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동시에 2층에 있던 시후의 표정도 매우 어두워졌다. 그는 안충주와 이모 안유진의 전화를 통해 외조부가 현재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 순간, 시후의 마음은 저도 모르게 긴장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외조부는 그렇게 부유한 사람이었고, 나이도 겨우 70대 초반일 텐데, 어떻게 이렇게 일찍부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지 말이다. 안유진의 전화 내용에 따르면 외조부는 이미 완전히 기력이 소진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회춘단이 아니고서는, 세상 어디에도 외조부를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없을 것이다.다시 말해, 자신이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외조부는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무엇보다 외조부는 어머니의 아버지이고, 자신에게도 외조부의 피가 4분의 1이나 흐르고 있으니, 자신이 외조부에 대해 얼마나 큰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외조부를 그냥 모른 척하고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시후는, 외가의 사람들과 만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시후가 이렇게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고은서는 그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재빨리 물었다. "시후 오빠, 왜 그래?"시후는 고은서를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은서야, 네가 괜찮다면, 나를 대신해서 로스앤젤레스에 가줄 수 있을까..?"고은서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갈 수 있지! 시후 오빠, 로스앤젤레스에 가서 뭘 하면 돼?"시후는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 가서, 내 외할머니를 찾아가 줘." 그렇게 말하면서 시후는 주머니에서 거풍환 한 알을 꺼내 고은서 손에 쥐어 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 약을 내 외할머니께 드리고, 외할머니가 외할아버지께 이 약을 드릴 수 있도록 해줘."고은서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시후 오빠, 외할아버지께서 병에 걸리셨어?""응."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근심 어린 얼굴로 말했다. "들어보니 병세가 상당히 심각한 것 같아."고은서는 재빨리 물었
Last Updated : 2024-12-15 Read more