!”“오, 그거 다행이네요.” 상선이 옆에서 웃으며, “태자비 마마, 그 12왕야님을 마마께서도 몇 번 보셨습니다.”원경릉이 놀라서, “제가 몇 번 뵈었다고요? 십……친왕으로 봉해지셨어요?”재산몰수와 멸문을 당한 남은 고아는 결국 친왕으로 봉해졌다. 태후가 말한 대로 정말 누명이었던 것이다.“그럼요, 바로 보친왕이십니다.” 상선이 웃으며 말했다.원경릉이 상당히 의외라, “정말 그분 이세요?”보친왕, 지금 우문씨 집안의 가장 어른으로 지난번 족보를 고칠 때도 보친왕이 했으며 황실의 집례 친왕이다.원경릉은 깊이 생각했다.“뭘 생각해?” 태상황이 행동을 멈추고 원경릉을 보더니 불쾌하다는 듯 물었다.원경릉이 얼른 정신을 차리고, “아뇨, 그냥 좀 의외여서, 어르신을 뵙고……” 어르신이란 호칭이 사실 그다지 맞지 않는 게 이 보친왕은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태상황보다 10살에서 8살은 적고 관리를 잘 해서인지 아바마마와 형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활달하시고 지혜로우셔서 그렇게 큰 일을 겪으셨는지 몰랐어요.”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이 일이 있었을 때 보친왕은 강보에 쌓인 어린 애였고, 나중에 일문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졌지만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나?”“그렇네요!” 원경릉이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어서방에서는 명원제가 어떻게 태후를 설득했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원경릉이 용화전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데리러 갔을 때 태후는 눈물은 흘리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원경릉이 아이들이 데리고 용화전을 떠날 때 진비가 막아 섰다.진비는 줄곧 원경릉과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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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8화

병여도를 봤다고?진비의 피를 토하는 듯한 외침에 원경릉의 마음도 영 석연치가 않았다.하지만 이 일을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범인이 스스로 나타나 병여도는 자기가 훔쳐서 우문군 집에 가져다 두고 누명을 씌운 것이라고 하지 않는 이상 결백을 증명하기 어려워 보인다.원경릉은 진비의 손을 빼고 애원하는 눈빛을 피해, “진비 마마, 이 일은 다섯째도 마음은 돕고 싶으나 힘이 닿지 않을까 두렵습니다.”진비가 다급히 원경릉의 소맷자락을 붙들고 늘어지며, “아니야, 태자가 원하기만 하면 반드시 할 수 있어. 그 병여도는 누가 큰애를 모함하려고 한 거야. 자네가 태자에게 병여도는 누가 몰래 가져다 놓은 거라고 폐하께 말씀드리라고 해줘. 아니면…… 어쩌면 그 병여도는 가짜일 수도 있잖아. 병여도가 가짜면 이 일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니까. 태자가 이렇게 폐하께 말씀드려 주기만 하면 폐하께서는 반드시 살 길을 열어 주실 거야. 제발 부탁이네. 내가 앞으로 반드시 보답할 걸 약속하네.”“병여도의 진위를 다섯째가 어찌 함부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가능해, 가능하고 말고. 병여도는 아무도 본 적이 없잖아. 보내온 뒤로 병부에서도 감히 보지 못했고, 먼저 폐하께 올려야 하니 병부에서는 본 사람이 없지. 그럼 아무도 못 본 게 아닌가.”원경릉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게 병여도는 보면 안 되는 건가? 하지만 원경릉은 당시에 봤는 걸. 병여도가 초왕부에 도달했을 때 원경릉은 이미 봤다.탕양이 그때 얼른 병여도를 병부로 보내고 눈에 띄게 정중한 태도였던 것으로 보아 아바마마께 먼저 올려드리고 비로소 볼 수 있는 것 같았다.그럼 만약 아무도 병여도를 본 적이 없다면 기왕부 밀실에서 찾아 낸 것이 진짜 병여도인지 누가 알지?우문군을 구하는데 이건 확실히 훌륭한 빠져나갈 구멍이자, 배후에 숨은 자를 끌어낼 기회기도 하다.원경릉은 여기까지 생각하고 진비가 징징거리며 애원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유모들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초왕부로 가게 하고 본인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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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29화

진짜 가짜다?하지만 정정대장군이 원본을 모사한 병여도 한 폭을 보낸 이상 반드시 우문호를 위해 마지막 수를 남겨두었을 것으로 진짜 주조할 때 이런 문자와 도안이 무슨 뜻인지 우문호에게 알려줄 전문 인력이 와야 한다.병기의 주조는 북당에 있어 선결 과제로 병여도에 접촉한 사람은 많을 수 있지만 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건 우문호 뿐으로 우문호의 절친은 진짜 주도 면밀하게 우문호를 위해 방법을 강구함과 동시에 최적의 도난방지 장치를 장착했다. 알아 볼 수 없다는 것 만큼 확실한 도난 방지장치도 없으니까.원경릉이 갑자기 뭔가 생각해 내서, “병여도를 훔쳐간 사람도 알아 보지 못한 게 아닐까?”우문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가능성도 있어, 병여도는 내일 내가 궁중으로 가져가서 아바마마께 드릴 거야. 혼자 한참을 봐도 어떤 부분은 알고 어떤 부분은 모르겠어.”“모르는 부분 얘기해 줄게.” 원경릉이 말했다.“넌 알아?” 우문호가 놀라서 원경릉을 쳐다봤다.원경릉이 웃으며, “그 그림 분명 문이가 만들었을 거야. 난 이해할 수 있어.”우문호가 굉장히 기뻐하며 얼른 서재로 데려가 비밀 열쇠를 열고 병여도를 꺼내 바닥에 펼쳐 두고 둘이 쭈그리고 앉아 보는데 우문호가 모르겠는 부분을 짚자 원경릉이 미간을 찌푸렸다.“모르겠어?” 우문호가 물었다.원경릉이 고개를 흔들며, “아니, 모르는 게 아니라…… 이 그림은 좀 문제가 있어.”우문호가 놀라서, “무슨 문제?”원경릉이 자신의 분석을 얘기하는데, “문제점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종이질 문제야. 원래 보내온 병여도는 오른쪽 상단 모서리에 물이 마른 자국이 있고, 종이가 오랜 된 거였어. 그런데 이건 새것으로 물 얼룩도 없어. 게다가 원래 것보다 색이 좀 하얗고 종이질이 달라. 두번째로 이 화포 그림 위에 영문을 잘못 베꼈어. M자가 N자가 됐고, 이 부호도 그래. 더 중요한 건 화포의 제조 방식인데 순서가 잘못돼 있어. 하지만 내가 원래 봤던 거는 순서가 맞았어. 이건 누가 고의로 이렇게 한 거 같아.”우문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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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30화

우문군을 살릴 길우문호가, “애초에 우문군의 역모죄는 병여도를 훔친 게 주요한 원인으로, 병여도는 대주에서 제공한 강력한 살상력을 지닌 무기와 전차를 제조하는 내용이라 전쟁용이야. 본인이 역모의 마음이 없으면 병여도를 훔칠 필요가 없지. 당연히 병여도를 훔치지 않았다면 이런 사실은 없었던 일이 되니까 역모죄도 성립하지 않아.”원경릉의 얼굴에 긴장이 풀려 재촉하듯, “그럼 얼른 입궁해서 아바마마께 말씀드려야 하지 않아? 비록 우문군은 동정 받을 자격이 없지만 기왕비와 두 군주를 봐서라도 우리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지.”우문호가 쓴 웃음을 지으며, “하지만 내가 가짜라고 하면 가짜가 돼? 증거를 내 놔야 해. 아바마마께 다짜고짜 말씀드릴 수는 없어. 태자비가 가짜라고 했어요 하면 아바마마께서 그러냐 하고 믿으시겠어? 당신이 아바마마의 심중에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해도 사안이 국가의 대사이니 만큼 아바마마는 아주 신중하실 거야. 인품이나 인격으로 보증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그것도 그러네!” 원경릉이 순간 그 생각을 못하고 병여도를 본 사람이 없고 봤다고 쳐도 두 그림은 눈에 확 띄게 다른 점이 없기 때문에 알아챘을 리 없을 수도 있다.어쨌든 원경릉이 가짜라는 걸 안다고 말할 수 없으니 아바마마는 믿을 게 분명하다.우문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있다가 주재상을 찾아가서 이 일을 좀 상의해봐야 겠어. 어떻게 생각하는 지.”“재상은 믿을 수 있어?” 원경릉이 물었다. 주재상은 사람이 미심쩍은 구석이 많고 병여도가 가짜라는 사실을 믿을 거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못 미더워도 잠시 네 말이 맞다고 가정하고 방법을 도출해 줄 수 있지. 주재상은 아바마마의 성격을 잘 알고 아바마마와 어떻게 애기를 풀어가는 게 가장 이상적인지 아니까.”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침 생각 났는지, “맞다, 휘종 할아버지 때 성지를 내려 유친왕 일가의 재산을 몰수하고 멸문을 명했다는 얘기를 들었어. 이거 자기도 알아?”“들어봤어.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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